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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GM은 왜 뷰익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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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2-21 0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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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리먼 브라더스가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입은 후 파산을 신청하는 사태가 일어나자마자 미국 경제는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동차 산업도 예외일 수는 없었고, 당시 포드는 볼보, 재규어 등을 다른 회사에 판매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GM과 크라이슬러는 파산을 신청하고 연방 정부의 관리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2009년에 연방 정부는 수천 명의 딜러들을 해고하는 동시에 다양한 다이어트 정책을 실현했다.

 

GM에게는 기존 8개의 브랜드 중 4개를 정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때 허머가 중국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후 사라졌고, 사브는 독립했으나 이후 파산을 신청하고 NEVS에 인수되었다. 새턴은 아무 일 없이 정리되었다. 그리고 당시 남았던 것은 브랜드 가치가 높았던 쉐보레, 고급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 GM 내에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GMC 였다. 이제 하나의 브랜드만 남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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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남은 브랜드는 폰티악과 뷰익으로, 두 브랜드 중 하나만을 살릴 수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두 브랜드 모두 미국 내에서 이미지도, 판매량도 신통치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은이의 자동차’로 대변되는 뷰익이 없어지고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인 폰티악이 남겨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상은 그 반대로 뷰익이 살아남았다. 당시 사람들은 GM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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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뷰익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중국 시장을 꼽을 수 있다. 뷰익은 20세기 초부터 중국에서 상당히 인지도를 높였는데, 당시 중국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뷰익의 자동차를 타고 다녔다. 뷰익을 이용했던 사람들 중에는 중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선통제, 중국의 혁명가였던 손문, 주은래가 유명하다.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서 뷰익의 이미지는 ‘시대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타는 차’로 굳어지기 시작했으며, 2차 세계대전 발발 전 중국의 도로를 주행하던 자동차 5대 중 1대가 뷰익일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이와 같은 인지도 때문에 GM은 1999년에 SAIC와 합작 설립한 상하이 GM의 첫 생산차를 결정할 때, 뷰익을 브랜드로 결정했고 첫 양산차인 뷰익 리갈이 탄생했다. 현재 중국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뷰익은 GM의 중국 판매량 향상에 큰 일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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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요인은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뷰익은 2006년에 3열 크로스오버 엔클레이브 컨셉트를 발표했는데, 이 차는 2004년에 공개된 벨리테 컨셉트 컨버터블의 디자인에서 영향을 받았다. 당시 GM 디자인 부사장이었던 에드 웰번(Ed Welburn)은 벨리테 컨셉트의 곡선을 엔클레이브에 반영했는데, ‘바람을 흘려보내는 듯한 흐르는 형태의 차체 디자인’을 표방했다. 그리고 고급스럽게 정돈된 실내를 적용해 ‘GM 실내 디자인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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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클레이브 컨셉트를 바탕으로 엔클레이브의 양산 모델이 제작되기 시작했고, 2008년 시장에 출시된 엔클레이브는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뷰익은 GM의 부흥을 조금씩 이끌어내기 시작했고, 미국과 중국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판매량도 4년 연속 증가했으며,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뷰익 판매량은 1백만대가 넘으며, 이는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글로벌 브랜드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사례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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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익은 최근 베라노, 리갈, 라크로스를 통해 세단 라인업을 완성했고, 엔클레이브도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또한 쉐보레 트랙스를 기반으로 제작한 뷰익 앙코르가 소형 SUV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오펠 카스카다 컨버터블을 도입해 라인업을 보강했다. 최근에는 라크로스의 디자인을 바꾸었고, 앙코르와 엔클레이브의 간극을 메꾸는 새로운 SUV 엔비전을 추가했다. 2017년에도 오펠 인시그니아 기반의 뷰익 리갈을 출시하는 등 뉴모델의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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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빈사상태의 자동차 브랜드를 글로벌 성장 브랜드로 변환시키는 것은 디자인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점에서 GM은 올바른 결단을 했는데, 폰티악과 올즈모빌을 정리하고 뷰익을 남기면서 뷰익의 포지션을 ‘캐딜락과 쉐보레 사이에 위치하는 엔트리 프리미엄 브랜드’로 지정하고 조용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정돈된 디자인을 갖춘 세단과 SUV, CUV로 라인업을 영리하게 채워나갔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뷰익은 렉서스, 인피니티, 아큐라, 링컨 등 다른 브랜드들과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으며, 캐딜락이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로 계속 성장해 나감에 따라 확장된 엔트리 프리미엄 시장을 지속적으로 감쌀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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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품질, 신뢰성 및 고객 만족도다. 미국 J.D.파워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의 뷰익은 이 세 가지를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고 한다. J.D.파워의 2016년 초기 품질 조사에 따르면 뷰익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33개의 브랜드 중 7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경쟁 제조사인 BMW 바로 아래 순위이며 렉서스, 인피니티 보다는 높다. 또한 J.D.파워의 2016년 차량 신뢰성 연구 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으며, 2016년 판매 만족도에서 대중 시장 브랜드 중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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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익은 1950년대에 인기를 얻었고 ‘의사들이 선택하는 자동차’로 유명해졌다. 당시 캐딜락은 날카로운 형태와 과도한 크롬 도금을 적용했고, 링컨과 크라이슬러도 마찬가지였는데, 뷰익은 이 차들과 차별화를 진행했고 속력이 빠르면서도 믿을만한 품질을 갖추었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에는 성공할 수 있었지만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1990년대, 뷰익은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의 질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위기에 빠져 있었다. 당시 뷰익은 기함인 파크 애비뉴를 출시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상황을 뒤집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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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뷰익이 이제는 미국 내에서 다시 핫한 브랜드로 부상했다.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아베니르 컨셉트 세단을 발표한 후에는 뷰익의 서브 브랜드인 아베니르(Avenir, 프랑스어로 ‘미래’라는 뜻이다)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뷰익은 브랜드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또한 중국에서 쉐보레 볼트 PHEV를 기반으로 제작한 벨리테 컨셉트를 공개했는데, 매력적이긴 했지만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던 캐딜락 ELR보다는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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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사가 언제나 순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 상황에 따라서 위기가 올 수도 있지만, 기술과 디자인, 결국은 제품인 자동차를 소홀히 한다면 위기를 돌파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점에서 GM이 회생을 위해 뷰익을 선택했던 것은 옳은 선택이었고, 제품의 집중이 뷰익을 지금처럼 키우는 데 도움을 줬다. 꼼수가 아닌 올바른 선택과 집중만이 불경기를 돌파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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