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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메르세데스 벤츠 SLK23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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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10-29 17:32:33

본문

메르세데스의 경량 로드스터 SLK시리즈가 컨셉트카 형태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4년 토리노쇼였다. 1950년대와 60년대를 풍미했던 300SL과 190SL의 명성을 등에 없고 등장하자마자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공식 데뷔장인 1997년 디트로이트쇼에서 ꡐ북미 카 오브 더 이어ꡑ를 수상했다. 이 후 SLK는 메르세데스 스포츠 라인업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지금은 BMW Z4, 포르쉐 복스터, 아우디 TT, 혼다 S2000 등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데뷔 초기부터 시승을 해왔지만 글로벌오토뉴스와 메가오토 독자를 위해 다시 한번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자동차에 어느 정도 이력이 붙으면 `도대체 왜 나는 이 차를 샀을까?`하는 반문을 스스로에게 하는 단계가 있다. 처음에는 단지 고장만 나지 않아도 고맙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타는 차를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몇 가지 섭렵을 하다 보면 그것도 그다지 신통하지 않게 느껴진다. 그리고는 나만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그 어떤 자동차는 없는가를 찾게 된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이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차다.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단어는 단지 높은 엔진 성능이나 뛰어난 서스펜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스티어링을 잡고 주행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것도 이에 해당한다. 필자의 기억에는 그런 의미로 가장 먼저 다가왔던 것이 80년대 말에 만난 유노스 로드스터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만 해도 독일차들은 상당히 고지식한 분위기가 강했고 즐거움보다는 품위를 더 강조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메르세데스가 브랜드 파워를 배경으로 다양한 종류의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모델들을 내놓고 있으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SLK는 지금이야 누구나 인정하는 경량 로드스터군 중 특별한 존재로 여기지만 데뷔 당시만 해도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에 가까운 `메르세데스`였다. 내가 처음 만난 것은 공식 데뷔장인 1997년 디트로이트쇼장에서였다. 거대한 차체에 고지식해 보이는 스타일링의 벤츠가 아닌, 시트가 뒷바퀴 바로 앞에 있는 로드스터였다. 역사로 배웠던 50년대 벤츠의 명성이 다시 살아났다는 느낌보다는 워낙에 무거운 벤츠라는 이미지와 매치시키는 것이 더 바빴었다. 그리고 97년 말 서울에서 직접 스티어링을 잡았던 기억이 새롭다.

코드네임 ‘R170`으로 불리우는 이 미니 SL클래스는 올해에도 두어 번은 타 보았지만 여전히 감각적인 스타일링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하드톱이 트렁크 공간으로 말끔하게 수납되는 카멜레온 같은 독특한 기능의 바리오 루프만 해도 벌써 마음이 들뜨는데 내가 특히 좋아하는 저 매끄럽고 폭발적인 메르세데스의 수퍼차저 엔진까지 탑재하고 있으니 금상첨화다.

2인승 경량 로드스터 시장에 불씨를 지핀 것은 앞서 언급했던 일본 마쓰다 미아타 MX-5다. 89년 9월 마쓰다가 유노스 점 오픈을 기념해 만들었다고 해서 일본 내에서는 유노스 로드스터라는 이름으로도 판매되었었다. 차량 중량이 1톤을 갖 넘었다고 해서 경량이라는 이름이 앞에 붙었다. 출시 이후 일본보다 미국시장에서 더 인기를 구가한 MX-5는 신차보다 중고차가 더 비싼 모델로 이름을 날렸고 이에 자극받은 각 메이커들이 로드스터 개발에 열을 올렸고 그중 하나가 오늘 시승하는 메르세데스의 SLK 시리즈다.

그동안의 라인업 변화를 살펴 보면 1999년 옵션으로 AMG 디자인의 스포츠 패키지가 추가되었고 페이스 리프트를 한 2001년 모델에는 6단 MT가 채용되었으며 V6엔진도 추가했다. SLK32AMG는 2002년형 모델에 추가되었다.

이렇게 해서 2003년형 모델은 SLK230을 시작으로 SLK320, 그리고 SLK32 AMG 등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Exterior

SLK (Sportlich, Leicht, Kurz)는 영어로 Sporty, Light, Short(스포티하고, 경쾌하고, 작은)의 약자로 SLK가 추구하는 특성을 압축하고 있다. C클래스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물론 SLK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리트랙터블 하드톱. 이는 쿠페와 로드스터 두 가지 성격을 동시에 갖춘 모델이라는 뜻이다. 오늘날 푸조는 CC(쿠페 컨버터블)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7천만원이 가까운 가격표가 붙어있지만 그래도 SLK는 메르세데스 라인업 중 저가형에 속한다. SLK의 2003년형은 큰 폭의 변화는 없다.

공격적인 프론트 스포일러 그릴 디자인과 부드러운 프로필로 인해 낮아 보이는 외관이 특징이다. 후드 가운데 부분을 볼록하게 처리한 캐릭터 라인이 볼륨감을 더하고 있다. 아주 단단해 보이는 리어 범퍼와 테일램프 컴비네이션이 메르세데스라는 카리스마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도어 핸들과 몰딩, 사이드 미러 등은 통일된 느낌을 위해 같은 컬러를 채용하고 있다. 초기모델에는 없었던 사이드미러에 일체형으로 설계된 방향 지시등이 눈길을 끈다.

톱을 씌우든 내리든 전체적인 스타일링은 섹시함을 느낄 수 있다. 만지고 싶다는 얘기이다.
2001년형 모델부터 프론트 충격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프레임이 더 두터워지고 강화되었다.
시승차는 군데 군데 AMG 튜닝이 실시되어 있다. 에어로 킷을 포함해 휠 등에 AMG 로고가 선명하다. 그로 인해 앞쪽의 인상은 훨씬 강해 보인다. 사이드 스커트의 부착도 인상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리어 트렁크 리드에 있는 소형 립 스포일러는 양력을 50% 이상 억제해 준다고 한다.

메르세데스 모델 중에서는 가장 작은 SLK는 전장×전폭×전고가 3,995×1,715×1,284mm, 휠 베이스는 2,400mm. 이는 마쓰다 미아타 MX-5보다 130mm 정도가 더 길다. 차량 중량은 1,325kg.

한편 루프는 센터 콘솔 앞에 있는 갈색 버튼을 뒤로 누르면 금속제 루프가 들어 올려지며 자동으로 트렁크에 수납이 된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25초. 2단계로 나뉘어 톱이 트렁크로 수납되면 트렁크 안은 2단 구조가 된다. 위쪽에는 루프를 수납하고 아래쪽에는 소량의 수하물을 놓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트렁크 룸이 좁다는 느낌은 여전하다.

Interior

인테리어 분위기는 스파르탄 스포츠 지향이다. 붉은색과 검은 색 투톤 처리가 강한 인상을 만들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센터 페시아의 알루미늄 트림이다. 그 부분의 버튼류가 약간 투박해 보이는 것도 SLK만의 색깔이다. 자세히 보면 오디오 조절 버튼의 디자인과 그 아래쪽 버튼도 다섯 개에서 네 개로 줄었다. 또한 그 상단의 컵 홀더도 처음에는 단순한 수납공간이었다. 특별히 페이스 리프트 때가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부분적인 개선을 하는 전통은 여전하다.

대시보드의 전체적인 구성은 큰 변화가 없지만 4스포크 스티어링 휠 패드의 디자인이 초기형과 달리 약간 더 날렵해져 있다.

시장에 따라 오디오는 여러 가지가 장착될 수 있는데 메르세데스는 주로 Bose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시승차에는 10CD 체인저가 채용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 아쉽다고 느끼는 것은 시프트 레버의 위치다. 오른손을 자연스럽게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약간 아래로 내리 뻗어야 하는 구조는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모델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트는 SLK320의 경우 8웨이 전동 시스템이 채용되지만 시승차는 수동. 이 역시 AMG 튜닝 시트. SLK는 2001년 페이스 리프트 때 안락감과 홀드감 강화를 위해 시트를 재 설계했었다. 코너링 시 수평 지지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승차는 아예 AMG 시트를 채용하고 있다. 시트백을 조절하는 손잡이는 여전히 작동이 쉽지 않다.

Engine & Impression

SLK시리즈는 230을 베이스로 215마력 3.2리터 V6 엔진을 탑재한 320, 그리고 새로 추가된 고성능 SLK32 AMG버전이 있다. AMG 버전은 349마력 수퍼차저 V6 엔진을 탑재하고 레이싱 타입 브레이크와 AMG 스피드 시프트 트랜스미션을 채용하고 있다. 이 스피드 시프트 트랜스미션은 일반 자동변속기보다 35%가 더 빠르다. 그로 인해 0-60mph 가속성능이 4.8초라고 하는 괴물급 모델이다.

이중 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SLK230K로 직렬 4기통 2,295cc DOHC에 수퍼차저가 채용된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최고출력은 197ps/5500rpm, 최대토크 28.5kgm/2,500~4,800rpm, 0-100km/h 가속성능 7.1초, 최고속도 232km/h.

스포츠 로드스터답게 경쾌한 푸트워크가 우선 다가온다. 발진시의 감각부터 엔진 배기량을 훨씬 압도한다. 약간 묵직한 사운드가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면서 운전자를 자극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메르세데스의 컴프레서 즉, 수퍼차저 엔진은 즐겁다. 배기량에 관계없이 펀 투 드라이브를 느끼고 싶은 충동을 준다.

터치 시프트 기능이 있는 5단 AT를 D 레인지에 놓고 그냥 오른발에 힘을 주면 거침없이 전진한다. 저단에서의 기어비 구성은 각 단의 간격이 좁게 설정되어 있다. 적극적으로 즐기라는 의도다.

레드존인 6,400rpm 부근에서 정확히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으로, 90km/h 약간 못 미쳐 3단, 다시 145km/h 부근에서 4단으로 변속된다. 일반 세단형 모델에 비해서는 짧게 끊어져 있다. 그래서 풀 가속을 하면 꾀 분주한 느낌이다. 그대로 가속을 해 가면 5,500rpm에서 200km/h의 벽을 가볍게 넘는다.

특히 중속역에서의 두터운 토크감이 일품이다. 어느 영역에서나 과감히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세팅이다. 이런 장르의 모델들은 절대 최고속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어느 영역에서나 몸으로 체감하는 가속감이 매력이다. 특히 오픈 상태에서 과감하게 고회전을 즐기는 것이 장기이다. 그래서 6단 MT가 최상의 조합인데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MT 구경이 힘들다. 하지만 빠르고 정확한 터치 시프트를 적극 활용해 달려도 크게 뒤지지는 않는다.

언제나 같은 생각이지만 굳이 320의 폭발적인 파워가 아니더라도 이런 장르의 모델은 운전자가 좀 더 개입해 적극적인 드라이빙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스파르탄의 진정한 의미이다. 차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면 재미없다.

물론 SLK도 ESP를 채용해 과감한 공격에도 충분히 커버해 주는 전자제어 시스템이 있기는 하다.

바람 들이침도 평균 수준이다. 100km/h 전후의 통상적인 주행이라면 옆사람과 대화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롤 오버바에 씌우도록 되어 있는 천으로 된 윈드 프로텍터도 만만치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SLK의 위력은 정작 와인딩 로드에서 나타난다. 핸들링 최우선의 차를 표방하고 있다. 프랑스차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지간한 속도로 도전해도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다. 리어의 추종성이 일급이다. 이때 비로서 `경량` 로드스터 SLK의 카리스마를 체감할 수 있다.

물론 ESP 표시등이 깜박이면서 제어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더블 위시본, 리어 멀티 링크. 상당히 짧은 댐핑 스트로크다. 우리나라의 일정치 못한 다리의 이음매 등을 타고 넘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그냥 정신만 차리면 된다. 의외로 간단하게 정리된다. 하체의 하드함은 시트의 안락함으로 약간 상쇄하고 있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 통합형 롤 오버 바, ASR 트랙션 컨틀로, 네바퀴 디스크 ABS, ESP 표준. 베이비스마트 어린이 인식 시스템을 채용해 프론트 조수석 에어백 작동을 제어한다.

SLK230 컴프레서 주요 제원

크기 ; 전장×전폭×전고 4,010×1,715×1,279 mm , 트레드 전/후 1,488/1,485 mm
휠 베이스 2,400mm, 차량중량 1,385kg(MT), 1,410kg(AT)
공기저항계수 0.35, 트렁크 용량 271리터(톱 업), 104 리터(톱 다운)
엔진 ; 2.295cc 직렬 4기통 DOHC 16밸브 인터쿨러 수퍼차저, 압축비 9.0 : 1
최고출력 192 hp/5,500rpm, 최대토크 200 lb-ft/2,500 - 5,000 rpm
서스펜션 : 앞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스티어링 : 리서큘레이션 볼
타이어 : 205/55 R16 91V 앞, 225/50 R16 92V
브레이크 : 4휠 디스크 , 앞 V.디스크/뒤 디스크(ABS, BAS)
가속성능 : 0-60 mph 6.9초(MT)/7.0초(AT)
가격(부가세 포함) : 68,9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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