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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전동화와 기구학, 기구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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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22-10-12 09:33:07

본문

130년이 넘는 자동차의 역사 중에서 기술의 혁신이 없었던 때가 없었겠지만 차량의 전동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지금이 자동차 산업의 또다른 커다란 변화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변화의 중심이 기술의 발전에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자동차 기술의 변화는 엄격한 환경규제가 그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전동화 차량에 대한 많은 수요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를 맞이한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자동차 산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고, 기구 설계를 전공하는 필자도 그 동안 자동차 관련 연구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매우 도전적인 파워트레인 설계 이외의 연구 분야에 대한 탐구를 필요로 하는 때이다. 차량 전동화의 개요와 전동화에 따른 기술개발 현황, 전략, 문제점 등에 대해서는 본 오토저널의 다양한 특집과 칼럼에 이미 소개된 바 있으므로 본 칼럼에서는 차량이 전동화됨에 따라 기구학과 기구 설계가 기여할 수 있는 분야와 그 주변 산업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기구학과 기구 설계 
기구학은 - 기계의 목적에 맞는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링크들의 조합인 - 기구의 운동을 해석하거나 설계자가 원하는 운동을 구현하는 기구를 설계하는 학문으로, 기계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설계하고자 하는 기계를 구성하는 기구가 적절한 형태와 치수를 갖도록 해주는, 기계 설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학문 분야이다. 기계의 움직이는 뼈대가 잘 설계되어야 원하는 성능과 효율, 내구성을 갖출 수 있고, 단순한 방법으로 제어와 자동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 개발에서 기구학은 로터리 엔진과 가변 압축비(VCR) 엔진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내연기관과 변속기, 그리고 보다 효율적인 연소를 위한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CVVT) 기구,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CVVL) 기구,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구, 인젝터 등의 파워트레인 분야와 현가 장치, 조향 장치, 차동 장치 등의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파워트레인 분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같이 내연기관이 있는 전동화 차량의 경우에는 이미 실용화 단계를 넘어섰으므로 더 이상 연구할 것이 없을 수도 있겠으나, 기구 설계가 가능한 하나의 예를 들자면, 앳킨슨(Atkinson) 사이클과 실린더 비활성화(Cylinder deactivation)를 모두 구현하는 가변 엔진 구조의 설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엔진에 사용되는 앳킨슨 사이클은 기존 내연기관에서 밸브 개폐 시기를 조절하여 구현하고 있고, 일부 내연기관 차량에서 채택하고 있는 실린
더 비활성화 기술은 정속 주행 시 연료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일부 실린더에 연료를 공급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구현하고 있으나 비활성화된 실린더에서는 연소가 일어나지 않을 뿐 실린더 내의 피스톤은 계속 상하왕복운동을 하므로 이에 따른 마찰 손실이 발생한다. 

만약 위의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수행하되 실린더 비활성화 시에 피스톤이 정지(Piston deactivation)하는, 단순한 구조이면서 강건한 가변 엔진 기구를 설계 할 수 있다면 매우 효율이 높은 엔진의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외한 완전 전기차의 경우에는 기존의 엔진과 변속기는 전기 모터와 감속기로 대체되므로 기구학이 기여할 수 있는 동력 발생/전달 장치 관련 연구는 현재 일부 고성능 전기 차량에만 사용되고 있는 변속기 설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섀시/플랫폼 분야
차량의 전동화 초기에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섀시/플랫폼을 개조하여 사용하였지만 현재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사용이 일반화되고 있다. 기존의 완성차 업체에서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 플랫폼은 자사가 생산하는 다양한 차종에 적용 가능하도록 높은 공용성과 더불어 최소한의 공간에 전기 구동 부품을 설치하여 공간 활용성이 높아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탑승자뿐만이 아니라 섀시 내에 다른 부품을 설치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배터리를 차체 중앙에 낮게 배치하는 저중심 설계와 이상적인 전후의 무게 배분이 가능해져 주행 성능의 향상이 용이해졌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간적인 제약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설치가 어려웠던 기구, 예를 들면, 전동화 차량에 최적화된 고성능의 현가 장치의 사용이 가능해지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기대된다. 또한 에너지 회수를 위해 기존에 사용되던 회생 제동 기술 외에도 오래된 개념이기는 하지만 전자기식 회생 능동 현가장치(Electromagnetic energy regenerative active suspension)시스템에 대한 많은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의 바이 와이어(by wire) 기술 등의 도입에 따른 다양한 장치 – 예를 들면, 구동을 위한 액추에이터, 차량의 반응/반력을 운전자에게 전달해주는 햅틱 장치, 기기의 오작동 시를 대비하는 이중화 장치 설계 – 분야도 다양한 연구와 개발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새로운 사업과 제품의 경쟁력
차량의 전동화에 따라 최근에는 자동차회사와는 별개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회사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의 한 회사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는 시대, 휘발유를 구매할 수 없는 시대에 대비해서 자동차 수집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1975년 이전에 제작된 클래식 차량의 전동화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여 개조를 해주고 있고, 이스라엘의 한 회사(https://ree.auto/)는 일반 전기차뿐만이 아니라 라스트 마일 배송, 로봇 택시 등 다양한 전동화 차량에 사용 가능한 – 전기 모터, 현가 장치, 조향 장치, 브레이크가 차륜의 아치(Arch) 안에 모두 들어 있어 – 마치 스케이트 보드의 생김새와 같이 평평한 형태의 플랫폼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의 등장으로 일부에서는 마치 A라는 회사의 CPU를 공급받아 B라는 회사의 상표가 부착된 컴퓨터가 판매되듯이 자동차의 경우에도 그런 제품이 출시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을 하고 있고, 지금까지의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에는 소비자가 차량을 선택함에 있어 안전함을 기본 전제로 한다면 차량의 가격과 연비를 포함한 파워트레인 성능, 브랜드 이미지를 포함한 미적 디자인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던 것과는 달리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되면 획기적인 모터 성능이나 타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은 에너지 저장 능력을 갖는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절대적으로 우월한 완성차 업체가 출현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전기차가 비슷한 성능의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어 기존 자동차의 파워트레인이 갖던 엔지니어링적인 측면보다는 미학적인 요소와 차량이 제공하는 다양한 편의성이 더욱 중요한 선택의 요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며, MaaS(Mobility as a Service) 시장이 확대되면 차량 소유의 시대에서 차량의 공유의 시대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시각과 예측과는 상관없이 분명한 사실은 전동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금까지의 자동차 산업과는 매우 거리가 멀었던 새롭고 – 그것이 2륜이든, 4륜이든, 아니면 아예 바퀴가 없는 비행체이든 – 다양한 이동 수단의 출현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좁은 도로와 열악한 주차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되는 차폭이 좁은 차량의 경우에는 좌우 타이어 사이의 거리가 기존 차량보다 좁아 차량 선회 시에 전복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이의 방지를 위해 - 마치 오토바이 운전자가 코너를 돌 때 운전자 몸과 차체를 기울이는 것과 같이 - 차량이 선회할 때 차체를, 또는 차체와 타이어를 선회 내측으로 기울이는 4륜 차량(Narrow tilting vehicle)이나, 이동 로봇 등에서 활용되는 매우 좁은 공간에서도 회전이 가능한 차량(Omnidirectional vehicle)의 활용도 기대해 볼만하다. 

또한 자율 주행의 실용화와 더불어 신개념 모빌리티의 출현은 탑승자를 위한 편의 장치 개발과 관련된 많은 연구와 사업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러한 편의 장치는 멋지게 열리는 차량의 도어나 넓어진 차량 실내에 편히 앉아 이동할 수 있는 의자 등과 같은 것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전자화되고 소프트웨어가 그 역할을 담당하겠지만 그런 편의 장치가 구동 기구 없이 스위치만 누른다고 작동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기회
전기차의 경우,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 제작에 사용되던 3만여 개의 부품 중에서 대략 1만여 개의 부품이 필요 없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모터와 배터리 팩 등에 사용되는 부품 수를 모두 합쳐보면 두 차종의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 수는 거의 같다고 한다. 차량이 전동화됨에 따라 그만큼의 부품 생산이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다른 산업 분야로 이전되었다는 얘기이다. 

지난해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절반 이상은 전기차 관련 분야로의 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전기차 출현에 따른 산업 재편의 영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기존의 내연기관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조립 라인을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니 부품 업체나 완성차 업체 모두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차량의 전동화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형태의 이동 수단과 새로운 산업의 개발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관련 산업체와 연구자들에게 또 한번의 커다란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학회의 역할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자동차의 전동화라는 새로운 시대에 잘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의 원천은 관련 분야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상상력, 통찰력, 그리고 정보력이 아닌가 싶다. 이를 위해 우리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는 춘·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학회의 11개 부문과 6개의 연구회, 그리고 4개의 지회에서는 워크샵과 세미나 등의 학술행사를 개최하여 학계, 연구계, 산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자동차와 미래 모빌리티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학회 법인 회원사의 상호 협력을 위한 부품산업위원회와 부품기술연구회가 구성되어 있고,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지정한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서 활발한 표준화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학회는 회원과 회원사가 전동화 시대에 잘 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니 우리 학회에서 펼치고 있는 다양한 행사뿐 아니라 부문과 연구회 그리고 위원회에도 많은 참여를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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