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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탄소중립 모빌리티 시대를 위한 수소 저장·운송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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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토저널(ksae@ksae.org)
승인 2023-10-10 13: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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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맞서 세계 130여개 국이 장기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가운데, 사람과 물자의 이동과 직결되는 모빌리티 분야의 탄소중립 달성은 여전히 뜨거운 이슈이다. 그중 육상 모빌리티에서는 최근 승용차·소형 상용차를 중심으로 배터리 전기차(BEV)가 급속히 확산되는 등 실질적인 변화가 전개되고 있으나,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대형 상용차 및 특장차, 대량 운송 수단인 기차 등은 여전히 탄소중립 시대로의 여로가 불투명하다. 또한 대개 장거리 운송을 전제로 하는 해상 모빌리티나, 항공(드론, AAM) 모빌리티도 여러 제약으로 말미암아 다양한 탄소중립 대안이 혼재하고 있다. 배터리를 활용하는 모빌리티 친환경화가 유력한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전술한 모빌리티들은 기술적·운용적 특성상 그러한 전략이 타당하지 않거나 혹은 유일한 대안이 되기 어려운 것이 그 배경이다. 

 

그 가운데 모빌리티 탄소중립화의 대안으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왔고 기술적으로도 돋보이는 것은 바로 수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수소는 142kJ/g에 달하는 높은 질량 에너지 밀도를 가진 청정 에너지원으로, 질량 에너지 밀도가 이온 배터리의 수십 배, 가솔린·디젤 등 화석연료의 2~4배에 이르기 때문에 다종의 모빌리티에 적용 가능한 잠재력이 충분하다. 더하여 수소는 전기에너지의 유력한 저장 수단으로 연료전지를 거쳐 즉각적으로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며, 내연기관에서 연소하더라도 화석연료 대비 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저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다만 그간에는 수소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생태계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던 관계로 수소 모빌리티 시대의 본격화가 다소 지연되어 온 감이 있다. 이를테면 수소 생산·저장·운송·충전 인프라를 연계 보급하여 산업의 선순환을 달성하는 것이 필요하나, 수소 저장·운송의 경제성 문제 등이 다소간 한계를 노정하였던 것이다. 즉 수소 활용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소의 에너지 저장 밀도를 더욱 개선하여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서 높은 저장·운송 효율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것이 수소 모빌리티 시대의 개막을 앞당기는 핵심 전략이 된다. 

 

그렇다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고압 수소 기체를 활용하는 방식 이외에 수소를 보다 효율적으로 저장·운송하는 새로운 기술 대안이 있다면 어떨까? 최근 수소 저장·운송의 차세대 패러다임을 향해 주요국의 이목이 집중되며 수소 모빌리티의 미래에도 서광이 드리우고 있다. 그러한 패러다임을 창출할 대표적인 기술은 액화 수소, 그리고 암모니아 및 LOHC(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 기술로 대별된다.

 

먼저 액화(액상) 수소 기술을 개괄해보기로 한다. 이는 수소를 극저온에서 액화함으로써 저장 및 운송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이다. 액화 수소는 체적(부피) 에너지 밀도가 상온에서의 기체 대비 800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고압 기체 저장 시 대비 저장 용기의 안정성도 높아 수소 저장·운송 효율을 개선할 잠재력이 크다. 관건은 극저온 상태를 달성·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에너지 및 관련 시설 구축 비용인데, 이러한 추가적인 비용에도 불구하고 액화 수소는 내륙에서의 운송 등 경제성 측면에서 고압 기체 수소 대비 우위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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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액화 수소의 가능성을 포착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상용차 제조사, 에너지​ 기업 등이 관련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다임러, 하이존, 챠트 등 모빌리티 중심 기업 및 린데, 넬, 에어프로덕츠 등의 에너지 기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주요국 정부의 지원 정책도 주목할 만한데, 대표적으로 미국에서는 대형 수소모빌리티 보급을 위한 실증 사업은 물론 중대형 트럭의 액화수소 저장 시스템, 액화수소 충전·공급을 위한 기술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 극저온 기반 액화 수소 기술 및 그와 관련된 소재·부품·장비 기술이 고도화될 경우, 수소 생산지-수요처 간의 운송 경제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수소 모빌리티의 출현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드론과 같이 소형·저중량 모빌리티의 한정된 공간 내 고밀도 액화 수소를 충전·저장하면 운행 시간·범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므로, 수소가 여타 탄소중립 동력원 대비 경제적 우위를 달성할 여지가 크다 하겠다.

 

수소 저장·운송의 또 다른 게임 체인저는 암모니아 혹은 LOHC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화학적으로 수소를 ‘품을’ 수 있는 유기화합물을 수소 저장·운송 수단으로 활용하되, 이후 목적지에서 화학적 과정을 통해 수소를 추출하는 개념이다. 다소 복잡하게 여겨질 수 있으나, 이들 물질은 그 자체로 저장·운송에 유리한 특성이 있고 관련 산업 인프라가 풍부하므로 몇 가지 기술적 허들을 넘는다면 산업 간 연계를 통해 수소 모빌리티에의 적용을 빠르게 시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중 암모니아는 농업·제조업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는 화합물로서 그 자체는 친환경 물질이라고 볼 수 없으나, 약 650℃의 고온 열분해(cracking)를 통해 해로운 부산물 없이 수소와 질소로 탈바꿈하는 잠재력이 있다. 암모니아는 일반적인 조건에서 기체 수소 대비 체적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LPG 보다도 높은 온도에서 액화가 가능한 특징이 있어 에너지 저장 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또한 2021년 기준 전 세계 64개국 490개의 시설에서 암모니아가 생산되고, 120개 이상의 항구에 암모니아 터미널이 구축되어 있을 정도로 생산 및 국가 간 수송을 위한 인프라도 상당히 확보된 상태이다. 

 

암모니아 열분해 장치와 연료전지를 패키징하여 모빌리티 등에 적용을 시도하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스타트업인 Amogy는 암모니아 열분해 장치와 수소연료전지를 패키징하여 드론, 트랙터, 트럭 등에 적용 가능성을 입증하였으며, 최근에는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팩을 개발 중이다. 또 이스라엘 기업 Gencell은 액상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저온 알칼리 연료전지(Alkaline Fuel Cell)를 통해 원하는 장소에서 바로 전력을 생산하고 산업용 디젤 엔진을 대체하기 위한 사업을 전개 중이다. 

 

LOHC도 대용량의 수소를 상압 또는 저압에서 안전하게 저장·운송할 수 있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암모니아와 유사한 장점을 지닌다. LOHC란 수소 저장추출의 매개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유기 화합물의 총칭으로, 유력한 대상 물질로는 톨루엔(toluene) 계열 화합물이 지목되고 있다. LOHC는 암모니아 기반의 저장·운송과는 달리 수소 저장·추출을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기존 석유계 인프라(유조선, 유조차량, 파이프라인 등)를 거의 그대로 활용할 여지도 있어 주목할 만하다. 다국적 소재 기업 유미코어, 독일 Hydrogenious, 미국 Honeywell 등의 거대 기업들도 LOHC 관련 사업을 전개 중이라는 사실은 LOHC의 기술적 타당성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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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한 3대 기술 중 무엇이 미래 수소 저장·운송의 지배적 형태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분명하지 않다. 각 기술 대안은 운송 거리나 운송 조건에 따라 경제적 우위가 달라질 수 있고, 또 국가별 환경 조건에 따라 기술 개발의 우선 순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각 기술의 상용화 시점 이후에도 여러 대안이 공존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도 있다. 향후 전개 방향을 논외로 하더라도, 수소 저장 산업 규모가 2030년 217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고(Deloitte 추정), 이것이 재차 운송 부문의 성장세를 자극하여 상당한 경제·산업적 파급력을 보일 것이라는 점은 중요하다. 

 

새로운 수소 저장·운송 기술이 적용되면 배터리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수소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특히 액화 수소나 암모니아/LOHC와 연계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발전에 따라, 구동 배터리 충전에 오랜 시간이 요구되는 상용차나 무거운 배터리​ 탑재가 적합하지 않은 어려운 선박·항공 분야의 탄소 중립을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기술적 응용과 더불어 범용 인프라 확충이 진행되며 수소 산업의 경제성도 더욱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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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민·관이 시너지를 발휘하여 국산화가 시급한 기술 분야를 우선 개발할 수 있도록 2022년 「수소기술 미래전략」을 수립하고, 3대 추진전략 하 9대 과제를 제시하며 수소 생태계 고도화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전술한 내용과 관련된 물리적·화학적 수소 저장·운송 기술 고도화, 차세대 수소 모빌리티 기술 선점 의지도 반영되었다. 또한 2030년 수소 상용차 3만 대 보급, 액화충전소 70개소 확보, 암모니아·액화수소 인프라 구축 등 구체적인 과제도 제시되었다. 

 

민·관의 의지에 발맞추어, 그간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한 우리나라가 다가올 수소 모빌리티 시대에도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학계에서도 차세대 수소 저장·운송 관련 연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 분석이 시사하듯이1 수소 저장·운송 기술과 관련하여 EU·미국·일본 등은 꾸준히 축적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수소 신산업의 개화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 저장·운송 관련 부품·시스템 기술, 인프라, 평가 기반 구축 등 관련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발전 전략을 구상하고, 모빌리티를 포함한 수소의 새로운 응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 김현철 (한국자동차연구원)

출처 / 오토저널 202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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