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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4. 일본 럭셔리 브랜드 등장과 프리미엄 시장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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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1-04 17: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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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 확보에 빠른 속도로 도달한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그들이 만든 차의 제 값 받기 작업에 나섰다. 그것은 일본 차의 부상에 위기의식을 느낀 미국과 유럽의 통상 압력이 시작이었다. 1959년 미국시장에 처음 수출된 일본차는 초기 조악한 품질과 잦은 고장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중소형 위주의 라인업 전략과 품질 최우선의 차만들기를 실시해 일본 차는 1980년에는 미국 차를 앞질렀다.

 

그러자 유럽과 미국 정부는 일본에 통상압력을 가했다. 이런 정치적인 결정이 결과적으로 일본차의 힘을 더욱 키워주는 결과를 나았다. 밥 러츠는 자동차를 모르는 빈 카운터스(Bean Counters) 들이 결국을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회사들의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고 정치인들이 오일 쇼크 때문에 땜질 처방으로 내놓은 것이 연비기준 강화였고 이로 인해 미국 차는 엉망이고 수입 차는 좋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금융자유화와 정치적인 결정이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을 나락으로 빠트렸다는 주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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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이에 대해 현지 생산이라는 전략으로 맞섰다. ‘판매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말은 그때 나온 것이다. 동시에 수출 자율규제라는 것을 시행했다. 한 해에 일정 대수 이상 수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때부터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저가 소형차에서 중고가 중대형차에 대한 비중을 높여갔다. 이 때는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대부분의 모델을 앞바퀴 굴림방식으로 바꾸면서 독창성을 잃은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정부는 독일이나 일본 차처럼 소형차 위주의 생산을 하라고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을 압박했다. 유가가 저렴한 미국시장 소비자들의 수요 추세와는 다른 정책이었다. 

 

한편 일본차의 판매가 급증했음에도 판매가격은 올라가지 않았다. 그래서 내 놓은 것이 바로 미국시장 전용 럭셔리 브랜드다. 1986년 혼다 아큐라, 1989년 토요타 렉서스와 닛산의 인피니티 등 일본 자동차 빅3의 미국시장 전용 브랜드가 출시되었다. 먼저 시작한 혼다의 아큐라는 1986년에 레전드와 인테그라를 5만 3,000대, 1987년에는 레전드만해도 11만대나 판매해 ‘타임’지 표지 모델을 장식하기도 했다.

 

아큐라에 이어 토요타의 렉서스와 닛산의 인피니티 브랜드가 마찬가지로 미국시장 전용 브랜드로 1989년 출시됐다. 특이한 점은 이들 일본 3사는 럭셔리 브랜드 전략을 추구했지만 그렇다고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지는 않았다.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려면 새로운 플랫폼(차대)를 개발해야 하는 등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그 부담을 줄이고 대신 마케팅이 집중하는 방식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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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일본 내에서 토요타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모델의 엠블럼과 차명만 바꾸었던 것이었다. 대표적인 모델 LS시리즈를 비롯해 ES, GS, SC, IS 등은 각각 일본 내에서는 토요타 셀시오, 윈덤, 아리스토, 소아러, 알테자 등으로 판매됐다. 1990년대 후반 출시된 SUV RX시리즈는 토요타 해리어(Harrior), LX470는 랜드 크루저(Land Cruiser)의 렉서스 버전이었다. 이는 닛산의 인피니티와 혼다의 어큐라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위해 별도의 플랫폼을 두 개나 개발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처럼 같은 플랫폼으로 같은 차를 만들어 다른 브랜드의 모델로 판매해 우선은 비용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었다. 그 비용은 마케팅에 사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초기 출시된 렉서스 모델 9,000대의 리콜에 대한 대응이다. 리콜 대상 차량 소유자들에게 다른 차를 제공해 불편을 최소화 해준 것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수리 후에 세 차를 하고 연료를 가득 채워 되돌려 주었다. 더불어 영업사원들이 90도로 고개 숙여 고객을 맞이하는 자세를 보여 주었다. 이는 당시까지만 해도 고압적인 미국 자동차 영업사원들의 자세와는 전혀 다른 자세였다. 이것이 렉서스의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을 이끈 배경의 시초이다.

 

렉서스의 초기 LS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를 벤치마킹한 모델이었다.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혼돈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이 정숙성과 안락성이었다. 스포츠성을 강조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당시 광고 문구 ‘영혼을 울릴 뿐 다른 진동은 없다.’는 표현이 잘 말해 준다. 자동차 후드에 가득 채운 샴페인 잔을 피라미드로 쌓아 놓고 시동을 켜도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TV광고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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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성능, 기술, 토탈 오너십 익스피리언스를 통한 고객 만족 등을 내 세운 인피니티 브랜드는 내부의 비밀 부서인 “호라이즌 태스크 포스 (Horizon Task Force)”가 그 시작이었다. 당시 미국과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미 미국 시장을 점령하고 있어 닛산은 높은 투자비와 큰 위험 요소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호라이즌 태스크 포스 팀은 럭셔리 차량을 제품 외에 구매와 소유의 전 과정을 통해 고찰하는 보다 넓은 관점을 갖고 바라보기 시작했다.

 

호라이즌 태스크 포스 팀은 페덱스(FedEx), 포시즌 호텔 (Four Seasons Hotel), 노드스트롬 백화점 (Nordstrom department stores) 등 자동차가 아닌 다른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에 대한 수많은 연구 가운데서 관련이 있는 내용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들이 찾아내고 연구한 내용들은 자동차 전시장이라기보다는 마치 고급 호텔처럼 보였던 최초의 인피니티 전시장에서부터 명함 디자인, 부품 및 액세서리 포장에 이르는 전 부문을 아우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에 영향을 미쳤다. 인피니티 토탈 오너십 익스피리언스 (Infiniti Total Ownership Experience)는 서비스 정책에도 영향을 끼쳐, 전례 없던 무료 차량 대여 서비스라는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1987년, 인피니티는 고성능 럭셔리 세단을 표방하는 Q45와 운전자 지향의 고성능 럭셔리 쿠페 M30의 두 가지 모델을 가지고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 차들에는 운전 중 졸음을 방지하 기 위해 졸음을 깨우는 소나무향을 풍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냄새 마케팅을 사용한 것이다.

 

역시 미국 전용 브랜드였던 인피니티는 미국에 이어 2005년에야 한국에 두 번째로 출시했으며, 지금은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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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브랜드의 판매 실적은 200만대를 넘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는 거리가 멀다. 2015년 인피니티의 글로벌 판매는 21만 5,250대였으며 그 중 13만 3,500대가 미국시장에서 팔려 미국 이외의 판매 비중이 많이 늘었다는 차이는 있다. 같은 일본의 렉서스가 2015년 65만여대를 판매한 실적보다도 한 참 뒤진다.

 

인피니티 브랜드는 미국 시장에 안주했었고 그만큼 글로벌 시장을 위한 라인업이 부족했었다. 확대되는 럭셔리 시장 공략을 위해 2011년에는 본사를 홍콩으로 옮겼고 2012년에는 인피니티는 새로운 네이밍 체재를 도입하는 등 미래 시장에 대한 준비에 나섰다. 미국보다는 중국시장에서의 성장이 관건이라고 본 것이다.

 

인피니티는 중국시장 판매대수를 4~5년 후 연간 15만대로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닛산은 2017년까지 인피니티의 글로벌 판매를 50만대로 설정하고 있다. 중국시장에 대한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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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등장한 아큐라의 글로벌 전략은 가장 느리다. 이는 혼다라는 회사의 특성 때문이다. 한 때는 ‘엔진의 혼다’라는 명성도 얻었던 혼다는 전체적으로 4륜차가 연간 400만대 규모인데 반해 이륜차가 1,600만대, 원동기 2,500만대, 헬리콥터, 그리고 비행기까지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하면 4륜차 중심의 회사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로 인해 혼다는 물론이고 아큐라 브랜드에 쏟는 공도 다른 브랜드와는 차이가 난다. 아큐라 출시 당시 혼다 방식(The Honda Way)라는 구호까지 내 걸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그 위세가 강하지는 않다. 데뷔 당시 아큐라는 차 문을 닫을 때 나는 소리를 좋게 하는데까지 신경을 썼을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었다. 혼다만이 그런 소리 마케팅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의욕을 잘 보여 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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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시장에서의 반응이 급변한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브랜드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내용이다. 이들 메이커는 무려 15년여가 지나서야 비로서 글로벌 전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렉서스는 2005년 8월부터 일본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토요타 브랜드와의 모델 라인업 공유의 종식을 선언했다. 양산 브랜드 토요타와의 차별화를 위해 플랫폼과 디자인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렉서스는 이어서 2007년 처음으로 첫 번째 가격 장벽인 6만 달러 이상의 가격표를 붙인 LS460을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그 해 미국의 유명한 TV토크쇼 ‘오프라 윈프리쇼’에 신형 렉서스 LS460가 등장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 미국에서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가 있다. 내용은 자동 주차보조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스튜디오로 딜러가 직접 차를 가져와 오프라 윈프리가 시연을 해 후진 주차를 자동으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시스템에 대해 운전에 서툴다는 오프라는 아주 놀라운 표정을 연달아 지어 보였고 그 화면은 많은 미국 내 1억 5천만명의 시청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 TV 화면을 통해 전달되었다. 렉서스는 당당하게 미국 TV에 화제의 상품으로 등장할 수 있는 파워를 갖춘 모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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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는 토요타자동차 사상 가장 비싼 차 LS600hL을 10만 4,000달러에 내놓는 등 제 값 받기 전략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2016년 기준 LS640h의 미국 내 시판 가격은 12만 400달러 수준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9만 5,650에서 18만 9,350달러 선이다. 아직까지는 동격으로 여겨지지는 않고 있지만 꾸준히 긴 호흡으로 그들만의 길을 걷고 있다.

 

무릇 모든 브랜드의 가치는 제품 그 자체가 최우선의 판단 기준이고 여기에 가격과 서비스 등 종합적인 내용을 보고 평가된다. 물론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그런 기준을 근거로 얼마나 구입해 주었느냐에 따라 그 가치를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매기곤 하는 부수적인 마케팅 기법도 등장한다.

 

제품 그 자체에 비중을 두어 평가하는 것을 제품으로서의 브랜드 가치라 하고 그 제품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어떻게 전개해 수익성을 올리느냐 하는 것을 기업 브랜드 가치라고 한다. 렉서스를 만들어 내는 토요타는 세계 최대의 브랜드 컨설팅회사 인터브랜드(Interbrand)에 의해 기업 브랜드 가치로서는 자동차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브랜드 시대라고 하는 21세기의 생존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힘을 근거로 토요타는 2007년 판매에서 GM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로 올랐다. 토요타 관계자 그 누구도 세계 제1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결과는 1위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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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막강 토요타이지만 목표로 삼았던 아니던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아니 넘지 못한 산이 있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벽이다. 2007년 당시 BMW의 헬무트 판케 회장은 공개적으로 ‘렉서스는 아직 글로벌 플레이어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런 코멘트에 대해 토요타측은 한마디도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디 그 뿐인가. 앞서도 언급했듯이 토요타는 단 한번도 세계 최대, 또는 제일의 메이커가 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적어도 메르세데스 벤츠처럼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는 그들 나름의 캐치 프레이즈도 내 세우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토요타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My Way’다. 그 마이웨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토요타는 종종 통상적인 것과는 다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상당 부분의 경우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로부터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특히 시장 침투의 속도 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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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에 대한 브랜드 전략도 마찬가지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벤치마킹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갔던 길, 또는 가는 길을 추종하지는 않고 있다. 그들이 정한 타임 테이블을 바탕으로 그들이 생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독일 빅3가 주장하는 소위 말하는 ‘달리는 즐거움’과 하이테크를 앞 세운 머신으로서의 길을 렉서스는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숙성과 쾌적성에 비중을 둔 세련미를 최우선으로 내 세우며 그들만의 길을 가고 있다.

 

당연히 그 최종적인 평가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하기 쉬운 말로 ‘많이 팔린 차가 좋은 차’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잘 팔리는 차와 좋은 차’의 기준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보다는 지금까지는 확실히 다른 타겟 마켓을 설정해 그쪽을 집중공략에 성공의 길로 가고 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즉 모든 유저가 ‘달리는 즐거움’만을 가치로 삼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아늑하고 쾌적함에 최우선을 두는 차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바로 그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대응하는 것이 렉서스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전략의 실행 시장이 중국으로 이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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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 럭셔리 브랜드의 도전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더 빠른 속도로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BMW의 2015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191만대로 2002년 이래 BMW 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13% 증가한 187만대, 3위는 3.6% 증가한 180만대의 아우디였다. 아우디는 2010년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치고 2위에 올랐으나 5년만에 다시 순위가 바뀌었다. 전체적으로는 2010년 연간 판매 110만대 전후였던 것이 5년 만에 200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 럭셔리 브랜드들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순위 변동의 배경은 중국시장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중국시장에서 33%가 증가했으나 아우디는 1.4% 감소했다. BMW는 1.7% 증가했다. 중국의 럭셔리카 시장은 2013년에 140만대를 넘어섰으며 2016년에는 미국 시장을 추월해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0년에는 300만대로 지금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되고 있는 세계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고가의 럭셔리카의 성장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런 시장의 상황을 반영하듯이 최근 들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럭셔리카 시장 공략이 더 빨라지고 있다. 렉서스는 물론이고 인피니티는 아예 본사를 홍콩으로 옮겼다. 캐딜락도 최근 들어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연간 30만대에 못 미치는 판매에 불과한데도 중국시장 생산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판매대수의 증대는 물론이고 수익성과도 관련이 있다. 고급차는 자동차회사들의 수익성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글로벌 주요 완성차 그룹 11곳의 2014년 실적(각 사 IR 기준)을 분석한 결과, 2곳의 고급차 기반 완성차 그룹(BMW, 다임러)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8.8%로 대중차와 고급차를 함께 팔고 있는 나머지 9개 완성차 그룹(GM, 포드, 도요타, 혼다, 닛산, 폭스바겐, FCA, PSA, 르노)의 영업이익률인 3.9%를 훨씬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양산 메이커들의 고급차 브랜드는 전체 판매 증가를 견인하는 이미지 리더 역할도 수행한다. 토요타의 렉서스, 폭스바겐의 아우디 등이 좋은 예다. 토요타 그룹과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판매 대수는 대중차 브랜드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판매 대수 증가율은 고급차 브랜드가 훨씬 높다. 2013년 대비 2014년 렉서스는 9.0% 판매가 증가한 반면 토요타는 2.4% 증가에 그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도 고급차(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의 판매 증가율이 대중차(폭스바겐, 스코다, 세아트)의 판매 증가율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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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카의 판매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물론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그리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다. 이들은 플래그십 모델인 7시리즈와 S클래스, A8 등으로 각 브랜드의 존재감을 강하게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거의 모든 시장에서 고급차로서의 포지셔닝을 확실하게 구축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한국시장에서는 세계 4~5위의 판매대수를 기록하며 그들이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각자의 독창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쇼파 드리븐카로서의 입지를 배경으로 프레스티지성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BMW 7시리즈는 풀 사이즈 대형 세단이면서도 다이나믹성을 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아우디 A8은 일찍이 콰트로 시스템의 적용으로 주행성에서 자신만의 길을 구축해 이제는 세계의 모든 메이커들이 따라 하게 한 트렌드세터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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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들 브랜드의 스포츠 버전인 M과 AMG, 그리고 S/RS의 판매 증가도 눈길을 끈다. 메르세데스 AMG 브랜드의 2015년 글로벌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44.6% 증가한 6만 8,875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BMW M의 2015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4년에 전년 대비 44% 증가한 4만 5,000대가 팔렸다.

 

모두 스포츠성을 강조하는 모델인데 세단이 그렇듯이 각각의 성격이 뚜렷이 구분된다. 물론 M과 AMG, S/RS는 모두 스포츠성을 전면에 내 세우고 있지만 그 추구하는 방향성은 다르다. BMW는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가 스포츠성을 무기로 하고 있으며 '달리는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있다. 그에 비해 AMG는 주행성은 물론 모두 기품있는 럭셔리카로서의 성격을 주장하고 있다. 아우디는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슬로건이 말해 주듯이 다양한 미래 기술을 접목하며 이미지를 제고해 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AMG와 마이바흐를 각각 별도의 브랜드로 분리하며 최상급 모델에서의 싸움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AMG GT를 내 놓으면서 주행성에서 BMW M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라인업 전략이 결국은 메르세데스 벤츠 전체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그런 점에서 아우디도 마찬가지이다. 아우디 S/RS는 Everyday Sport를 표방하면서 보다 젊은 층의 수요를 끌어 들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리고 수퍼카 장르인 R8을 통해 포르쉐 911과 전면전을 선언한 것도 그 승패와 상관업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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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독일 프리미엄 3사는 모터쇼 등 국제 행사에서 그들의 성격을 보여 주는 것도 시장에서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내연기관자동차를 발명한 선구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개척하는 트렌드 세터로서의 이미지를 내 세운다.

 

그에 비해 BMW는 프랑크푸르트쇼장의 독립 건물에 언제나 그렇듯이 주행 코스를 설계해 신세대 라인업을 모두 동원해 주행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자동차가 어떻게 변하든지 결국은 '달리는 즐거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것은 '달리는 즐거움을 빼앗지 않겠다.'고 선언한 메르세데스 벤츠도 마찬가지이다.

아우디의 부스는 현대적인 고급감을 표현하는데 비중을 둔다. 항상 흰색을 바탕으로 하는 부스는 이탈리안 레드의 차체 컬러와 푸른색 모델들을 동원해 분위기를 럭셔리하게 꾸며낸다. 자칫 부조화를 이루기 쉬운 컬러이지만 흰색 차들과 어울려 럭셔리 제품의 매장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부스를 꾸미고 있다.

 

이들 3사의 최근 변화는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들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벌써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의 비중이 35%에 달하고 있다. 아우디는 기본적으로 앞바퀴를 베이스로 하는 콰트로를 무기로 하고 있지만 A4에서 보았듯이 차체의 프로포션을 뒷바퀴 굴림방식에 가깝게 바꾸어 주행성도 뒷바퀴 굴림방식의 성격을 가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우디만의 '달리기 특성'을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분명 럭셔리카 시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면서도 그들만의 독창성을 살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판매 증대를 견인한 것은 무엇보다 라인업의 세분화다. 2000년 전에 3~5개 정도의 세단 위주의 라인업이 지금은 풀 라인업을 구축한 SUV까지 포함해 20개를 넘었다. 그러면서 각 모델마다 다양한 보디 베리에이션과 100개에 가까운 트림을 갖추어 시장의 세분화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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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독일 프리미엄 3사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렉서스와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앞서 있다. 렉서스는 2015년 전세계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약 65만 2000대로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볼보는 50만 3,127대로 89년 역사상 처음으로 50만대를 돌파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14년보다 24%나 증가한 48만 7,065대를 팔았다. 볼보와 재규어랜드로버는 포드 산하에서는 아사 직전이었으나 경영권이 바뀌면서 지금은 날개를 단 상태다. 럭셔리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경영진의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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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그룹으로는 캐딜락, 인피니티, 아큐라, 링컨 등이 있다. 특히 캐딜락과 링컨은 그 역사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프리미엄 마인드 부족과 라인업의 다양화에서 판매대수가 차이가 나고 있다. 연간 판매대수도 10만대에서 30만대 정도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캐딜락은 2015년 전년 대비 7.5% 증가한 27만 7868대, 인피니티는 16% 증가한 21만 5,250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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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차 그룹의 2015년 뒷바퀴 굴림방식 차 판매대수는 제네시스 6만 7,276대를 비롯해 - 제네시스 쿠페 1만 2,135대, EQ900 384대, 기아 K9 8,130대 등이었다. 이것을 독립한 제네시스로 계산해 보면 K9을 제외하고 7만 9,795대다. K9을 합해도 10만대가 되지 않는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간 50만대 가량을 생산해야 손익분기점에 달한다는 논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앞에 언급한 기존 브랜드들 중 3위 그룹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이는 제네시스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제네시스는 우선 방향성을 정확히 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며 라인업을 완성하는 단계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그것을 2020년으로 잡고 있다. 다시 말하면 5년 동안 기초를 닦고 이후 본격적인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렉서스나 인피니티, 아큐라 말고도 캐딜락이나 링컨을 고려하면 짧은 역사의 브랜드가 가야 할 길은 험난함이 예상되는 것은 당연하다. 호흡이 긴 싸움이 시작됐다는 것을 인식하고 좀 더 치밀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모든 것은 프리미엄 마인드의 연구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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