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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모터사이클은 과연 필요한 기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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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2-07 01:02:32

본문

올해 CES에서 보쉬가 선보인 모터사이클 관련 기술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모터사이클의 온보드 컴퓨터를 스마트폰 등 통신 기기와 연결하는 것은 물론, 모터사이클에 장착된 LCD 모니터 등을 통해 상태를 표현하고 라이더와 통신하는 통합 연결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이 시스템은 ‘마이스핀(mySPIN)’이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것은 물론 다른 블루투스 장치 또는 와이파이 연결 장치를 연결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을 통해 네비게이션 또는 전화 등 주요 기능을 미러링 할 수도 있고, 모터사이클의 기울기 각도, 스로틀 그립 개도량, 코너링 속도 등을 체크할 수도 있다. 더불어 이콜(eCall) 시스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사고 발생 시 라이더의 반응에 따라 병원, 모터사이클 수리점 등에 긴급 연락을 진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보쉬는 이미 모터사이클용 ABS, TCS, 안정성 제어 시스템 등을 개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모터사이클 커넥티드 기술도 어렵지 않게 개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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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의 모터사이클 전용 커넥티드 시스템은 KTM의 모터사이클에 최초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를 기점으로 보쉬는 다른 모터사이클 업체에 커넥티드 기술을 점차 공급해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모터사이클에 커넥티드 기술이 필요할까? 대부분의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에 비해 매우 섬세한 조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커넥티드 기술이 조작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점에 대해서 토론을 해 보고자 한다.

 

모터사이클 커넥티드 기술에 대한 토론은 두 명의 라이더가 진행했고, 각각 찬성과 반대 측으로 나눠서 각자의 입장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기사를 읽기 전에 각각의 입장에 따라 편파적인 의견이 나올 수도 있는 점을 참고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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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출시되고 있는 모터사이클의 경우 대부분 옵션이라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빈약하다고 할 수 있고 이는 전자 장비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모터사이클 구매 시 판매점에서 스마트폰을 위한 충전 포트, 스마트폰 거치대를 따로 구입하여 장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모터사이클 전용 액션캠, 블랙박스도 등장해 전자 장비 옵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었던 과거에는 마땅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없었다. 이 때문에 장거리 투어라도 나가게 되면 그 전에 지도를 보고 거리와 교차로 등을 체크한 뒤 작은 글씨로 이를 메모하고 모터사이클 계기반 또는 연료탱크에 붙인 후 보고 이동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교차로 등이 헛갈리게 되어 종종 모터사이클을 세우고 지도를 펼쳐봐야 했다. 때로는 종이에 적힌 작은 글씨를 체크하느라고 운전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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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기술은 주로 시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LCD 모니터에 정보를 띄우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느라고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현재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본 결과, 작은 글씨로 쓴 종이보다는 집중력이 월등히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시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면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음성을 따라가면 된다. 커넥티드 기술이 라이더의 집중력에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이다.

 

한 때 기자는 ‘진정한 라이더라면 ABS가 필요없다.’라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좌측에서 주행하던 자동차가 우회전 구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자의 앞으로 급격히 끼어들기를 했을 때 본능적으로 모터사이클의 브레이크를 세게 걸었고, 기자는 그대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 사건이 있고 몇 달 후, ABS가 있는 모터사이클을 타게 되었고 똑같은 상황을 또 마주쳤는데 이 때는 브레이크를 세게 걸어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기술이 라이더의 사고를 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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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자는 아직도 오래된 모터사이클을 좋아한다. 그러나 현대적인 기술로 다듬어진 모터사이클이 얼마나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주행하는지도 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따진다면 대형 모터사이클뿐만 아니라 스쿠터와 소배기량 모터사이클 등 다양한 모터사이클이 매일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라이더는 모터사이클 구입 시 자신이 원하는 기술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만약 모터사이클 제조사가 라이더가 원하지 않는 커넥티드 기술을 적용했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라이딩에 집중할 수 없다면 기능을 끄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쉬의 커넥티드 시스템도 라이더가 원하면 끌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이 경우에는 오롯이 계기반만을 확인하면 된다. 결국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은 라이더의 자유지만, 자신 외의 다른 라이더가 원하는 기술의 적용을 막을 권한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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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은 탄생 이후 그다지 바뀐 것이 없다. 물론 엔진과 브레이크, 차체 등의 개량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지만, 기본적인 구조가 현격하게 바뀐 것은 아니다. 또한 기본적인 기능도 바뀌지 않았다. 모터사이클이 과거보다 운전하기 편해진 이유는 기본 메커니즘이 크게 개량된 영항이 크다. 자동차도 그렇지 않은가? 만약 초고장력 강판이 차체에 적용되지 않았다면, 엔진이 개량되지 않았다면 전자 장비를 아무리 투입해도 불안정한 자동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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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필자는 ‘라이더의 숙련도’라고 답하겠다. 자동차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모터사이클이라는 것은 움직이는 물체고 어찌되었건 물리 법칙의 영향을 받는다. 그동안 모터사이클도 오버헤드 캠, 더 우수한 제동 시스템, 개선된 스로틀 응답성, 최적화된 연료 분사를 통해 발전되어 왔지만 기본적으로는 라이더가 모터사이클을 얼마나 잘 다루는 지가 중요하다.

 

너무 라이더에게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냐고? 필자는 면허를 딴 지 일주일도 안 된 여고생 운전자와 전문 레이서가 겨루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여고생에게는 BMW의 고성능 머신인 M3를, 레이서에게는 기아 모닝을 레이스카로 줬는데, 비록 레이서가 근소한 차이로 지긴 했으나 코너에서 여고생을 압도하던 레이서의 눈빛과 테크닉을 잊을 수 없다. 자동차에서도 운전자의 숙련도에 따라 자동차의 차이를 압도하는 것이 가능한데 하물며 모터사이클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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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모터사이클은 가격이 큰 관건이 된다. 대형 모터사이클이라면 그나마 사정이 많이 낫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125c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이는 자동차에서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본다. 만약 여러 가지 옵션, 특히 커넥티드 시스템의 탑재로 인해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이를 기꺼이 감수하고 가격을 지불할 라이더가 얼마나 될까? 오히려 라이더의 모터사이클 선택권을 뺏는 것이라고 본다.

 

현재 모터사이클 개발자들은 개발 진행 시 라이더가 숙련도가 낮거나 정신이 산만해지는 상황을 가정하지 않는다. 물론 자율주행 기술 등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기술 또한 숙련된 라이더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포르쉐에 적용되는 전자장비는 숙련된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한계 영역에서 약간만 개입하고 다시 빠지는데, 모터사이클도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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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라이더의 집중을 방해하는 커넥티드 기술을 반대한다. 기능을 끄면 된다고 하지만, 사용하지도 않을 기능 때문에 가격을 올리고 싶지는 않다. 자동차는 모빌리티에 중점을 두고 발전할 수도 있지만, 모터사이클만은 라이딩이라는 기초적인 면에 충실하기를 바라고 싶다. 그것이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의 큰 차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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