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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자동차메이커들은 미국 돈을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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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9-06 12: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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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메이커들은 미국 돈을 좋아한다.

911 테러 이후 당사국인 미국의 정치권은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 계속되고 있다. 올 봄 이라크 전쟁은 미국인들의 직접적인 보복이었고 북핵문제도 사실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럼에도 세계 대부분의 매스컴들은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 북핵 문제에 대해 저마다 처한 사정에 따라 다른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게중에는 세계의 평화를 위해 미국의 역할이 크다고 주장하는 나라도 있고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음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에서는 이 모든 것이 미국의 힘에 의한 정치가 낳은 결과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귀를 막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어야 하며 미국 우월주의가 더 이상 인류를 괴롭혀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한 이런 반미적인 뉘앙스가 풍기는 발언들은 미국의 위세에 눌려 온 많은 나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정치적인 강경론은 어디까지나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미국에 대한 반감을 가끔은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하지만 그 대부분이 미국에서의 사업확장에 많은 희망을 걸고 있다. 아니 `미국 돈을 먹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돈이 있는 곳이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의 축출이라든지 지구온난화 문제, 국제민사법정과 글로벌화에 대한 미국의 태도 등에 대한 외국 정부들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세계인들, 특히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의 돈을 사랑한다.

미국의 현금은 한마디로 오늘날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왕과 같은 존재다. 미국의 돈은 돈 이상의 무엇이 있다. 미국인들은 부의 분배를 강조한다. 미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항상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물론 이것은 가끔 디트로이트 자동차회사 경영자들을 자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 스타일의 자유시장을 더 많은 나라들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잠자코 있다.

어쨌거나 성공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일본과 독일 자동차메이커들은 품질과 브랜드라는 무기로 빅3를 약화시키고 있다. 더불어 이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개방성을 이용한다. 그들의 소비문화와 무역장벽을 만드는 것을 싫어하는 정서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미국에서 돈을 벌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한다. 이를 역으로 말하면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폐쇄적이라는 이야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

토요타자동차 후지오 조 사장은 미국에 또 다른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빅3에게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토요타의 미국 시장 점유율 신장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확장은 곧 바로 빅3가 그들의 장기인 트럭과 SUV에서조차도 그만큼 돈벌이를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7월 토요타는 북미에서 1,000만대 째의 모델을 생산했다. 토요타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지 16년만의 일이었다. 토요타는 작년 북미지역에서 5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 내 판매의 69%를 점하고 있다. 혼다는 76%나 된다. 빅3는 그만큼 그들의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위 `Made in the U.S.A.`의 수입차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토요타가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들으면 놀란다. 대부분이 미국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엠블럼이 어떤 것이든 미국에서 팔리는 것이면 미국산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현상은 결코 완성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GM의 새턴 브랜드는 작년 7월 연간 5만대의 엔진을 혼다로부터 구입하는데 합의했다. 그런데 이 혼다의 엔진은 오하이오에서 생산된다. 혼다와 새턴의 엔진 거래는 또 다른 중요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메이커들이 북미에서 처음 자동차제조를 시작했을 때 많은 부품들은 수입되거나 그 회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들로부터 공급받았다. 현지 부품들은 그다지 중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점차 바뀌어 닛산과 혼다, 토요타는 북미에 아주 거대한 엔진공장을 갖게 되었다. 2001년 이미 북미에서 1,000만대 생산을 돌파한 혼다는 북미지역에 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전체적인 규모로 보면 외국의 자동차업체들이 미국에 공장과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2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7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고 260억 달러 이상의 부품을 구입하고 있다. 2년 연속 1,700만대 이상의 자동차 판매를 기록한 북미 지역에서 돈을 벌기 위한 노력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미국이 여전히 `기회의 나라`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작년 6월 닛산은 미시시피 캔톤 공장의 용량을 추가로 15만대 확장하기 위해 5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연산 40만대가 생산된다.

혼다는 2001년 11월 알라바마의 링컨 공장을 오픈 해 미니밴 오디세이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2002년 7월에는 2004년까지 30만대 규모로 확장하기 위해 4억 2,5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혼다는 또한 오하이오 엔진공장의 용량도 연간 120만기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도 작년부터 알라바마 몽고메리에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발표하고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기아 미국공장에 대한 이야기도 거론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작년 알라바마의 투스칼로사 공장에서 SUV M 클래스를 약 8만대 생산했고 앞으로 더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토요타자동차는 앞으로 10년 내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독자적인 모델을 바로 북미에서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토요타와 혼다, 닛산은 미국시장에 대한 플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와 BMW 역시 미국 돈을 먹기 위한 방안 마련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도 마케팅 전략의 수정 등 미국 돈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GM과 포드는 누가 뭐래도 거대한 글로벌기업이다. 하지만 그들은 홈 그라운드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안방에서 외국 라이벌들에게 당하고 있다. 미국의 빅3는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만이 이런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라고 스스로 강조한 바 있다. 그렇게 해야만 순이익의 폭을 확대할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확실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지금 그들은 시험대에 서있다.

미국은 분명 돈이 있는 곳이고 영원한 기회의 나라다. 자동차메이커들은 그 `기회의 나라 미국의 돈`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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