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큰 주목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이탈리아에 있는 MAT(Manifattura Automobili Torino)가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란치아 스트라토스를 현대적으로 다듬은 버전을 공개한다. 본래 이 모델은 란치아가 스트라토스에 대한 애정을 담아 2010년에 컨셉트카 버전으로 공개했던 것이다. 이후 이야기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란치아에서 MAT로 이 차가 넘어갔고, 페라리 F430 스쿠데리아의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이용해 단 25대만 생산한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이렇게 과거의 모델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듬은 버전도 좋지만, 감성적으로는 오리지널 모델의 존재감을 따라가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 정성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자주 사용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래서 이런 모델을 자주 사용하고 싶거나 과거와 같은 조작의 불편을 겪는 것은 사양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래 전부터 레플리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 촬영 등 특수한 목적을 위해서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레플리카는 여러 나라에서 제작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품질이 높은 레플리카들을 제작하는 곳은 주로 영국에 있다. 이번에는 그 레플리카들 중에서 란치아 스트라토스, 쉘비 코브라, 로버 미니의 레플리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외형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차체를 업그레이드 하고 엔진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거나 오리지널 엔진을 좀 더 효과적으로 개선하여 탑재하고 있다. 과거에는 없었던 에어컨 등 편의장비를 장착하는 곳도 있다.

영국에 있는 리스터 벨 오토모티브(Lister Bell Automotive)는 2010년에 창립했으며, 란치아 스트라토스의 레플리카인 STR을 판매하고 있다. 주로 부품을 제작한 뒤 이를 고객이 있는 나라로 보내 그 곳에서 조립하는 ‘키트카’ 형태로 판매하고 있지만, 모든 부품을 조립한 완성차 역시 판매한다. 창립자인 크레이그 화이트(Craig White)는 1989년부터 스포츠카를 제작하는 일을 해 왔는데, 차체 개발 및 제조, 복합 소재 분야에서 폭 넓은 경험을 쌓았다.

이로 인해 주행 성능에서 타협하지 않는 란치아 스트라토스 레플리카를 만들 수 있는데, 차체도 디자인을 그대로이지만 그 속은 진화를 거치고 있다. 본래 스트라토스는 좌석이 있는 센터를 모노코크로 만들고 여기에 서브프레임을 맞추어 엔진과 서스펜션을 탑재하지만 STR은 자체적으로 제작한 강철 스페이스 프레임에 파이프를 적용한다. 이로 인해 오리지널 모델보다 차체가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확보되어 있다.

엔진은 기본적으로는 알파로메오 164 또는 166에 탑재했던 3.0L V6 엔진을 탑재하는데, 좀 더 높은 성능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서 제작하는 STR-M 버전에는 페라리 몬디알에 탑재했던 3.2L V8 엔진을 탑재한다. 미국과 호주는 알파로메오 엔진을 탑재하기 적합한 환경이 아니기에 토요타에서 개발한 2GR-FE 엔진을 탑재한다. 3.5L V6 가솔린 엔진으로 렉서스 6세대 ES(XV60)에 탑재하는 엔진이다.

STR은 기본적으로 좌측에 운전석이 있지만 주문자가 원할 경우를 대비해 우측 운전석 버전도 개발되어 있다. 에어컨도 구비되어 있으며 트렁크 역시 오리지널 모델보다 용량을 더 확보하고 있다. 주행 능력 역시 개선되어 있어 영국의 자동차 매체에서도 이 모델을 탑승하고 높은 점수를 부여한 적이 있다. 본래 완성차는 1년에 5대 정도를 제작하지만, 최근에는 주문이 밀려 제작 대수를 늘리는 것을 준비 중이다.

쉘비 코브라는 독특한 디자인과 성능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만큼 레플리카의 제작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주목을 받는 곳은 영국의 ‘AK 스포츠카’이며 이곳에서 제작하는 AK 427은 품질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곳 역시 키트카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년간 6대 가량을 완성차 형태로 직접 제작한다. 창립은 1980년대 중반에 이루어졌다.

창립자인 켄 프리먼(Ken Freeman)은 그 동안 시중에서 볼 수 있었던 쉘비 코브라 레플리카의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 실망하고 직접 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18개월 동안 차량의 패턴을 연구하고 직접 본을 뜨고 형상을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며, 제조업에 일가견이 있던 친구인 알란 프류(Alan Frew)와 함께 AK 스포츠카를 만들었다. 켄은 본래 글라스파이버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후 AK 스포츠카의 규모가 커지자 본 사업을 접었다.

AK 427은 AK 스포츠카에서 직접 제작한 차체를 적용한다. 여기에 BMW의 스티어링 칼럼, 재규어의 디퍼렌셜 기어 등을 조합하며 엔진은 쉐보레의 6.2L LS3 V8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다. 이 엔진은 5세대 카마로 SS에 기본 탑재되는 것이다. 더 높은 출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쉐보레의 7.0L LS7 V8 엔진도 준비되어 있다. C6 콜벳 Z06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하다. 포드가 아닌 쉐보레의 엔진을 탑재하는 이유는 튜닝이 좀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옵션도 준비되어 있다. 키가 큰 운전자들을 위해서 페달을 좀 더 멀리 둘 수 있으며, 좌측 운전석 버전도 만들 수 있다. 두 개 이상의 큰 여행 가방을 적재할 수 있는 트렁크도 있으며 불규칙한 날씨에서도 운전이 가능하도록 소프트톱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만약 지붕을 열 필요가 없다면 전용으로 제작한 하드톱이 있다. 주로 수동변속기를 적용하지만 고객이 원할 경우 자동변속기도 적용할 수 있다.

영국의 ‘데이비드 브라운 오토모티브’는 애스턴 마틴 DB5를 현대적으로 다듬은 디자인과 재규어 XKR의 차체, 파워트레인을 결합한 스피드백(Speedback) 모델로 제네바모터쇼에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다. 미니 리마스터는 스피드백 이후 등장한 두 번째 모델인데, 기존의 로버 미니에 현대적인 기술을 적용해 다시 만들어 낸 것이다. 고전적이면서 정교한 디자인 DNA를 받아들이면서도 현대적인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미니 리마스터는 기존 로버 미니의 차체를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새로운 차체를 만들어낸다. 전체적으로 강성을 높인 것은 물론 방음 능력도 강화했으며 페인트 작업 역시 4주에 걸쳐 세심하게 진행한다. 장인이 손으로 직접 도포하며 시간을 들여 천천히 건조시키기 때문에 광택이 좀 더 살아있다. 여기에 전용으로 제작한 알루미늄 프론트 그릴과 테일램프 클러스터를 씌우며 테일램프는 LED로 다듬는다.

실내에 적용하는 버튼은 알루미늄으로 다듬었으며 클래식한 형태를 갖고 있지만 시동 스위치를 적용하는 등 현대적인 부분도 갖고 있다. 가죽은 영국에서 다듬어 낸 것으로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고급스러운 스티치와 알루미늄 다이얼을 적용했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7인치 터치 스크린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한다. 스티어링은 클래식한 형태의 3 스포크 형상이며 기본형은 우드, 옵션으로 가죽이 마련된다.

엔진은 기존 로버 미니의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리마스터 모델에 맞게 부품을 새로 바꾸고 출력을 조정했다. 그 결과 기존 엔진보다 출력이 약 30% 정도 높아졌으며, 외부에 페인트 처리를 해 수명을 좀 더 높이고 있다. 변속기는 4단 또는 5단 수동변속기가 마련되었고 옵션으로 4단 자동변속기도 선택할 수 있다. 일반 리마스터 모델 외에도 카페레이서 모델과 몬테카를로 모델이 있는데, 각각 25대만 한정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