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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메르세데스 벤츠 뉴 S50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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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2-20 10: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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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파리살롱을 통해 선보인 메르세데스 벤츠 뉴 S클래스가 국내에도 상륙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메르세데스는 이제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깬다. 또 다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사람들에게 메르세데스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마력이 있다. 오늘 그 메르세데스의 기함 S500을 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고공 비행을 하는 독수리가 활강을 하면 모두는 그 자세에 압도된다. 하늘에는 고요만이 흐른다.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적막이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독수리는 급강하를 하며 먹이를 낚아 챈다. 한치의 빈틈도 없는 공격이 진행되고 마무리가 되었지만 하늘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고요가 흐른다.

1,800rpm에서 100km/h로 순항하며 여유를 즐긴다. 프리미엄 세단의 필수조건인 저속에서의 풍부한 토크가 운전자를 안심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흐름을 따라 물결 속으로 스며든다. 2톤이 넘는 차체는 미끄러지듯이 스르르 전전한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흐름을 따른다. 순간 빈틈이 보인다. 옆쪽 차선으로 흐르는 차들로 보아 10대가 채 안되는 공간이다. 킥 다운! 순간적으로 엔진 회전 1,000rpm 가량 상승한다. 스피도미터의 바늘이 올라간다. 3,500rpm 부근에서 150km/h에 이른다. 그대로 스로틀을 열어가자 4,500rpm 부근에서 200km/h를 돌파한다. 타코미터를 볼 시간도 없다. 다시 200rpm 정도가 상승하며 220km/h.
그런데 메르세데스의 진가는 이때부터다. S500은 더 달려보라고 운전자를 부추긴다. 아직 여유있는 파워와 안정된 하체로 원하는만큼 받쳐 줄테니 과감하게 도전해 보라고 권한다. 하지만 어느새 코 앞에 장애물. 거의 무의식적으로 오른발을 브레이크 페달에 올려 놓았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속도가 떨어지며 앞차와 보조를 맞춘다. 동승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앞바퀴 굴림방식차는 고속 영역으로 올라가면 갈증이 생긴다. 좀 더 밀어 붙이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그에 반해 뒷바퀴 굴림방식차는 고속 영역에 이르면 이제부터니까 스로틀을 더 열어 보라고 뒤에서 지켜보며 독려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같은 뒷바퀴 굴림방식차도 그 성격에서 차이가 난다. BMW7은 중속에서부터 운전자를 자극하며 다이나믹하게 즐기는 운전을 하도록 유도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도 즉답식으로 운전자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에 비해 S500는 느긋하게 전진하다가 가속을 시작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튕겨 나간다. 그리고는 마치 위에서 누군가가 컨트롤러를 가지고 운전자의 행동을 지켜 보며 상황에 따라 자세를 잡아 주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큰 덩치를 의식하지 않게 해 준다.

다만 놀랄 시간이 없이 가속을 해 가기 때문에 앞바퀴 굴림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절대 숙달의 시간이 필요하다. 스티어링 감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컨트롤할 줄 알게 되면 S는 운전자를 받아 들인다. 그리고는 있는 듯 없는 듯 운전자의 입맛에 따라 움직여 준다.

항상 예상을 깨는 진보적인
테크놀러지로 압도하는 S클래스


메르세데스 벤츠 뉴 S클래스는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한다. 항상 예상하지 않았던 내용으로 또 다른 감동을 준다. 특히 메르세데스 S는 더 이상 변할 것이 없을 것 같은데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업계를 리드해 간다. BMW7이 혁신적인 변신을 통해 다른 방향으로 치고 나갔다면 벤츠 S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술의 궁극을 추구하면서 미래 기술을 접목시키는 쪽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것도 어느 한 부분의 개선이 아니라 외관부터 시작해 성능, 안전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발전했다. 결코 페이스 리프트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의 변화다. 이번 페이스 리프트는 엔진의 강화, 4매틱 버전(AWD)의 추가, 안전성의 향상, 인테리어의 격상 등이 주된 내용이다.

외관의 변화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할 수 없다. 쿠페 형상의 프로필과 부드러운 언더 보디는 공기 흐름을 개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기저항계수를 0.27까지 낮추었다.

인상이 더 강하게 변했다. 현행 S는 1998년 데뷔 당시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을 받았던 선대의 이미지를 바꾸고자 상당히 온화한 스타일링으로 바뀌었었다. 그런데 그 후 C클래스가 신형으로 진화하면서 비슷한 이미지로 인해 구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다 크게 하고 그 양 끝의 헤드램프의 표정도 바꾸어 클리어 글래스를 사용해 좀 더 강한 이미지를 살려낸 것이다.

크기는 롱 휠 베이스 기준으로 5,163mm×1,855×1,444mm로 전장만 8mm 길어졌다. 국내에는 S280만 숏 휠 베이스이고 나머지는 모두 롱 휠 베이스다. 표기를 S500L이라고 하는 것이 옳지만 시승차에는 그냥 S500으로 되어 있다.

인테리어도 40여군데가 넘는 곳을 새로 디자인했거나 재질을 바꾸었다. 물론 호화로움을 지향하는 것이다. 대시보드의 재질을 바꾸었고 스위치류의 디자인도 변경되었다. 그러나 다이얼식으로 돌리도록 되어 있는 아날로그방식의 버튼들은 여전히 정감이 간다.

커맨드(COMAND)컨트롤과 디스플레이 시스템이 표준장비로 채용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6.5인치의 넓고 선명한 컬러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으며 16:9의 비율이다. TV와 라디오, CD체인저 등을 비롯한 각종 주행정보를 표시해 주는 패널인데 편안한 구성을 하고 있다.
프론트 시트는 14웨이 파워 어시스트를 채용하고 있다.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이 시트의 특징은 다이나믹 멀티 컨투어다. 이는 상황에 따라 공기가 자동으로 채워지거나 비워지는 여러개의 에어 챔버로 구성되어 있다. 운전자와 앞좌석 승차자가 완벽하게 수평으로 지지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스위치를 넣으면 코너에서 횡G가 발생했을 때 바깥쪽 서포트가 순간적으로 강해진다. 사실 일상적인 주행에서 이런 기능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최고급차답게 전기가열 스티어링 휠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헤드레스트도 전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장착할 수 있으나 국내 사양은 설정되어 있지 않다. Bose 오디오 시스템도 표준.

그 가격에 어울리게 훨씬 높은 수준의 우드와 레저로 마무리 된 트림을 언제나처럼 높은 품질감을 느끼게 한다. 네 개의 시트는 각각 독립적으로 히팅과 에어컨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뒷좌석 전용의 모니터는 센터 콘솔 뒤쪽에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사운드는 헤드폰으로 좌우 분리 청취가 가능하다. 뒷좌석에도 부족한 것이 없는 편의장비가 만재되어 있다. 하지만 역시 필자의 입장에서는 앞좌석이 훨씬 좋은 것 같다.

넘치는 파워를 컨트롤하는
하체와 각종 제어 및 안전기술



뉴 S클래스는 V6, V8, 그리고 V12 등 세가지 종류의 엔진을 탑재한다. S320의 배기량이 3.7리터로 확대되어 이름이 S350으로 바뀌었다. S350은 S280과 마찬가지로 V6 엔진. 그리고 S430은 275마력의 4.3리터 V8, S500은 302마력 5.0리터 V8을 탑재한다. 최상위 버전인 S600세단은 터보차저 5.5리터 V12 엔진으로 500마력을 발휘한다. 기존 엔진보다 138마력이 더 높다. 전통의 수퍼차저 대신 터보차저를 적용한 것이 새롭다. 여기에 매뉴얼 모드가 있는 5단 AT 트랜스미션이 모두 기본으로 조합된다.

사실 이번에 벤츠가 S클래스의 페이스 리프트를 한 것은 기존 모델이 파워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새로운 라이벌들의 출현으로 그에 대응할 필요성 때문이다. 같은 독일의 폭스바겐이 만든 파에톤과 특히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한 숙적 BMW 7시리즈의 도전에 메르세데스가 반응을 한 것이다.

이번 페이스 리프트의 또 하나의 특징은 4매틱의 채용과 프리 세이프라고 하는 안전 대책이다. 4매틱은 앞뒤를 40대 60으로 배분한 4WD 시스템으로 S500과 S430에 채용되며 S350에는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 수입 모델에는 4매틱이 채용되지 않아 아쉽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쇼에서 이 4매틱의 컴백을 특별히 강조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었다. 어떤 노면에서도 확실한 트랙션을 컨트롤 할 수 있게 해 주는 시스템이다. 4매틱은 아우디 A8과 S8를 견제하는 의미도 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승차인 S500은 5리터 V8, 306마력의 엔진으로 당연하지만 여유있는 달리기를 보여준다. 느긋하게 전진한다는 얘기이다. 4매틱의 채용으로 차량중량이 105kg 증가했는데 그런 무게 증가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 엔진은 3,000rpm부터 4,000rpm사이에서 아주 기분 좋은 주행을 보여 준다.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영역으로 리스폰스는 정말 대단한 수준이다. 5단 3,000rpm에서 속도계 바늘은 150km/h, 여기서부터 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간단하게 200km/h를 돌파한다. 이 가속감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앞바퀴차에 익숙한 운전자들은 숙달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핸들링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초고속 영역으로 들어섰는데도 뒤쪽에서는 더 밟아보라고 팔짱을 끼고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뒷바퀴 굴림방식 차답게 프론트가 약간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브레이크 성능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기존에 채용되었던 SBC는 생략되어 있다. 그것을 감지할 수 없는 성능을 보여 준다. 220km/h 상황에서도 오른발을 페달에 올리는 정도만으로 순식간에 속도는 100km/h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렇다고 그로 인한 위화감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뉴 S클래스에는 또한 ABC(Active Body Control)를 표준으로 장비하고 있다. 스프링과 쇽 업소버에 의해 운전상황에 따라 반응을 하고 코너링이나 가속, 브레이킹시 차체의 움직임을 최소화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는 차량 부하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훨씬 다이나믹한 핸들링이 가능하게 해 준다. 이런 테크놀러지로 인해 엔진과 하체가 조화를 이루어 갈증을 해소해 준다.

또 하나 뉴 S클래스에 선 보인 벤츠의 뉴 테크놀러지는 프리 세이프. 예방 탑승자 보호 시스템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운전자와 앞좌석 승차자를 충돌 직전에 가능한 최적의 시트 포지션을 확보하도록 해주며 충돌 시에 에어백이 최상의 상태로 작동하도록 해준다. 동시에 프론트 시트와 리어 시트를 최적의 포지션으로 이동시키고 자동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선 루프를 닫는다. 프리 세이프는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와 위험한 운전상황을 인지하는 BAS(Brake Assist System)의 센서로부터 정보를 이용한다.

이 시스템의 각 부분은 복원이 가능하다. 만약 마지막 순간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되면 예방 벨트 텐셔닝은 자동으로 취소되며 탑승자는 시트의 위치를 되돌릴 수 있고 선루프를 원래 상태로 환원할 수 있다. 물론 즉시 재작동할 수 있게 된다.

과도한 운전을 통해 시험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작동을 시험해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의 안전철학은 또 한 단계 전진했음을 알게 해 주는 내용이다.

물론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이 네 개의 도어에 각각 설계되어 있고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이 앞뒤에 역시 각각 설정되어 있다.

S클래스는 항상 지면이 부족함을 느낀다. 모두를 설명하기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어지간한 편의장비 등에 관한 이야기는 아예 하지 못했다. 차라리 직접 차를 보고 느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럭셔리 프리미엄 세단의 정상에 군림하고 있는지를 체감해 보는 것도 즐거움일 것이다.

달라진 메르세데스의 저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4년이 지난 모델임에도 새로운 엔진, 4매틱의 도입, 그리고 프리 세이프 등으로 상품성을 높여 추격해 오는 라이벌들을 다시 한번 따돌리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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