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메르세데스 벤츠 SL350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9-06 16:39:26

본문

메르세데스 벤츠 SL 클래스가 12년 만에 풀 모델체인지를 해 작년 출시되었고 올해에는 국내에도 2003년형이 상륙했다. 기존 SL은 루프가 천이었으나 신형 모델은 SLK와 같은 형태의 하드탑을 트렁크에 수납하는 방식이다. 메르세데스가 만든 현대 감각의 스포츠카 SL은 포르쉐 등 순수 스포츠카와는 다른 `세계 최고봉의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 스포츠`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SL 클래스는 메르세데스의 아이콘이다. 메르세데스의 이미지 리더라는 얘기이다. 그것은 세단형 모델에도 주행성에 대해 높은 비중을 둔다는 의미이다.

SL 클래스는 스포츠카다. `메르세데스가 표방하는 의미의 정통 스포츠카`다. 하지만 포르쉐류의 흔히 통용되는 전통적 의미의 스포츠카는 아니다. 대부분의 노면 정보를 철저하게 운전자에게 전달해 아날로그식으로 처리하는 그런 의미의 스포츠카와는 거리가 있다. 그보다는 운전자가 할 수 없는 영역까지 전자제어로 커버해 안전성과 쾌적성을 확보하면서 스포츠카의 속도와 운동성능을 구사하는 디지털 감각의 스포츠카다. 이런 모델을 그랜드 투어러라고 분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오너들은 스파르탄한 소위 정통 스포츠카보다는 럭셔리 감각의 승차감과 주행성을 원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5세대 SL에는 더욱 그런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차는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 아래쪽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를 통해 데뷔한 5대째 모델. 필자가 현행 모델을 처음 만난 것은 2001년 가을 프랑크푸르트쇼. 인산인해를 이루는 발표회장은 메르세데스의 위력을 실감케 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물론 루프의 구조다. 기존 모델은 천으로 되어 있었으나 하드탑으로 바뀌었으며 그것을 트렁크에 수납하는 방식이다. 프랑스차들은 이런 모델을 CC, 즉 쿠페 카브리올레라고 표현하는데 원조인 메르세데스는 바리오(Vario) 루프라고 한다.

SL 클래스는 재규어 KX8 컨버터블을 비롯해 포르쉐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와 훨씬 고가인 아스톤 마틴 DB7 등을 경쟁 모델로 하고 있다.

Exterior

외관상 많은 변화가 느껴지지만 그래도 선대 모델의 스타일링 터치는 살아있다. 우선은 그릴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메르세데스 로고가 스포츠 라인업임을 주장하고 있다. 헤드램프의 형상도 트윈 헤드램프의 주제를 살린 것이다. 프론트 펜더 바로 뒷부분에 있는 에어벤트도 300SL부터 있었던 것. 그러면서 `섹시`하다는 표현을 부여하고 싶은 스타일링을 하고 있다.

물론 하이라이트는 바리오 루프라고 부르는 전동 하드톱이다. 센터 콘솔박스 앞에 있는 플립형 레버를 당기면 16초만에 톱이 트렁크에 말끔히 수납된다. 도어 키로 외부에서 리모콘으로도 개폐가 가능하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컨버터블들은 보통 20초에서 25초 정도 걸린다. 같은 메르세데스 SLK와 토요타 SC430도 25초나 걸린다.

특히 톱을 트렁크에 수납한 상태에서의 화물공간도 선대 모델에 비해 훨씬 커졌다. 골프백 두 개 정도는 넉넉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뿐만 아니라 그 트렁크에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게 별도의 버튼으로 수납된 톱을 약 30Cm 정도 위로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해 효용성이 훨씬 향상되었다. 비싼차만큼의 값을 한다고 사진기자가 거든다.

롤 오버바는 시트마다 설계되어 있는 다른 모델과는 달리 커다란 바가 하나로 되어 좌에서 우로 설계되어 있다. 롤 오버 바는 루프를 개폐하기 위한 플립형 레버 안쪽에 있는 버튼으로 수동으로 올릴 수도 있고 접을 수도 있다. 물론 전복시에는 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튀어 올라온다.

차체의 크기는 선대 모델에 비해 약간 더 길어지고 낮아지고 넓어졌다. 보디 사이즈는 전장×전폭×전고= 4535×1815×1298mm, 휠 베이스 2560mm. 선대 SL과 비교해 전장 35mm, 전폭 5mm, 전고 3mm(하드톱과 비교)가 커지고 휠 베이스는 45mm 길어졌다.

차체 중량저감을 위해 알루미늄 부품을 다용하고 있는 매끄러운 형상의 SL500은 공기저항계수가 기존 0.32에서 0.29로 낮아졌다.

휠은 17인치가 기본이고 옵션으로 18인치 휠을 설정하고 있다. 여기에 장착된 타이어는 255/45 R 17. SL에는 새로운 타이어 압력 모니터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히 타이어 압력을 읽을 뿐 아니라 압력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 온도 파악에 대응하도록 해준다. 편평률에 비해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인다. 특이한 것은 타이어 공기압이 앞 26psi, 뒤 29 psi로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 터치는 선대와도 다르지만 메르세데스의 럭셔리 세단과도 그 터치가 크게 다르다. 우선은 선대 모델에 비해 개방감이 더 강조된 것을 느낄 수 있다. 프론트 윈드실드 경사로 인해 헤드 부분이 거슬린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굽이치듯이 산을 이루는 네 개의 원형 인스트루먼트 패널 부분 중 가운데 두 개에는 중요한 클러스터를 설정하고 있다. 기존 메르세데스의 흐름과는 전혀 다른 산뜻하고 컬러풀한 그래픽이다. 다만 게이지류의 숫자가 좀 더 컸으면 좋을 듯 싶다.

로드 노이즈의 크기에 따라 음량이 자동 조절되는 메르세데스 특유의 사운드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전화 등의 작동을 디스플레이 하는 COMAND 스크린은 스티어링 휠 상에 있는 각종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센터 페시아도 정돈이 잘되어 있다. 아래 부분 공조시스템의 다이얼식 버튼에서는 세단의 것과 상통하는 면이 보인다. 음성인식 전화와 라디오, 공조 시스템을 음성인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옵션인데 이 차에는 채택되지 않았다.

또한 듀얼 존 에어컨을 비롯해 BOSE제 AM/FM 스테레오. 6CD체인저, 서브우퍼 100와트 앰프, 레인센서 와이퍼, DVD 베이스 GPS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도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차에는 역시 빠져 있지만 키레스 Go 시스템도 빠트릴 수 없는 내용이다. 신용카드처럼 생긴 카드를 몸에 소지하고 있기만 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주머니에 카드를 넣은 상태에서 도어 핸들이나 트렁크 리드의 핸들을 만지면 열리도록 되어 있다. 물론 차 안에 들어가서도 카드는 꺼낼 필요가 없다. 실렉트 레버 머리 부분에 열 센서를 만지기만 하면 시동이 걸린다. 아쉽게도 350에는 그 옵션은 없다.

시트는 물론 2인승이다. 뒤쪽에 서류가방을 놓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을 뿐이다. 천연 가죽을 씌운 버키트 시트는 안락성을 최대한 배려한 구성이다. 시트의 조절은 8웨이 방식. 다만 하체가 긴 사람들에게는 시트가 약간 더 뒤로 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센터 콘솔 박스도 의외로 크게 설정되어 있고 도어 부분에 있는 수납공간은 플립형으로 되어 있다.


Engine & Impression

SL 시리즈는 350과 500, 그리고 SL55 AMG가 있다. SL500의 파워는 5.0리터 V8 302마력 사양의 엔진을 탑재하며 SL55AMG는 수퍼차저 5.5리터 V8 엔진 493마력이 탑재된다. 시승차는 그 중에서 SL350으로 3,724cc, V6 3밸브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245ps/5,750rpm, 최대 토크 35.7kgm/3000-4500rpm를 발휘하며 최고속도 250km/h, 0-100km/h 가속 7.2초.

트랜스미션은 터치 시프트 5단 AT로 수동모드가 있는 것으로 선대에 비해 훨씬 진보되어 있다. 신경을 곤두세워도 시프트 업다운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수준이다. 연결되는 감각이 아주 부드럽다. 굳이 수동모드로 달리지 않아도 좋을 응답성을 보여준다. 본국 사양에는 6단 시퀀트로닉도 있다.

기어비는 통상영역인 100km/h에서는 2,500rpm 전후에서 타코미터의 바늘이 움직인다. 60km/h를 넘어서며 2단으로, 105km/h 부근에서 3단으로, 160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4단 5,000rpm에서 190km/h를 넘어간다. SL500의 가속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뒤쪽에서 살아나는 배기음도 묵직하다. 그래도 좀 더 키웠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SL은 다시 흔히 메르세데스가 그렇듯이 이 영역에서 운전자를 시험하려 든다. ABC가 이 차에는 빠져 있지만 그래도 속도가 올라갈수록 안정감은 더한다. 다만 엑셀러레이터 페달은 분명 즉답식인데 세단에 비해 가속페달을 좀 더 깊숙이 밟아야 하는 것 같다.

스티어링의 응답성은 아주 정확하다. 핸들링 감각도 더 이상 언급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만 가끔씩 차량 중량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유연한 서스펜션 세팅으로 인해 승차감은 부드럽다.

이 부분에서 SL은 포르쉐 등의 소위 스파르탄 감각의 스포츠카와 차이를 보인다. 분명 스포츠카이면서도 노면의 정보를 모두 운전자에게 전달해 자력으로 컨트롤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쉽게 표현하면 노면의 요철을 거의 흡수해 버린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늘날의 포르쉐도 그런 면에서는 많이 희석되었지만 SL은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행특성이 BMW 7시리즈와 비슷해진 느낌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한 메르세데스 측의 자료는 SL의 액티브 서스펜션이 유압 전자제어와 기계적 부품의 상호 작용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여전히 노면 정보의 일정량이 전달이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스파르탄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특히 하드한 착좌감을 기대하고 탔던 필자에게는 약간 실망스러울 정도다. 그것이 SL이 표방하는 메르세데스식 스포츠카의 자세다. 다시 말해 원래 의미의 스포츠카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SL500을 운전하는 것은 기술적인 정교함을 경험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그래서 나온 듯 싶다. 특별한 매뉴얼이 없이도 이 복잡한 첨단 메커니즘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풍부한 전자제어 장비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전자제어 스로틀 컨트롤를 비롯해 EBD ABS, TCS, ESP 등등. 대부분 세단의 안락하고 안정된 자세를 위해채용된 것들이 SL에 모두 채용되어 있다.

여기에 SL의 브레이크 시스템 SBC는 세계 최초로 완전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멈추기 위해 달린다`는 스포츠카의 명제에 충실하고 있다. 답력도 부드럽고 제동성도 좋다. 갑작스럽게 페달에 발을 올리면 가해진 힘보다 더 큰 제동력이 발생한다.

SBC는 Sensotronic Brake Control의 약자로 바이 와이어 방식, 다시 말해 페달과 제동부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말한다. 코너링 중에 브레이크 페달을 급작스럽게 밟아도 변함없이 라인을 추종해 주는 것은 SBC의 덕이다. 물론 이것은 자동차의 베이스가 확실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부득이한 상황에서 과속으로 인해 컨트롤 불능 상태가 되었을 때 운전자를 구해주는 스태빌리티 프로그램 ESP보다 한단계 먼저 개입하는 4륜 독립 브레이크 시스템이 SBC라고 한다.

다만 그런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사라졌다는 점에서는 메탈릭한 감각을 원하는 스포츠카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움일 수도 있다.

더불어 350에는 ABC가 생략되어 있어 아쉬웠다. CL클래스와 S클래스에만 적용되어온 ABC서스펜션을 채용하면 노즈다이브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노면에서도 정확하게 안정성을 유지하며 운전자의 노력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고 SL 스스로가 제어해준다는 것이다.

안전장비로는 듀얼 프론트 에어백, 헤드 가슴 보호 사이드 에어백, 운전자 무릎 에어백, 팝업 롤 바, EBD ABS, ESP. ASR(Automatic Slip Control), 등등이 있다.

메르세데스는 SL500을 기본으로 고성능 SL55AMG 모델도 출시해 벤츠 사상 가장 빠른 모델이라는 명성을 과시했었다. 그런데 올 초 디트로이트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바이터보 V12 엔진을 탑재한 SL600 컨터버블을 선보였다. 이 괴물은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4535×1815×1298mm/휠 베이스=2560mm/차량중량=1,695kg/구동방식=FR 타이어 255/45 R 17
엔진 ;3.7리터 V6 DOHC 18밸브,
최고출력 245ps/5,750rpm, 최대 토크 35.7kgm/3000-4500rpm, 연비 7.4km/ℓ
성능 ; 최고속도 250km/h, 0-100km/h 가속 7.2초.
기어비(5단 AT) ; 3.95/2.42/1.49/1.00/0.83/- 최종감속비 7.4
가격 :156,400,000원(VAT포함)

SL History

그 SL의 뿌리는 1954년 데뷔한 저 유명한 걸윙 도어 쿠페 300SL이다. 첫 번째 SL클래스 로드스터는 1957년에 데뷔했다.

SL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제 2차세계대전(1939 -45)으로 인해 다이믈러 벤츠사의 공장은 4분의 3이 파손되었다. 기업으로서의 기능은 마비되고 45년의 보고서에는 ‘더 이상 다이믈러 벤츠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1948년부터 다시 전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갔다.

그 일환의 하나가 새로운 레이싱 머신의 개발이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54년부터 시행된 GP레이스용의 2.5리터 포뮬러에 적합한 머신(W196)과 시판차의 MB 300을 베이스로 한 스포츠 레이싱카 300SL. 극도로 가벼운 파이프를 사용한 스페이스 프레임이 특징으로 걸윙 도어 타입의 모델로 54년부터 시판되었다. SL은 수퍼 라이히트(Super Leicht:초 경량)의 머릿글자다.

300SL은 전후 최초(1952년)의 밀레밀리아에서 2위를 차지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며 특히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도 전후 최초로 출전했다. 300SL은 당시의 재규어(C타입)와 페라리보다 최고속도에서 앞섰고 조정성도 극도로 양호했다. 당시에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스포츠카의 대명사였던 것이다. 하지만 처음 데뷔 당시에는 레이싱 코스에서 태어난 모델답게 지극히 하드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1963년 데뷔한 230SL부터 걸윙 도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성격도 럭셔리 지향으로 바뀌었다. 이후 변신을 거듭해 바로 전 모델인 4세대 SL 클래스는 1989년에 등장했다.

BENZ_CB.jpg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