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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자동차 가격과 서비스, 전 세계를 하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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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10-04 10: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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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여러 가지 부문에서 일어나는 EC국가간의 교섭, 특히 유로화의 도입이라든가 자동차 판매규정 등에 관한 합의 과정 등을 보면 머지 않아 세계 유통질서가 또 한번 지각변동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게 한다. EU 지역 국가들은 상호간에 관세를 낮추고 공용 통화를 사용하며 상호 공동 경제체재를 구축해 가며 국가간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 중 자동차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자. 지금 유럽에서는 딜러들이 한 개 이상의 브랜드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간의 가격차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규정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이 규정에 대한 대체적인 반응은 소비자들의 경우 경쟁지향적으로 시장을 개방하도록 한 새로운 자동차 판매규칙을 환영한 반면 자동차메이커와 노조, 그리고 일부 국가는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유럽 국가간의 세전 가격의 갭을 좁히고 자동차메이커와 자동차생산국가들로부터의 압력에 맞서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자동차판매규정을 승인했다. 이 규정은 딜러들이 하나 이상의 브랜드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업체들로 하여금 예비 부품과 공구들을 개별적 수리점(경정비업체)에도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위원회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딜러들에 대한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딜러들이 EU지역 어느곳이라도 지점을 열 수 있도록 한 이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에 대한 반응은 국가와 입장에 따라 아주 다양하다. 영국 소비자협회는 자동차판매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독점을 타파하고 대신 소비자들에게 속임수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경고라고 환영했다. 제조업체들의 트릭에 의해 영국의 소비자들은 유럽의 다른 지역에 비해 차 구입비용에 평균 2000파운드(3,133달러) 정도를 더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브뤼셀의 소비자단체 BEUC는 자동차 유통구조의 개혁이라고까지 극찬한다. 이 규정은 자동차시장의 벽을 허무는 첫 단계이며 소비자들에게 신차에 대한 낮은 가격과 품질 혜택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독일의 ADAC는 이 개혁의 혜택을 2005년까지 기다려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아직은 어느정도의 이익을 보게 될지 아무도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반해 수익이 줄어들게 될 자동차메이커들은 비판적이다. 그들은 이 규정이 기대하는 가격 하락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메이커들은 오히려 가격이 인상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격은 오히려 인상되지만 그로 인해 선택의 기회박탈, 더 많은 불편함, 그리고 잠재적으로 서비스 품질악화 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랑스자동차협회는 유럽자동차협의회와 의견을 같이 한다. 그들은 운전자와 소비자들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유럽 최대 자동차시장 독일의 자동차협의회 VDA는 유럽시장의 차 가격을 낮추는 것은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주장한다. VDA와 독일의 강력한 IG메탈 엔지니어링 조합은 약 53만명에 이르는 고용자와 47000 가지 직업을 가진 자동차산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규칙은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주지 못하면서 수천명의 일자리만 빼앗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규모 업체들이 소규모 업체들을 흡수함으로서 소형화된 딜러들은 심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독일 메이커들과 독일 정부는 새 규칙에는 몇가지 문제점들이 있어 효과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는 일부 딜러들은 이 플랜에 대해 찬반이 혼재했으며 부품 메이커들은 기회로 여기는 편인 것 같다. 유럽의 부품 공급업체들은 이번의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줄 것이고 일부 중소 규모의 에프터 마켓회사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환영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이 강하게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격심한 경쟁, 유로와 인터넷 등으로 인한 환경변화는 이미 유럽 전체의 가격을 단일화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한편 북미에서도 이런 새로운 유통질서를 감지케 하는 일들이 최근 벌어지고 있어 주목을 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나다와 멕시코, 미국 사이의 자유무역협정인 NAFTA 조약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카나다 지역에서 차를 구입해 그것을 다시 미국시장에 판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런 일들을 보면 자유무역이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GM과 크라이슬러 그룹은 그레이 마켓에서 차를 구입하는 미국 딜러와 고객들에게 동시에 제재를 가하는 규칙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더 이상 그레이 마켓에서 유통되는 차량에 대해 워런티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GM은 딜러들에게 그레이 마켓에 차를 판매하면 잘 나가는 뉴 모델에 대한 배당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드는 미국과 카나다의 도매가 차이를 노려 미국 소비자들에게 차를 파는 카나다 딜러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런 빅3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일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이 진정으로 이 문제의 해결을 원한다면 그들은 두 나라에서 팔리는 같은 차에 대해서는 같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자동차회사들은 제품 생산지를 세계 곳곳에 설립하고 있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부품을 구입해 차를 만들어 낸다. 이는 소비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의 논리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같은 제품을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많은 제품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만약 소비자가 세계 어느 곳에서나 그곳의 안전과 환경 기준에 맞는, 더 낳은 가치가 있는 제품이 있다면 그것을 거리낌없이 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생산자는 소비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제품을 구입했던지 어디에서나 같은 워런티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90년대 초중반 많은 그레이 마켓을 통해 외제차량들이 들어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여러 의견이 분분했었지만 메이커에 따라 외부적으로는 사후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표명하면서도 차가 정비공장에 들어오면 수리를 해 주는 형태를 취하기도 했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전례가 있다. 그레이 마켓을 통한 유럽차에 대한 동등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선례가 있다는 것이다.

시각을 약간만 바꾸어 보자.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는 물리적인 환경이지만 만약 미국에 있는 정규 딜러가 해외 본사에서 그에게 제시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같은 차를 이웃 카나다 딜러에게서 살 수 있다면, 그것을 구입해 그의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이 문제로 시끄러운데 문제는 카나다와 미국의 가격이 일치하지 않는데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약 그것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준다면 그렇게 해야 하며 근본적으로 가격 차이를 없애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최근 유럽에서 문제가 일고 있는 자동차 판매규정 변경에 관한 문제도 결국은 유로화도입과 함께 자동차 판매가 차이를 없애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어쨌거나 지금 빅3는 그들의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이 글로벌화에 어긋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당위성으로 인해 빅3는 더욱 논리가 빈곤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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