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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Motor Press Guild Track Day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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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1-06 15: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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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G는 미국에서 일상적인 용어로 연비를 지칭하는 단위로 Mile per Gallon을 의미한다. 같은 이니셜을 사용하지만 내용이 전혀 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자동차 저널리스트와 자동차회사의 홍보실 임직원을 정회원으로 두고 있는 단체인 Motor Press Guild도 MPG라는 약자를 사용한다. 현재 MPG는 75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비영리단체로 매달 첫 번째 화요일에 오찬을 겸한 모임을 갖고 있으며 매년 11월 중반 윌로우 스프링스 레이스웨이에서 트랙데이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권규혁씨의 참가기를 싣는다(편집자 주)

글 사진/권규혁(자동차 칼럼니스트)

2006년 트랙데이는 지난 11월 15일 16일 양일간 열렸다. 이번 트랙데이에 동원된 차는 130대, 참가인원은 252명이었다. 트랙데이의 첫날은 Comparo Day로 기획되어 같은 세그먼트의 차들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일반도로시승, 스포츠카 오토크로스(짐카나), 니어럭셔리 트랙 비교, 컴팩트카 슬라럼, 오프로드의 다섯가지 코스로 구분되어 있었고 일찍 신청한 참가자들에게 선택우선권이 주어졌다.

참가자 수가 많았기 때문에 모든 비교테스트를 다 체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일반도로 시승에는 다양한 세그먼트가 준비되어 있어서 같은 클래스의 차들을 비교해볼 수도 있었고 평소 시승기회가 잘 오지 않았던 관심차종을 골라 타볼 수도 있었다.

시승팀이 제일 먼저 운전석에 오른 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E320 블루텍 디젤이었다. 3.0리터 V6 터보 디젤에 블루텍이라 불리는 후처리 시스템을 장비한 E320 블루텍은 최첨단 디젤엔진차답게 정숙성과 반응성에서 휘발유 엔진차와 다를바 없는 느낌을 보였다. 4천rpm에서부터 레드존이 시작되는 타코미터만이 살며시 디젤차임을 보여줄 뿐이었다.

시간관계상 일반도로 시승코스에 준비된 차들 중 재규어 XKR과 아우디 Q7, 그리고 아우디 S8을 시승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공유하는 V10엔진을 탑재한 아우디 S8은 관능적인 엔진음과 호쾌한 가속성능, 스포티한 서스펜션과 콰트로의 접지력등으로 짧은 시승코스에서도 아주 즐거운 드라이빙의 경험을 제공해주었다.

지정된 시승코스가 직선 위주의 도로였던데다 속도제한 때문에 맘에 차는 시승이 될 수는 없었으나 짧은 시간에 다양한 차들을 타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 일이기도 했다. 다음 세션은 컴팩트카 슬라럼에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미국의 유명 자동차 웹진 Edmunds.com의 편집장인 케빈 스미스씨의 인도로 현대 엑센트 3도어(베르나 스포티), 시보레 아베오(GM 대우 젠트라), 기아 리오 5(프라이드 해치백) 혼다 피트, 도요타 야리스, 닛산 베르사, 스즈키 SX4로 슬라럼 비교테스트를 해볼 수 있었다. 슬라럼 속도는 일반 구매자들이 소형차를 선택할 때 최우선시 되는 항목은 아니지만 스티어링의 민감도와 안정성을 평가하는데 아주 유용하다.

필자가 처음 탄 차는 현대 엑센트 3도어였다. 현대 엑센트 3도어는 슬라럼 코스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움직임으로 파일런 사이를 빠르게 누볐다. 스티어링이 적당히 민감하면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았으며 좌우로 번갈아 하중이 이동하는 상태에서의 롤도 적당히 억제되어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두번째로 타본 차는 시보레 아베오. 시보레 아베오는 스티어링 반응이 조금 둔하고 언더스티어가 많이 일어나 슬라럼 코스에서의 평가만을 놓고 본다면 그리 높은 경쟁력을 가진 차는 아니었다. 일제차 중에는 혼다 피트가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토요타 야리스는 클러치 접속감이나 스티어링의 직결감이 조금 부족했고 닛산 베르사는 AWD구동계를 갖춘 스즈키 SX4 다음으로 무거운 중량이 주는 불이익을 봐야했다. 스즈키 SX4는 준비된 차들중 가장 무거운데다 서스펜션도 무르고 i-AWD모드가 주는 구동특성 때문에 바르게 파일런 사이를 비집고 드나드는 것에는 불리한 점이 많았다.

물론 슬라럼은 차를 평가하는데 일부분일 뿐이고 소형차는 연비와 실용성 등 다른 요소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슬라럼 코스에서의 성능이 차를 대변해주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슬라럼 비교테스트에서는 현대 엑센트와 혼다 피트가 가장 좋은 성능을 보였다. KABC 방송국의 자동차 전문앵커 데이브 쿤츠씨를 비롯한 다른 참가자들도 현대 엑센트의 핸들링을 높이 평가했고 레이스 경험이 풍부한 어느 저널리스트는 피트보다 엑센트가 더 우세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시간관계상 다른 비교시승 코스는 체험해 보지 못했으나 상당히 유익한 하루였다. 저녁식사 시간에는 각 자동차 업체의 홍보담당자들이 무대에 올라 간단한 소개를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자동차 저널리스트와 자동차회사 홍보실 임직원들은 서로 전화통화와 이메일은 자주 주고받아도 실제로 대면하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은 만큼 누가 누군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둘째날 일정은 윌로우 스프링스 레이스웨이의 2.5마일 메인 트랙에서 열렸다. 제일먼저 스티어링을 잡아본 차는 BMW Z4 M 쿠페였다. BMW의 캐치프레이즈인 Ultimate Driving Machine이라는 문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차가 아마도 이 Z4 M 쿠페가 아닐까 싶다. 날카로운 핸들링을 자랑하는 BMW, 그중에서도 가장 퓨어 스포츠에 가까운 Z4 M쿠페는 기대에 부응하는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스로틀 바이 와이어 시스템과 더블 바노스의 세팅이 달라져 가속페달이 무척 민감해진다.

두툼한 림의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무게감과 피드백을 주었고 파워트레인도 고속위주의 트랙에서 충분한 동력성능을 제공해주었다. DSG를 장비한 VW GTI도 뛰어난 성능으로 트랙주행의 즐거움을 주었다.

이번 트랙데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실망스러웠던 차와 가장 인상적이었던 차는 모두 재규어였다. 재규어 S-타입 R은 ESP가 너무 적극적으로 운전에 개입해 스포티한 주행이 어려웠다. 가속하면서 자연스럽게 라인을 잡아나가려 할 때 ESP가 파워를 줄여버리는 경우도 많아 속도뿐만 아니라 주행라인까지도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전자장비의 훼방 때문에 기계적인 맛을 느낄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 S-타입 R의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그런 반면 XKR은 스포티함과 럭셔리함을 겸비하고 있으면서 운전감성 또한 아주 알맞은 선에서 타협점을 잡은 느낌이었다. 수퍼차저 V8 엔진이 뿜어내는 파워와 사운드도 뛰어난 만족감을 선사했으며 6단 AT의 수동모드 반응성도 뛰어났다.

가장 재미있게 탔던 차는 다지 차저 폴리스 비클이었다. 경찰차 중에는 픽업이나 SUV, 전륜구동 미드사이즈 세단, 쿠페 등도 있기는 하지만 주력차종은 언제나 풀 사이즈 후륜구동 세단이었다. 한동안 시보레 카프리스와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가 미국 경찰차와 택시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으나 카프리스의 단종 이후 크라운 빅토리아의 독주가 지금껏 계속되었다.

크라이슬러 300C를 시작으로 풀 사이즈 후륜구동 세단을 다시 만들기 시작한 크라이슬러는 다지 매그넘과 다지 차저의 폴리스 버전을 공개한 바 있고 차저는 이미 일부 경찰국에 납품이 시작되었다. 폴리스 버전은 서스펜션, 냉각계통, 전기 충전계통 등이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도 일반형과 다르다. 플로어 시프트를 쓰는 일반형과는 달리 폴리스 버전은 컬럼 시프트 AT를 사용한다. 센터콘솔에는 무전기와 컴퓨터, 경광등/사이렌 컨트롤러가 장착되기 때문에 실렉트 레버가 스티어링 컬럼으로 자리를 양보한 것이다.

트랙에 들어서서는 경광등을 켜고 달렸다. 경찰차를 몰면서 추격할 차가 없는 것도 좀 밋밋하여 뒤따라오던 지프 그랜드 체로키 SRT 8과 스바루 레거시 왜건에게 추월을 내주고 나서 곧바로 레거시 뒤에 붙었다. 쫒고 쫒기는 상황은 아니라 해도 비슷한 분위기는 내볼 수 있었다. 다양한 차들을 타보는 동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MPG 트랙데이는 3시에 시승을 종료하고 프로 드라이버들이 모는 BMW M6와 메르세데스 벤츠 CLS 63 AMG의 동승기회가 제공되는 것으로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다양한 시승차를 일반도로, 레이스트랙, 오프로드 등 다양한 조건에서 비교시승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매년 이런 트랙데이를 개최할 수 있는 MPG의 기획능력과 추진력은 정말 대단하다. 이런 트랙데이는 자동차 저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운전감각에 대한 보수교육 및 다양한 신차를 한자리에서 몰아보고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소중한 체험이고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서는 홍보실 임직원과 일선 기자들 사이의 대인관계를 쌓으며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 저널리스트와 자동차회사 홍보실 임직원들로 구성된 단체가 생기기는 시기상조겠지만 이런 해외 이벤트를 통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언론계 종사자들과 홍보담당자들이 서로 좋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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