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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재규어 X타입 3.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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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4-09 21: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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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X타입을 베이비 재규어라고 부른다. 그것은 원래 재규어 라인업에 없었던 D세그먼트에 재규어의 전통을 거의 살린 모델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재규어가 X타입을 만든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 그리고 아우디 A4 등 독일세가 점령하고 있는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 시장에 도전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오늘 3.0 리터 엔진을 탑재한 X타입을 다시 만났다. 그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이 차는 재규어가 포드의 도움을 받아 만든 모델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해 만든 모델이다. 25만대 메이커에서 탈피해 40만대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재규어의 주력 모델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재규어는 포드의 고급 브랜드 그룹인 PAG에 속해있다. 그 재규어가 그룹의 프레스티지카 시장을 강화 확대하고 메르세데스의 C클래스와 BMW의 3시리즈, 아우디 A4로 대표되는 D세그먼트, 또는 프리미엄 컴팩트카 시장 진출을 위해 처음 만들어낸 차가 바로 X타입이다.

재규어의 라인업에 X타입이 추가된 것은 2001년이었다. 국내에는 2001년 2.5리터 사양이 먼저 들어왔고 2002년 7월 뜨거운 태양 아래 서울의 한 카페에서 S타입과 함께 2.1리터 사양이 소개되었었다.

당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두 대의 모델 중 글로벌화를 추구한 S타입에 비해 X타입이 재규어의 전통에 훨씬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두 대를 나란히 세워놓고 보니 그런 대비가 훨씬 강하게 다가왔다.

영국차들은 전통적으로 과거 역사를 존중하는 차만들기를 한다. 재규어는 그러한 이론에 충실한 브랜드 중 하나다. 하지만 포드의 PAG 산하로 들어간 이래 그 경향은 약간 희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바로 상급 모델인 S타입이 링컨 LS와 플랫폼 공유로 인해 성격이 모호해졌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런 비판을 의식한 듯 X타입에는 재규어의 유산에 충실하면서도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 등 컴팩트 프리미엄 시장에서 상품성으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재규어의 전략이 스며있다. 아이덴티티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X타입은 S타입보다 오히려 상품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스타일링은 물론이고 운전자 중심의 캐빈, 차의 격에 어울리는 장비의 품질에 이르기까지 XJ와 XK시리즈보다도 제품 세련도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규어 X타입은 흔히 포드의 몬데오와 플랫폼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두 모델 사이의 부품 공유 비율은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프론트 서스펜션의 일부 부품과 엔진 블록의 일부, 와이어링과 보조 기구류 등과 플로어팬의 앞 부분 정도만 공유를 하고 있다. 그래서 형제차라기 보다는 먼 친척뻘 되는 차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당연히 차의 성격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몬데오는 철저하게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한 모델이라면 X타입은 재규어의 전통미를 최대한 추구한 모델이다.

또 하나 다른 의미도 빠트릴 수 없다. 유럽시장에서 재규어는 3만 달러 이하의 가격으로는 살 수 없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속한다. 그런데 X타입이 그 벽을 허물었다는 것이다. 물론 저가 모델의 등장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가 더 강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재규어 마니아들에게는 한편으로는 희소식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했다. 가치의 하향화라는 점 때문이었다.

재규어다움에 비중을 둔 스타일링과
부드러운 인테리어 이미지


어쨌거나 그런 지향점을 가진 X타입의 스타일링 주제는 재규어 팬들에게는 익숙한, 전통적인 앞으로 수그린 그릴을 중심으로 ‘재규어다운’맛을 살린다는 것이다. 물론 전통의 타원형 더블 헤드램프가 채용되어 있지만 내용은 제논 HID등 현대적인 기술이 추가되어 있다. X타입 스타일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균형과 조화다. 전통적인 로 테일 대신 하이 테일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규어측은 공격적인 형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알로이 휠은 16인치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고 옵션으로 설정된 스포츠 패키지에는 스포츠 튜닝 서스펜션과 17인치 타이어가 장착된다.

보디 크기는 4700×1790×1430mm로 라이벌 모델들과 비슷하지만 약간 큰 쪽이다. 참고로 벤츠 C클래스는 4526×1728×1426mm.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실용적이고 단단하며 합리적인 이미지를 내 세우는 독일차들과는 다르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터치를 내 세우고 있다. 물론 S타입과도 확실히 구분되는 전통의 재규어 다운 터치가 살아있다는 쪽이 더 크게 다가온다. 높게 위치한 대시보드라든가 높은 질감의 우드 패널, 그리고 두터운 감각이 강한 시트, 그런 소위 말하는 재규어다운 인테리어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조금은 고지식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전체적인 구성은 심플함을 주제로 한 달리기에 더 비중을 둔 차라는 표현을 강하게 하고 있다.

대시보드 부분에서는 전통적인 옅은 갈색의 버드 아이 매이플 우드 트림이 가장 눈에 띤다. 여기에 자동 에어컨과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엔터테인먼트 컨트롤 기능 등이 표준으로 설정되어 있다.

스포츠 패키지와 프리미엄 패키지인 SE 버전이 있는데 국내에 시판되는 모델은 프리미엄 패키지쪽이다. 물론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빠져 있지만 글래스 문 루프라든가 레인 센싱 윈드실드 등은 기본 품목으로 설정되어 있다.

풀 버키트 시트가 주는 착좌감도 수준급이다. 좌우로 잡아 주는 지지감은 다이나믹 드라이빙을 부추기는 듯한 구조다. 앉은 상태에서 천정은 약간 낮게 느껴지지만 불편하지는 않다. 프론트 시트장도 동급 모델에 비해서는 약간 부족한 것 같다. 도어를 닫을 때의 소리와 수지제 부품의 질감 등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트렁크 공간은 플로어에 단차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깊다. 리어 시트는 6:4로 분할 폴딩이 가능한 구조인데 폴딩시 조작하는 손잡이가 트렁크쪽에만 있는 것이 특이하다.

차와 같이 호흡을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다이나믹해져


X타입의 파워 트레인은 2,494cc 2.5리터가 가장 먼저 수입되었고 작년 7월 2.1리터라는 표현을 쓰며 2,096cc 사양이 들어왔었다. 여기에 이번에 231마력의 3.0리터 V6 사양을 추가한 것이다. 3.0에는 AT가 표준 장비로 설정되어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MT도 선택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당연히 AT만 선택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이 5단 AT는 매뉴얼 기능이 있는 JATCO 제.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반응은 즉답식쪽은 아니다. 킥 다운을 해도 한 템포 늦게 회전상승이 이루어진다. 특히 매뉴얼 모드에서 조작하면 최초의 시프트 다운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스포티하다기보다는 중후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하다.

다만 S 모드와 학습기능을 갖춘 5AT와의 조화는 아주 재미있다. 시승을 시작하면서와 진행하면서 그리고 300여 km를 주행하고 나서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2.5리터 사양과는 달리 약간의 토크 부족도 해소된 듯하다. 그래도 쭉쭉 뻗어 나가는 맛보다는 진중한 반응을 보인다. 통상영역인 100km/h에서 엔진회전은 2,300rpm 부근. 일단 앞쪽에 공간이 보이자 풀 스로틀을 시도했다. 부드럽게 가속하며 5,300rpm 부근에서 170km/h를 가리킨다. 오른발에 좀 더 힘을 주자 180km/h까지 뜸을 들이며 올라간다. 이 정도라면 약간은 실망스러운 수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승 후반부 X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준다. 오른발의 자극에 대한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토크감이 훨씬 살아나며 5,500rpm에서 속도계의 바늘은 190km/h를 순식간에 넘어간다. 그 이상도 문제가 없다는 듯한 자세로 오른발을 자극한다. 시간이 지나며 X와 호흡이 맞으면서 오른손과 오른발이 바빠졌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굳이 시프트 다운해 낮은 기어로 할 필요가 없이 높은 회전역에서 마음껏 즐기라는 듯이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때야 비로소 스포티 세단이라는 표현에 수긍을 할 수 있었다. 차와 호흡을 같이하면서 적극적인 드라이빙을 추구해 가며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는 그 표현방식이 독일 모델들과는 다르지만 역시 유러피언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특징을 보여준다.

핸들링 성능도 일품이다. 정확하고 빠르게 반응하면서 전 속도 영역에서 안정적인 자세와 푸트워크를 유지하게 해준다. 적당히 가볍고 섬세하면서 적절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의도적으로 차체를 흔들어 보아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해 준다. 고속에서의 직진안정성 또한 발군이다.

승차감은 아무래도 독일식 하드함보다는 전통적인 영국식 소프트함이 살아있다.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재규어의 승차감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상당히 하드하게 설정된 세팅에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러트, 리어 멀티링크 코일스프링 타입.

전체적으로 3.0 사양은 배기량이 확대된 만큼 가속성은 활발하고 아주 자신만만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특히 트랜스미션을 S모드로 하면 힘이 넘치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파워를 컨트롤하는 데도 숙달이 필요할 정도다. 그렇다고 정숙성이나 쾌적성에 손상을 주지는 않는다.

한편 X타입은 트랙션4라고 하는 풀 타임 4WD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통상적인 주행에서는 앞 뒤 40: 60의 구동력을 배분하지만 필요에 따라 비스커스커플링을 매개로 전후 토크 배분을 변화시킨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최대 80:20까지 배분이 가능하다는 것이 재규어 트랙션4의 특징이다. 최근 들어 아우디를 비롯해 네바퀴 굴림방식의 안정적인 자세에 점차 빠져 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직진안정성은 물론이고 특히 고속에서의 코너링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게 점차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안전장비로는 듀얼 프론트 에어백을 비롯해 시트 마운티드 사이드 임팩트ㅡ에어백, 앞뒤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등이 설계되어 있다. ABS는 물론 EBD( electronic brake-force distribution)방식.

높은 보디 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를 내 세우는 X타입 3.0은 영국식 스포티 드라이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재규어다운 맛을 알고 그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은 하드한 설정이면서도 넉넉한 주행성은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주요제원
X타입 3.0V6SE:전장×전폭×전고=4700×1790×1430mm/휠 베이스=2710mm/차량중량=1630kg/구동방식=풀타임4WD/
3리터V6DOHC24밸브 최고출력 234ps/6800rpm, 최대토크 28.5kgm/30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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