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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메르세데스-벤츠 E 200 K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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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9-03 01:14:17

본문

새 OBD II 기준에 맞춘 메르세데스 E 200 K가 국내에 출시됐다. E 200 K는 부드러운 주행과 좋은 연비를 원하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순발력을 비롯한 동력 성능에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지만 연비가 좋아 고유가 시대에 어울리는 모델이다. 고속 주행 시 안정성과 승차감은 네임 밸류에 걸맞게 뛰어나며 특히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을 줄인 것이 두드러진다. E 200 K는 뛰어난 하체와 브레이크가 만드는 탄탄한 주행 성능이 매력적이다.

글/한상기(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현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숙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일이다. 지구온난화가 범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온실 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이 문제에서 자동차 산업은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얼마 전 조사에 나타난 대로 미국 전체 CO2 배출량의 20%가 자동차에서 나온 것이다. 자동차가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환경론자와 메이커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CO2를 줄여야 하는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21세기의 자동차 전쟁은 CO2 줄이기가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CAFE나 유럽의 평균 CO2 배출량이 모두 같은 맥락이다. 연비와 배기가스는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미와 유럽에 자동차를 팔고 있는 메이커는 CO2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장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앞으로 이 규정들을 만족치 못하면 판매 자체가 힘들어진다. 이미 일부 나라들은 혼잡통행세 면제 등의 세금 혜택을 주고 있으며 의식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구매 포인트로 작용해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

70년 대 이후 자동차의 역사는 메이커들과 규정과의 싸움이었다. 규정은 항상 어려운 기준을 제시했고 메이커들은 달성하기 힘들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이를 만족시켜왔다.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메이커들은 배기가스를 줄여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출력도 올리고 편의 장비도 더 많이 추가해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고 있다. 결국 해결책은 현존하는 기술의 발전 또는 획기적인 기술의 등장이다. 현재 많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답이라고 할 만한 건 나와 있지 않다. 앞으로 자동차 회사들이 어떻게 이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지도 흥미로운 일이다.

국내는 아직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CO2 배출량 같은 문제가 큰 현안은 아니다. 소비자 의식도 부족할 뿐 아니라 메이커들도 배기가스 배출의 정도를 눈에 띄게 표기하지 않는다.
올해 초부터 규정화된 OBD-II는 환경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다. 기존의 OBD-I이 센서나 부품의 고장만을 알려주는데 그쳤다면, OBD-II는 환경과 관련된다. OBD-II는 배기가스가 늘어나는 것에 영향을 주는 부품의 고장을 진단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그동안 국산차에는 OBD-I만 적용되고, 북미 수출용에는 OBD-II 장착이 의무였다. 작년 말 수입차의 OBD-II 장착 여부가 브랜드 별로 형평성 논란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MB 코리아는 최근 선보인 E 200 K는 이 OBD-II를 더해 새롭게 출시되었다. 기본 사양은 작년에 페이스리프트 된 뉴 제네레이션과 거의 동일하고 블루투스 등 일부 편의 장비가 추가되었다. E 200 K가 출시됨에 따라 국내서 팔리는 모든 메르세데스 차들은 OBD-II 기준을 만족하게 됐다.

EXTERIOR

언제나 고급 중형차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E 클래스의 가장 큰 메리트를 꼽자면 개인적으로는 스타일링이다. 벤츠의 아이덴티티가 잘 살아있지만 너무나 미끈한 모습은 데뷔한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E 클래스는 언제 보아도 여전히 늘씬하고 아름다워 앞선 디자인 감각을 느끼게 된다.

요즘 불고 있는 쿠페 룩 스타일의 세단도 E 클래스가 시작이었다. 2002년 나온 지금의 E-클래스는 이듬해 선보인 CLS의 예고편이었던 셈이고 최근 많은 세단들이 이런 쿠페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다. E 클래스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더 크고 호화스러운 CLS 때문에 자칫 위치가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디자인이 갖는 상품성만으로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년,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된 뉴 제네레이션 E 클래스는 외관을 세심하게 다듬었다. 디테일을 고쳐 프런트 엔드는 더욱 날렵하게 변했으며 안개등을 가로로 지르는 크롬 장식으로 엑센트를 주었다. 짧은 프런트 오버행과 완만히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스포티한 실루엣을 만든다. 또 스포츠 서스펜션 적용으로 차고를 낮춰 휠베이스의 갭이 줄은 게 스포티한 느낌을 만든다. 차고가 낮아지면 보기에도 안정감이 있다.

보닛을 열면 업그레이드 된 세로배치 4기통 수퍼차저 엔진이 보인다. 세로배치 되는 4기통 엔진을 이제는 별로 볼 수 없기에 반갑기까지 하다. 최대 V8 6.2리터까지 들어가는 공간이기에 엔진룸의 여유는 많다.

타이어 사이즈는 245/45ZR/17로 엔진의 출력을 생각하면 과분하다. E 200 K에 들어가는 기본 타이어는 205/60R/16이지만 국내 시판차는 대체로 큰 사이즈를 달고 출시된다.
끼워진 타이어도 작년에는 평범한 트레드 패턴의 굿이어 이글 NCT5였던 것에 반해 올해는 피렐리 P-제로 로쏘로 업그레이드됐다. 타이어 역시 출력 대비 무척이나 하이 그립 제품이다. 타이어의 그립은 그만큼의 능동적 안전을 의미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INTERIOR

아방가르드 모델인 시승차는 검은 톤의 가죽과 우드그레인으로 곳곳을 치장했다. 2002년 E 클래스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감동은 없지만 매력적인 실내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는 여전하다. 실내의 화려함은 최근 모델에 떨어질지 몰라도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사용에 편리하다.
편의성 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시동 유무에 따라 자동으로 접고 펴지는 사이드미러이다. 이전에는 없었던 기능으로, 도어를 오픈하면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펴지고, 시동을 끄고 도어 락을 작동하면 자동으로 접혀 기대 이상으로 편한 기능이다.

시트는 처음 접하면 낯설 수 있지만 푹신함보다 안정감이 있고 장거리 운전 시 더욱 편하다. 올해 1월, 3박 4일 동안 전국을 도는 CDI 투어에서 그렇게 장시간을 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이 덜했던 이유 중 하나도 시트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E 200 K의 시트는 다른 벤츠처럼 우리나라 운전자들에게는 딱딱한 편에 속하지만 몸을 적당히 감싸주고 착좌감이 일품이다. 등받이와 거리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내가 원하는 자세를 금방 찾을 수 있다. 잘 만든 차의 특징 중 하나가 운전 자세를 잡기 쉽다는 점인데, E 200 K 역시 그런 점에 부합된다. 차에 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시트 조절이고 자세 잡기가 수월하다면 출발 전부터 기분 좋게 시작하는 셈이다.

E 200 K는 E 클래스의 엔트리 모델이지만 실내의 대부분이 전동식이다.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은 룸미러와 선루프의 커버 정도로, 뒷좌석의 헤드레스트도 전동으로 움직인다. 선루프는 틸팅 3단계, 슬라이딩은 무단계로 세밀하게 열림 정도를 결정할 수 있다.

특이한 건 앞좌석의 창문이 완전히 내려가지 않고 약간 남는 반면, 뒷좌석은 모두 내려간다. 뒷좌석 삼각창의 경우 평균보다 조금 사이즈가 큰 편이기 때문에, 사이드 윈도우가 정사각형에 가까워져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지붕 전체를 유리로 덮는 파노라믹 글래스를 E 200 K에서 선택할 수 없는 것과 벤츠에 맞지 않게 네비게이션의 화질이 최악인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트렁크는 예상보다 훨씬 크다. 보통 차체 크기에 따라 트렁크 공간을 예상하기 쉬운데, E 200 K는 기대를 뛰어넘는다. 상하의 높이는 평범하지만 길이가 깊어 많은 물건을 실을 수 있겠다. 540리터의 크기는 동급에서 가장 큰 수준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E 200 K의 1.8리터 엔진은 요즘은 보기 드문 세로배치 4기통이다. S 클래스에 우선적으로 탑재될 것이라는 4기통 1.8 터보 형식의 DiesOtto가 나온다면 현 E 200 K의 4기통 수퍼차저 엔진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더 높은 배기량에 쓰이던 수퍼차저 엔진도 점차 터보로 대체되고 있다.

E 200 K는 이전 벤츠의 느낌이 가장 많이 남아 있다. 가속 페달은 여전히 무거운 편이고, 초기 스로틀 개방 시 반응이 느린 것도 구형과 비슷하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는 평균적이어서 여성 운전자도 큰 부담은 느끼지 않을 수준이다.

E 200 K는 3,000rpm 이전에는 힘 부족이 여실하다. 기존의 1.8 수퍼차저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넓은 기어비와 맞물려 꾸준하게 가속된다. 초반 가속력만 본다면 곧 한풀 꺽일 것 같지만 속도계의 바늘은 200이란 숫자를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간다. 0→100km 가속 시간은 9.4초로 평범한 수준이다.

1, 2, 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약 57, 97, 150km/h로, 엔진 출력과 상관없이 전형적인 벤츠의 넓은 기어비이다. 4단 5,800rpm에서 200km/h에 도달하며, 5단 100km/h 시 회전수는 2,200rpm으로 5단 AT임을 감안하면 낮은 편이다.

최고 속도는 4단에서 나온다. 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220km/h으로 평지에서 이 이상의 속도를 내기란 쉽지 않다.

5단 AT는 레버를 왼쪽으로 젖히면 D 모드에서 곧바로 수동 모드가 된다. 다른 메이커의 변속기와 달리 가로로 움직이며, 수동 모드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누르면 다시 D 모드로 복귀한다. 변속 타임 등은 요즘 기준으로 봐선 평균적인 수준이다. 그만큼 요즘 나오는 ZF의 AT나 듀얼 클러치의 성능이 좋아졌다.

타이어의 마찰 소음을 제외한다면 방음 상태는 탁월하다. 정차 시 또는 100km/h 내외의 속도로 주행 시 실내의 방음 정도는 평균 수준이다. 하지만 속도가 높아져도 소음의 실내 유입이 다른 차만큼 비례하지 않는다.

고속에서도 풍절음은 극히 적고 선루프의 이음매에 부딪쳐 발생하는 소음도 거의 없다. 보통은 선루프 덮개를 닫으면 바람 소리가 줄어드는데 E 200 K는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방음 대책이 철저하다. 200km/h이 넘는 속도에서도 평상시 볼륨으로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정숙성이나 고속 승차감은 역시나 최고 수준이다. 풍절음도 차체를 생각한다면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적어, 고속으로 달릴 때 운전자가 받는 부담이 적다.

스티어링 특성은 약한 언더스티어를 보인다. ESP는 벤츠답게 개입 시점이 늦은 편이지만 한계치에 다가가면 머리가 살짝 안으로 들어오며 안정감을 되찾는다. 특히 코너에서 조향을 하게 되면 차체가 살며시 기울어져 안정감을 높인다. 이는 구형 C 클래스부터 적용된 가변 캐스터의 힘으로 최고 수준의 그립 좋은 타이어도 한 몫 단단히 한다.
벤츠의 전통대로 섀시와 서스펜션은 엔진 보다 빠르다. 특히 출력이 낮은 E 200 K에서는 그런 점이 두드러진다. 조향의 빠른 맛은 없지만 결국 빠른 몸놀림은 지극히 벤츠스럽다.

E 200 K의 브레이크는 세단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엔진 때문인지 위급인 E 280 SP나 E 350보다도 제동력이 좋다. 200km/h의 속도에서도 발길질 몇 번이면 금방 100km/h 이하로 떨어지고 밸런스가 좋아서 급제동 시 부담도 적다.

높은 속도에서 연속으로 풀 브레이킹을 시도해도 동일한 제동력을 발휘하며, 예상보다 훨씬 앞서서 차를 멈춰 세운다. 이 높은 속도에서도 마지막까지 제동력이 일정하게 지속되는 것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급제동 시의 밸런스가 너무 좋다. 급제동 시 노즈다이브 현상이 나타나긴 하지만 평균 이하의 수준이며 차체가 가라앉는 느낌도 일품이다. 고속에서 급제동 시 이보다 더 안정적인 자세를 보인 차는 포르쉐 정도이다.

정차 시 브레이크 페달을 가볍게 누르면 사이드 브레이크가 걸리는 홀드 기능도 가다서다가 잦은 정체 구간에서는 상당히 편하다. 이 홀드 기능이 걸린 상태에서 브레이크 또는 가속 페달을 다시 밟으면 자동으로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린다.

E 200 K는 초기에 비하면 출력이 20마력 늘어났지만 탈 수록 성능에 대한 불만은 좀 더 커진다. 그만큼 요즘 나오는 차들의 성능이 올라갔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E 200 K의 배기량과 차체 크기, 좋은 연비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엔진의 성능을 따진다면 부족할 수 있지만 우아한 스타일링과 탄탄한 주행 성능, 브랜드 파워를 감안한다면 E 200 K는 충분히 매력적인 모델이라 하겠다.

메르세데스-벤츠 E 200 K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mm) : 4,820×1,820×1,485
휠베이스(mm) : 2,855
트레드 앞/뒤(mm) : 1,575/1,570
중량(kg) : 1,540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1,796cc 수퍼차저
보어×스트로크(mm) : 82.0×85.0mm
최고출력(마력/rpm) : 184/5,500
최대토크(kg.m/rpm) : 25.5/3,500~4,000
압축비 : 8.5:1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5단 AT
기어비 : 3.95/2.42/1.49/1.00/0.83
최종감속비 : 3.27

섀시
서스펜션 앞/뒤 : 4링크/멀티 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디스크

성능
최고 속도(km/h) : 232
0-100km/h 가속 성능(초) : 9.4
최소회전반경(m) : 5.72
연료탱크용량(리터) : 65
연비 : --
타이어 : 245/45ZR/17

차량가격
7천 90만원 (VAT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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