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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폭스바겐 시로코 2.0 TSI 유럽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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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1-12-04 21:53:17

본문

폭스바겐 시로코는 사납게 생긴 만큼 달리기 실력도 출중하다. 작은 차가 득실대는 로마에서는 수퍼카스럽다고 할 정도로 잘 달린다. 수치보다 체감 성능이 더 뛰어나고 회전과 제동까지 모든 면에서 민감하게 움직여 준다. 몸이 갇히는 것 같은 느낌의 시트는 그야말로 최고 수준의 운전 자세와 안락함을 제공한다. 시로코를 타보니 골프 GTI에 대한 생각이 사라질 정도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한상기,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은 세계 1위라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라인업 확대를 시도했다. 그 중 하나가 시로코이다. 사실 시로코 같은 스포츠 쿠페가 볼륨에 도움이 되는 모델은 아니다. 스포츠 쿠페는 어디까지나 판매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라인업의 다양화, 즉 구색을 맞춘다는 측면에서는 빼놓기도 어려운 차종이다. 한편으로는 타 브랜드의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라인업을 꽉 채운다는 의미도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현재의 시로코는 갑자기 튀어나온 모델이 아니라 예전에도 있었다. 1974~1982년까지 1세대, 그리고 1995년에는 2세대가 단종 됐다. 대략 77만대가 팔렸으니 스포츠 쿠페로서는 성공한 모델이었다. 1995년 이후 폭스바겐은 약 10년 동안 라인업에 쿠페가 없었다.

시로코의 부활을 알린 것은 2006년에 나타난 아이록(IROC) 컨셉트였다. 시코로의 후계자로 밝히기도 했지만 이름 자체도 시로코를 겨냥했다. 굳이 밝히지 않아도 `IROC`이라는 이름으로 SC`IROC`CO를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 같다.

시로코는 핫해치가 아닌 스포츠 쿠페이다. 일반적으로 핫해치는 기본 해치백 보디에 성능을 높인 모델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시로코는 새로운 별개의 차종이다. 그리고 폭스바겐으로서는 골프 GTI라는 걸출한 모델이 있는데 성격을 중복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시로코는 초대 모델이 등장한지 정확히 34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공백 기간이 길었지만 초대 모델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라인업에서 톡 튀는 디자인에 2도어 쿠페 보디, 4인승, 앞바퀴굴림 패키징이 초대 모델과 동일하다. 대신 품질과 기계적인 완성도, 스타일링은 완전히 달라졌다. 양산형 시로코는 예약 3달 만에 1만 1천대가 계약될 만큼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시로코는 골프 GTI보다 길고 넓지만 더 낮다. 스포츠 쿠페인만큼 기본 구성 자체가 더욱 달리는데 치중돼 있고 하체를 비롯한 모든 세팅도 마찬가지다. 파워트레인도 여러 폭스바겐에서 완벽하게 검증된 유닛을 썼기 때문에 성능에 있어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로코라는 이름은 사하라 사막에서 지중해로 부는 뜨거운 바람을 뜻한다. 생산은 이오스, 샤란과 함께 포르투갈에서 진행된다.

트림은 시로코와 GT 2가지로 나뉘며 엔진은 160마력의 1.4 TSI, 140마력의 2.0 TDI, 210마력의 2.0 TSI, 170마력의 2.0 TDI가 올라간다. 시로코 R에는 265마력으로 튠업된 엔진이 탑재되고 시승차는 2.0 TSI에 R 라인 패키지가 추가된 모델이다. 로마 인근에서 시승했다.

EXTERIOR

시로코는 사진보다 작고 더 예쁘다. 전면만 본다면 사납게 생긴 얼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예쁘다는 인상이 더 강하다. 작은 차체에 군더더기 없는 몸매를 갖고 있다. 군살은 쏙 빼고 근육으로 꽉 채운 스타일링 같다. 시로코는 디자인만 갖고도 반 이상 먹고 들어갈 만하다.

시로코는 골프 GTI보다 낮고 길지만 차는 더 작아 보인다. 아마 차고가 10cm 정도 낮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포츠 성향을 가진 차들의 특징과도 같은 웅크린 듯한 디테일이다. 앞바퀴굴림이지만 뒷바퀴굴림 같은 실루엣을 연출하고 있다. 부풀어 오른 리어 펜더에는 튀어나가기 위해 잔뜩 힘이 실린 느낌이다.

아이록 컨셉트만 해도 양산형으로 나오기에는 너무 과감하다 싶은 디자인이었다. 컨셉트카의 디테일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록의 날카롭고 공격적인 느낌과 디테일이 적용된 것이다. 찬찬히 뜯어보면 달리지 못해 안달 난 것처럼 보인다. 무라크 군낙에서 발터 드 실바로 치프 디자이너가 바뀌면서 프런트 엔드의 모습이 바뀌긴 했지만 매력적인 것은 여전하다. 양산형은 클라우스 비쇼프가 스타일링을 책임졌다.

빵빵한 엉덩이는 해치백만의 장점이다. 뒤로 갈수록 넓어지는 보디는 뒤에서 볼 때 더욱 매력을 느끼게 한다. 작은 차체를 생각할 때 스포일러의 면적은 꽤 넓은 편이다. 시승차는 2.0 TSI 모델이지만 R 라인 패키지가 적용돼 펜더에 R 라인이라는 로고가 붙는다. 얼핏 보면 R 모델로 착각할 수 있다. 신분은 `2.0 TSI` 로고로 확인할 수 있다. 진짜 R 모델은 트렁크에 `R` 로고만 붙고 머플러도 양쪽으로 뽑아져 나온다.

알로이 휠 역시 간결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작은 차체에 18인치 사이즈의 휠이 과분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운 모습이 스포티하다. 사이즈는 245/40R이며 브리지스톤 또는 던롭 타이어가 채용된다.

INTERIOR

보통 차를 타면 운전대나 센터페시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시로코는 시트가 우선적으로 눈에 띈다. 시로코의 시트는 외관만큼 공격적으로 생겼다. 쿠션이나 등받이의 사이드 서포트가 아주 날이 서 있다. 타고 내릴 때 허벅지가 걸리적거려서 불편할 정도다. 시로코를 탈 정도면, 시트에 민감하다면 이런 불편함이 반가울 수도 있다.

폭스바겐은 가끔 보면 지나치리만큼 시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적 취향엔 딱이다. 골프 GTI나 다른 스포츠 성향의 폭스바겐처럼 시로코의 시트도 환상적이다. 기능으로만 본다면 특별하지 않다. 전동만 지원되고 별다른 기능은 없으니까. 하지만 시트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게 지극히 폭스바겐스럽다. 쿠션이나 시트백의 측면이 아주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굵은 주름 때문에 옷과의 밀착성도 그만이다.

시로코는 시트 포지션도 골프 GTI보다 10mm가 낮다. 10mm가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자동차에서는 1cm의 차이가 꽤 크게 다가온다. 시트를 최대한 낮추면 푹 꺼지는 포지션이 되고 이 때문에 전고가 낮음에도 머리 공간이 크게 부족하지 않다. 거기다 벨트라인이 높아서 앉았을 때는 TT와 비슷한 느낌도 받는다.

실내의 분위기는 타이트하다. 사실 많이 본 폭스바겐 특유의 실내 디자인이긴 한데 시트나 운전대, 메탈 트림이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R 라인 패키지가 적용돼 운전대도 다르다. 일반 시로코의 운전대는 좀 밋밋하지만 시승차의 것은 메탈 트림이 추가됐고 버튼의 디자인도 더 고급스럽다. 자주 잡는 그립 부분은 굴곡이 있어도 손에도 딱 잡힌다. 계기판 디자인은 심플하고 가운데 액정에도 내비게이션의 정보가 표시된다.

실내에는 메탈 트림을 많이 사용했다. 각 송풍구와 도어 트림은 물론 센터페시아의 모니터 주변에도 넓은 면적의 메탈을 적용했다. 중앙의 송풍구는 머플러 모양을 형상화한 것 같다. 도어 트림의 디자인은 특이하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다른 폭스바겐과 유사하지만 도어 트림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사이드미러의 조절 버튼은 위치가 약간 어색한 듯싶다.

모니터는 양쪽에 주요 버튼을 배열한 심플한 디자인이다. 기능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기에 쉽게 적응이 된다. 그리고 공조장치는 더욱 쉽게 적응된다. 국내의 폭스바겐에서 익히 보았던 디자인이기 때문에 싫든 좋든 금방 익숙해진다.

짧은 기어 레버는 수동의 느낌을 풍기고 모양새 역시 다른 폭스바겐의 DSG와 동일하다. 기어 레버 앞에는 ESP와 ACC(Adaptive Chassis Control) 버튼이 마련돼 있다. R 라인 패키지여서 풋레스트와 페달에도 알루미늄이 덮여 있다. 발을 놓이고도 공간이 남는 넓은 풋레스트는 심리적으로도 든든하다.

POWERTRAIN & IMPRESSION

시로코에는 가솔린과 디젤 2가지씩의 엔진이 올라간다. 2.0 TSI는 초기에는 200마력 버전이었다가 210마력(28.5kg.m)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시로코에 맞게 세팅은 약간 다르다. 2.0 TSI와 6단 DSG 역시 참으로 익숙한 조합이다.

익숙한 파워트레인이지만 느낌은 또 다르다. 확실히 요즘은 같은 파워트레인으로 다른 맛을 내는 게 실력이다. 시로코는 일단 생긴 대로 움직인다. 아주 기민하고 민감하다. 최대 토크가 1,750 rpm에서 나오는데 체감상 그 이하의 회전수에서도 힘이 충분하다. 밟는 대로 쭉쭉 뻗어나간다.

가다서다가 잦고 복잡한 로마 시내에서 이렇게 빠른 엔진 반응은 대단히 유용하다. 힘이 부족하거나 반응이 늦다면 흐름을 맞추기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야 하고 그만큼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시로코는 가속 페달은 적당히 밟고 일단 터보의 부스트만 띄우면 그 다음부터는 순조롭게 움직인다. 흐름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리드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6.9초로 엄청나게 순발력이 빠른 것은 아니다. 이정도면 골프 GTI와 같은 수준이다. 그런데 차가 낮고 보디의 롤이 적어서 그런지 체감 가속력은 더 빠르게 느껴진다. 시로코는 조용한 차가 아니지만 가속 시 들려오는 엔진 소리가 부담스러운 음색이 아니고 회전 질감이 좋아 자꾸만 달리고 싶게 만든다.

210마력의 시로코면 로마 근교의 고속도로에서는 왕이다. 여기 대부분의 차들은 낮은 배기량으로 쥐어짜듯 엔진을 돌려 130km/h을 달리는데 시로코는 6단으로 여유 있게 항속을 한다. 도로 사정 때문에 잠깐 200km/h를 찍었고 여기까지 가속하는 것은 너무나 수월하다. 회전수의 여유나 엔진의 힘을 보면 제원상 최고 속도는 무난히 찍을 듯싶다.

여러 번 언급한 것처럼 폭스바겐의 고속 안정성은 뛰어나다. 큰 차는 물론 시로코 같은 작은 차도 아주 단단히 땅을 붙잡고 달린다. 절대 출력은 낮아도 이런 차야 말로 고속 주행에 적합한 자동차다. 고속에서도 흔들림이 없고 이로 인해 운전자에게 주는 심리적 안정감도 탁월하다. 대중 브랜드 중에서 고속 안정성은 폭스바겐이 최고라 보고 벤츠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시로코를 타보니 골프 GTI에 대한 생각이 좀 옅어진다. 주행 성능이나 스타일링에서 시로코가 더 끌리는 패키징이다. 시로코는 내년 봄에 국내 출시 예정에 있다. 2.0 TSI의 경우 이번에 탄 시승차처럼 R 라인 패키지가 적용돼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뵌다. 가끔 맘에 드는 시승차를 만나면 드는 ‘가격만 맞다면’ 또는 ‘디젤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또 다시 치민다.

주요제원 폭스바겐 시로코 2.0 TS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56×1,810×1,404mm
휠베이스 : 2,578mm
트레드 앞/뒤 : 1,569/1,575mm
공차중량 : 1,393kg
트렁크 용량 : 312/1,006리터
연료탱크 : 55리터

엔진
형식 : 1,984cc 4기통 직분사 가솔린 터보
최고 출력 : 210마력/5,300~6,200 rpm
최대 토크 : 28.5kg.m/1,750 rpm
보어×스트로크 : 82.5×92.8mm
압축비: : 9.8:1

변속기
형식 : 6단 DSG
기어비 : 3.462/2.15/1.464/1.079/1.094/0.921
최종감속비 : 4.059/3.316

섀시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4링크
브레이크 앞/뒤: V 디스크
스티어링: 랙 & 피니언
타이어: 235/40R/18

성능
0-100km/h 가속 시간 : 6.9초
최고속도 : 238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13.3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74g/km

가격 : --
(작성 일자 : 2011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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