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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295. 현대차그룹의 SDV와 수소 시대라는 화두에 대한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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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4-02-05 11:25:14

본문

자본주의가 인류의 부를 키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양극화의 도구로 해석되고 있다. 크게는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와 중국식 관료 자본주의라는 표현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GM과 포드는 미국에서 주주들의 압박으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BYD가 아무리 승승장구해도 결국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하루아침에 힘을 잃었던 알리바바를 떠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현대차의 행보는 실적 상승으로 덮여있지만, 애널리스트의 눈길을 끌기 위한 행보가 종종 드러난다. 일론머스크의 이슈화에 밀려있지만 본질에 충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런 점에서 CES 2024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화두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23년 실적을 중심으로 한 지금 현대차그룹의 상황은 좋다. 무엇보다 전기차시장에서의 상승세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2023년 전 세계 판매대수는 6.7% 증가한 730만2,451대로, 토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은 세계 3위였다. 2014년과 2015년 800만대 넘기면서 1,000만대 시대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점차 부진을 거듭했고 2020년 635만대까지 하락했다가 조금씩 증가했다. 

2023년에는 제법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목을 끄는 것은 2014년 174만대까지 판매됐던 중국시장의 판매가 25만대 수준으로 폭락하고, 35만대 수준의 러시아 공장 철수에 이은 어려움 속에서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이다. 대략 210만대의 시장을 잃었으나 2015년 대비 70만대 적은 수준까지 치고 올라갔다. 주로 북미시장과 유럽, 인도 등에서의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전체 판매에서 SUV의 비율도 53.9%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또 하나는, 미국시장에서 IRA 에 따른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하면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2023년 미국시장에서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모델을 약 4만 7,000대 판매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전체로는 약 11만7,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미국 내 승용 전기차 판매의 8%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2023년 배터리 전 세계 전기차 판매대수는 현대차 26만8785대, 기아 18만 2,000대 등 45만 1,000대가 판매됐다. 현대 브랜드에서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가 증가세를 견인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리스차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일반 판매차도 세액 공제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했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들어서도 2024년형 아이오닉5에 대해 1월 말까지 7,500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아이오닉 6의 미국시장 권장 소비자 가격은3만 8,615달러에서 3만 1,115달러로 인하되었다. 

 

현대차는 가격 인하가 생산 효율성과 규모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신차의 59%를 SUV인 상황에서 할인율을 줄여 높은 이윤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저가 전기차의 공격적인 출시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토요타/폭스바겐/GM vs 테슬라/BYD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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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발표한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두 회사의 2023년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62조4,720억 원, 26조7,348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5%, 영업이익은 56.7% 늘어났다. 

 

현대차는 영업이익률 8.2%, 기아는 첫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인 11.6%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15조원과 10조원을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도 10.2%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그동안 7~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현대차그룹은 지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삼성전자가 15년 전의 이익으로 후퇴한 소위, 어닝쇼크와 대비되는 실적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성장 폭이 큰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완화 등 시장이 정상화되어가는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토요타자동차의 2023년 세계 신차 판매대수는 그룹 전체(다이하츠 공업과 히노 자동차 포함)로 전년 대비 7% 증가한 1,123만대였다. 렉서스를 포함한 토요타는 8% 증가한 1,030 만대였다. 각각 과거 최고를 갱신한 것으로 토요타만으로는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었다. 배터리 전기차 판매는 증가율은 413%로 높지만 판매대수는 11월까지 9만 5,220대로 폭스바겐과 현대차그룹에는 크게 뒤진다.  

 

폭스바겐그룹도 12% 증가한 924만대를 판매했다. 2022년보다 100만대 가량 증가한 것이다. 유럽에서 19.7%, 북미에서 17.9% 증가한 데 힘입은 것이다. 다만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는 1.6% 증가에 그쳤다. 배터리 전기차는 34.7% 증가한 77만 1,100대를 판매했다. 전기차의 점유율은 2022년 6.9%에서 8.3%로 증가했다. 

 

참고로 2023년 업체별 순위에서는 위 세 개 업체에 이어 스텔란티스가 640만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628만대, GM 487만대, 포드 397만대, 혼다 395만대, BYD 302만대, 스즈키 301만대 등이었다. 

 

위 업체 순위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 전 세계 자동차시장은 크게 요동을 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BYD 가 기존 자동차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테슬라는 2023년 매출액은 19%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3% 하락하며 주춤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22년 16.8%에서 9.2%로 크게 하락했다. 주가를 끌어 올리는 이슈 몰이가 더 이상 먹히지 않은 결과다. 일론 머스크의 기행도 문제이지만 4680 배터리가 완성도는 물론이고, 수율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물론 테슬라의 성적이 배터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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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BYD는 2023년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62.3% 증가한 302만 4,417대였다. 전동화차를 전년 대비 493.51% 증가한 24만2,765대 수출했다. 전력 및 에너지 저장 배터리 설치 용량은 약 150.909GWh로 전년 대비 67.98% 증가했다. 그로 인해 순이익도 89%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YD는 자동차사업 외에도 휴대폰 부품조립 사업은 해외 대형 거래선 비중 확대와 안드로이드 고객 수요 반등, 신에너지차와 스마트 신상품 사업의 고성장 등으로 수혜를 누리고 있다. 전화 부품 및 조립 사업에서 생산 능력 활용도가 크게 증가하고 사업 구조가 더욱 최적화되었으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한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셀을 자체 개발 생산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는 테슬라보다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중요한 저가 모델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차에 중요한 저궤도 상업용 위성 운영업체인 지스페이스도 운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는 2025년 2만 5,000달러 저가 전기차 출시를 선언했고 폭스바겐도 2만 6,000유로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푸조와 시트로엥 등 스텔란티스그룹 내 브랜드들은 유럽시장에 맞는 저가 모델을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 저가 전기차시장에서 메이저 업체인 현대차그룹은 2023년 11월 당초 예고했던 2만 2,000달러(현지 가격 15만 9,800위안)보다 낮은 1만 9,000달러(14만 9,800위안)의 가격으로 기아 EV5를 가장 먼저 중국시장에 출시했다. 테슬라 모델Y와 비슷한 크기의 EV5는 E-GMP를 기반으로 하지만 800V 베이스는 아니라 400V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가격 인하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에는 EV5를 중심으로 EV3와 EV4 컨셉트를 공개하며 패밀리카 라인업 확대를 선언했다. 2024년에 EV3를, 2025년에 EV5를, 2026년에 EV4를 출시할 예정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유럽시장에 약 3만 유로의 가격으로 B세그먼트 모델 EV2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큰 모델인 EV9의 미국시장 시판 가격이 5만 5,900달러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아는 저가 전기차 시장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아는 광명 공장을 전기차공장으로 리모델링을 마치고 생산에 임박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에 새로운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해 2026년 가동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 시리즈 등 전기차 라인업이 기존 내연기관차의 자리를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는 2025년 출시 예정인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환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BYD는 타이어와 유리 외에는 모두 자체 생산한다는 방침으로 테슬라의 수직통합과 비슷한 사업구조다. 현대차그룹도 보쉬와 콘티넨탈 등 글로벌 서플라이어들과 협력하고 있지만 자체 생산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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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정의선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제시한 키워드는 ‘고객, 인류, 미래, 나눔’이다. 그 아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슬로건이 있고 그 내용은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 20%라는 포트폴리오로 사업 구조를 바꾼다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아키오 토요타의 표현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자동차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로봇회사 보스톤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며 하나씩 새로운 그림을 그려왔다. 그 과정에서 수소 전기차 사업을 포기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는 국내 미디어들의 ‘뇌피셜’이었다. 현대차는 수소 연료전기차 부분에서 쌓은 노하우가 많다. 궁극적으로 승용차는 배터리 전기차, 중대형차는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라고 하는 구도를 넘어 화석연료의 횡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CES 2024를 통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와 수소 생태계 구축이라는 두 가지 화두를 전면에 내 세웠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는 테슬라가 물리적인 디자인의 변화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자동차의 성능을 개선한다는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자동차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OTA, 즉 무선 업데이트가 가장 먼저 떠 오른다. 우리는 이미 대부분의 자동차에서 네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고 커넥티비티 서비스에 가입해 비용을 지불하,면 원격 시동과 에어컨 및 히터의 작동, 내 차 위치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도 SDV에 속한다. 커넥티비티를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획득하고 데이터를 공유해 차량 제어를 수행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는 자동차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또 다른 비즈니스를 구상한다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 의미가 모호하다. 

 

그러나 미래 자동차산업을 고려했을 때 지극히 논리적으로 최선의 기술적 선택이라는 것이 서울대 홍상수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SDV 등장 배경을 제조업 페러다임, 제조 효율화, 소프트웨어 공학 등에서 실체적 당위성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전통적인 자동차 기술의 관점에 몰입되면, SDV는 모호한 언어적 관념으로만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제품의 서비스화를 이미 성공적으로 경험한 타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위의 세가지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성공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홍상수 교수는 주장한다. 스마트폰을 그 예로 들었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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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에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과거 휴대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SK가 011이라는 번호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결국은 스마트폰의 후발 주자에 그치는 결과를 낳았다. 그 플랫폼 비즈니스의 생태계를 구축해 낸 애플과 구글이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SDV는 스마트폰과는 또 다른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강력한 기능안전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고 실시간성, 결함허용성, 신뢰성, 보안성과 같은 비 기능적 요구사항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달리는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자동차회사들은 이런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폭스바겐이 ID.3의 네비게이션을 출시 후 1년이 지나서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소프트웨어 자회사인 카리아드가 온전하게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호기롭게 시작했던 전기차로의 전환이 지금도 계획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것보다 먼저 자동차회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생태계 구축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해야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델체인지’를 할 때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테슬라가 모델3의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았을 때, 미지근한 반응에 그친 것도 그런 현실을 말해 준다. 

 

현대차그룹도 소프트웨어 중심의 아키텍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디커플링’, 그리고 모듈 아키텍처, 아키텍처 표준화라고 표현하고 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다. 단순하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강화 정도로만 다가올 수도 있다. 차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음성 어시스턴트와 인공지능 내비게이션, 즉 생성형 AI를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공지능이라는 이야기가 포함되는 상황은 또 달라진다. 최근 세상을 압도하고 있는 챗GPT 등 인공지능 기술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가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당장에는 GPU생산의 최강자인 엔비디아의 수익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만 부각되고 있다. 자동차회사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개발할 수 없다. 그러면 외주에 의존해야 한다. 특히 한국처럼 반도체 강국이라는 표현과 달리 그 생태계가 거의 없는 것처럼 인공지능 부문에서도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다. 국가 차원의 투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자동차회사들은 2016년 등장한 C.A.S.E가 전기차, 그리고 SDV로 방향성이 약간 달라졌다. 자율주행과 차량 공유는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범위가 더 좁혀졌다. 앱티브도 현대차의 자율주행합작회사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전기차는 쓰나미가 되어 있지만 그 중 SDV는 과거 다른 신기술이 그랬듯이 모든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투어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벌써 5년이 지났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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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저감이 숙명인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SDV의 구현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의 저변에는 기존 하드웨어의 물리적인 개발 및 생산비가 저감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토요타는 우븐 플래닛을 2023년 봄 우븐 바이 토요타로 바꾸었다. 우븐은 모빌리티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토요타 모빌리티 컨셉을 채택하고 자동차 가치의 확대, 새로운 영역으로의 이동성 확장, 사회 시스템과의 이동성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크게는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 컨셉의 실현을 가속화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다. 2020년 설립됐는데 조직을 다시 정비하는 등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작단계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그룹도 스마트솔루션 프로바이더를 주창한지 5년이 지났다. 그를 위해 많은 로봇과 AAM등 사업 부문 확대가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톤 다이나믹스 로봇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는 테슬라와는 다르다. 당장에는 큰 물건을 이동하는데는 이점이 있으나 다섯 개의 손가락을 사용하는 테슬라봇과는 방향성이 다르다. 그것이 무엇이든 자동차산업보다는 별도의 로봇산업으로의 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AAM도 eVTOL도 보편화되어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와는 별개로 당장에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집중해야 하고 SDV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체제를 재검토해, AVP(Advanced Vehicle Platform) 본부를 설립해 네이버 출신 포티투닷 대표 송창현이 이끌게 했다. 그러면서 기존 연구개발연구소의 CTO 를 6개월만에 해촉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소 역사상 이례적인 조치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회사를 표방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그것을 구현할 하드웨어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2023년 현대차그룹의 28건의 리콜 중 절반이 소프트웨어 관련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1~2년마다 교체하는 스마트폰과는 조건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초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삼성의 엑시노스 오토 V920을 차세대 인 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에 탑재하기로 했었다. SK 및 LG와의 협력에 더하여 삼성과도 협력 관계를 맺음으로써 한국 내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모양새가 가시화됐다. 삼성은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을 조작해 집 전체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다루고 있다. 현대차와의 헙력으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인력 부족의 한계가 걸림돌이다. 

 

종합적인 수소 생태계 구축 선언은 다음 세대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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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차그룹은 CES 2024를 통해 미래 수소사회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우리 세대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해야 할 기술”이라며 에너지 부문에서도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에 신형 연료전지차 출시와 더불어 수소의 생산과 운반, 보존, 그리고 사용 단계에 이르기까지 종합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수소 비즈니스는 단기 수익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한 포석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해외에서 수소 에너지에 대한 자세 변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에너지부는 2023년 9월, 최근 땅속에서 자연적으로 생성, 축적되는 수소 매장지 발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땅속 청정 지하 수소를 생산하고 추출하는 기술 연구에 2,00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해 7월,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가 천연수소 개발 기업 콜로마에 9,1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은 것이다. 스타트업들은 이미 캔자스와 네브래스카를 포함한 중서부 주에서 최초의 상업적 연료 공급원이 될 수 있는 시험정을 시추하고 있다. 

 

한국의 포스코와 두산, 한화, 고려아연, 코오롱 그룹, 효성그룹, 세아그룹, 삼정이엔씨 등도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수출까지 연결되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공급망 전체를 다루는 것으로 수소의 응용 범위를 넓혀 편리성을 높인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1998년부터 수소 기술 연구를 시작한 현대차그룹은 수소가 친환경 궁극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아예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선 것이다. 현대차의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는 2023년 약 4,000대로 전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밝지 않은 현대차그룹의 2024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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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레거시 업체들 중에서는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23년 미국시장에서 33% 상승한 주가가 올 들어 6% 하락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부정적인 면도 있다. 미국시장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4분기에는 인센티브를 두 배나 늘렸다. 판매대수 결과가 반드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시장 배터리 전기차 판매도 2022년 48%, 2023년 전체 29% 증가했으나 4분기에는 2% 감소했다. 올 해 목표를 30%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도 상황이 녹녹치 않다. 전기차가 아직은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제라는 현실도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판매 증가율을 1% 가량으로 잡고 있다. 이는 2030년 배터리 전기차 200만대 판매 목표가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특히 각국의 환경규제와 RE100등으로 인해 한국산 전기차의 해외 시장 침투가 쉽지 않다. 이 시대의 경쟁력은 환경이다.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가 21%인 나라와 80%인 독일의 제품력 차이는 극복할 수 없을 수 있다.  과거에 비해 다우지수 주가에 신경을 쓰는 이슈를 제시하는 행보도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장기적인 전망은 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개발이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주가로 주목을 끌기보다는 하드웨어 시대의 제품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를 구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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