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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87. 21세기 스포츠카의 전성시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7-25 21:55:24

본문

바야흐로 스포츠카의 전성 시대다.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자율주행시대에 대한 뉴스가 넘쳐 나지만 시장에서는 초 고가의 하이엔드카와 수퍼 스포츠카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연비 및 배출가스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출력 수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4~5리터급의 배기량에 터보차저를 채용하고 있으며 6.2리터 배기량도, 12기통 엔진도 살아 있다. 뿐만 아니라 엔트리 스포츠카도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카들이 넘쳐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중국시장이 28년만에 판매 감소를 보였지만 스포츠카의 판매는 늘고 있다. 이 시대 스포츠카의 트렌드 변화를 살펴 본다.

 

글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이 시대에 스포츠카를 얘기하는 것이 생뚱 맞을 수도 있다. 디지털화와 커넥티비티, 자율주행차가 눈앞에 와 있는데 무슨 스포츠카 이야기를 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세상 일이 모두 한 방향으로만 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전히 자동차회사들은 기존 스포츠카의 성능을 강화하고 새로운 스포츠카를 개발하고 있다.

 

스포츠카라고 하는 것은 장르상의 구분이다. 세단과 왜건, 컨버터블, 쿠페 등 차체 타입과는 별도로 속도와 주행성을 우선으로 하는 차를 스포츠카로 정의한다. 분명 판매대수는 양산 브랜드들에 비해 크게 적지만 자동차회사들의 스포츠카에 대한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최근 BMW와 토요타가 같은 플랫폼을 베이스로 Z4와 수프라를 만들었고 쉐보레는 콜벳을 미드십 레이아웃으로 바꿔 엔터테이너를 넘어 아예 페라리와 같은 성격의 차를 만들어 냈다. 수퍼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혼다 NSX도 다시 부활했고 재규어의 F타입도 이 시장에서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수퍼 스포츠카는 만인이 원하는 패밀리카와는 분명 다른 스타일링 디자인과 성능을 무기로 하고 있다. 때문에 그 수요층도 한정되어 있다. 특히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은 사용자의 취향보다는 제조자의 독창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정된 수치만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니까 소비자가 선택하는 차가 아니라 자동차가 사용자를 선택하는 모델이다. 그래서 판매대수도 연간 1만대가 넘지 않는다. 아예 판매대수를 한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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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금은 더 보편성을 추구하고 있는 모델에 포르쉐를 비롯해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내놓는 스포츠카가 있다.

 

스포츠카는 우선은 자세로 성격을 표현한다. 와이드 &로로 표현되는 낮게 깔린 차체, 낮은 지상고, 풀 웻지 등 공력성능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로포션이 특징이다. 그래서 앞 코가 낮고 보닛이 길고 오버행이 극단적으로 짧다. 그런 만큼 탑승성은 세단과 달리 불편하다. 그것을 불편함이 아니라 특별함으로 여긴다는 점이 패밀리카와 다르다.

 

그런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일반인들도 접하기 쉬운 스포츠카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포르쉐다. 물론 포르쉐는 같은 911 내에서도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세분화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넓다. 더 나아가 718 박스터로 입문 스포츠카를 만들고 있기도 하며 카이엔이나 마칸으로 시대의 화두인 SUV 스포츠카로 시장 확대에 성공하기도 했다.

 

당연히 실내의 레이아웃도 다르다. 최근 등장하는 스포츠카들도 디지털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운전석에 앉으면 아날로그 감각이 강하다. 시트의 구성도 2인승이 대부분이며 가끔씩 2+2인승이 있는 정도다.

 

스포츠카는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아날로그적인 감각을 우선으로 하는 차를 말한다. 그 달리는 즐거움에는 가속감도 있고 최고속도도 있으며 핸들링 특성도 있다. 사운드도 스포츠카의 중요한 요소다. 더 들어가면 중간 가속 수준을 비롯해 플랫 라이드라는 용어도 등장한다.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도 추구하는 타겟 마켓에 따라 다르다. 리어 엔진 리어 드라이브를 시작으로 미드십 엔진 리어 드라이드, 프론트 미드십 리어 드라이브, 프론트 엔진 리어 드라이브 등 다양한 레이아웃을 통해 자신들만의 주행성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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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스포츠카의 영역에서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가 미드십 엔진 리어 드라이브 레이아웃을 취하고 있다. 최근 데뷔한 쉐보레 콜벳이 그런 점을 의식해 프론트 엔진 리어 드라이브에서 미드십 엔진으로 바꿨다. 본격적인 스포츠카 시장에 뛰어 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런 레이아웃으로 인해 주행 특성은 프론트 엔진 프론트 드라이브의 패밀리카와는 많이 다르다. 전자장비로 자세를 제어하고 있기는 하지만 차종에 따라서는 여전히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모드를 설정하며 아날로그 스포츠를 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엔진과 하체가 매칭되지 않아 미끄러운 길에서는 완벽한 제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운전자의 스킬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20세기 스포츠카와 21세기 스포츠카의 차이이기도 하다. 20세기 스포츠카는 스파르탄이라는 단어가 주도했다. 수동변속기 모델이 주류였으며 운전자는 왼발로 클러치를 밟고 오른 손으로 기어 레버를 조작해야 했다. 오른 발로 가속 페달을 밟고 왼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며 ‘차아일체’를 추구했다. 당연히 체력 소모가 컸고 차체의 거동을 몸으로 느끼며 차체의 거동을 운전자가 제어해야 했다. 그러면서 등 뒤에서 몰아치는 강력한 사운드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와인딩을 공략하며 즐거움을 추구했다.

 

하지만 21세기 스포츠카는 다르다. 모델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히프 포인트가 극히 낮다는 점을 제외하면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패들 시프트로 변속을 하지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된다. 드라이브 모드의 조작도 엄지 손가락만으로 해도 되기 때문에 운전자는 온전히 속도와 핸들링에만 집중해도 된다.

 

더불어 하체를 대부분 전자장비로 제어해 주기 때문에 왼발로 풋 레스트를 힘껏 밟고 온 몸에 힘을 잔뜩 주고 달리지 않아도 된다. 처음부터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했던 디지털 원주민들이 아날로그 전화기를 이해하지 못하듯이 21세기 스포츠카부터 접한 사용자들은 앞서 언급한 스파르탄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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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술적인 진보는 스포츠카의 외연을 확대했다. 포르쉐는 올 해 상반기에도 2% 증가한 13만여대를 판매해 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늘어 5,000대에 육박했고 페라리는 판매대수를 늘리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들이 만든 패밀리카를 베이스로 스포츠 세단을 만들어 내 일반인들의 접근을 쉽게 했다. BMW M과 메르세데스 AMG, 아우디 RS 등이 그것이다. 2010년대 초만해도 연간 3만대 전후에 불과했던 이들 패밀리카를 베이스로 한 스포츠카의 판매대수는 각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간 10만대를 넘었고 지금도 세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힘이 많이 약해졌지만 ‘아름다운 고성능’을 표방하는 영국의 재규어도 F타입이라는 스포츠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리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애스턴 마틴은 최근 1,160마력의 하이퍼카 발키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만 이런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폭스바겐도 GTi로 주행성을 추구하는 골프를 만들고 있고 르노도 메간 RS를 통해 핸들링 우선의 프랑스차 특유의 스포츠카를 만들고 있다. 일본 메이커들도 예외는 아니다. 닛산은 페어레디 Z라는 독특한 성격의 스포츠 패션카를 만들어 올 해로 60주년을 맞았고 마쓰다도 올 해 30주년을 맞은 앞바퀴 굴림방식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MX-5로 그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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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위를 좀 더 넓히면 포드 머스탱과 쉐보레 카마로 등 아메리칸 포니카를 비롯해 닛산의 머슬카 GT-R도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현대자동차도 N 브랜드에 많은 투자를 하며 스포츠카 시장에 뛰어 들었다. 제네시스가 그렇듯이 상품성과는 다른 차원의 브랜드 파워로 인해 그 존재감이 강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날로그 감각이 강한 스포츠카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파워트레인이 각종 규제에 대응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배기량은 초고성능의 경우 4리터 전후로 수렴되고 있으며 좀 더 연성화된 스포츠카들은 2리터~3리터 엔진으로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능 수치는 최고출력이 600마력을 훌쩍 넘고 있으며 특별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1,000마력을 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2리터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이 메르세데스 AMG의 경우 421마력까지 올라갔다는 점이다.

 

지금 스포츠카는 또 다른 방향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을 전동화하는 것이다. 저 유명한 독일 뉘르부르크링 북코스를 6분 57초에 주파해 마의 7분 벽을 넘어선 포르쉐 918스파이더가 그 시작이었다. 0-100km/h 가속성능 2.6초라는 가공할만한 성능을 보였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본격 양산 모델은 아니었지만 전동화를 통해서도 성능을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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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 가을 프랑크푸르트오토쇼를 통해 공개될 배터리 전기차 베이스의 스포츠카 타이칸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1회 충전으로 약 53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0-100km/h가속성능 3.5초, 200km/h 도달 시간은 12초 이내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적인 배터리 전기차의 400볼트의 두 배인 800V 시스템을 사용해 15분 내에 80%를 충전할 수 있다. 볼보도 폴스타라는 고성능 브랜드를 아예 전동화 모델로 라인업 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가 크로아티아의 리막과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하기로 한 것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타이칸의 성능은 아직은 고성능 가솔린차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포인트는 파워트레인이 어떻게 바뀌든지 스포츠카라고 하는 장르는 계속된다고 하는 것이다. 테슬라가 모델S를 내 놓으면서 고성능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떤 형태로든 자동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이끌어 내야 자동차회사의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 자체를 부정하는 이론이 공유경제라는 표현으로 등장해 있으나 그 실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내연기관 엔진이 적어도 20~30년 이상 파워트레인의 주류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포츠카의 존재감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욕심 많은’ 사람들의 드림카로서의 입지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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