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277. BYD와 테슬라, 중국과 미국, 그리고 시장의 미래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3-10-03 11:21:09

본문

모건 스탠리는 테슬라에게 적은 없다고 단언했다. 모건 스탠리는 투자은행이다. 주가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는 얘기이다. 골드만삭스가 그렇듯이 그들의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어 퍼뜨려 시장을 좌지우지한다는 신념이 강하다. 미국 연준도 그들의 손아귀에 있다. 테슬라의 위력은 주가로 대변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천재적이고 무모한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평가도 그의 자서전을 통해 드러나 있다. 그의 도전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지금은 시진핑의 변심만큼이나 실망을 주는 대목도 많다.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그렇듯이 화재주인 테슬라의 가치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짚어 보아야 한다. 페이스북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에 대한 비판과 맥을 같이 한다는 반대의 논리도 존재한다. BYD와 테슬라, 중국과 미국의 차이에 대해 다른 차원에서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BYD,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fd9e726546ea553a21906bd0b97b9e68_1696298
 

테슬라는 2022년에 연간 131만 대를 인도하고 137만 대를 생산했다. 테슬라 다음으로 배터리 전기차를 많이 판매한 업체는 중국의 BYD다. 2022년 판매 대수는 테슬라의 70%인 92만 5,782대로 전년 대비 2.5배나 증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94만 6,239대를 합하면 186만 3,494대로 전동화차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1위다.

 

BYD의 실적은 같은 해 3월에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올린 것이다. 올해 상반기 판매 대수는 125만 5,637대로 전년 동기의 67%에 달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판매 대수가 250만 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계 승용 배터리 전기차는 104만 8,4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80.1% 증가해 이미 100만대를 돌파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72.26% 증가한 102만 1,842대가 팔려 역시 100만대를 돌파했다. 배터리 전기차만으로는 테슬라에 미치지 못한다. 이런 판매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익은 204.7% 증가했으며 2분기 영업이익은 18.7%에 달했다.

 

이런 실적은 BYD의 친 EV와 돌핀 등 주력 배터리 전기차가 중국 시장에서 시판 가격이 10만 위안($13,980)~150,000위안이라는 점에서 더 시선을 끈다. 지금의 글로벌 플레이어들로써는 수익성을 낼 수 없는 가격대다. 중국 시장에서는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10만 위안 미만의 모델이 146만 대 판매되어 중국 전체 전기차 판매의 36.8%를 차지했다. 다른 모든 가격대보다 높은 점유율이다.

 

전기 버스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인도 시장에 2021년 전기 승용차 출시를 비롯해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해 이미 쌍용자동차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당시 다임러와 50 : 50 합작 회사인 전기차 브랜드 덴자를 10 : 90으로 지분 변경을 통해 실질적인 주인이 됐다. 2022년에는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고 아토3와 돌핀, 씰 등 글로벌 시장 공략용 전기차도 출시했다. 이어서 유럽 시장에도 같은 모델로 진출했다. 스웨덴에서는 아토3가 전기차 등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CLA에 블레이드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유럽 렌터카회사 식스트(SIXT)에 6년 동안 10만 대 전기차를 공급하기로 한 것도 2022년 말이었다. 올해 초에는 우즈베키스탄에 전기차 생산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베트남에도 자동차 부품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공장 건설 검토도 시작했고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3월에는 태국에 전기차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6월에는 인도네시아 택시회사의 전기차 80%를 수주했다. 이외에도 멕시코와 브라질에도 진출했다. 한국 시장에도 1톤 트럭에 이어 승용차 시장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면서 BYD는 전동화차 누계 생산 대수가 500만 대를 돌파했고 돌핀의 판매 대수가 50만 대를 넘었다는 등 헤리티지를 위한 발걸음도 시작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 그룹의 누계 생산 대수가 5,577만 대라고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서브 브랜드 팡쳉바오와 양왕 등도 출시했다.

 

fd9e726546ea553a21906bd0b97b9e68_1696298
 

그러자 일론 머스크는 BYD가 경쟁력을 갖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포드의 CEO 짐 팔리도 BYD 가 중요한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기차 생산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BYD는 중국 업체 처음으로 유럽에서 전기차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한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

 

테슬라와 BYD는 배터리 셀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면서 전기차도 생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회사 모두 거의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한다는 것도 같다. BYD는 소형 전기제품을 위한 배터리에서 시작했지만,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에 의존해 왔다는 차이점도 있다. BYD는 2023년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CATL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갈수록 한국계 배터리 회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BYD는 기존 LFP 배터리에 대비 공간 활용도가 50% 증가한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개발해 테슬라, 현대차그룹 등 외부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LFP 셀로 안전성이 높고, 삼원계 리튬 이온 배터리와 맞먹는 에너지 밀도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BYD는 배터리 기술 외에 차 만들기에 대한 기술 개발도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지난 2021 상하이오토쇼에 다른 자동차회사에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한 전기차 전용 e- 플랫폼 3.0을 공개했다. 배터리를 차대의 구조 부재로 사용하여 부재를 생략하고 비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를 자체 개발 생산하는 BYD만이 가능한 차대 만들기다. 대만 폭스콘의 전기차 플랫폼을 외부에 판매한다는 전략을 떠 올리게 한다.

 

이 플랫폼은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하고 1회 충전 항속거리가 1,000km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핵심 구성 요소가 더욱 표준화되고 플랫폼에 통합됨에 따라 비용이 절감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시스템 전압 800V로 처음으로 사용되는 LFP 배터리가 차량의 구조 설계에 통합되어 차체의 비틀림 강성이 두 배 향상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플랫폼 기반 세단은 공기저항계수cW 0.21로 전비가 10% 높아졌다는 것도 시선을 끄는 내용이다. 배터리 용량 차이는 있지만 돌핀과 씰이 e플랫폼 3.0을 베이스로 하는 모델이다.

 

독일 하노버상용차쇼(IAA Transport) 2022에서는 전기 버스에 사용할 블레이드 배터리 플랫폼도 공개했다. CTP(Cell to Pack) 기술이 적용된 블레이드 배터리의 공간 절약형 설계는 섀시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더 높은 배터리 용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BYD는 배터리 탑재 공간을 50% 줄였다고 밝혔다. 배터리 개념은 전체 버스 플랫폼의 일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에는 전용 지능형 차체 제어 시스템 다이서스(DiSus :위니안)도 공개했다.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 바퀴 하나가 떨어지더라도 차량은 여전히 안정적인 주행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DiSus시스템은 블레이드형 배터리, 셀투팩(cell-to-pack) 솔루션, 4개의 독립 모터 구동이 특징인 e4 플랫폼에 이어 비야디가 선보이는 최신 기술 중 하나다.

 

BYD는 배터리 이외의 기간 부품인 구동용 모터나 인버터, ECU(전자 제어 유닛), 파워 반도체 등도 내재하고 있다.

 

 

배터리에 집중하는 BYD vs 생산 기술에 집중하는 테슬라

fd9e726546ea553a21906bd0b97b9e68_1696298
 

BYD의 전기차 관련 특허 출원 수는 20년간 누계로 테슬라보다 16배 많았다. 특허 조사 회사 일본의 패이턴트 리절트에 따르면 테슬라는 창업한 2003년부터 2022년까지의 누계 특허 출원 수가 836건이었으며 BYD는 같은 기간 1만 3,000건을 넘었다. 테슬라는 특허와 관계없이 노하우를 숨기기 쉬운 생산 분야에 기술 개발의 중심을 두지만, BYD는 분해 등으로 노출되기 쉬운 배터리 관련 기술 특허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배터리 관련 특허 출원 수에서는 토요타 자동차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토요타는 2000년 이후 배터리 관련 특허를 약 2만 건 출원하는 등 자동차 업체 중 세계 선두다.

 

BYD의 출원수 중 절반 이상은 배터리 관련이다. BYD는 배터리를 직접 생산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으며 특히 배터리의 저가격화로 이어지는 특허를 많이 출원하고 있다. BYD는 배터리의 정극에 인산철계를 사용하는 저렴한 리튬 이온 전지에 강점이 있다. 이는 한국과 일본 업체들의 NCM 배터리에 비해 가격 경쟁에서 우위에 선다.

 

테슬라의 특허 전략은 BYD와 대조적으로 생산 기술과 소프트에 강점이 있다. 생산의 신기술은 공장 내에서만 이용하기 때문에 타사에 모방할 위험이 낮다. 한편 특허를 출원하면 일정 기간은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내용을 공개해야 하며 모방의 리스크가 높아지기 때문에 생산계 기술은 특허화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공개된 정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원래 특허는 적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저비용화를 주도하며 경쟁력의 원천이 생산 영역에서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기가 프레스를 근간으로 개발된 주력 차종 모델 Y는 171개의 철판 부품을 2개의 거대 알루미늄 부품으로 대체해 비용 절감을 추진했다.

 

여기에 2023년 3월 투자자의 날을 통해서는 언박스드 프로세스로 불리는 새로운 생산 기술도 공개했다. 차량을 6개의 모듈(복합 부품)로 분할하고 각각을 생산한 후 마지막으로 일체화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의 특허 대부분은 충전 인프라의 제어 방법이나 전기차와 사용자 사이에서 통신하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었다.

 

페이턴트 리설트의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2년까지의 전기차 충전과 배터리 교환 관련 특허 누계 출원 수는 중국 기업이 4만 1,011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2위는 일본으로 2만 6,962건, 3위 독일 1만 6,340건, 4위 미국 1만 4,325건, 5위 한국 1만 1,281건 등이었다. 특허는 출원해 주로 1년 반 지난 무렵에 공개되기 때문에 특히 21년 이후에는 미 공개분이 있어 실제 출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

 

2015년까지는 일본이나 독일, 미국의 출원 수가 중국보다 많았지만, 2013년에 중국에서 전동화차의 보조금이 본격화한 것을 계기로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은 그동안 선두였던 일본의 출원 수를 2016년에 추월했으며 2010년부터의 누계에서도 2019년에는 더 많았다.

 

중국 기업의 특허 내용 중에는 충전 시간 단축을 노린 것이 많다. 전체 출원 건수 중 급속충전 관련 특허 비율이 17%, 배터리 교환 관련이 10%를 차지했다. 일본과 독일, 미국은 각각 1~3%에 그쳤다. 그 밖에 충전 스테이션의 구조와 제어, 전력 전송, 안전성, 비접촉 급속충전 등에 대한 특허도 증가했다. 또한 전기차의 배터리 전압을 일반적인 전기차의 2배로 높여 충전 속도를 높이는 기술과 관련된 특허 출원이 많았다.

 

기업별 출원 수로는 토요타 자동차가 가장 많았다. 비 접촉 충전에 관한 특허 208건으로 2위 현대차의 2배 이상을 출원했다. 랭킹 상위에 중국 기업은 적지만, 신흥 기업을 많이 포함되어 있어 전체 출원 수를 증가시켰다. 중국 내 전동화차 업체 중 특허를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9,426개의 BYD다. 이어서 창안자동차가 5,243개, BJEV가 4,005개로 그 뒤를 이었다. 스타트업 기업 중에서는 니오가 1,677개로 가장 많았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자동차회사들은 스마트카 산업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특허 측면에서 중국과 미국의 차이

fd9e726546ea553a21906bd0b97b9e68_1696298
 

중국인들이 쓴 '강대국의 길, 중국의 길'(2017년, 허리궈 外, 다른생각 刊)의 앞부분의 객관적인 수치로 중국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데이터들이 있다. 1975년 출간된 ‘세계 자연과학 대사건 연표’의 기록을 근거로 한 내용 등이다. 명나라 이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창조와 발명 및 중대한 과학 성취는 약 300가지인데 그 중 중국이 대략 175가지로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세계 4대 발명품인 종이, 나침반, 화약, 인쇄술이 중국에 의한 것이다. 그 중국이 아편전쟁을 전후 해 힘을 잃고 뒷전에 밀려 100여 년을 보냈다.

 

“개혁 개방 정책 이후 30여 년 동안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는 천지가 뒤집힐 정도의 큰 변화가 있었다. – 중략- 2013년 중국은 세계 제일의 화물 무역 대국이 되었다. 중국의 특허 신청은 1980년대부터 시작됐는데 2011년에 중국 전리국(우리나라 특허청에 해당)은 미국의 특허상표국을 밀어내고 세계 최대의 특허 기구가 되었다. 2012년 중국의 발명 특허 신청이 65만 3,000건으로 세계 1위였다“

 

그런 흐름인 더 강화되고 있다. 2021년 전 세계 특허 출원은 5% 증가했다. 데이터 및 분석회사 글로벌데이터는 2022년, 특허 통계 및 분석 2021을 통해 연간 성장률 10%로 전체 출원의 약 78%를 차지하는 아시아는 중국을 중심으로 특허 보호를 추구하는 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글로벌 성장률 13%로 아시아 특허 출원의 77%를 차지함으로써 패권을 계속 이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미국 수출 블랙리스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보안, 인공 지능(AI) 및 5G에 중점을 둔 연구를 통해 2만 5,00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여 12%의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을 보였다.

 

 

일본은 아시아 특허 출원의 12%를 차지했으며 전년도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소폭 성장했다. 토요타와 미쓰비시, 캐논이 상위 10개 파일러에 랭크됐다. 한국은 연간 글로벌 성장률 7%로 아시아 특허 출원의 7% 기여했다. 삼성과 LG는 상위 10개 글로벌 파일러에 속했다.

 

중국은 철강과 석탄, 시멘트를 비롯한 220가지 공산품 생산량이 세계 1위이다. 자동차 생산은 말할 것도 없다. 2009년 이후 자동차 판매도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지하는 수준이 아니다. 2008년 골드만삭스가 중국은 시장포화와 공급과잉으로 연간 1,600~1,800만 대선에서 성장을 멈출 것이라고 했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3,000만 대선에 육박했다.

 

이런 데이터만으로 중국 자동차산업의 변화를 감지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상승세가 좌우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15억(공식적으로는 14억 1,200만 명이지만 등록되지 않은 인구가 2억이 넘는다는 추산도 있다. )이라는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시장 때문이다.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흔히 독일을 자동차 종주국, 미국을 자동차 왕국이라고 말한다. 머지않아 기술력과 규모화에 성공한 독일과 미국을 제치고 거대한 시장을 가진 중국이 자동차 제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지난 3월 1년간의 연구 결과 44개 첨단기술 분야 중 중국이 37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이 1위인 것은 나머지 7개에 그쳤다고 밝혔다. 첨단기술 분야 열 개 중 여덟 개 이상에서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는 뜻이다. 중국이 1위인 분야에는 전기배터리, 극초음속학, 5G, 6G 등이 있었다. 미국이 1위인 것은 백신, 양자컴퓨팅, 우주 발사 시스템 등이었다

 

 

정말로 세계화는 지역주의로 후퇴할까?

fd9e726546ea553a21906bd0b97b9e68_1696298
 

금융 자유화가 시행된 1980년을 전후해 2010년 이전까지는 미국의 자본이 세상을 지배했다. 그 금융 자유화는 총액 측면에서는 자본가들의 배를 불렸으나 1대 99라는 양극화를 극단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미국 GDP는 증가했지만, 그 증가분만큼 자본가들의 배만 불렸다. 그런 왜곡을 정치인들과 언론은 애써 외면했고 미국인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중국도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는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미국과 당이 통제하는 중국은 분명 다르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중국 정부도 모른다는 것이 통설이다. 특히 집권 초기와 다르게 일인 지배를 강화한 시진핑의 행보로 인해 중국 경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내수시장의 힘만으로 외세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좀 더 탄탄한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가능하다.

 

포린 폴리시는 지난 19일 이와 관련 싱가포르 국립대 아시아연구소의 아시아평화프로그램과 협력해서 작성한 글에서 막을 수도 없고 막으려 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 전문가들의 주장을 게재해 시선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막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한 점에 주목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 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이후 핵무기, 우주, 위성통신, GPS(위성항법시스템), 반도체, 슈퍼 컴퓨터, 인공지능 등 다양한 핵심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거나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여러 노력이 이뤄졌다. 미국은 또 5G, 상업용 드론, 전기 자동차(EV) 분야에서 중국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그보다는 국제 분업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온 관계에 피해만 줬다.

 

지난 7월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금지 조치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중국의 공급망을 벗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특히 전기차의 전기모터에 사용되는 자석에도 사용되는 희토류의 공급을 중국이 92%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 98%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그 이면에는 환경피해가 많은 산업을 선진국이 하지 않고 그 대부분을 중국이 대신한다는 점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다시 말해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이런 물질들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채굴과 생산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 환경단체들이 절대 찬성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 투입되는 인력도 문제다. 그런데 이처럼 무작정 중국을 제재하는 것은 결국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과 방산 대기업들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2019년에 미국 기업으로부터 705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이는 이들 기업 글로벌 매출의 약 37%에 달한다. 퀄컴 매출의 60%, 인텔과 마이크론 매출의 25%, 엔비디아 매출의 20%가 중국 시장에서 나온다. 당연히 미국의 대기업들은 이에 대해 미국 정부에 반발하고 있고 미국 정치는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판매를 전면 금지할 경우 미국 기업들은 연간 83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한다. 당연히 R&D 예산도 줄여야 하고, 자본 지출도 큰 폭으로 삭감해야 한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와 부품에 대한 한국 수출 금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뒤늦게 그런 의견을 받아들인 미국의 정치권은 디커플링 대신 디리스킹이라는 단어를 동원하며 전략을 수정했다.

 

이 모든 것은 사실 미국의 정치에서 기인한다고 포린폴리시의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미국 국내 정치가 정책 입안자들이 실용적인 입장 대신 감정적인 강경 입장을 취하도록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변동’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미국의 양당 정치의 폐해라고 지적한다. IMF 총재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져 있고 그로 인해 미국 경제도 악화일로라고 정책 기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미·중 기술 경쟁의 제로섬 게임 대신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게 두 나라에도 좋고 인류 전체에도 좋기 때문이다. 서구가 제시하고 있는 기후변화 관련 온실가스 배출 삭감 목표는 태양열, 풍력, 전기 배터리 전력에 대한 많은 특허와 핵심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참여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도 시진핑의 3연임과 함께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1989년 천안문 사태에 대한 서구적 시각이 틀렸다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직은 미래를 가늠할 수 없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다.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 세우며 ‘우방국’들에게 양보를 강요하고 있지만 중국은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모두 자국 이익을 위한 것이지만 방법론이 다르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 모든 국가 역시 자국 이익을 위해 미국과 중국의 정책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논리는 달라지지 않았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