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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GM대우 라세티 1.5MAX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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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11-19 18: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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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럽고, 부드럽고, 조용하고

GM대우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이미 특별 한정 모델 세 종류를 내 놓은데 이어 매그너스 2.5리터 사양을 선 보이더니 이번에는 준중형 모델 라세티의 정식 보도발표회를 갖고 연말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GM대우의 출범 이후 내놓은 모델답게 많은 부분에서 기존 대우차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준 라세티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누비라Ⅱ의 후속 모델로 등장한 라세티는 「젊음과 힘이 넘친다」는 의미의 라틴어 LACERTUS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기존 누비라도 숙성도 면에서는 별 무리가 없는 모델이었지만 격심해져 가는 국내 준중형차 시장의 경쟁에는 역부족인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1999년 5월에 신 모델의 개발을 시작했고 30개월의 개발과정을 거쳤다. 물론 기획은 대우차에서 시작했지만 약 1년 전부터는 GM의 의견이 반영되며 전체적으로 완전히 다른 개념의 모델을 추구했다고 한다. 스타일링은 피닌파리나에게 의뢰를 했고 인테리어 디자인은 대우의 디자인포럼에서 맡았다.
차체의 크기는 누비라와 큰 차이가 없다. 전장 4500, 전폭 1725, 전고 1445mm로 각각 5mm, 10mm, 15mm씩 확대되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시대적인 감각에 지극히 충실한 디자인이다. 첫 눈에 쏙 들어오는 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오래 두고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피닌파리나 특유의 터치가 살아 있다.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도금이 적용되었지만 디자인이 대우의 패밀리룩을 유지하고 있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풀 웻지 타입의 보디는 기존 누비라와는 완전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웨이스트 라인과 후드 위의 캐릭터 라인이 강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보수적인 취향을 추구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이 등급 모델들과 직접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튀는 것보다는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스타일링을 택했다고 할 수 있다. 부분적으로 크롬도금을 적용한 것도 시대적인 흐름을 잘 쫓는 모습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중장년층까지 수요층을 확대하려는 듯 보수적인 색채는 더 강해진다. 투톤 타입의 완고한 선은 분위기를 좀 더 무거워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승차는 베이지색을 기본으로 대시보드에 블랙 패널을 덧댄 형상을 취하고 있는데 그 아래쪽의 우드트림이 고급차임을 주장하고 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메탈 그레인을 선호하지만 센터 페시아에 일부 적용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우드트림을 많이 사용하면 고급스럽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계기판의 클러스터는 3원형으로 옥색조명과 실버링을 적용한 것이 마음에 든다.

실내의 넓이는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같은 차체라면 가장 넓은 실내를 창조하는 것이 현대차의 장기였는데 이제는 한국차의 장기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스티어링 휠에 오디오 리모콘과 핸즈프리 버튼을 적용한 것이라든지 세이프티 파워 원터치 파워 윈도우 적용, 전동식 아웃사이드 미러, 배터리 세이버 기능 등은 한국차의 장기인 풍부한 장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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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다. 자외선 차단, 빗물제거, 눈 등의 악천후에도 편안한 운전을 가능케 해주는 웨더팩(Weather Pack)을 적용, 앞 유리 하단부 열선 내장, 와이퍼 작동속도를 조절해 주는 적외선 레인센서, 특수 발수 코팅 처리된 프론트 윈드실드 등 중형차 부럽지 않은 장비로 가득차 있다.

글로브박스 내 냉장 기능 적용, 뒷좌석 도어트림 포켓 등 수납공간 만들기 경쟁에도 동참하고 있다. 운전석 머리 왼쪽 위에 설계된 선글라스 케이스의 아이디어도 기발하다. 다만 글로브박스 하단 수납함은 발 공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A필러 아래쪽에 있는 사이드 미러 조절 버튼의 위치도 도어 트림쪽으로 옮겼으면 더 좋을 듯싶다.

오토매틱의 매끄러운 반응과
여유로운 주행성이 장기

시승차는 최고급 사양인 1.5 MAX로 106ps/6,000rpm의 최고출력과 14.2kgm/4,200rpm의 최대토크를 내는 1.5리터 DOHC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엔진룸을 들여다보면 더 이상 흔히 말하는 대우차가 아니다. 깔끔한 배선과 엔진커버는 물론이고 정비성을 고려한 배치, 그리고 에어클리너 커버의 고정장치 등 숙원이다시피 했던 문제 해결 등이 눈에 띤다. 한마디로 엠블렘만 떼어 내면 어느 브랜드의 차인지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달라져 있다. 특히 플로어 아래에 있는 머플러에 이르는 매니폴드의 구조도 바꾸어 내구성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와 4단 AT두 종류로 이중 4단 AT는 일본 아이신제.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모델로 특이하게도 주차 브레이크를 당겨야 TV화면이 나오도록 해 안전성에 대한 배려를 엿보게 했다.

이그니션 키를 돌렸다. 부드럽다. 엔진의 회전상승도 매끄럽다. 그냥 풀 스로틀을 해도 엔진회전 저항을 느낄 수 없다. 많은 개선이 느껴진다. 특히 중속영역에서의 두터운 토크특성은 여유있는 주행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엔진은 기존 E-TECⅠ을 모디파이해 E-TECⅡ라고 명명한 것으로 출력과 토크가 각각 향상되어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비중을 둔 것은 연비인 것 같다. 이는 주행 중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저속보다는 중속에서 큰 무리없는 가감속을 보여 주며 고회전역에서는 약간 주저거림을 보여 준다. 4,000rpm, 140km/h 정도까지는 무리없이 상승이 되는데 그때부터 뜸을 들인다. 하지만 통상 주행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120km/h까지의 크루징 영역에서는 아주 매끄러운 주행성을 보여준다.

이는 AT의 영향도 큰 것 같다. 거의 모든 영역에서 변속 포인트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특히 출발시 페달에 발을 얹어 놓기만 해도 타임래그 없이 진행이 되는 것이 기존 AT에 대한 인상을 많이 바꾸어 주었다. 오른발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시프트 히스테리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잠깐 운전해 본 MT사양의 트랜스미션 감각은 달랐다. 유격이 요즘 차에 비해 크다. 또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프트 레버에 충격이 전달된다. 다시 AT로 바꿔 타자 매끄러운 감각이 더 강조되는 듯했다.

하체의 개선 폭은 더 크다. 서스펜션의 세팅이 소프트에서 하드한 쪽으로 확실한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듀얼 링크의 구조는 누비라와 같지만 댐핑 스트로크는 상대적으로 짧게 설정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역시 중저속에서 노면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고자 하는 타협의 흔적이 보인다. 고속 영역에서의 안정성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와인딩 로드 공략시 언더 스티어 특성은 통상적인 수준보다는 약간 강했다.

EBD ABS의 제동특성도 이제는 평균 수준에 이르러있다. 네 바퀴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 방식으로 7인치+8인치 텐덤(Tandem) 브레이크 부스터를 적용하고 있다. 노즈 다이브와 스쿼트 현상도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이것이 주는 주행안정성은 만만치 않다.
여기에 40%에 이르는 고장력 강판의 적용을 비롯한 구조적 측면의 개선도 NVH와 함께 현저하게 달라진 내용 중 하나다. 흔히 말하는 잡소리에 대한 대책도 많이 달라져 있다.

특히 풀 스로틀을 시도해도 엔진음의 실내 침입이 충분히 억제되어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원 벨트 시스템으로 인한 것도 있겠지만 인슐레이터의 다용으로 인한 차음 대책도 수준급이다. 거기에 대용량 머플러의 채용도 일조를 하고 있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연비를 포함한 경제성에 가장 비중을 둔 듯한 라세티는 특히 마무리와 엔진 룸 내의 구성 등에서 분명 한차원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물론 내구성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봐야겠지만 모든 면에서 경쟁이 본격화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내용이 곳곳에 나타나 있었다.


제원: 전장×전폭×전고 4,500×1,725×1,445mm/휠 베이스 2,600mm/트레드 1,480/1,480mm/ 배기량1,498cc, 106ps/6,000rpm, 14.2kgm/4,200rpm/앞 V.디스크, 뒤 디스크/랙&피니언/최고속도 181km/h(MT183km/h)/최소회전반경 5.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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