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자동차와 시계의 협주곡에 대하여

페이지 정보

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7-11 23:39:52

본문

자동차가 탄생한 초창기부터 자동차와 시계는 서로 떼놓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었다. 자동차가 탄생하면서 모터스포츠가 시작되었고, 점점 빨라지는 자동차와 치열한 경쟁을 공평하게 판정하기 위해서 정밀한 시계가 필요했다. 초창기의 자동차가 프레임 대신 모노코크 차체를 적용하게 되고 안전을 위해 돌출된 부분을 조금씩 줄여가게 되면서 과거보다는 개성을 잃게 되었지만, 시간을 중시한다는 의미는 지금도 계속되어 지금도 시계와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자동차는 예전부터 시계를 선택해 왔다. 자동차 제조사는 기계 부품들을 조립하고, 엔진을 결합하고, 변속기와 구동축, 차체, 서스펜션을 적절하게 이어나갔다. 그리고 코치빌더 또는 전문점에서 외장과 인테리어 및 기타 부품들을 결합해 나갔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역학과 미학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루이비통이 자동차 트렁크와 공구함을 제작했던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그 점은 시계도 마찬가지였다.

 

c66d971e488a9ce7266e78500cdc2484_1499783 

시계 제조사들이 당시 자동차에서 참여했던 부분은 기능과 장식을 겸비한 실내 시계와 게이지였다. 1921년에 예거 르쿨트르(예거와 르쿨트르가 합병한 것은 1931년이지만 편의상 이렇게 표기한다)는 고급차용 계기반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초기 애스턴 마틴 모델들의 나무 대시보드를 장식했던 계기반과 게이지가 유명하다. 그런 역사가 있었기에 애스턴 마틴은 DB9 전용 트랜스폰더 시계를 예거 르쿨트르에 의뢰해 제작하기도 했다.

 

c66d971e488a9ce7266e78500cdc2484_1499783 

이 당시의 시계는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했는데, 이후 마케팅을 위한 협력이 등장하게 된다. 마케팅 부문을 본격적으로 연 사람 중 유명한 사람으로 잭 호이어(Jack Heuer)를 꼽을 수 있는데, 그는 자동차 경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시보드에 장착하는 크로노그래프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영화 르망(Le Mans)에 사용할 마케팅용 시계를 공급하기도 했다. 당시 배우였던 스티브 맥퀸이 그가 제작한 호이어 모나코(당시만 해도 태그 호이어가 아니었다)를 선택하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c66d971e488a9ce7266e78500cdc2484_1499783 

호이어의 이와 같은 콜라보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그러한 마케팅 방식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 중에서 최근에 이루어진 콜라보 중 유명한 것은 레인지로버와 제니스(Zenith)의 콜라보 일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고품질 럭셔리 브랜드와 제휴하여 제품의 시각을 높이는 한편, 과도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명분과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c66d971e488a9ce7266e78500cdc2484_1499783 

랜드로버의 수석 디자이너인 게리 맥고번은 “랜드로버는 우수한 디자인과 무결점 엔지니어링을 제안하는 브랜드입니다. 훌륭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엔지니어링도 중요합니다. 자동차 산업에서의 디자인은 엔지니어링에 종속되는 경향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디자인의 차별화는 거의 다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니스와의 콜라보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사이의 올바른 균형을 이루기 위한 결정입니다” 라고 말했다. 제약으로 묶인 랜드로버의 디자인이 제니스의 시계를 통해 더욱 더 빛난다는 것으로, 시계를 이용해 자동차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시계도 마케팅을 위해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개최된 국제 고급 시계 박람회(SIHH)와 바젤월드(Baselworld)에서 이와 같은 경향이 강조됐는데, 신흥 브랜드인 리차드 밀은 부스 전면에 F1 머신을 전시했고 몽블랑은 모터스포츠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타임워커 컬렉션을 재정비했다. 로저드뷔(Roger Dubuis)는 타이어를 제작하는 피렐리와 협력해 타이어로 시계 스트랩을 장식한 모델을 선보였다.

 

c66d971e488a9ce7266e78500cdc2484_1499783 

자동차와 시계간의 협력은 그 규모를 좀 더 확대해 자동차와 패션과의 결합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1970년대부터 계속되어 오고 있는데, 시작 시기를 특정지을 수는 없지만 링컨이 까르띠에와 협력해서 제작한 대시보드용 시계와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인 빌 블라스(Bill Blass)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패션과의 결합은 BMW 아트카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계가 자동차를 패션으로까지 이끌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c66d971e488a9ce7266e78500cdc2484_1499783 

만약 BMW의 아트카가 없었다면, 시계와의 콜라보가 없었다면 메르세데스의 뉴욕 패션 위크 후원도, 메르세데스 AMG의 IWC 시계 적용도 없었을 것이다. 비록 메르세데스는 2010년부터 5년간만 뉴욕 패션 위크를 지원하고 손을 떼긴 했지만, 이러한 패션과의 콜라보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도 영향을 끼쳤고 현대자동차도 서울 패션 위크를 지원하는 등 패션과의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다. 고급 패션 브랜드인 에르메스와 협업해서 완성했던 에쿠스 에르메스 에디션,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EQ900 스페셜 에디션이 그러한 패션과의 협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c66d971e488a9ce7266e78500cdc2484_1499783 

그렇다면 시계는 자동차와 어디까지 협력해야 할까? 벤틀리의 경우 시계 제조사인 브라이틀링과 관계를 맺고 대시보드에 시계를 적용하고 있는데, 고급 SUV인 벤테이가에 시계를 적용하려면 17만 달러(약 1,960 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제니스의 이사인 장 클라우드 비버(Jean Claude Biver)와 게리 맥고번은 이와 같은 초고급은 피하려 하고 있다. 사실 게리 맥고번은 미니멀리스트이자 중세 모더니즘 디자인의 신봉자이기 때문에 콜라보 제품인 시계를 약간 부족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c66d971e488a9ce7266e78500cdc2484_1499783 

“랜드로버의 고객들 중 다수가 이런 시계를 원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디자이너이고 투자 수익에만 집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돈 관계가 중요한 사람들은 이와 같은 콜라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증거를 원하지만, 콜라보의 성공과 관련한 제 생각은 그들과는 좀 다릅니다. 시계와 자동차를 번갈아 보고 있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약간의 부족함 속에서 더욱 더 패션을 갈망하게 되는 것일까? 시계와 자동차 간의 만남은 실제로 시계를 차고 자동차에 탑승해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