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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혼다 S2000 미국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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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12-25 13:39:01

본문

혼다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준으로 볼때도 상당히 독특한 회사다. 생산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라인업도 그다지 두텁지 않으나 탄탄한 이윤을 올리고 있는 메이커로 다른 업체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 마니아가 아니라면 혼다라는 이름을 들을 때 시빅과 어코드, CR-V등 고장없고 실용적인 차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혼다가 주는 이미지는 상당히 스포티하다.

글 사진/권규혁(Kyuhyuk Kwon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사이클 업체이던 시절, 혼다는 세계적인 레이스인 투어리스트 트로피에서 1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석권한 바 있고, 이러한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4륜차를 제작하면서도 그대로 계승되었다. 일본 최초의 국제규모 레이스 트랙인 스즈카 써키트를 건설한 것도 혼다였다. 현재 일본의 대표적인 트랙 중 하나인 트윈링 모테기도 혼다가 건설한 써키트다.

F-1에서의 업적 또한 빼놓을 수 없다. 1964년 일본메이커로는 처음으로 F1에 진출하여 1년도 안돼 우승을 차지한 것부터 86년부터 91년까지 F1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따낸 기록을 가지고 있다. 혼다는 현재도 F1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디 레이싱 리그의 독점 엔진공급업체로도 활동하고 있다. 혼다가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은 기술력은 양산차에 반영되고 있으며 가변밸브기구인 VTEC도 그중 하나다. 현재 혼다의 라인업 중 가장 스포츠성이 강한 차로는 로드스터인 S2000을 들 수 있을 것이다.

Exterior & Interior

원동기와 모터사이클 제조업체이던 혼다가 만든 첫 차는 S500이라는 경량 로드스터였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처음 만드는 회사에서는 소형차나 상용차부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인데 혼다는 특이하게도 스포츠카 시장부터 뛰어들었던 것이다. S500은 곧 배기량이 더 큰 S60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후속모델인 S800에 자리를 물려주었다. S 시리즈 단종 이후 70년대부터 혼다는 전륜구동차 중심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예외라면 NSX와 비트 같은 미드엔진 후륜구동 내지는 혼다 CR-V같은 AWD등을 꼽을 수 있겠지만 모델라인업뿐만 아니라 생산량에서 FF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혼다는 1999년 S2000을 출시하면서 S시리즈 단종 사반세기만에 다시 FR스포츠카를 내놓았다. 초대 S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2000이라는 숫자는 배기량을 의미한다.

S2000은 레트로 디자인은 아니지만 초대 S 시리즈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스포츠카로 적당한 컴팩트 사이즈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과 함께 상당히 수직에 가까운 윈드실드를 갖추고 있다는 점, 그리고 디테일을 제외한 비례감이 상당히 비슷하다. 수직에 가까운 윈드실드는 개방된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적인 배려다. 일반적으로 로드스터는 쿠페에 비해 무겁고 차체강성이 허술하다. 차 바닥부분과 지붕이 강성을 유지해주는 쿠페와는 달리 플로어팬만이 차를 지탱하기 때문이다. S2000은 개구부를 최소화하여 차체강성을 유지하기에 유리한 스타일링을 갖추었다. 이 때문에 도어도 작아져 타고 내리기에는 조금 불편하지만 개방된 부분이 짧은 만큼 외력에 의한 변형이 적어지는 것이다. 같은 굵기라도 긴 철사보다 짧은 철사를 구부리기 더 어려운 것을 생각하면 된다.

S2000의 인테리어 역시 스포츠카답다. 고전적인 스포츠카들은 패키징 때문에도 그렇지만 일부러도 실내를 타이트하게 만들었는데 차와 운전자와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한 것과 함께 개방부분을 최소화하여 차체강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S2000의 실내도 그런 이유로 상당히 타이트하고 불필요한 공간이 없다.

스티어링과 페달, 좌석의 배치를 볼 때 몸집이 큰 사람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듯 하다. 게다가 동반석 레그룸은 보강재에 자리를 양보하느라 더욱 좁아졌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조금 유행에 뒤진듯 하지만 F-1 레이싱카의 분위기를 구현한 컨셉을 무리없이 따르고 있다. 스포츠카답게 인테리어가 심플하며 편의장비도 상당히 제한적으로 탑재된 만큼 일반적인 승용차에 비해 스위치도 많지 않고 배치도 논리적이다. 조금 색다른 점은 시계가 계기판에 들어가 있는 점인데 대시보드에 별도의 시계가 마련되어있지 않고 오디오는 커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좌석의 착좌감이나 좌우 지지도도 상당히 높고 페달의 배치도 완벽하다. 스포츠카답게 스티어링 휠의 지름이 작고 변속레버의 스트로크도 작다.

지붕은 상당히 빠르게 열고 닫을 수 있다. 래치는 손으로 잠그고 해제하지만 지붕 자체를 열고 닫는 것은 전동식이다. 서스펜션이 단단한 스포츠카인데다 소프트탑인 만큼 NVH성능은 떨어진다. 특히 휠 하우스 내부에 라이너가 설치되거나 언더 코팅이 되어있지 않아 타이어에서 튀어 오른 모래가 철판에 부딪히는 소리가 그대로 실내로 전달된다. 승용차라면 상상하지 못할만한 NVH는 S2000의 성격이 순수 스포츠카임을 다시금 강조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Powertrain & Impression

S2000은 2004년 마이너체인지를 겪으며 배기량이 2.0리터에서 2.2리터로 늘어났지만 S2200대신 이전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배기량 증가는 스트로크를 키운 것인데 그만큼 토크는 증가하고 레드라인이 낮아졌다. 최고출력은 2.0 엔진 때와 거의 차이가 없는 237마력이다. 차이점이라면 예전에 8300rpm에서 나오던 최고출력이 이제는 7800rpm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22.4Kg-m의 최대토크도 7500rpm이 아니라 6800rpm에서 나오도록 바뀌었다.

터보차저 엔진이 회전수대신 토크를 높임으로서 출력향상을 이루는 것과는 달리 S2000의 자연흡기 엔진은 회전수를 높임으로 고출력을 도모하는 레이싱카 스타일로 양산 자연흡기 엔진으로는 단위배기량당 출력이 세계최고다. 구형의 9천rpm보다 한계회전수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날카롭게 돌아가는 엔진은 혼다가 뿌리를 두고 있는 모터사이클을 연상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회전 엔진이지만 롱스트로크형으로 저속영역의 토크가 많이 보강된 만큼 구형에 비해 일상적인 운전이 훨씬 편해졌지만 일반적인 승용차에 비하면 여전히 실용구간에서의 토크는 살짝 부족하다. 하지만 S2000의 엔진은 시내주행이나 장거리 크루징을 위한 토크중시형 엔진이 아니다. 엔진과 차의 개발 컨셉 모두 철저히 경량 로드스터에 맞추어져 있다.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4기통을 고수했으며 고출력을 실현하기 위해 저rpm 영역에서의 토크가 희생되었다. VTEC이 아니라면 저속영역의 토크는 더더욱 떨어졌을 것이다. 밸브타이밍 기구가 나오기 이전에 하이캠 튜닝을 해본 사람이라면 캠 프로파일로 고회전 영역을 강화할 때 저속토크가 줄어든 것을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아무튼 구형에 탑재된 F20C 엔진에 비해 신형인 F22C1 엔진의 저속토크가 보강된 것은 사실이다.

VTEC의 전환시점은 6천 rpm 부근인데 파워가 갑자기 증가하는 위화감이 있지는 않다. 보통 차라면 숨이 찰 무렵에서부터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쭉 뻗어나가는 느낌으로 일반적인 엔진의 레드라인인 6천회전을 넘겨서 달리는 기분 또한 상당히 짜릿하다. 코너링에서 6천rpm을 넘나들어도 VTEC의 작동으로 인해 차의 하중이동이 크게 흐뜨러지지는 않는다. 익숙해지면 VTEC 작동회전수 부근에서 가속페달 조작을 조금 달리하면 부드럽게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차체강성은 오픈형 구조라 생각되지 않을만큼 탄탄하다. S2000은 하이 X-본 모노코크라 하는 구조를 채택하여 웬만한 쿠페 이상 가는 강성을 확보했다. 차체강성은 안전성뿐만 아니라 승차감과 핸들링, 드라이빙 피드백등 다양한 요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 탄탄한 차체에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4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다. 혼다가 승용차에 사용하고 있는 더블 위시본은 상하부 컨트롤암의 거리가 꽤 길지만 S2000은 노즈를 낮추기 위해 전형적인 형태의 더블 위시본 방식을 채택했다. 초기형은 안정성보다는 빠른 반응성 위주로 세팅되어 있었는데 신경질적인 면이 있는데다 코너에서 차 후미가 옆으로 흐르는 것이 조금 갑작스럽다는 지적이 많아 2004년식부터는 안정성을 높이는 세팅으로 바뀌었다. 앞 서스펜션의 스프링 탄성계수를 올리고 뒤는 낮추었고 뒤 스태빌라이저도 구형보다 지름이 1.8mm 줄었다. 결과적으로 차의 오버 스티어 성향을 억제하며 직진과 코너링에서의 조종안정성을 높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2006년식부터 VSA(Vehicle Stability Assist)가 장비되기 시작했다.

스티어링의 무게나 반응성, 피드백 모두 스포츠카라는 명제에 충실하며 방향을 잡아 주는대로 노즈가 반응하고 곧바로 테일이 따라붙는 느낌이 일품이다. 공차중량 1296Kg의 가벼운 몸무게에 앞뒤 50/50의 무게배분을 가진 프론트 미드십 차답게 아주 훌륭하고 깔끔한 핸들링을 보인다. 구형보다는 많이 순화되어 있지만 여전히 스포츠카로서의 성격이 분명하다.

혼다 S2000은 아마도 현재 혼다와 아큐라 차종을 모두 아울러 최고의 핸들링 머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큐라 레전드와 신형 MD-X, RD-X등 수퍼 핸들링 AWD를 갖춘 차도 있지만 감각적인 면에서는 절대로 S2000을 따라올 수 없다. 전자장비가 많이 개입할수록 순수한 기계가 주는 즐거움을 깎아내리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S2000의 VSA 또한 적당한 개입으로 운전자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 운전자를 과잉보호하는 다른 차량제어시스템과는 다르다. 확실하게 차가 흐르지 않게 한다기보다 한계를 벗어나려 할 때 살짝 개입하며 운전자가 대비조작을 할 시간을 벌어준다. 기계적인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상당히 반응성이 높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거칠게 운전하면 상당히 까칠하게 반응하지만 부드럽게 조작하면 하중이동도 상당히 자연스럽고 움직임도 안정된다. 운전실력을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 같은 차라 할만하다. 스포츠 드라이빙에 숙달되어있다면 아주 빠르고 즐겁게 탈수 있는 차임에 분명하다. 두터워진 토크와 그에 맞게 새로 설정된 기어비 또한 이 차를 빠르게 달리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구형은 기어 선택의 실수가 코너링 스피드의 실속에 직결되었는데 현행 모델은 그런 점을 적당히 커버해주는 느낌이다. 6단 수동변속기의 변속감각 또한 최고수준이다. 전형적인 FR차의 직접적인 시프트감뿐만 아니라 변속거리가 짧고 절도있게 드나들기 때문에 아주 스포티하다. 전반적인 기어비 설정이 엔진과 잘 맞기 때문에 고회전용 엔진으로 와인딩로드와 프리웨이 모두에서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다.

물론 크루징용이 아니기 때문에 6단에서 프리웨이의 흐름을 따라 달리면 3,500~4,000rpm수준의 회전수를 보인다. 브레이크 성능 또한 믿음직하다. 브레이크에 발을 얹을 때 덜컥하고 갑자기 제동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페달을 깊이 밟아줄 때 제동력이 점진적으로 살아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제동컨트롤도 쉽다. 모든 면에서 구형에 비해 순해지고 몰기 편해졌지만 순수 스포츠카라는 근본에는 변함이 없이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본질에 아주 충실한 차다.

혼다 S2000은 현재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많은 스포츠카 중에서도 가장 순수하고 고전적인 정의의 스포츠카에 가까운 차다. 이차보다 더한 스포츠카라면 아마 로터스 엘리제 정도일 것이다. S2000은 가격에 비해 아주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에서의 위치는 다소 어정쩡하다. 성능으로는 2만불 가량 더 비싼 포르쉐 박스터 S와 비슷한 동급인만큼 고성능의 퓨어 스포츠카로는 상당히 낮은 가격이지만 일반운전자들이 즐겁게 탈 수 있는 다른 로드스터인 마쓰다 미아타, 새턴 스카이등과 비교하면 비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혼다는 고품질 브랜드임은 분명하지만 아큐라로도 아직 고급이미지는 조금 부족하다. S2000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딜레마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플랫폼 공유라는 것이 일반화를 넘어서서 당연시되는 최근 추세와는 달리 데뷔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S2000은 다른 혼다나 아큐라 차종과 공유하는 구성이 전혀 없다. 그만큼 특별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차의 세팅도 일반고객이 아니라 마니아 지향의 차라는 점이 이차의 포인트라 할 것이다. 일상적인 운전이 쉬운 차도 아니고 타고 내리기에도 불편하지만 짜릿한 운동성능과 함께 지붕을 열고 달리는 스포티하면서도 로맨틱한 드라이빙, 거기에 혼다차가 주는 높은 신뢰도를 갖춘 S2000은 로드스터의 명작임에 분명하다.


주요제원 혼다 S2000

크기
전장×전폭×전고 4,135 X 1,750 X 1,285 mm
휠 베이스는 2,423mm
트레드 1471/1509mm
차량중량 1284Kg
승차정원: 2명
최저 지상고 : -------mm

엔진
4기통 2157cc DOHC 4밸브
최고출력 237bhp/7800rpm
최대토크 22.4 kg.m/6,800rpm,
보어×스트로크 87.0*90.7mm
압축비 11.1:1
구동방식 : FR

트랜스미션
수동 6단
기어비 고/저 : 3.133/2.045/1.481/1.161/0.942/0.763/후진 2.800
최종감속비 : 4.100
트랜스퍼 박스 기어비(고/저) :-------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모두 인휠 더블 위시본
스티어링 형식 : 랙&피니언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앞 215/45R17 / 뒤 245/40R17

성능
최고속도 241km/h
0-100km/h 가속성능(A/T) : 6.2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8.5Km/L
연료탱크 용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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