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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288. 타이칸과 아이오닉5, 전기차의 달리는 즐거움, SUV와 대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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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3-12-12 20:21:09

본문

자동차의 시대가 아니라 모빌리티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여전히 달리는 즐거움을 찾는 사용자가 적지 않다. 모빌리티는 이동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배터리 수급 문제 못지않게 전기차의 주행성도 이슈다. 테슬라도 모델S의 0~100km/h 가속성능을 강조하고 포르쉐도 첫 번째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주행성을 강조한다. 달리는 즐거움을 슬로건으로 하는 BMW도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려 하고 있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는 세단보다는 SUV에 더 비중을 두는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지금 인류가 해야 하는 최우선의 과제는 탄소중립이다.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명제와 SUV가 대세인 시대의 전기차의 역할, 그리고 에너지 수요 관리의 중요성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달리는 즐거움에 대한 내연기관차와 배터리 전기차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배터리 무게로 인한 거동의 차이가 있고 차체의 중량 배분이 달라져 핸들링 특성도 다르다. 특히 레이서 등 전문 드라이버들은 그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자동차가 인류의 생활 속에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 경주를 통한 속도 경쟁을 이벤트로 만들었던 때부터였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경주는 1894년 파리-루앙 간의 128km의 경주였다. 24km/h 속도의 이상하게 생긴 장난감을 귀족들이 비싼 돈을 들여 사는 물건으로 만든 이벤트였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1900년부터 고든 베네트배 레이스가 프랑스 중심으로 국제 레이스로 개최됐다. 이때부터 자동차 레이스는 가혹한 실험대의 의미와 함께 출장하는 나라의 기술력 경연의 장으로서 중요성이 부여되었다. 애국심과 그것을 토대로 한 국위선양을 고려한 것은 20세기 중반까지의 이어졌었다.

 

속도와 주행성이 자동차회사 마케팅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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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거둔 실적은 자동차회사들의 마케팅에 활용됐다. 그들의 기술력은 레이스에서의 승리로 담보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당시에 속도를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기량을 늘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1910년대에는 22리터 배기량의 블릿첸 벤츠가 미국 데이토나 비치에서 211.94km를 기록하면서 매머드 시대의 절정에 달했다.

 

 

그러던 것이 더 적은 배기량으로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기술이 DOHC와 4밸브 기술에 의해 가능해지면서 다운사이징이 시작됐다. 1922년에는 1.5리터 레이싱카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그 시작은 프랑스 푸조였으나 많은 사건을 거치며 다임러 벤츠와 아우디의 전신인 아우토 유니온의 레이싱카가 압도적인 파워를 발휘했으며 GP 레이스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이후로도 르망 24시간 레이스 포뮬러 원 레이스, WRC(월드랠리챔피언십) 등 많은 모터스포츠가 득세했다. 유럽에서는 초기에는 르망에서 이기면 차가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자동차는 속도 경쟁을 통해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를 이루었다. 물론 그보다 더 시장 확대에 기여한 것은 포드 생산 기술과 GM의 산업화였다. 미국에서도 각종 레이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굴곡로가 많은 유럽과 달리 미국의 도로 환경과 문화는 큰 차의 수요를 늘렸다.

 

그러는 사이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연비 성능이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양산차에 집중하며 20세기 말 세계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독일 자동차회사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미국 시장부터 세계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때 동원한 것이 BMW의 ‘달리는 즐거움’,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아우디의 ‘기술을 통한 진보’ 등의 슬로건이었다. 결국 그 오랜 시간 동안 자동차의 속도는 운전자의 DNA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 시대에도 그것을 떨치는 것은 쉽지 않다.

 

이후 생산은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기술력은 독일 자동차회사들이 주도하며 20세기 말과 21세기 초 세계 시장을 호령했다.

 

여기에서 시선을 끄는 것 중 하나가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와 양산 브랜드 현대차의 각기 다른 고성능 전기차 전략이다. 포르쉐는 타이칸을 출시하면서 포르쉐가 ‘Soul, Electrified’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듯이 포르쉐가 궁극적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영혼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단지 전기 파워트레인으로만 변화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즉, 포르쉐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이 결코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안심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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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오닉 5N에는 전기차가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배터리 및 파워트레인 관리 기술, 내구 레이스를 감당할 만한 제동 장치 관련 기술, 내연 기관 모델에서는 불가능했던 파워트레인의 다양한 튜닝 기법을 채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내연 기관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페트롤헤드들을 전동화 시대로 맞이하기 위한 다채로운 펀 팩터 등을 채용하고 있다. 대부분은 아이오닉 5N을 통하여 현대차가 세계에서 최초로 개척한 영역들이다. (참조: 니윤석의 프로덕티브 프로덕트)

 

포르쉐는 기존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려 한다면 현대는 새로운 시대에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제품 자체의 직접적인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포르쉐는 전통적인 지지 기반을 통해 공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양산 브랜드로써의 입지도 만만치 않지만, 지금은 브랜드가 아니라 제품의 시대라는 명제 하에서 존재감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성을 강조하는 것은 BMW의 고성능 디비전의 첫 번째 배터리 전기차가 iM3라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이 모델은 IAA 모빌리티 2023을 통해 공개된 BMW의 노이에 클라쎄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다.

 

테슬라도 제품으로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브랜드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 테슬라의 주가는 테슬라 자체의 이슈가 아니라 미국 나스닥의 흐름에 동조되어 있다. 그 틀을 깨기 위해 수시로 새로운 이슈를 개발해 제기하고 있다. 사이버트럭의 가속 성능을 강조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어떤 형태가 됐든 테슬라는 모델Y, BYD는 아토3 등등 SUV 가 주력 모델이다. 테슬라와 BYD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 레거시 자동차업체가 처음 출시한 배터리 전기차는 2019년 10월의 메르세데스 벤츠 EQC였다. SUV인 GLC의 배터리 전기차 버전이었다. 다음 해 출시된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도 SUV였다. BMW의 첫 번째 전기차도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iX도 SUV였다.

 

가장 큰 혜택을 얻은 것은 일본과 독일 자동차회사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독일차의 주행성은 시판 가격 차이로 나타났다. 일본차 중 가장 비싼 모델은 렉서스로 한 때 LS가 미국 시장 기준 11만 달러 이상까지 올라갔으나 지금은 10만 달러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 반면 독일차들 중 BMW M이나 메르세데스 AMG 등은 23만 달러가 넘는 가격표를 붙이고도 판매는 지금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대형 SUV로 주행성 경쟁하는 이율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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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자동차에 있어 주행성은 수익성의 원천이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시대에도 여전히 나름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은 자동차회사들의 이율배반이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전기차로 전환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사실상 레이싱 써키트에서나 통용될 가속 성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양산 브랜드인 현대도 아이오닉5가, 기아도 EV6가 주력이다. 폭스바겐도 ID.4가 주력이고 GM의 첫 번째 얼티움 플랫폼 전기차 캐딜락 리릭도 SUV다. 포드의 머스탱 마하E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니까 자동차회사들은 SUV에 집중하면서 배터리 전기차의 주행성을 강조한다. SUV는 배터리를 탑재하기에는 좋은 구조이지만 태생적으로 무게중심고가 높다. 그것을 배터리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인간의 특성상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만큼 무게가 더 나가고 LCA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중량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도입 초기에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자동차회사들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내연기관과 마찬가지로 전기차도 SUV가 온실가스 더 많이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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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그린피스는 지난 11월 말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기아 등은 지난 10년 동안 SUV 판매량이 150%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CO2 배출량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기후 변화에 대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SUV 판매 증가로 인해 전기차 시대로 전환한 기후 이익을 상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업계 포털인 마크라인즈와 미국 환경 보호국(EPA)의 데이터를 인용해 SUV 붐은 기업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통해 달성한 기후 변화를 방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전 세계 석유 소비 증가의 3분의 1은 SUV 소비 증가에 기인한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린피스는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SUV 판매의 점유율은 2013년 전체 승용차의 15.4%에서 2022년 40.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SUV는 수명 기간 동안 세단보다 약 12% 더 많은 CO2를 배출한다는 조사 결과는 발표했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각각 158.1%, 270.5%, 152.4% 증가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SUV 판매 증가로 인해 3개 자동차 제조사의 배기가스 배출량은 많이 증가했다.

 

조사에 포함된 5개 주요 완성차 업체 중 SUV가 현대•기아차 판매량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SUV는 현대기아가 판매한 전체 차량의 52.7%를 차지했다.

 

폭스바겐은 2013년 이후 판매량이 270.5% 증가했다. 그린피스는 이미 판매된 폭스바겐의 내연기관 SUV가 연간 1억 200만 톤의 CO2를 배출한다고 계산했다. 이는 2022년 도로에서 운행되는 모든 폭스바겐 내연기관 엔진이 배출하는 약 3억 4,600만 톤의 CO2 중 거의 30%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폭스바겐이 판매한 전기차는 약 560만 톤의 CO2를 저감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3억 4,600만 톤에 달하는 모든 폭스바겐의 총배출량은 지난 5년간 3,680만 톤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SUV는 무거운 무게와 공기 역학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동급 차량보다 더 많은 구동 에너지를 소비한다. 따라서 그린피스는 전기 SUV는 작동 시 CO2 중립적이지만 공기 역학적 형태를 갖춘 소형 전기차보다 더 많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소비하고 제조에 더 많은 원자재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RA로 전기차 육성하는 미국, 픽업트럭과 SUV 가 탄소중립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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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는 현대차그룹이나 폭스바겐 같은 거대 자동차 기업들은 스스로를 친환경화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 추세는 정반대를 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SUV는 강철 집약적이며 소형 차량보다 작동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불행하게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인한 기후 이익은 SUV의 급증하는 배출량으로 상쇄됐다. 전 세계 자동차 대기업들은 기후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너무 느리게 전기차로 전환하고 내연 기관 SUV를 도로에 추가함으로써 석유 수요를 계속 증가시키고 있다고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코노미스트의 비즈니스 분야 칼럼니스트 슘페터는 지난 가을 전기차가 배터리 생산부터 개발까지는 내연기관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주행 중에는 배출 제로라는 점을 들어 친환경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형화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했다. 커지는 이유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EV의 배터리 평균 크기가 매년 10%씩 커졌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자동차업체들과 큰 것을 더 좋아하는 과시적 성향의 소비자들이 결탁한 것이라는 얘기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 시장이다. 미국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은 그룹 내 라인업 90% 이상을 픽업트럭과 SUV로 채우고 있다. GM과 포드는 물론이고 테슬라도 사이버트럭이라는 픽업트럭으로 수익성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2022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배터리 전기차의 절반 이상이 SUV인 것과 맥을 같이한다.

 

배터리가 클수록 공급망에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지는 것은 자명하다. 그만큼 리튬과 니켈 등 원자재가 부족해질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배터리 가격이 상승하면 완성차회사는 그만큼 수익이 줄어든다. 충전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 때문에 슘페터는 전기차의 대형화를 막고 소형차를 장려해야 하며, 이에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충전 인프라를 신속히 확충해 충전 관련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크고 무거운 차에 대한 세금 과세를 늘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경차에 대한 지원과 같은 것들이다.

 

슘페터는 지난 8월에도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를 생산 판매하면서 환경보다는 수익성을 우선한다고 지적했었다.

 

물론 소형화를 위한 움직임도 잇다. GM이 쉐보레 볼트 EV 단종 계획을 철회한 것을 비롯해 테슬라의 모델2로 대변되는 2만 5,000달러 전기차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유럽 자동차회사들의 저가 전기차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폭스바겐과 르노, 피아트 등 유럽 시장에서 소형차에 특화된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은 2만 유로 이하의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폭스바겐과 르노가 2만 유로 전기차 개발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갈수록 거세지는 중국산 전기차에의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 저감과 효율성 제고는 재생에너지 이상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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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더불어 소비자들이 에너지 수요를 줄일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에너지 수요 관리만으로도 영국과 유럽 전역에서 4,000만 톤의 CO2를 절약할 수 있다는 데이터가 있다. 재생에너지는 현재 연간 신재생에너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발전은 여전히 화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믹스의 70%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에너지 시스템은 재생에너지 공급의 자연적인 최고점과 최저점을 관리할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다. 동시에 전기화는 그 자체로 에너지 효율성의 한 형태이다. 결국 화석 에너지 시스템에서 완전 전기화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최종 에너지 소비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실은 2030년 화석 연료 생산량은 기후 목표에 따라 허용되는 양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기후 약속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화석 연료 생산자들은 더 많은 추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들도 말로는 화석연료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실상은 증가하고 있다. 그 때문에 재생에너지에서 수소에 이르기까지 석유와 가스의 대안에 대한 집중이 가속화되어야 하는 것과 동시에 에너지 수요를 줄이거나 전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한 것이다.

 

런던대학 지구 시스템 과학 교수 마크 마슬린은 “2015년 파리 협약을 준수하고 넷 제로에 도달하며 기후 온난화를 1.5° 미만으로 유지하는 데 있어 에너지 효율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영국과 유럽연합의 평균 소비자는 수요 측면 유연성의 전면적인 시행을 통해 2030년까지 전기 요금을 7%, 2050년까지 10%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건물의 효율성, 수요 유연성 및 전기화를 최적화하면 2050년까지 건물의 탄소 배출량을 91% 줄이는 동시에 연간 전력 시스템 비용을 최대 1,070억 달러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2030년에는 전 세계 에너지 투입량의 최대 53%가 과잉 열로 낭비될 것이라는 계산이 있다. 이 열은 건물과 물을 가열하는 데 재사용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이론적으로 전기분해를 통해 생산된 수소로부터 1.228TWh의 과잉 열을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현재 가장 큰 열원인 석탄에서 발생하는 전 세계 열 생산량의 거의 2/3에 해당한다.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것은 지구 환경파괴를 막고자 하는 시민 운동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유럽연합과 미국, 중국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성장, 산업, 일자리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고, 이들 국가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정책과 보호무역을 대놓고 시연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만이 아니라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가상발전, 섹터커플링 기술까지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과 시장으로 성장할 '재생에너지기반 전력시스템 구축'이 가속화되고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시 말해 세계는 지금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2045년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했고, 2030년 전력 중 재생에너지 목표를 80%로 설정했다. 영국은 70%이고, 일본은 38%다. 한국의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는 21.6로 당초 계획이었던 30.5%에서 크게 후퇴했다. 독일과 한국이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면 독일은 한국의 4배 정도의 재생가능한 전력을 사용하게 된다. 2030년에도 석탄 20%, 가스 24%를 유지하는 한국산 제품의 탄소발자국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COP28에서 메탄가스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천연이라는 이름을 앞에 붙여 가스를 친환경이라고 호도해서는 안 된다. 석유도 땅에서 파낸 천연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명제가 어떻게 시작됐고 진행되고 있으며 목표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우선은 기후재앙을 막아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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