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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크랜브룩 콩쿠르 델레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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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08-02 12: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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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미국 미시간주 블룸필드 힐즈(Bloomfied Hills)에 있는 크랜브룩에서 2004 크랜브룩 콩쿠르델레강스가 개최되었다. GM이 메인 스폰서로 개최된 이번 클래식카 경연대회는 특히 GM의 과거 16기통 모델들이 그 힘을 과시하는 등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의 영광을 재현하는 듯했다.

글, 사진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콩쿠르델레강스는 과거 명성을 날렸던 모델들을 수집 보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차를 출품해 각 부문별로 우수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형식적으로는 비교적 간단한 행사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1999년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개최되었던 세계 최대 규모의 콩쿠르델레강스에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런 간단한 구조와는 달리 이 행사는 참여하는 사람이나 관람하는 사람이나 모두가 축제의 장으로서 차분하게 하루를 즐긴다. 특히 출품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애지중지 보관해 온 클래식카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며 자부심을 느낀다.
이 차들은 물론 평소에 타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일 년에 한두 번 이런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가꾸어지며 관리되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한두 번의 행사 참여를 위해 그들이 차에 쏟아 붓는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행사장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차에 대한 자부심은 물론이고 자신이 이처럼 하나의 차를 사랑하고 아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고 답한다. 물론 각 모델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그 차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듣고 있노라면 그들의 열정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이런 행사를 통해 명성을 쌓은 모델들은 경매를 통해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그것은 또 다른 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1920년대나 30년대 모델의 거래가격이 200만 달러를 넘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상상하기 힘들 또 다른 비즈니스의 세계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그저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정도의 관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부분적으로 광택을 유지할 수 있는 부품을 구입해 다시 튜닝을 하고 조립을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다만 그런 일들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자신이 직접 한다. 더불어 가족들과 함께 그런 일을 즐기는 것도 특징이다. 그것을 반영하듯이 행사장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이고 차를 타고 시상대에 오를 때는 부부가 동승하고 퍼레이드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들이 그처럼 귀중히 여겨 관리한 작품들의 면면을 보면 그 시절의 미적 감각과 아름다움이 오늘날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자동차가 어떤 형태로 발전을 거듭해 왔는지 한 눈에 알 수 있게 한다. 마차에 엔진만 달랑 얹어 앞으로 전진만 하면 되었던 시절부터 거기에 화려한 장식을 한 고대 왕실풍의 부가티나 듀센버그 등의 초기 모델들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보닛 후드에 달려있는 엠블럼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겨질 만큼 실용성보다는 예술성에 더 비중을 두었던 시절의 자동차를 대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또한 마차의 시절을 지나 공기역학 개념이 도입되면서 자동차들이 변모하는 과정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박스 형태의 마차 모양의 차들도 화려함의 극치를 달린다. 라디에이터와 헤드램프 등이 있는 프론트의 장식은 황제의 왕관을 연상케 한다. 실내로 들어가면 왕가의 거실이 이렇게 생겼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1950년대와 1960년대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캐딜락의 1959 테일핀의 영광 엘도라도 쿠페 드빌 같은 작품은 이번에도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대 배기량 고토크의 차를 선호하는 미국 오너들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나는 머슬카들의 위용도 대단한 것이었다.
2004 크랜브룩 콩쿠르델레강스는 모두 36개 클래스로 구분해 각 분야에서 우수한 차들에 시상하는 형식을 취했다. 물론 가장 중시되는 것은 관리상태다. 대부분의 차들은 아직까지도 도로 위를 아무런 이상 없이 주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들의 자동차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시상식을 위해 이동 도중 시동이 꺼지기도 하고 머플러에서 가끔씩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또한 레이싱 모델들을 가지고 나온 출품자는 엄청난 배기음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잠깐씩 급가속을 하며 주위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이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1인당 입장료 50달러를 내야 한다. 서부지역인 캘리포니아에 비해 참가자와 관람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전통을 보존하고 나아가 만들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은 분명 부러운 것이었다.

1913 Hudson Model 54 Speedster

허드슨이라는 자동차회사는 1908년에 대형백화점으로 성공한 죠셉 L.허드슨(Joseph L. Hudson)이라는 사람에 의해 설립되었다. 허드슨의 첫 차는 모델 20으로 전형적인 중저가차였다. 하워드 코핀(Howard Coffin)에 의해 디자인된 20마력 4기통, L헤드 아래에 사이드 밸브를 채택한 모노블럭 엔진을 탑재하고 있었다. 허드슨의 50년 역사 중 전성기는 1920년대로 당시에는 3,4,5위 수준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예외 없이 대공황으로 인해 30만대에서 4만대로 생산대수가 떨어졌다. 2차 대전 후 다시 일어서는 듯 했으나 58년 결국은 문을 닫고 말았다.
모델 20 이후의 1912년 식스(Six) 54를 비롯해 수퍼 식스, 페이스메이커 식스, 코모도어 에잇, 코모도어 식스, 호넷 헐리우드 등 거의 모든 모델에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하지만 배기량은 6리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었다. 여기 소개되는 차는 모델 20의 발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1903 Oldsmobile Model R Runabout

랜섬 엘리 올즈(Ransom Eli Olds)와 S.L.스미스에 의해 1899년 올즈 모터워크스라는 회사가 생겨난 것이 올즈모빌의 시작이다. 그들의 첫 차가 1901년에 선 보인‘커브드 대시󰡑 올즈모빌이었는데 오픈톱 2인승으로 센트럴 엔진 리어 드라이브의 95.4큐빅 인치의 단기통형으로 출력에 관한 자료는 없고 중량은 700파운드였다. 그 발전형이 1902년에 등장한 󰡐커브드 대시󰡑 올즈모빌 런어바우트 였고 여기 등장하는 것은 1903년 형이다. 미국 최초의 성공적인 가솔린 엔진 양산차라는 의미가 있다.

1913 Mercer Model 35J Raceabout

머서 레이스 어바웃이라는 이 모델은 2차 대전 전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포츠카였다. 특히 스투츠 베어캐트와의 생사를 건 경쟁으로 더 유명한 모델이다. 워싱톤 A. 로블링이라는 사람에 의해 구상되어 로버트슨 포터에 의해 완성되었으며 300큐빅 인치의 엔진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작은 편이었지만 기어비의 적절한 설정과 가벼운 중량으로 인해 높은 성능을 자랑했었다. 사진의 1913년형 모델은 처음으로 4단 기어박스가 채용되었다. 대부분의 레이스 어바웃은 노란색 보디를 채택하고 있었으며 푸른색 띠를 두르고 있다. 스티어링 칼럼에 부착되어 있는 원형의 윈드실드는 거의 치장 수준에 지나지 않은 것 같다.

1930 Packard 734 Speedster Phaeton

패카드는 미국 자동차 공업의 꽃이었고 제2차 대전의 미국을 상징하는 영광의 차이기도 했다.
1899년에 탄생한 패카드 제l호차는 차 밑에 단기통 엔진을 장착한 버기형이었지만 이 엔진에는 J.W. 패카드가 발명한 발전된 자동진각장치가 장착돼 있었다. 패카드의 우수한 엔진기술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l910년 빈센트 대령이 주동이 되어 추진한 항공엔진 기술을 응용해 19l5년에 극적으로 등장한 것이 V12 기통 엔진을 탑재한 ‘트윈 식스’다. 배기량 6950cc로 출력은 90ps/ 3000rpm였다. 알루미늄 피스톤이 미국차에서는 가장 일찍이 사용되었다.
트윈식스는 1922년까지 생산되었는데 마릴린 몬로 주연의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에도 등장한 적이 있다. 패카드는 격동의 1920년대의 미국사회를 대표하는 차의 하나였다.
여기 소개되는 모델 734는 스투츠 블랙호크와 듀폰 모델 G, 코드 엠파이어 등과 함께 1920년대 짧은 시간 동안 빛을 발했던 직렬 8기통 트윈 캠샤프트 엔진을 탑재한 스피드스터 군에 속한다.

1931 Cord L-29 Convertible Sedan

에렛 로번 코드가 만든 첫 모델로 2도어 로드스터로 프론트 엔진 리어 드라이브. 4,934cc의 직렬 8기통 125마력 엔진에 3단 AT를 채택하고 있다. 지금 보아도 매력적인 보디로 인기가 높았으나 성능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중량이 너무 많이 나간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당시 라이벌로는 스투츠와 링컨, 패커드 등이 있었는데 코드 L-29는 3,000달러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추었었다. 하지만 3년동안 겨우 440대를 생산하고 1932년 사라진 모델.

1932 Pierce-Arrow 54 Convertible Sedan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빛나는 활약을 보인 피어스 애로우는 당시 고급차중에서도 으뜸인 존재로 아름다운 유선형 보디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04년에는 4기통차 `그레이트 애로우`의 특징은 알루미늄 보디 패널. 이 모델의 성공으로 다른 모델들을 단종시키고 6기통 차를 선 보였다. 1909년에는 `피어스 애로우사`라 개명, 3종의 6기통차(36,48,66 )를 생산했다.
최상급의 66은 맘모스 엔진(66마력)을 탑재했고 당시 미국차 중 가장 고급차였다. 윌리엄 하워드 대통령을 비롯하여 많은 명사의 신분상징의 도구로 없어서는 안될 차가 되었다.
하지만 잘못된 판매정책 때문에 경영난에 빠져 1929년 피어스 애로우사는 스튜어드 베이커사에 인수 되었다.
33년 다시 독립해 1933년 실버 애로우를 내놓았으나 팔린 것은 10대에 불과했다. 최후의 수단으로 동사는 진공배력식 브레이크, X형프레임, 헤드램프가 달린 뉴 모델을 1935년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판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하였고 `안전한 차는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결과가 되었다. 결국 1938년 명품 피어스 애로우사는 도산했다.

1940 Cadillac 60S Sedan

30년대 후반 미국 자동차계에서는 스타일링이 성공을 결정했다. 당시 GM 최대의 보디 변혁을 이룬 모델이 바로 이 1938년의 캐딜락 60 스페셜로 윌리암 L 미첼의 작품.
캐딜락 60 스페셜 차체 상부의 ‘그린 하우스’는 하부의 보디와 확연히 분리되고 트렁크도 보디와 완전히 일체화되었으며 글래스 면적도 대폭 확대됐다.
섀시는 종래의 60 시리즈와 동일하고 가격도 보통보다 25~60% 정도 높았는데 판매는 오히려 60% 정도 많았다. 나중에는 미국 최초의 슬라이딩 루프도 주문 장비가 되었다. 이 60 스페셜은 전쟁 전 미국차의 고전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모든 것이 종래의 정석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하면 미국차에 있어서 보디 스타일링의 이행기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935 Duesenberg J Murphy Convertible Coupe

듀센버그는 많은 미국차들 중 가장 아름답고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자동차라 할 수 있다. 프레드(Fred)와 아우구스트(August) 듀센버그 형제에 의해 1928년에 창립되어 1937년까지 짧은 기간 빛을 발했던 메이커로 SJ가 그중 가장 아름다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콩쿠르 델레강스에는 J시리즈가 주로 모습을 보였다. 1928년에 데뷔한 듀센버그 J는 4도어 컨버터블 투어러가 기본으로 프론트 엔진 리어 드라이브. 트윈 캠 32밸브 직렬 8기통 265마력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트랜스미션은 3단 MT로 116마일의 최고속도를 내는 가공할 엔진성능을 자랑하고 있으나 너무 비싼 가격이 흠이었다. 롤스로이스나 히스파노 수이자보다 더 비싼 미국 최고의 모델이었다.
SJ시리즈는 수퍼차지드 트윈캠 32밸브 직렬 8기통 320마력의 엔진과 3단 MT가 조합되어있다.

1915 Rolls-Royce Silver Ghost Flewitt Tourer

로이스 최대 걸작이라고 하는 모델은 6기통 40/50마력형이 ‘실버 고스트’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40/50마력형의 13대째의 섀시에 가벼운 투어링 보디가 장착되었지만 이것은 은색으로 도장되고 램프나 금구류에도 은색 도금을 했다. 그리고 나서 이 차는 가혹한 테스트를 받았다.
벡스힐에서 글래스고까지 3단과 4단 OD만으로 달리고 나서 분해 점검한 후 RAC 주최의 2,000마일(3.200Km)의 스코티쉬 트라이얼에 참가했다. 그 다음 이 차는 런던 - 글래스고 간 왕복주행을 했으므로 전체 주행거리는 22,994Km에 달했다. 그러나 고장으로 정지한 것은 트라이얼 중 진동 때문에 연료탱크의 콕크가 자연히 잠겼을 때 한번뿐이었다.
이 차는 RAC 직원 입회하에 분해 점검되었지만 스티어링의 경미한 마모, 워터 펌프의 패킹의 교환 정도가 필요할 뿐, 나머지는 완벽했다. 이런 부품을 교환하는데 드는 비용은 불과 2파운드 2실링 7펜스였다. 이것이 그 후 많이 생긴 롤스 로이스 전설의 제1호였다.
이 테스트가 끝난 다음 40/50마력형은 ‘실버 고스트(은빛 유령)’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당시로는 이례적인 정숙성을 표현한 말로, 아주 적절한 것이었다.
실버 고스트는 1906년에서 1925년까지 20년간 6,173대가 생산되었다.

크랜브룩 콩쿠르 델레강스 단상

우리에게 자동차란 무엇일까. 단순히 장소의 이동을 도와주는 편리한 도구일 뿐일까. 우리는 흔히 자동차를 필수품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자동차는 분명 문명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이기인 동시에 인간의 편리한 생활을 도와주는 필수 요소다.
그것뿐일까. 단지 필수품으로서의 역할만 하는 것일까. 한번 사용하고 나면 그냥 버리는 생활의 도구일 뿐일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만약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클래식카들의 향연을 본다면 금방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크랜브룩은 그다지 긴 역사를 갖고 있지 않지만 캘리포니아의 세계적인 리조트 페블 비치를 비롯해 세클, 바가텔 등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콩쿠르 델레강스󰡑에 참여해 그곳에 전시된 자동차를 본다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기호품으로서 카 마니아들과 수집가들의 가슴을 뒤흔들 수 있는 것이 자동차라는 것을 실감할 것이다.
특히 이런 클래식카를 만나면 오너와 자동차 사이에 충분한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엔진 후드 위에 장식된 엠블럼의 우아한 자태와 오직 아름다움만을 추구했던 시절의 화려한 디자인, 그리고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엔진룸 속의 구조물을 보고 있노라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마치 오랫동안 해어졌다 다시 만난 연인처럼 짜릿함을 주는 모델도 있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모델을 만나게 되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넋을 잃고 말게 된다.
단지 전시차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로서 그들의 삶과 역사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대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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