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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시빅 Type R, 터보의 시대에도 살아있는 고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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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2-26 00: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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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고성능 모델에서 자연흡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터보차저로 전환한 후에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10세대로 다시 태어난 혼다 시빅 Type R은 2.0L VTEC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320마력을 발휘한다. 고성능 엔진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뉘르부르크링에서 FF 모델로 최속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과연 이 엔진에는 혼다의 정신이 살아있는 것일까? 터보차저 엔진에서의 VTEC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300마력 이상의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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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에서 생각하는 ‘좋은 엔진’의 조건 중 하나는 출력이다. 그리고 Type R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리터당 100마력을 초과할 것’이다. 인테그라를 통해 자연흡기 VTEC 엔진에서 이를 먼저 달성한 혼다는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터보차저로 방향을 선회했는데, 그러면서도 Type R에 대한 꿈은 여전히 갖고 있었다. 2015년, 9세대 시빅 Type R로 뉘르부르크링에서 기록을 세웠던 혼다는 ‘압도적인 성능을 즐길 수 있는 자동차’를 목표로 10세대 시빅 Type R의 엔진 개발에 돌입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300마력 이상의 출력’과 ‘높은 응답성’을 겸비한 엔진이었다. 사실상 전대미문의 도전에 가까웠기에, 베이스가 되는 엔진부터 신중하게 골랐다. 혼다의 선택은 2세대 인테그라 Type R과 시빅 Type R에 탑재하는 K20A 형 VTEC 엔진. 여기에 터보차저를 결합해 차세대 Type R 전용 엔진을 만드는 것이다. K20 엔진은 당대의 혼다 엔진들 중에서도 매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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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한 것은 흡기와 배기 설계의 변경이었다. 자연흡기 VTEC 엔진은 흡기 부분에 혼다 특유의 가변식 캠이 있지만 터보차저는 그 반대인 배기 부분에 가변식 캠을 적용하고 있다. 터보차저를 적용하고 있기에 고밀도의 공기를 쉽게 가져올 수 있지만,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면 연소가스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해 노킹이 생기기 때문이다. 연소 가스를 확실히 몰아내 펌핑 로스를 줄이는 것이 VTEC의 적용 이유이다.

 

흡기와 배기는 엔진 성능을 높이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VTEC은 물론 전기 웨이스트게이트도 적용해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면서 연비를 높이고 배출가스도 줄일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높다고 한다. 또한 연소 효율이 상승하면서 일반적인 모델보다 크기가 좀 더 작은 터보차저를 적용할 수 있었는데, 용량이 작을수록 응답이 빠르다는 것을 고려하면 치밀한 계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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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엔진의 배기량과 크기를 가능한 한 작게 만드는 ‘출력의 밀도’의 측면도 고려했다. 터보차저의 크기를 줄인 것도 그렇지만 VTEC을 적용하면서 엔진의 너비가 30mm 줄어들었다. 작은 차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운전자가 Type R에서 기대하는 ‘기민한 운동 성능’과 ‘날렵한 디자인’까지 고려하면 그 차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치로 다가온다.

 

터보차저 시대의 고회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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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터보차저 엔진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것이 ‘회전 영역이 낮다’와 ‘엔진 회전을 높여도 운전의 재미가 없다’이다. 일반적으로도 그런데다가 ‘터보차저 엔진인 만큼 그렇게 회전시킬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혼다의 Type R 엔진이라면 역시 고회전 영역을 사용하는 데 그 맛이 있기에 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 중 기본적인 것은 경량의 싱글 매스 플라이휠로 가속 페달에서의 응답성을 개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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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출력 엔진이 완성되면서 생긴 문제는 타이밍체인에 있다. 출력을 견딜 수 있도록 체인의 텐션을 높이면 고회전이 불가능해지고, 텐션을 낮추면 체인이 이리저리 날뛰기 쉽다. 이를 제어하는 기술은 뜻밖에도 모터사이클에 있었는데, 혼다가 2003년식 CBR600RR부터 사용해 온 ‘듀얼 피봇 캠 체인 텐셔너’였다. 두 군데에 지지점을 마련해 체인에 전해지는 진동을 분산시키고 적은 힘으로도 체인의 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로, 15,000rpm까지 엔진이 회전하는 모터사이클 분야에서는 당연한 기술이지만 자동차에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체인 역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롤러 체인’과는 다른 것으로, 고회전과 저마찰, 엔진의 소형화에 유리하면서 정숙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사일런트 체인’을 사용하고 있다. S2000에 처음 적용한 이 체인은 이제는 경차부터 NSX까지 골고루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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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에서 왕복 운동을 담당하는 피스톤, 커넥팅로드, 크랭크 샤프트도 특별히 제작했다. 강도도 중요하지만 무게가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커넥팅로드는 단조 공정을 두 번 거치며, 이를 통해 기존 부품보다 20% 가볍게 다듬어낸다. 커넥팅로드가 가벼워지면 크랭크 샤프트 역시 가볍게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고회전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혼다가 엔진의 부품들을 직접 만들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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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대 시빅 Type R은 보닛에 작은 에어 인테이크를 갖추고 있다. 인터쿨러는 차체 앞부분에 있기에 이 위치가 의아할 수도 있지만, 이는 엔진룸 냉각을 위한 장치이다. 10세대 시빅은 로우 & 와이드 디자인을 갖고 있어 9세대 모델보다 보닛 역시 40mm 이상 낮은데, 이로 인해 엔진과 보닛 사이의 틈이 적고 엔진룸 내의 공기 순환이 여의치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에어 인테이크를 갖추었고, 비로 인해 엔진에 물이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알루미늄 물받이를 따로 장착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도 혼다 특유의 집착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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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집착은 과거에 대한 고집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 근미래의 기술들을 모두 모은 뒤 그 중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별하고 고집할 것과 변화해야 할 것을 구분한다. Type R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위해 엔지니어들이 모여 이를 만들어내고, 그 뒤에는 조금씩 혼다의 다른 모델들로 기술이 내려온다. 시빅 Type R의 엔진은 이제 약간의 디튠을 거쳐 어코드 2.0L 모델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쩌면 어코드 Type R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혼다라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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