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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279. UAW(전미자동차 노조), 미국 자동차산업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페이지 정보

글 : desk(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23-10-16 12:36:39

본문

미국에서는 자동차회사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9월 말 기준 72만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으며 파업 손실일수만도 1,100만 일을 넘어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한다. 20세기 후반 자동차 왕국으로 군림하며 미국인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자동차산업에서 대규모 파업은 근 20년 만이다. 주로 GM을 상대로 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결과에 따랐던 것과 다르다. UAW는 핵심 사업장에서 단체협약을 맺고 이를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하는 패턴교섭 방식을 사용한다.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융성했을 때는 UAW, 즉 전미자동차노조의 힘도 막강했다. 하지만 20세기 말, 21세기 초 미국 자동차산업이 힘을 잃어가면서 노조의 위력도 빛을 발했다. 미국 전미자동차노조의 파업을 둘러싼 어제와 오늘의 현상을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사상 유례없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올가을 파업의 발단은 전기차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이라고 해석된다. 전통적인 자동차 도시인 디트로이트는 소위 말하는 러스트 벨트의 중심 지역이다. 전기차로 전환되면 당연히 고용 인원이 줄게 되고 그만큼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커진다.

 

노조 조직률이 10%밖에 되지 않는 미국에서 파업이 이처럼 큰 쟁점이 된 것은 거의 20년 만이다. 9월 15일 시작된 파업은 그동안과는 달리 GM은 물론이고 포드와 스텔란티스도 교섭 당사자로 지목됐다. 전면 파업은 아니고 핵심 사업장을 선정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올해의 단체교섭에서 실질임금의 인상, 생계비연동조항(COLA) 및 전통적인 연금제도의 복원, 그리고 차별적인 임금제도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파업의 전면에는 스텔란티스, 더 정확히는 크라이슬러의 전기공으로 지난 3월 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된 출신 숀 페인이 있다.

 

21세기 들어 달라진 UAW의 태도와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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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동차노조에 중대한 전기가 될 만한 사건이 2002년 여름에 있었다. 협상의 귀재로 평가됐던 전미자동차노조의 대표 스테펜 요키치가 2002년 8월 66세의 일기로 심장병 탓에 사망한 것이 계기였다.

 

요기치는 UAW의 대표로서 아주 강한 협상자였으며 그는 노조원들에게 더 많은 급료와 더 많은 이익, 그리고 안전한 일자리를 제공해 주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었다. 하지만 그는 또한 디트로이트 자동차업체들의 효율성 개선, 품질향상, 그리고 그들의 공장을 비노조인 일본 메이커들 공장에 비해 더 경쟁적으로 만들었다는 평도 동시에 받았던 인물이었다.

 

UAW가 혼다와 토요타, 닛산의 공장에 노조를 조직하려 한 모든 노력이 실패했지만 요키치는 전통적인 미국 자동차회사들의 생산성과 품질 갭을 줄이도록 했다. 지난 6∼7년보다 더 많은 노동생산성과 품질의 개선이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받아들여지든 아니든 그는 빅3가 살아남고 궁극적으로 다시 번영하도록 하는 경쟁력을 실현하려 했다. 가장 큰 성공은 GM 공장에서였는데 생산성이 지난 4년 동안 17% 향상된 것으로 자동차 제조 효율성의 연례보고서에 나타났었다.

 

노조가 없는 일본 메이커들의 공장은 여전히 더 생산성이 높았다. 하지만 차이는 좁혀지고 있었다. 어떤 점에서 노조가 있는 공장들이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었다. .

 

조지타운에 있는 토요타 조립공장의 기초 UAW 조직책은 노조가 결성된 공장이 그 해의 J.D.파워의 품질 부문 상을 휩쓸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UAW를 대표하는 GM 공장은 북미 은상을 받았고 북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UAW에 의해 대표되는 노동자들이 있는 GM 토요타 공동소유의 공장에서는 동상을 받았다.

 

UAW 노동자들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과거 UAW를 'Useless At Work'라고 비아냥거리던 사람들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렇다고 노조가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요키치 하에서 UAW는 항상 투쟁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998년 플린트 공장에서 54일간의 파업으로 인해 GM은 20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이 극단적인 예였다.

 

그런데도 그는 노조는 품질과 효율성을 밑바닥에서부터 개선하는 한편 노동자의 임금과 퇴직수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1996년 계약은 전체 고용인원 5% 이상 감원할 수 없다는 것을 보장했다. 2003년 9월 종료되는 1999년의 계약은 실제로 공장 폐쇄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평균 임금을 시간당 24달러로 올렸다. GM 조립노동자들의 주당 평균 임금은 1960년의 100달러에서 2001년 915.60달러로 인상된 것으로 UAW의 자료에는 나타나 있다. 하지만 해고 근로자가 다른 공장으로 전임할 수 있는 한 메이커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을 못 하게 했다.

 

그의 다운사이징의 수용은 전통적인 미국 메이커들의 이익을 증가하고 시장점유율을 다시 확보하도록 해줄 생산성 증진의 길을 닦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의 후임자로 온 게텔핑거는 루즈빌의 켄터키 트럭공장에서 UAW 일자리를 만드는 한편 포드가 수익을 올리게 하는 계약의 협상 역사를 갖고 있다.

 

요키치는 그런 임금인상-그리고 메이커에게는 품질과 생산성 증진-을 미국시장에서 훨씬 높은 점유율을 가진 자동차를 생산하는 일본과 독일자동차 공장에서는 할 수 없었다. 노조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토요타와 BMW 같은 회사들이 고용자들의 임금 인상을 유지하고 있고 대부분 고용자가 행복해한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그것은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 UAW 연간 보고서에는 UAW 노조 관계자들의 급료가 요기치는 15만 5,645달러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의 후임인 론 게텔핑거 2002년에는 12만 5,200달러를,  2003년에는 13만 6,600달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부침과 함께 위상 약해진 U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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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빅3가 시장점유율을 잃으면서 UAW는 점차 위축됐다. UAW 조합원 숮자는 1969년 153만 명이 가장 많았었고 1979년에만 해도 150만 명이었으나 미국 자동차 업계의 계속된 적자로 말미암아 조합원 수는 줄어들었다.

 

1970년대 이래 빅3는 토요타와 혼다 등 수입 브랜드들에게 점유율을 빼앗겨 왔다. 이는 GM을 비롯한 빅3의 생산 하락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인원 감축, 공장폐쇄들이 잇달았다. 그런 가운데에서 UAW는 토요타와 혼다 등의 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조합을 구성하지 못했다.

 

자동차회사들은 구조조정을 거듭해 고용인원을 줄이고 공장 숫자도 줄였고 그로 인해 근로자의 숫자는 줄고 UAW 조합원도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예를 들면 1997년 차 한 대당 47명의 노동시간이 필요했었으나 2003년에는 36 노동시간으로 줄었다. 이는 6년 전에 비해 차 한 대 생산하는데 1.5명의 시급 노동자가 덜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UAW의 영향력은 갈수록 약화하고 있으며 시급 10에서 12달러 정도를 받으며 토요타나 UAW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에서 일하면서도 옮기려는 의사를 보이지 않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UAW는 완성차회사보다는 서플라이어들에서 조합원을 끌어들이려 했었다.

 

결과적으로 UAW는 양보의 대명사로 바뀌었고 노조 관계자들은 각종 비리에 연루되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미국 경제의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하는 노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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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것은 1980년 레이건이 주창한 금융자유화다. 그리고 빌 클린턴 정부에서 이루어진 금융규제철폐로 인한 것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미국은 경제 재건, 교역 증대, 그리고 내수 증가에 따라 큰 번영을 누렸다. 수백만 명의 고졸 노동자가 안정적이고 월급을 많이 주는 곳에서 일했다. 이들 대부분이 일하는 제조업 분야는 성장하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적절한 급여와 보너스를 주는 곳에 취업했다. 이들은 첫 직장에서 퇴직할 때까지 일했다. 그 결과 1991년까지 미국 경제는 예측할 수 있는 순환 주기를 보여 주었다.

 

 

 

이후에는 고용 없는 경기회복이 반복되고 있다. 그것은 금융자유화와 금융규제철폐로 인한 것이라고 레이건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입안했던 폴 크레이그 로버츠는 말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높은 임금과 비용 부담으로 어려워진 제조업체들이 생산시설을, 중국을 비롯한 저비용 국가로 옮겨서 이룬 성과는 자본과 금융업자들의 배만 불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미국 내에서는 일자리가 사라졌고 중산층이 몰락했다는 것이다.

 

1980년 레이건과 함께 영국의 마가렛 대처도 금융 자유화의 기치를 내걸었고 결국은 영국 자동차산업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1,500만 명의 제조업 종사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영국은 제조업 종사자가 80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줄었다. 금융 수익은 늘었을지 몰라도 실업은 증가했고 삶은 피폐해 갔다.

 

그것은 이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에서는 총기사고가 잦다. 많은 사람이 총기 규제를 이야기하지만, 정치인들이 무기업자들의 돈을 받아 선거를 치르고 정치활동을 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결국은 거대 자본과 그 자본가들의 배 불리기에 앞장서며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금융업계의 횡포에 맞선 것이 1% 대 99%를 주장하며 월 스트리트에서 시위를 벌인 사건이다. 그것도 일회성으로 지나가고 말았고 그들의 횡포는 지금도 미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수치상으로 미국 자동차산업은 일본에 자리를 내 주었다.. 1980년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 대국에 오른 것이다.

 

금융자본을 중심으로 가진 자들의 배만 불린 정책은 미국의 경제 양극화로 이어졌고 그 결과는 정치 양극화로 나타났다. 그 사이 UAW의 존재감도 희미해져 갔다.

 

노조 파업 찬성률 92%/미국민 61%도 파업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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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현 위원장 숀 페인은 UAW는 투쟁으로 되돌아왔으며 단결하여 경제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최근 미국의 낮은 실업률도 한몫했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까지 초래된 것이다. 전기차 전환으로 고용불안 이야기가 나오면서 노조의 파업 찬성률도 92%에 달했다. 노조의 파업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국민의 비율도 61%에 달한다.

 

그 결과 바이든이 피켓을 들고 파업 현장에 나섰다. 이는 요기치 시절 이전의 미국 자동차산업이 융성했을 때 UAW의 파워도 강했다는 것을 알았던 버락 오바마가 노조 가입을 촉진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미국의 제조업에 대한 인식과 정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다.

 

바이든은 IRA를 통한 전기차 정책이 궁극적으로 재생 에너지 등과 함께 미국의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전기차는 결국 중국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트럼프는 IRA의 즉각 폐기를 주장하고 있을 정도로 무조건으로 바이든 정책을 반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UAW는 트럼프의 파업 현장 방문을 거부했다. 지난번 대선에서 러스트 벨트 표심 공략에 성공했던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보다 10%보다 앞선 트럼프가 과연 다음 미국 대선에서 지난번과 같은 이유로 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경제 양극화로 인한 정치 양극화가 우선 작동한다는 것이다.

 

UAW는 디트로이트 완성차회사의 시급 22달러 수준을 40% 인상할 것과 배터리 공장 직원들의 시급도 16달러 수준에서 20달러 이상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너무 지나친 요구라는 의견이 강하지만 지금 당장 인력이 부족한 미국의 상황에서 그들의 요구는 어쩔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회사들, 반도체 회사들의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대부분 50 : 50 합작으로 진출하고 있으나 그 원자재 등은 80% 가까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실질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마주하고 있다.

 

아무리 경영진들이 화려한 구호를 외치고 애널리스트들과 미디어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자신들이 만든 차가 품질이 좋아졌다고 떠들어도 정작 조립라인을 움직이는 것은 생산직 근로자들이다. 그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그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으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레거시 생산 기술의 특징이다.

 

그것이 변하고 있는 시점에서 파업이 새삼스러운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노동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더 극단적인 자동화와 더불어 기가 캐스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생산 기술의 등장은 기존 문법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자동차회사에 노동자는 필요하고 어떤 형태로든 노조는 결성될 것이다.

 

지금 전미자동차노조의 움직임이 미국의 자동차산업에 어떤 영향을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다. 다만 다만 지금까지와 같은 굳은 사고방식으로 대응해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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