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정평가(LCA)란?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는 제품 전 과정에 걸쳐 제품 시스템의 투입물, 산출물 그리고 제품 시스템의 잠재적 환경 영향을 집계하고 평가하는 기법을 말한다(국표원, 2011). LCA는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목적 및 범위 정의 : LCA 수행 목적과 연구에서 다뤄져야 할 기본 요건(e.g. 기능 및 기능단위, 시스템 경계 등)들을 정의하는 단계

•전과정 목록분석 : 제품 시스템의 전과정에 걸쳐 투입물과 산출물을 종합하여 정량화하는 단계

•전과정 영향평가 : 제품 시스템의 전과정에 걸쳐 잠재적 환경영향의 크기와 중요성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단계

•전과정 해석 : 전과정 목록분석과 전과정 영향평가의 결과가 앞서 정의된 목적과 범위에 일관성 있게 수행했는지와 그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는 단계

<그림 1>에서와 같이 전과정 단계별로 잠재적 환경영향을 집계하고 평가할 때, 사업장(현장)에서 수집한 정보(투입물, 산출물)로 공정데이터(gate to gate; gtg) 생성한다. 이렇게 생산된 gtg 데이터의 상위흐름(원료물질, 에너지 등) 또는 하위흐름(사용, 폐기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 전과정 목록 데이터베이스(Life Cycle Inventory Database, 이하 LCI DB)가 필요하다. 

전과정목록(LCI) DB와 데이터형식

LCI DB는 LCA 기법을 이용해 원료 취득, 제품 생산 등의 과정에서의 환경부하를 정량화한 환경성 정보 데이터베이스다(국표원, 2016). 산업 전반에 필요한 기간산업(에너지, 수송 등), 원료·소재·부품, 폐기(소각, 매립, 재활용 등) 등을 대상으로 개발한다.

국제적으로는 LCI DB의 호환성을 위해 Ecospold2 와 ILCD 데이터형식을 추천하고 있다. Ecospold2는 XML 기반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표준화(데이터구조화, 일관성)에 초점을 둔 형식이며, ILCD는 EU에서 제시하는 형식으로 메타데이터(예시, 데이터출처, 사용용도, 제한사항 등)를​ 명확하게 기술하여 데이터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전과정목록(LCI) DB 구축 절차

LCI DB구축 절차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그림 3>과 같다.​ 

국내 LCI DB 현황 

우리나라는 1999년에 환경부와 산업부는 각각 LCI DB 구축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후 산업부는 2009년에 사업을 중단했으나, 환경부는 환경성적표지(저탄소제품) 제도의 기초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해 꾸준히 국가LCI DB를 구축하고 있다. 국토부, 농림부, 산림청 등에서도 DB를 구축하였으나, 일부는 중단하였거나, 작은 규모로 DB 구축을 이어가고 있다. 환경부와 산업부에서 구축된 DB(기 구축)는 에코스퀘어(https://ecosq.or.kr)에 공개되어 있으며,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부가적으로 “일반 LCI DB”를 개발·보유하고 있는 기관에서 이를 “국가 LCI DB”로 인정받고자 하는 경우 ‘국가 LCI 데이터베이스 일반지침’에 따라 구축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정밀검토를 거쳐 국가 LCI DB로 인정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기술개발에 따른 공정·효율 개선 등으로 인한 기존 DB의 개정 필요성과 신산업 등장 및 규제 대응 관련하여 새로운 DB 수요가 생겨났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기존 DB는 개정하고, 신산업 및 해외 제품환경(탄소)규제를 대응하기 위해 2021년도에 국가 LCI DB 구축을 위한 중장기 계획(2022~2030년)을 수립했다. 

<표 2>와 같이 단계별 계획에 따라 환경부에서 주도적으로 기반산업, 기초소재, 수출, 탄소중립 기술 등을 포괄하는 품목에 대해 2022년부터 매년 150개 LCI DB를 새롭게 개발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약 1,000여개의 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개발한 DB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LCI 데이터 형식(ILCD)에 맞춰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운영하는 LCI DB​ 국제 공유 플랫폼인 GLAD(The Global LCA Data Access network)에 순차적으로 등록하고 있다. 

참고로 GLAD는 LCA 데이터의 접근성과 상호 운용성을 개선하여 LCA를 널리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14개 국가(독일, 스웨덴, 스위스, 태국, 미국, EU 등) 및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2020년 6월 11일에 공식 출범하였다.​

해외 LCI DB 현황

해외 LCI DB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GLAD 및 LCI DB 생산 기관(정부연구기관, 산업연맹 등)의 홈페이지를 확인하였으며, DB명칭 및 유료와 무료 여부, 관련 홈페이지 링크(QR코드) 등의 정보를 <표 3>과 같이 정리하였다.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에코인벤트(Ecoinvent)와 가비(Gabi) DB의 개수가 약 8만 4천여 개이며, 일본 DB(IDEA)는 약 4천여 개 정도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신규로 제정 또는 개정한 DB가 약 320여 개(2022~2023년) 정도이며, 기 구축된 DB를 포함시 약 750여 개 정도로 물리적인 DB 갯수가 적은 편이다. 

GLAD에는 약 10만 개 DB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 중 87%는 유료 DB이다. EU, 미국, 호주 정부연구기관에서 개발하거나, 관련 산업 연맹 및 연구소에서 개발한 DB는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

자동차 LCA와 LCI DB 활용

UN ECE(유럽경제위원회)의 WP29 GRPE(에너지·대기오염작업반)에서 2023년 1월부터 자동차 전과정탄소배출량 표준 평가방법 마련을 위해 전문가 작업반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내년에 자동차 LCA 결의안(Resolution)을 도출할 예정으로 평가방법에 따른 필요한 DB를 사전에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 볼보 등 자동차 업계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소재 선택, 제조공정, 전력 공급 최적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를 평가하는데 LCA와 LCI DB를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와 같이 수많은 소재와 부품을 사용하는 제품의 LCA 및 탄소발자국 산정 시, 전과정 단계별로 수많은 LCI DB가 필요하다. 국가 LCI DB가 있는 경우 우선적으로 검토하여 사용하되, 국내에 없는 원료물질, 소재 등은 해외 DB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 사용하고자 하는 LCI DB의 속성정보(메타데이터), 기준 단위, 데이터의 품질(시간적, 기술적, 지역적)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가장 적합한 DB를 신중하게 선택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글 / 정인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출처 / 오토저널 2024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