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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을 기다려 왔던, 브리티시 머슬 TVR 그리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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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9-12 01:30:34

본문

정말 오랜만의 재등장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스포츠카들 중에서도 아는 사람들이 소수에 가까웠던 영국의 스포츠카 제조사 TVR, 그 중에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그리피스(Griffith) 시리즈의 후속 모델이 2002년 이후의 긴 침묵을 깨고 다시 등장한 것이다. 2006년 이후 TVR은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공장에서 약 300명의 인원을 해고하고 조립 공장을 외국으로 옮기고자 하는 등 많은 시련을 겪었기에 이를 극복하고 새 스포츠카를 출시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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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그리피스의 등장은 2006년 이후 완전히 명맥이 끊겨 있었던 ‘브리티시 머슬카’의 부활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부분 머슬카라고 하면 미국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영국도 머슬카로는 결코 역사가 짧지 않은 나라이다. 만약 ‘패스트 앤 퓨리어스 6’를 봤다면, 여주인공인 ‘레티(미쉘 로드리게즈)’가 탑승했던 스포츠카를 기억할 것이다. 그 차가 바로 6.3L V8 엔진을 탑재한, 한 때 브리티시 머슬 중에서 극찬을 받았던 ‘젠슨 인터셉터’이다. 재규어의 디자이너인 이안 칼럼도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핫로드 한 대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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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R의 스포츠카는 영화 속에 등장해서 그 미려함을 자랑하기도 했었다. 영화 ‘스워드피쉬’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가브리엘 쉬어(존 트라볼타)’가 TVR 투스칸을 애마로 사용했고, 프랑스 영화 ‘샌드캐슬’에서도 키마이라가 등장한다. 심지어는 ‘패스트 앤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 ‘툼 레이더’, ‘트리플 X’에서도 잠시 스쳐가는 자동차로 등장한다. 영화 내에서 짧은 시간만 등장했다 해도 신 스틸러의 역할을 정확히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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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모델인 그리피스는 1991년에 등장했던 모델로 당시 차체에 파이버글라스를 적용해 차체 무게를 1.1톤 내로 묶었던 경량 스포츠카였다. 브리티시 머슬답게 엔진은 당시 로버그룹에서 제작했던 4.0L V8 엔진을 탑재했는데, 이 엔진이 본래 GM에서 제작했던 엔진이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미국의 머슬카와도 그 맥을 같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엔진은 이후에 로버그룹에서 개량을 거치면서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와 블록을 적용하면서 경량화를 진행했다.

 

생산 시기가 약간 겹치긴 하지만 그리피스의 후속 모델은 투스칸이다. 이 모델이 중요한 이유는 신형 그리피스가 선대 그리피스의 디자인을 전적으로 따르기 보다는 투스칸과 그리피스의 디자인이 적절하게 섞여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헤드램프부터 A 필러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볼록하게 돌출시켜 보닛과 펜더를 구분하는 디자인, 프론트 펜더를 사선으로 나누어 에어벤트를 마련한 점은 투스칸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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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전면 헤드램프와 프론트 범퍼에 적용한 대형 에어 인테이크의 디자인으로 그리피스의 특징도 만들어내고 있다. 차량 제작 호몰로게이션이 적용된 이유가 크겠지만, 약간 어벙한 표정을 만들어내는 것도 선대의 그리피스와 닮은 점이다. 고든 머레이가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투스칸과 그리피스의 디자인을 계승하기 위해 많은 부분에서 고민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프론트 펜더가 끝나는 지점에 돌출되어 있는 머플러다. 고성능을 추구하는 자동차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측면 머플러는 고성능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자세히 보면 프론트 펜더에 마련된 에어벤트를 통해 배기 파이프가 보이는데, 극단적인 엔진 냉각 성능 향상을 위한 노력이 엿보이면서 이 차가 고성능 머슬카임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배출된 공기는 도어의 라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리어 펜더로 흐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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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답게 디자인에 ‘롱 노즈, 숏 데크’라는 공식을 정확하게 적용하고 있고, A필러 바로 뒤에서부터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이 차를 쿠페보다는 패스트백에 가깝게 만든다. 이는 60년대의 모델인 그리피스 200에서 볼 수 있는 루프라인으로, 투스칸도 이러한 라인을 갖고 있다. 리어에는 공기역학을 위해 리어윙과 다소 과격한 형태의 대형 디퓨저를 적용했는데, 겉으로 드러난 위용만으로도 그리피스가 고성능을 품고 있는 스포츠카라는 것을 드러낸다. 테일램프는 리어 에어벤트와 일체형이 되도록 다듬어 통일감을 주고 있다.

 

외형과는 달리 실내에서는 아쉽게도 기존 그리피스의 해리티지를 잇는 디자인을 찾아볼 수 없다. 센터페시아에 마련된 LCD 모니터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품고 있고, 다수의 원형 게이지를 품었던 아날로그 계기반은 최신 디지털 계기반으로 교체되었다. 그러나 계기반 주변에는 TCS, 스포츠 모드 등 주요 기능을 제어하는 커다란 원형 스위치를 배열해 그리피스가 스포츠카임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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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칸타라를 적용한 3 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좋지만, 극단적인 숏 스트로크를 자랑하는 6단 수동변속기, 그 뒤에 위치한 토글스위치가 실내 디자인에 정점을 찍는다. 과거와는 달리 가죽으로 감싼 버킷시트가 기본 적용되면서, 좀 더 역동적인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어벤트와 방향지시등 조작 레버 등 일부 부품은 포드 피에스타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인테리어에 있어서 큰 흠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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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브리티시 머슬이라는 본분은 잊지 않았다. 그래서 ‘다운사이징’, ‘터보차저’ 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으며, 엔진 역시 대배기량 5.0L V8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이 엔진은 본래 포드 머스탱 GT에 적용되는 엔진으로 최고출력 422마력을 발휘하지만, 영국 코스워스에서 튜닝해 최고출력을 500마력까지 끌어올렸다. 코스워스는 다수의 포드 엔진을 튜닝한 경험을 갖고 있다.

 

선대 모델과 마찬가지로 신형 그리피스 역시 경량화를 단행하고 있다. 길이 4314mm, 너비 1850mm, 높이 1239mm로 포르쉐 911, 재규어 F-타입보다 크기가 작으며, 고든 머레이가 제작한 아이스트림(iStream) 플랫폼과 탄소섬유를 적용한 차체로 인해 무게가 겨우 1,250kg에 불과하다. 또한 엔진 탑재 상태에서 전 후 50:50이라는 완벽한 무게 비율을 자랑한다. 신형 그리피스에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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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가 현대적으로 다듬어진 만큼, 최신 기술이 적용된 부분도 있다. 과거와는 달리 모터로 스티어링을 제어하는 EPS를 적용한 점, 과거에는 없었던 ABS와 TCS등 조금 더 편안한 운전을 돕는 전자장비가 추가된 점이 그렇다. 그러나 전자장비를 완전히 끌 수 있는 재규어 F-타입의 사례를 살펴볼 때, 그리피스도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장비를 꺼도 운전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활하여 역동적인 주행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영국산 스포츠카들은 운전자의 능력에 따라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며, 특히 그리피스 같이 고성능 자연흡기 엔진을 품고 전자장비가 적은 스포츠카들은 극한 상황에서 스티어링의 각도가 약간이라도 달라지거나 페달 조작 포인트가 조금 더 빠르거나 늦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나 속도와 박자를 정확히 맞추어 코스에 진입한다면,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해 낼 수 있다. 비유하자면 알파고의 도움을 빌어 고수의 바둑을 쉽게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이세돌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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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승을 진행한 자동차가 아니기에 운동성능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이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도 시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국내에서 TVR의 스포츠카를 시승한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테니 말이다. 허나 ‘맥라렌 F1’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고든 머레이가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전후 무게배분과 가벼우면서도 강한 차체, 유려한 서스펜션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만으로도 이 차의 잠재능력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TVR 그리피스를 국내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물론 영국 현지 판매가격이 9만 파운드(약 1억 3,500만원)에 달하는 이 독특한 스포츠카를 시승해 보지도 않고 수입할 만한 강단을 갖춘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 존재만으로도 ‘브리티시 머슬카’는 영원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그리피스는, 저 멀리 타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자동차 매니아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있다. 영국에 직접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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