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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03 제네바쇼의 스타는 누볼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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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3-10 10: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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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쇼와 함께 매년 개최되는 제네바쇼가 지난 3월 6일부터 시작되었다.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국가에서 개최되지만 세계 5대 모터쇼에 해당한다. 그만큼 유럽시장을 위한 뉴 모델들이 많이 등장하는 중요한 행사다. 프랑스어를 주로 사용하는 지역이고 프랑스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제네바에서 열리는 쇼인만큼 프랑스 메이커들이 더 힘을 발휘하는 쇼이기도 하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올해로 73회째를 맞는 제네바쇼에는 30개국에서 260여개 업체가 900여대의 자동차를 전시했다. 소형차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에서 열리는 모터쇼인만큼 당연히 소형차 메이커들이 득세를 하고 있었다. 시트로엥과 푸조, 르노를 필두로 폭스바겐과 피아트, 란치아, 오펠, 세아트, 스코다 등이 넓은 부스를 차지하고 각기 새로운 모델로 시장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 틈새에 아스톤 마틴이나 부가티.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 수퍼 스포츠카 메이커들도 각기 뉴스거리를 제공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물론 필자도 들어보지 못한 많은 튜닝카 브랜드들도 다양한 모양새의 모델들을 전시하며 눈길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제네바쇼의 전체적인 흐름은 물론 소형차 중심이다. 우리나라차로 예를 들자면 클릭이나 칼로스 등급의 모델과 그 바로 위 등급의 모델들이 가장 인기가 높다.

쇼의 진행은 디트로이트쇼가 메이커별로 40분씩의 컨퍼런스 시간을 부여해 3일간에 걸쳐 치러지는데 반해 제네바는 4일과 5일 이틀간의 프레스데이 중 4일 하루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아침 8시에 시작해 15분 간격으로 계속되는 프레스 컨퍼런스는 오후 5시에 마지막 컨퍼런스로 끝이 난다. 이틀째는 양산차 메이커의 프레스컨퍼런스는 시트로엥과 피아트 정도.
첫날. 사브와 오펠, GM대우가 한꺼번에 GM 부스에서 신차 발표회를 가지면서 프레스컨퍼런스가 시작되었다. 9-3 컨버터블과 대우 누비라(라세티)가 베일을 벗었고 이어서 아우디 부스에서는 A3와 A8 롱 휠 베이스 버전이 등장했다. A8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BMW 뉴 7시리즈, 폭스바겐 패이튼과 함께 럭셔리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BMW는 뉴 모델은 없었지만 미니와 롤스로이스 팬텀을 유럽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BMW 회장 헬무트 판케는 미니의 디젤버전을 발표하면서 유럽시장에서의 BMW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해 역설했다. 한편 관심이 집중되었던 6시리즈 쿠페는 올 가을 프랑크푸르트쇼에서 신형 5시리즈와 함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자아냈다. 또한 6기통 7시리즈 730i와 730Li의 출시도 머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모터쇼의 볼거리는 역시 컨셉트카. 그런 점에서 2003년 제네바쇼의 스타는 아우디의 누볼라리였다.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잡지 Auto Motor und Sport의 최근호에는 아우디를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포르쉐 등과 함께 품질과 성능, 그리고 감동적인 면을 고루 갖춘 모델 군으로 분류했다. 그중 아우디는 다이나믹한 주행성에 더 비중을 두는 BMW와 같은 지향성을 가진 브랜드로 평가하고 있다.

그 아우디가 선보인 혁신적인 디자인의 누볼라리는 BMW가 곧 선보일 6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만든 모델이다. 아우디 그룹의 디자인 책임자는 누볼라리는 아우디가 앞으로 추구 할 내/외부의 이상적인 방향이 요약되어 있는 차라고 강조했다. 누볼라리를 통해 미래의 아우디의 지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2도어 스포츠 쿠페인 누볼라리는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ASF)을 이용하여 동력 대비 무게 비율이 우수하며 견고하다. 최고출력 600마력을 자랑하는 누볼라리는 0-100km/h 가속성능이 4.1초에 불과하며 최고속도 250km/h. 물론 아우디가 자랑하는 MMI(멀티 미디어 인터페이스, Multi Media Interface)를 채용하고 있다.

누볼라리의 이름은 전설적인 레이서 ‘타지오 누볼라리’의 이름에서 따왔다. 타지오 누볼라리는 최고의 대담한 레이서이자, 최초의 근대 레이싱 드라이버로 칭송되며 30 년간 수많은 경기에서 우승을 거두었고, 아우토유니온(Auto Union)에 합류하여 많은 그랑프리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보다 한단계 아래의 쿠페는 요즘 유럽시장에서 아주 인기가 높다. 특히 프랑스 푸조의 307CC가 무대 전면을 장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동시에 르노도 메간 CC를 선보이며 쿠페시장의 새바람을 예고했다. 쿠페 모델의 높은 인기와 더불어 대부분의 부스에는 쿠페 또는 쿠페 카브리올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폭스바겐 뉴 비틀의 카브리올레 버전도 첫 선을 보여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크라이슬러가 선 보인 에어플라이트라는 컨셉트카도 주목을 끌었다. 에어플라이트는 5도어 해치백과 세단이 겹친 형태로 쿠페처럼 보이기도 하고 리어 엔드는 보트 테일형상을 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특징들은 2004년형으로 데뷔할 크로스파이어에 많은 부분 반영될 것이라고 한다.

볼보의 럭셔리 왜건 컨셉트 VCC(Versatility Concept Car)도 의미있는 모델이다. 볼보가 VCC에 표방하고 있는 것은 풍부한 편의장비와 해치백의 다양성, 컴팩트카의 연비와 기술혁신 등이다. 볼보는 이미 ACC라는 컨셉트카를 XC90로 진화시켰고 PCC는 S60R과 V70R등으로 발전시킨 경험이 있다.

VCC의 프론트는 그 이미지가 기존 볼보보다는 벤틀리나 롤스로이스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볼보측은 그것을 1968년형 볼보 164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했다. 리어는 1971년형 볼보 P1800ES의 이미지를 유용했다고 한다. 세 개의 램프를 수직으로 배열한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특이하다. 맨 위의 램프는 고정식이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의 램프는 스티어링에 연동해서 조사방향이 달라진다. 파워 트레인은 2.6리터 터보차저 직렬 6기통 250마력 사양의 엔진을 탑재한다.

이와 더불어 소형 해치백 모델들이 주를 이루는 유럽시장의 특성을 반영하듯이 각 부스에는 다양하고 실용성 높은 소형차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5세대 폭스바겐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우디의 2세대 A3는 2.0리터 터보디젤 사양까지 선보이고 있으며 미국시장으로도 수출할 예정이다. 시트로엥에서는 C3를 축소한 C2를 선보였는데 푸조 107 과 경쟁한다.

물론 여기에 현대 게츠와 대우 칼로스도 포함된다. 우리나라 자동차회사들은 현대와 기아, GM대우가 참가했다. 한국차들 중에서 유럽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좋을 모델들은 게츠와 마티즈 등이다. 풍부한 편의장비에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있어 실제로 유럽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거나 해가고 있다. 한 단계 위급의 모델들도 나쁘지 않은 반응이다. 기아가 오피러스를 기아 부스에서 발표한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회사의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피아트에서도 Gingo라든가 Idea 등 피아트다운 소형차들을 쏟아냈다. 오랫동안 모습을 보였던 판다라든가 세이첸토 등의 후속 모델들이다. 같은 피아트 그룹의 란치아도 3세대 컴팩트카인 Ypsilon을 선보였다. 이들 모델들은 크게 차별화되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일본 메이커들도 소형차 부문에서는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토요타 야리스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다이하츠 미라라든가 마쓰다2, 스즈키 이비자 Cupra R, 스바루 B11S 등도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모델들이다.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장르는 소형 미니밴 등이다. 과거 모노볼륨카라고 불렀던 이 장르의 모델들은 작은차를 선호하는 유럽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승용차를 베이스로 하고 있으면서 미니밴 지향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아트 푼토 MPV라든가 포드 포커스 퓨전, 오펠 시그넘, 르노 메간 세닉 등 쟁쟁한 모델들이 모델체인지를 하거나 리디자인되어 등장했다.

SUV의 성격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공간과 시트의 다양한 배열 등이 주 컨셉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 이 장르의 특징이다.

초 고가, 울트라 럭셔리카들도 득세

올해의 제네바쇼는 수퍼 스포츠카의 득세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파워 경쟁이라도 하듯이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쇼장을 장식하고 있다.

제네바쇼의 분위기는 모든 메이커들이 역대 모터쇼와는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어쩌면 여전히 부자들이 재산을 은닉해 두는 곳이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기라도 하듯이 돈많은 사람들을 노리는 모델들이 즐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소위 말하는 수퍼카들의 경연이었다. 페라리 360모데나 Challenge Stradale, 포르쉐 카레라 GT,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등이 엄청난 고성능 패키지를 채용하고 위용을 과시했다. 스트라달레는 국제모노마크 챌린지에 사용되었던 360모데나 챌린지카의 로드고잉버전이다. 다른 360시리즈와 마찬가지로 3.6리터 V8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이 버전은 경량화와 에어로다이나믹이 훨씬 진전되어 있다. 더 하드한 서스펜션 세팅과 포뮬러 원 스타일처럼 스티어링 휠에 버튼 시프트가 설계되어 있다.

포르쉐 카레라 GT는 2000년 파리살롱에 첫 선을 보인 이래 정식으로 데뷔를 고했다. 당시와는 약간 달라진 점이 있다. 카본 파이어 보디와 612마력 5.7리터 V10 엔진을 탑재하고 가격표는 40만 달러에 달한다. 가야르도는 람보르기니의 야심작으로 V10 엔진을 탑재한 파워 스포츠카다. 아우디의 영향을 받아 500마력의 출력을 내며 가격표는 16만 달러 부근으로 예상된다.

제네바는 이탈리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이탈리아 디자인하우스들의 독특한 모델들이 많이 선보이는 것은 변함이 없다. 작년 제네바쇼에 선보였던 알파 로메오의 브레라 컨셉트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지만 마세라티 쿠방 GT 왜건은 올 초 디트로이트에서도 반응이 시큰둥한 컨셉트카였다. 이탈디자인 쥬지아로는 좀 더 기이한 상상력을 자아내는 쿠베트 모레이를 전시했다. 아스톤 마틴이 2001년 제네바쇼에 선보였던 Twenty-Twenty와 같이 모레이는 클래식 자동차를 연상케 하는 스타일링을 하고 있다. 2000코베트 Z06컨버터블 섀시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쥬지아로의 생각은 코베트 50주년의 해인만큼 훨씬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피닌파리나는 Enjoy라는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185마력 2.0리터 엔진을 탑재한 엔조이는 로터스 엘리제나 캐터햄과 같은 줄기에서 클럽 레이서의 꿈이다. 아직 생산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닌파리나는 2.0리터 엔진은 어떤 경우라도 누구에게나 충분한 파워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베르토네는 BMW Z8 드림카를 선보였다. 이는 알루미늄 Z8 섀시와 400마력 5.0리터 V8 파워 플랜트를 이식하고 있다. 완전 새로 개발한 보디를 가장했으며 Z8을 통해 2인승 GT카의 전통을 이어가려 하는 의지를 보였다.

메르세데스 벤츠 CLK 클래스 카브리올레도 다양한 엔진을 탑재하고 등장했다. 공기저항계수 0.30을 자랑하는 CLK 카브리올레는 럭셔리 디비전의 출력경쟁과 더불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리디자인된 아우디 A3, 사브 9-3 컨버터블, 포드 포커스 C-Max 최종 버전, 알파로메오 GTV, 스파이더 그리고 컨셉트 X4×4, 그리고 마쓰다3의 모습을 담고 있는 마쓰다 MX 스포티프 등등 많은 성능 지향의 모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초소형차 스마트 로드스터와 울트라 럭셔리카 마이바하, 팬텀 등이 고성능 수퍼 스포츠카 페라리 360 챌린지 스트라달레, 포르쉐 카레라 GT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유럽이고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제네바쇼다.

특히 제네바쇼도 다른 나라의 모터쇼와 마찬가지로 관람객 대부분이 차에 앉아 보고 직접 이것저것 작동도 해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페라리와 같이 기자들에게도 접근을 제한하는 모델도 제네바의 팔랙스포에서는 원하기만 하면 시트에 앉아볼 수 있고 엔진 룸을 열어 볼 수도 있다. 물론 일정한 범위 내에서 통제를 받기는 한다.

그래서 구매하지는 않을지라도 18만 6천달러짜리 400마력의 360 챌린지 스트라달레에 앉아 보는 영광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전혀 접근이 불가능한 모델도 있다. 52만 5천달러짜리 파가니 존다 로드스터 같은 경우는 손도 대지 못하게 한다. 이 차는 작년 한해 17대만이 만들어졌다. 조그마한 스크레치라도 생기면 큰일 난다고 정중하게 막아선다. 그리고 부가티가 무려 109만 달러의 가격표를 붙여놓은 16.4 베이론이라는 모델도 역시 유리로 칸막이를 하면서 접근을 봉쇄하고 있다.

이벤트적인 측면에서 이번 모터쇼의 특징은 소위 말하는 인터액티브 전시 시연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카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있는 자동차 디자인의 과정을 관람객들에게 시연해 보인다는 것이다. 크라이슬러 부스의 Wings 디스플레이와 란치아 피아트의 클레이 모델을 제작하는 과정의 시연 등도 그렇고 컴퓨터를 통해 디자인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메이커도 있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았다. 다만 인테리어 부분에서 계기판이 대시보드 가운데로 옮겨간 모델들이 더 많아졌다는 점도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디젤 엔진의 보편화가 가장 큰 특징이다. 스즈키는 모든 라인업의 디젤화를 선언했고 아우디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도 대형 엔진의 디젤화를 진행시켜 프리미엄급에도 디젤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디젤은 아직까지는 전형적인 유럽시장을 위한 엔진이라는 아우디 디젤 개발 담당자의 말처럼 세계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5리터 디젤이 나올 정도로 기술적인 발전은 그 속도를 더해 가고 있어 나라별로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만 갖게 된다면 유럽차 메이커들의 디젤엔진은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하이브리드에 더 비중을 두고 있고 미국은 퓨얼셀에 힘을 쏟고 있는 양상이 전개되지만 가장 현실적인 것은 역시 디젤이다. 73회 제네바쇼는 그런 점에서 대륙을 구분하지 않고 디젤의 확대를 예상케 하는 징후들이 많이 감지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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