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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돈커부르트 D8 210 E 네덜란드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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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2-06-14 00:21:49

본문

돈커부르트 D8은 그야말로 순수 스포츠카이다. ABS 같은 아주 기본적인 장비조차 없다. 오로지 운전자의 의지와 실력으로만 움직인다. 210마력의 힘은 가벼운 D8에 차고 넘치는 힘이며 순식간에 가속하고 꽂히듯 멈춘다. 너무 순수해서 회전이나 급제동 할 때는 스릴이 넘친다. 코너링 할 곳이 없었던 게 다행으로 생각될 정도다. 고속에서는 머리털이 뽑힐 것 같고 운전 자체도 힘이 들지만 분명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글 사진/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네덜란드에는 자동차 회사가 2개 있다. 하나는 F1에도 나갔었고 사브도 인수했었던 스파이커, 하나는 이번에 시승한 돈커부르트이다. 스파이커의 경우 1999년 설립됐으니 돈커부르트가 가장 오래된 네덜란드의 자동차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스파이커는 1926년에 사라진 회사와 관련이 없고 이름만 같은 회사다.

돈커부르트(Donkervoort Automobielen B.V.)는 욥 돈커부트가 1978년에 설립했다. 설립 이후 한결같이 초경량 스포츠카만 생산해 오고 있으며 여전히 일체의 전자 장비는 배제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파워 스티어링조차 없다. 로터스 세븐의 레플리카 업체는 대단히 많지만 명맥을 이어나가는 회사는 별로 없다. 아직까지 꾸준하게 생산이 이어져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새로운 모델과 카본-파이버까지 개발하는 것을 보면 돈커부르트만의 매력이 있는 듯싶다.

돈커부르트는 티엔호벤의 작은 작업장에서 첫 차를 생산했고 몇 년 후에 루스드렉트로 회사를 옮겼다. 그리고 지난 2000년에는 지금의 자리인 레리스타트로 본사를 이전했다. 암스테르담에서 30분 거리에 있으며 이전에 비해 시설이나 생산 설비가 대폭 좋아진 게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섀시는 물론 카본-파이버까지 모두 생산한다. 설립 이후 누적 생산 대수가 1,100대를 조금 넘는 정도니 그야말로 소규모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직원 수도 30명을 넘지 않는다. 첫 모델은 S8과 S8A로 8이라는 숫자는 오리지널 모델인 로터스 세븐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돈커부르트는 포드 코스워스 엔진을 사용해 왔지만 1996년부터는 엔진 공급사를 아우디로 바꿨다. 지금도 대부분의 모델이 아우디의 1.8 터보 5밸브 엔진을 사용한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D8 GTO의 경우 최신의 5기통 터보를 채택하고 있다. 엔진이 아우디제로 바뀌면서 성능은 물론이고 신뢰성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업그레이드나 정비가 쉬운 것도 장점이다.

돈커부르트의 특징은 오리지널 세븐의 순수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의 모토도 ‘타협은 없다’이다. ESP, 트랙션 컨트롤은 물론 ABS도 없고 심지어는 파워 스티어링도 채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규모 회사답게 모든 부분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제작한다. 실내는 가죽이나 알칸타라 또는 카본-파이버 트림까지 고를 수 있고 서스펜션의 세팅도 트랙이나 일반 도로용을 선택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는 보다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뉘르부르크링에서는 D8 270 RS가 7분 14초의 랩 타임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작년의 두바이 24시 레이스에서는 클래스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첫 쿠페 모델인 D8 GT는 보디를 카본-파이버로 제작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차체 중량은 650kg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GT이다.

돈커부르트의 모델은 D8 한 가지인데, 크게 보면 D8과 270, GT, GTO 4가지이다. 이중 GTO를 제외한 모든 D8은 2003년부터 아우디의 1.8T 5밸브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엔진의 출력은 150마력, 180마력, 210마력으로 나뉘고 차체 중량은 630kg에 불과하다. 시승 모델은 D8 210마력 버전이다.

EXTERIOR

기본적인 디자인은 케이터햄 7과 같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서스펜션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 그리고 오픈 펜더가 클래식한 세븐의 모습을 그대로 잇고 있다. 터보 엔진을 감안해서인지 보닛에는 열을 방출하는 벤트가 많은 편이고 면적도 크다. 모두 수제작 되기 때문에 얼핏 봐도 어딘지 허술한 면이 있다. 하지만 케이터햄보다는 완성도가 높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기본 디자인은 같지만 세부 디자인은 독자적이다. 케이터햄 R300과 비교 시 헤드램프 위치나 서스펜션 링크가 다르고, 특히 3개의 가로줄이 들어간 그릴은 D8쪽이 나아 보인다. D8은 옆으로 뺀 배기라인에 ‘D8`이라는 로고도 들어간다. 옆에서 보면 앞뒤 오버행은 없다시피 하고 롱노즈 숏테크라는 클래식한 비율이 나온다.

D8은 실제로 보면 더 작고 장난감 같다. 전장이 3.5m가 채 되지 않는다. 초미니 사이즈다. 하지만 이래봬도 걸윙 도어이다. 가볍기 짝이 없는 도어는 위로 활짝 열린다. 도어는 그냥 가리개의 역할만 하는 정도다. 문턱이 높아서 타고 내리기가 어렵지만 시승 전에 쿠페형인 D8 GT를 동승해 한층 수월했다.

타이어는 토요 프로세스 R888이다. 트레드웨어는 100으로 이정도면 그야말로 지우개로 불리는 수준이다. 사이즈는 앞이 205/50ZR/15, 뒤가 225/50ZR/15이다. 타이어는 주로 토요를 추천한다고 한다.

INTERIOR

겉에서 예상한 것처럼 실내는 좁고 타이트 하다. 그야말로 운전만 하는 공간이다. 지금껏 타본 차 중 이와 비슷한 차를 꼽는다면 로터스 엑시즈이다. D8은 그보다 좀 더 타이트하다. 시트에 앉으면 몸을 움직일 여지가 별로 없다. 운전에 필요한 팔과 다리만 움직일 수 있다. 오픈 보디이기 때문에 머리 위 공간은 아주 넉넉하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는 종잇장처럼 얇다. 쿠션이 없다시피 하지만 굉장히 편하다. 확실히 딱딱한 시트가 좋다. 조절폭도 적지만 몸에 딱 맞는 게 신기할 정도다. 거기다 4점식 안전벨트를 채우면 완전히 갇힌 기분이 든다. 안전벨트부터 높은 문턱까지 한 번 타고 내릴라치면 상당히 번거롭다.

시트는 등받이를 조절할 수 없고 그마저도 거리 조절 폭이 적다. 최대한 앞으로 밀어도 원하는 운전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밀을 경우 클러치 페달은 간신히 끝까지 밟을 수 있고 브레이크는 적당하다. 근데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기 위해서는 엉덩이가 움직여야 한다. 바이퍼만큼은 아니지만 동양인의 체형을 위한 구성은 아니다.

실내에 앉으면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게 와이퍼이다. 꼭 장난감처럼 짧고 가늘다. 비오는 날 제대로 닦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이 차는 타이어도 그렇고 패키징상으로 비오는 날 타는 게 무리이긴 하다.

실내는 차체와 같은 하얀색 철판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대시보드는 카본-파이버로 덮었다. 아주 단순한 실내 구성이다. 흔히 센터페시아로 부르는 자리에는 5개의 게이지만 있다. 왼쪽부터 터보 부스트, 오일 압력, 오일 온도, 수온, 연료 게이지다. 다들 작아서 주행 중에 확인하기 힘들다. 그 아래에는 비상등과 헤드램프 스위치 등이 있다.

계기판도 단순하다. 특히 속도계는 60km/h 단위로 끊긴다. 속도 확인이 중요치 않은 차다. 이럴 거면 타코미터를 더 크게 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 90도로 곧추선 스티어링 휠은 전투적인 느낌이 충만하다. 손톱으로 찔러도 눌리지 않을 만큼 단단하고 그립도 끝내준다. 다만 스티어링 휠에서 차의 연식이 느껴진다.

도어는 일반 자동차처럼 쾅 하고 닫는 게 아니라 단추를 채워야 한다. 그러니까 배꼽 단추 4개를 채워야 도어가 잠기는 것이다. 한 개쯤은 안 잠궈도 달리는데 지장은 없고 경고등도 들어오지 않는다. D8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도 경고등은 없다. 이쯤 되면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안전벨트를 맬 테니까. 도어는 탈착도 가능하다.

기어 레버는 아주 뭉뚝하고 변속 거리도 짧다. 봉이 손에 쏙 들어온다. 센터 터널의 앞쪽에는 주머니가 있는데, 차에 수납 공간이 있는 게 이렇게 유용할 줄 몰랐다. 여기에 휴대폰 같은 물건을 잘 보관할 수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1.8 터보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아우디의 5밸브 1.8 터보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구형 유닛이다. 출력은 210마력, 최대 토크는 32.6kg.m이다. 5단 수동변속기는 보그워너제이다.

가속 시 느낌은 마치 튜닝카 같다. 실제로 210마력으로 튠업된 엔진이기도 하다. 거칠면서도 빠르게 가속된다. 630kg에 210마력이면 남아도는 출력이다. 100km/h까지 순식간에 가속된다. 딱 6천 rpm까지만 회전시켜도 날듯이 달리고 7천 rpm 정도의 회전수는 조금 부담스러운 눈치다. 최근의 유닛에 비하면 1.8T는 터보의 반응 시간이 약간 느리게 느껴지지만 D8 같은 성격의 차에서는 큰 상관은 없다.

정지에서 급가속하면 초반에는 뒤가 흔들린다. 뒤가 흔들리면 불안할 수 있지만 손으로 느껴지는 그립은 듬직하다. 초반 가속이 빨라서 타코미터를 볼 여유는 없다. 경량 차체로 인한 순발력보다는 엔진의 출력으로 빠르게 가속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다소 의외이다. 어쨌든 순발력은 대단하다.

거기다 오픈 보디에 시트 포지션이 낮아서 체감 가속력이 더 대단하다. 시트 포지션이 얼마나 낮은가 하면, 도어를 열면 쉽게 손이 땅바닥에 닿는다. 평범한 해치백의 사이드미러가 머리 위로 지나간다. 옆창에 튀는 작은 돌맹이가 눈으로도 보인다. 도어를 떼고 다니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도 대단하다. D8 같은 차는 고속 주행을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니니 공기저항이 심하다. 140km/h 정도가 되면 들이치는 바람으로 인해 머리털이 뽑힐 것 같다. 탈모 걱정되는 사람은 고속 주행하기 힘들 정도다.

공기저항이 심하다 보니 날렵한 초반 가속력에 비해 100km/h 이후의 가속력은 처지는 편이다. 밟고 있으면 200km/h 부근까지 가속되긴 하지만 4단에서부터는 가속력이 주춤한다. 고속에서는 직진 안정성이 탁월하다곤 할 수 없다. 하지만 손으로 느껴지는 그립이 좋아서 불안하지는 않다. 동영상은 4단 가속을 촬영한 것이다.

클러치 페달은 일반적인 양산차보다는 무겁지만 그렇다고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대신 기어 레버는 적응에 약간 시간이 걸린다. 일단 변속 거리가 짧아서 급하게 변속할 때 헤매기도 했다. D8의 변속 거리는 S2000보다도 짧은 것 같다. 그리고 기어를 집어넣기도 무겁다. 클러치를 밟고 힘을 확실하게 준 다음에 밀어 넣어야 한다. 가장 무거웠던 수동 모델인 2003년형 포드 머스탱 SVT보다 무겁다. 이렇다 보니 천천히 달릴 때도 어느 정도는 힘이 든다.

돈커부르트 본사 주변은 노면 좋은 국도가 있긴 하지만 코너는 별로 없다. D8은 없는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회전할 때 민감하다. 회전할 때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뒤가 빙글 돌려고 한다. 운전대에 따라 움직이는 바퀴를 보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다. 브레이크 역시 유격이 극히 짧아서 꼭 버튼을 누르는 것 같다. 급제동 시에는 그야말로 꽂히듯 멈추지만 바퀴가 잠기기 전에 컨트롤 할 수 있는 기술도 요한다.

돈커부르트 D8은 퓨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스포츠카이다. 210마력 버전도 괜찮긴 하지만 D8의 구성상 출력이 낮은 하위 모델도 충분히 재미있게 탈 수 있다. D8은 케이터햄보다 비싸게 책정되는 고가의 모델이다. 차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구입 자체를 생각하기 힘들지만 소수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주요제원 돈커부트 D8 210 E

크기
전장×전폭×전고 : 3,410×1,730×1,110mm
휠베이스 : --mm
트레드 앞/뒤 : 1,400/1,470mm
공차중량 : 630kg
트렁크 용량 : --리터
연료 탱크 용량 : --리터

엔진
형식 : 1,781cc 4기통 가솔린
보어×스트로크 : 81.0×86.4.0mm
압축비 : 9.5:1
최고출력 : 210마력/6,000rpm
최대 토크 : 32.6kg,m/4,000rpm

변속기
형식 : 5단 수동
기어비 : 3.36/1.81/1.26/1.00/0.82
최종감속비 : 3.62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05/50ZR/15, 225/50ZR/15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100km/h 가속 : 4.5초
최고속도 : 237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10~12.5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

시판가격 : --만원
(작성일자 : 2012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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