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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뉴 EF 쏘나타 Elegance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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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4-04 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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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여자를 만나다 - 뉴 EF 쏘나타 `Elegance`

`여자를 위한 OOO` `여자의 마음을 아는 **` 등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기업체들의 마케팅이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 전용 자동차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여성 운전자들을 위해줄 것인가` 자못 궁금했다.

원래 자동차는 여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는 상품이 아니었던가. 우선 강철로 둘러싸인 외관과 엔진, 휘발유 등 구성 요소 자체가 여자들의 관심사와는 동떨어져 있고, 그나마 남자들은 중고등학교 기술시간에 익히는 정비 관련 지식 조차 여자들은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오죽하면 `운전은 한다, 차는 모른다`라는 자괴적인 광고 문구가 버젓이 쓰였겠는가.


여성 운전자들이 급증하면서 자동차나 도로, 교통 전반에 관해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차나 정비에 관심이 있다거나, 스피드를 즐기는 여성은 특별한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 하면 남성적 소비재라는 인식이 커, 자동차 메이커들도 여성 소비자들을 한 세그멘트로 볼 지언정, 주 소비 계층으로까지 고려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실제로 전문 레이서, 여자 정비사 등 자동차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숫자도 늘고 있으며,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여성 운전자들도 센스있는 운전으로 도로에서 뛰어난 순발력을 발휘한다. 인도 옆 평행 주차 시에 자로 잰듯 빈 공간으로 부드럽게 들어가거나, 녹색 신호에도 밀려 있는 교차로에는 진입하지 않는 지혜로운 여성 운전자들을 보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어쩌면 여성 전용 에디션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베테랑 여성 운전자들은 자존심 상해 하지 않을까 노파심이 생기기도 한다.

정말 여자를 잘 이해하는 자동차는 어떤 차일까? 여성용 자동차라고 하면 여성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을 고려하거나 여성 자가 운전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반영한 차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렇다고 차의 주행 성능이 일반 차량에 비해 떨어진다면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여성 전용 뉴 EF 쏘나타 `Elegance`는 자동차와 여자라는 두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조합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차라고 생각된다.

우선 겉모습은 뉴 EF 쏘나타 특유의 유려한 곡선으로 우아함을 나타내고, 3개의 굵은 가로형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은 한결 안정감을 준다. 외관상 여성용이 일반 뉴 EF 쏘나타에 비해 특별히 다른 점은 없지만, 뉴 EF 쏘나타 자체가 (EF 쏘나타에 비해) 곡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뉴 EF 쏘나타는 외관부터가 여성용을 적용하기에 적합했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Elegance`가 강조하고 있는 내장은 확실히 여성스럽다. 크림색의 가죽 시트를 씌워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밝은 느낌을 주며, 계기판을 아이보리색으로 처리하고 오렌지 LED조명을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여성을 위한 편의사항으로, 핸드백 걸이, 화장용 거울 조명등, 자외선 노출을 줄이기 위해 전면 유리에 솔라 콘트롤 글래스를 도입한 점도 세심한 배려다. 운전석 및 조수석의 에어백을 측면까지 확대한 것은 여성용 차량 뿐만 아니라 전 차종에 적용하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훌륭한 안전장치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부분은 여성 전용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부드러움`을 내세웠다. 시내 주행시의 승차감도 일반 뉴 EF 쏘나타의 부드러운 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마치 겉으로 다소곳해 보이지만 자기 주장이 강하고 야무진 면을 가지고 있는 여자의 이면을 보는 것과 같이 `Elegance`의 주행 성능은 결코 여성스럽지만은 않았다.

내외장은 여성스럽게 꾸미고 있지만, 일반 뉴 EF 쏘나타의 성능을 그대로 살려, 여성 운전자들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수 있다고 하겠다. 사실 자동차는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길들게 마련이고, 시내 주행을 주로 하느냐, 고속도로 주행을 많이 하느냐 등 주행 패턴에 따라서도 달라지게 되므로, 제아무리 파워풀한 스포츠카를 탄다고 해도 얌전한 운전자에게 길들면 차도 고급 세단 처럼 얌전해지고, 중후한 세단도 스피드를 즐기는 운전자에게 익숙해지면 상당한 가속력을 갖추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Elegance`는 운전자의 스타일에 따라 극과 극을 오고 갈 수 있는 차다. 수퍼트로닉스 무단 변속기는 자동변속기로는 느끼기 힘든 다이내믹한 변화를 가능하게 해 시원스러운 주행에 부족함이 없다. 고속 주행 시, 속도를 올리는 대로 그 속도감이 전해져 오기는 하지만, 적당한 무게감으로 인해 안정감 있게 가속이 이루어지며,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하는 속도나 변속기의 순발력도 세단으로서 괜찮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대관령 구도로와 같은 경사도 별 무리 없이 넘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시내 주행을 주로 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다. 간혹 `Elegance`의 민감한 가속 페달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출발할 때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목이 뒤로 쏠리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여기에 익숙해지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적절히 사용해 힘들이지 않고 소프트한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시승 중 시내와 고속도로를 모두 주행해 본 결과, 운전 스타일이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운전자의 능력과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적응이 빠른 것으로 느껴졌다. 타이틀은 여성 전용이지만, 여성을 배려한 편의성이 강조된 내장과 고급형 중형차의 성능은 남성들도 탐낼 만하다.

다만, 편의사항 중 운전석 높낮이 조절 기능을 좀더 강화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시간이 지나면 운전석 시트가 꺼져 앉은키가 작은 여성들은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좌석 가운데 부분에 꺼짐 방지 기능을 가진 소재를 사용한다든지, 일반 사무용 의자와 같은 높낮이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여성운전자의 한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여성을 배려한 자동차가 등장했다는 자체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이러한 시도가 마케팅 수단으로써 일시적으로 활용되는 하나의 시류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는 대세가 되어, `Elegance`에 적용된 각종 편의 사양들이 전 차종으로 확대되었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글 / 지경민(홍보대행사 OPQR PR2팀 과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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