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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06 폭스바겐 뉴 비틀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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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3-27 15:28:57

본문

폭스바겐의 뉴 비틀이 6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다. 기본적인 컨셉과 메커니즘에서는 큰 변화가 없이 내외장을 다듬는 수준에서 분위기를 바꾼 정도. 폭스바겐 뉴 비틀은 쿠페형 모델이 먼저 데뷔했고 3년 뒤 카브리올레 모델이 추가되었다. “Go Slow!”라고 하는 슬로건을 내 세우고 스포츠카가 반드시 빠른 속도로만 평가 받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 뉴 비틀 2006년 형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팀 실장)

바로 며칠 전 시승한 모델이 달리는 즐거움의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BMW의 럭셔리 GT 650i 카브리올레였다. 시속 200km/h를 아무 생각 없이 주파하며 등을 때리는 펀치력으로 온 몸을 자극하는 감각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컨셉과는 사뭇 다른 모델을 시승한다. 우선은 스타일링에서부터 흔히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차는 아니다. 그렇다고 중소형 세단에서처럼 실용성이라든가 경제성을 떠 올리게 하지도 않는다.
처음 이 차를 만나 같은 폭스바겐 라인업 중 골프 GTI라든가 R32와 같은 모델처럼 ‘달려보고 싶다.’라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여유 있게 스티어링 휠을 잡고 무언가 색다른 즐거움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우선 앞서지 않을까?
그렇다. 자동차가 모두 같은 컨셉에 같은 성능, 같은 기능을 가진다면 그것처럼 재미없는 일도 없을 것이다. 모든 자동차가 최고속도만을 기준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면 그 또한 식상할 것이다. 같은 3박스 노치백 세단이라고 할지라도 수없이 많은 성격과 주행성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기 때문에 오늘날 사람들은 그 중에서 내가 원하는 개념의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시승하는 뉴 비틀 카브리올레는 그런 측면에서 속도를 중심으로 한 달리기 성능보다는 감각적인 측면에서의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해외 여행을 하면서 비행기 안에서 두 번이나 보았던 폭스바겐 비틀을 주인공으로 하는 허비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자동차가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는 영화였다. 폐차 직전의 올드 비틀이 한 어린 여성 레이서를 중심으로 벌이는 해프닝으로 입 가에 웃음이 떠 나지 않게 하는 영화다.
그 영화에서는 올드 비틀이 뉴 비틀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도 나온다. 나중에 다시 그 뉴 비틀을 주제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새 단장을 한 뉴 비틀을 만났다. 화창한 봄 날씨와 함께 노란색 뉴 비틀은 또 다른 맛으로 운전자를 들뜨게 한다. 무엇보다 오른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흘러가는 물결 속에 파 묻혀 파란 하늘을 보며 콧노래를 부르며 전진한다.
뉴 비틀은 바로 그런 유저들을 타겟마켓으로 하는 모델이다. 뉴 비틀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이런 장르의 모델로는 미국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도 빼 놓을 수 없다. 이 후에는 포드가 썬더버드를 현대적으로 살려냈고 BMW는 미니를 전혀 다른 감각의 터치로 사람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폭스바겐 뉴 비틀은 그 원조가 잘 알다시피 세계 제 2차 대전 전에 개발되어 전쟁이 끝나고부터 생산되어 1978년 단종될 때까지 무려 2,100만대라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비틀이다.
그런데 그 비틀은 오늘날 정통 스포츠카 포르쉐의 창시자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설계 개발한 모델이다. 물론 그 프로젝트를 지시한 것은 희대의 독재자 히틀러였다. 히틀러는 독일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위해 국민차 구상을 포르쉐에게 명령했고 그렇게 해서 개발된 차를 메르세데스에 50대를 시험 생산케 해 총 주행거리 250만km의 시험 주행을 하게 했다.
히틀러는 또한 독일의 저 유명한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를 건설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역사에서 가정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히틀러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독일산 자동차가 이처럼 성능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또한 오늘날처럼 자동차 기술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입장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 비틀은 그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는 물론이고 미국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폭스바겐은 뉴 비틀의 아이디어를 “컨셉트 A”라고 구체화해 처음 선보인 것이 미국이었고 실제 양산 모델의 발표도 1998년의 디트로이트모터쇼였다. 미국시장에서 올드 비틀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오너들을 공략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폭스바겐의 의도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현재 뉴 비틀의 전체 판매 1위는 본국인 독일 아닌 미국. 미국시장의 오너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난히 향수를 자극하는 모델에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되는 나라는 일본이다. 브랜드 마니아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유저들에게 뉴 비틀은 그런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것이다. 일본에서만 2005년까지 모두 6만대 가량이 판매되어 수입차 베스트 셀러 10위에 올라있을 정도다.

Exterior & Interior

폭스바겐의 뉴 비틀은 그 출시연도가 1999년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개념으로 한다면 풀 모델체인지를 할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이처럼 독특한 스타일링의 모델의 경우는 그런 흔한 과정을 따를 수는 없을 것이다. 풀 모델체인지를 한다면 컨셉은 같더라도 스타일링과 디자인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할 텐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부분적으로 다듬는 쪽으로 결정을 했고 그 결과물이 오늘 만나는 뉴 비틀이다.
그래도 올드 비틀이 뉴 비틀로 바뀔 때 정도의 혁신적이지는 않지만 부분적인 변화로 분위기를 제법 바꾸어 내고 있다. 우선 펜더의 아치 라인이 완전한 원형에서 바깥쪽으로 엣지를 주어 면(Surface)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간단한 손질인 것 같지만 이로 인한 외관상 변화의 느낌은 크다.
또 프론트 범퍼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 부분을 3등분 해 와이드한 감을 만들고 있다. 헤드램프도 완전 원형에서 타원형으로 약간 변화를 주고 있다. 리어의 테일램프도 마찬가지로 2중 환형 구조의 타원형으로 바뀌었다. 범퍼 아래쪽 역시 좌우로 길다란 홈을 만들어 프론트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고 있다.
어쨌든 다른 모델과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이고 뉴 비틀만을 놓고 본다면 샤프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기존 모델이 여성적인 터치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어느 정도는 남성적인 맛을 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테리어에서도 세부적으로 몇 가지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계기판의 최고속도가 220까지였던 것이 240km/h까지로 바뀐 것과 조수석 무릎 왼쪽에 AUX 단자가 설계된 것이 눈에 띈다. 카세트 테이프 홀더가 CD 삽입구로 바뀐 것도 변화라면 변화다. 에어벤트 주변을 크롬링으로 장식한 것도 그런 변화 중 하나. 도어의 맵 포켓이 그물망 형태로 바뀌어 있는 것도 보인다. 윈도우 버튼과 연료주입구/트렁크 개폐 버튼의 위치도 바뀌었다.
리어 시트는 보조석 개념. 성인이 앉을 수도 있지만 헤드룸에 한계가 있어 부득이한 경우 어린이를 태우는 정도의 공간이다. 물론 차체 형상으로 인해 트렁크 공간도 침해를 받는다. 그래도 리어 시트는 쿠션을 앞으로 들어 올리고 시트백을 통째로 폴딩하면 적지 않은 공간을 만들 수 있게 한 아이디어는 여전히 재미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뉴 비틀에 탑재되는 엔진은 기존의 것과 달라진 것이 없다. 독일 라인업에는 2.5리터 150마력과 1.9리터 TDI도 있고 1.6리터 가솔린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쿠페 카브리올레 모두 2.0리터 가솔린 사양 뿐이다. 플랫폼은 선대 골프의 것을 유용하고 있으며 테크놀러지에 관해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
오늘 시승하는 2.0리터 사양은 1,984cc 직렬 4기통에 최고출력 115ps/5,400rpm, 최대토크 17.5kgm/3,200rpm을 발휘한다. 오늘날 동급 배기량 엔진에 비해 그 출력이 상당히 낮은 것이 특징이지만 토크 중시의 세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 폭스바겐측의 주장.
트랜스미션은 카브리올레에는 팁트로닉을 채용한 6단 AT가, 쿠페 모델에는 통상적인 4단 AT가 조합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2,600rpm. 6단 AT를 조합한 카브리올레보다 약간 높다. 레드존은 6,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0km/h에서 2단, 110km/h에서 3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여기까지는 빠르지는 않지만 그런데로 진행이 된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상당히 인내심을 가지고 전진을 하면 다시 15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된다. 그리고 4,300rpm 부근에서 160km/h까지는 올라가는데 더 이상은 무리일 것 같다. 제원표상의 최고속도는 182km/h로 나와있는데 초기 출고 시에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처음에 얘기했듯이 이 차는 가속감이나 최고속도에 비중을 두는 장르가 아니다. 속도에 열광하는 층이 아닌 뭔가 여유로운 맛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런 컨셉의 차다. 물론 그렇다해도 오늘날 감각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세단형 차에 비해 엔진의 회전 상승은 상대적으로 매끄러움에서 뒤진다. 그만큼 엔진음도 있다.
그렇다면 폭스바겐이 그런 것을 몰라서 이렇게 만들었을까. 아니다. 이 차의 주 타겟마켓을 고려하면 그런 의문은 금세 사라진다. 미국시장의 오너들은 자동차를 대하는 것이 우리와는 다르다. 특히 이런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모델들에 대한 자세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다르다.
뿐만 아니라 시대는 달라졌고 자동차라는 것이 모두 한 가지 방향으로만 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유저들은 알게 되었다. 이 때문에 오늘날 이처럼 다양한 형식과 장르의 모델들이 등장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뉴 비틀은 현대적인 메커니즘이 돋보이는 차는 아니다. 그보다는 고전적인 프로포션의 차다. 때문에 카브리올레 모델의 경우도 톱을 벗기고 달리면 속도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바람들이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그런 점이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이 자동차의 캐릭터인 것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 토션 빔 액슬로 댐핑 스트로크는 생각보다 짧게 설정되어 있다. 때문에 노면의 요철은 대부분 히프에 전달한다. 다리 이음매를 타고 넘을 때도 비교적 예민하게 반응한다.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약간 하드한 감각의 승차감을 보이는 대목도 있다. 보디 강성은 보통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속에서의 직진안정성은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크루징 시의 승차감은 아주 부드럽다. 그러면서도 어지간한 코너링에서는 차체의 쏠림이 없고 롤링이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ESP가 채용되어 있는데 개입 포인트가 빠르고 두 세번 정도 나누어 자세를 잡아준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스티어 특성은 뉴트럴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약 오버 스티어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1,255kg이라는 가벼운 차체로 인한 것이다. 푸트워크는 잽 스타일로 치고 빠지는 기민한 동작이 가능하다. 펀 투 드라이브 개념이 강하다. 핸들링도 정확하게 반응하며 민첩하게 움직인다. 그저 즐긴다는 개념으로 편안하게 운전한다는 자세로라면 부족함이 없다. 물론 이미 설명했듯이 골프 GTI 개념의 주행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 Head-Thorax 에어백, 브레이크 보조 장치와 ABS, EDS, ASR이 포함된 ESP(전자식 주행 안전 정치)등이 채용되어 있다.
개나리가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던 오늘 노란색의 뉴 비틀을 시승하면서 필자는 한 템포 쉬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빠른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주요제원 2006 폭스바겐 뉴 비틀

크기 : 전장×전폭×전고 4,081×1,724×1,498mm
휠 베이스 2,508mm
트레드 앞/뒤 -----mm
차량 중량 1,255kg

엔진 : 1,984cc 직렬 4기통 SOHC
보어×스트로크 -----mm
최고출력 115ps/5,400rpm
최대토크 17.5kgm/3,200rpm을

압축비 10.3:1
최고출력 115ps/5,400rpm
최대토크 17.5kg.m/3,200rpm
중량 대비 출력 kg/kW:
리터당 출력 :
구동방식 : FF

트랜스미션 : 4단 AT
기어비 ---------- 후진 ----- 최종 감속비 ----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액슬
브레이크 : 앞/뒤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0-100km/h : 12.9초
최고속도 : 182km/h
최소회전반경 : 5.7m
타이어 앞//뒤: 205/55R16
연비 : 10.1km/리터
연료탱크 용량 : 55터
가솔린 옥탄가 : ROZ 91-98

차량가격 : 3,210만원(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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