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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어려울수록 비싼차를 팔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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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10-31 08: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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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비이성적이라고 할만큼 비싼 모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수퍼 럭셔리카라고 하는 초호화 고가의 모델들이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보면 이 모델들은 모두 독일 메이커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폭스바겐 그룹의 벤틀리 컨티넨탈 GT를 비롯해 메르세데스의 마이바하, 그리고 포르쉐 카옌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BMW의 뉴 롤스로이스가 동참하고 메르세데스도 또 다른 수퍼카를 개발하고 있으며 아우디의 람보르기니 유닛에서도 새로운 모델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독일 메이커들은 지금 시대의 흐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그 성공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지만 무언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적어도 비즈니스 관점에서라도 과연 프레스티지카 프로그램에 열중해 많은 수익을 올리던 시대로 복귀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세계 경기침체는 모든 프로젝트가 계획보다 낮은 생산규모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제기하게 하고 있다. IT, 텔레콤과 재정 부문의 사업실패로 인해 많은 잠재고객들이 수퍼 럭셔리카시장에서 떠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이런 의문은 더 강해진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의 여론은 여전히 적절한 판매를 뒷받침할 충분한 돈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마이바하와 롤스로이스의 경우 연간 1000대 정도는 팔린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벤틀리의 관계자는 연간 3,500대 이하의 컨티넨탈 GT의 판매로도 30%의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나오게 될 15만 달러에서 25만 달러의 가격표가 붙은 모델에서는 이익폭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포르쉐와 페라리만이 누려오던 판매 이익을 이제는 다른 메이커들도 올릴 수 있다는 얘기이다.
포드가 연간 50만대의 피에스타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반면 규모에서 훨씬 못 미치는 포르쉐와 페라리의 판매 이익은 업계 최고의 수준에 달하고 있다.

플랫폼 공유와 에어컨이나 서스펜션 레이아웃과 같은 시스템들의 공유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또 다른 요소다. 예를 들면 뉴 벤틀리는 아우디 A8, VW 파에톤, VW 투아레그 그리고 포르쉐 카옌등과 같은 엔지니어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
투아레그와 공동으로 개발된 포르쉐의 카옌은 연간 5,000대만 판매되면 손익 분기점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포르쉐는 연간 25,000대라는 판매목표를 발표했고 많게는 35,000대까지 판매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비용 공유는 단지 6,000대의 벤틀리 컨티넨탈 GT에 국한되지 않고 쿠페와 앞으로 나오게 될 세단 버전까지 포함해 대략 13,000대의 그룹 모델들에 적용될 수 있다. VW의 경우는 더 두드러져 6만 달러의 아우디 A8은 다른 보디와 충실한 벤틀리의 손길을 가해 15만 달러에 판매될 수도 있다. 이는 골프와 아우디 TT정책의 연장으로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다른 시장과 가격 세그먼트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수익은 막대할 수 있다. 만약 폭스바겐이 작년에 판매된 865,000대의 골프에서 대당 1000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면 합계 8억 6,500만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연간 생산이 6,000대에 지나지 않는 벤틀리의 이익은 대당 5만 달러로 합계 3억 유로에 달한다.
물론 이 수치가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수긍이 가는 얘기다. 골프의 판매량에 비해 1%가 채 되지 않는 벤틀리가 그 1/3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폭스바겐이 4년 전 벤틀리를 인수한 이후 투자한 약 8억 달러 가량에 대한 보상일 수도 있다. 폭스바겐측은 이정도의 투자 역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아나지 세단 후속 모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람보르기니에 대해 모회사인 아우디는 3세대 람보르기니가 나올 때까지는 투자 회수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우디는 뉴 람보르기니의 1세대인 무치에라고(Murcierago)와 내년에 선 보이게 될 L140에 1억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모델들의 판매가 2004년 네 배인 1,600대가 되면 그로 인해 얻은 수익은 2세대 모델을 위해 재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아우디가 투자한 것을 회수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그로 인한 회사의 가치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 비용을 계산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수없는 회의와 연구를 통해 만들어져 시행된 프로젝트가 정말로 많은 돈을 벌어 들여 줄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한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결국 그 문제로 인해 1998년 분리 매각되기에 이르렀다. 1년에 겨우 1,500대를 생산하는 고성능 자동차는 BMW와 폭스바겐에 의해 각각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다이믈러크라이슬러로 하여금 마이바하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했다. 다이믈러크라이슬러는 투자액수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마이바하를 소개하는 어마어마한 뉴욕 런칭행사 파티는 거대한 투자에 대한 회수에 비하면 극히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뉴 E 클래스를 개발하는데 20억 달러를 썼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이바하에 대한 투자도 상당할 것이다.

이에 비해 BMW가 잉글랜드 굿우드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조립공장에 6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역시 실제 들인 비용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개발비용, 생산비용,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것 말고도 BMW 톱 경영자들에 의한 전략과 롤스로이스를 위해 투여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비용은 또 다른 문제다.

문제는 이처럼 소량 고가의 모델에 많은 돈을 들이는 독일 메이커들의 사고방식과 감각이다. 우선은 과연 그만한 투자의 결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 시대 과연 그런 정책이 올바른가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런 문제보다도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중요하겠지만 폭스바겐이 골프와 같은 핵심 모델에 더 힘을 쏟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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