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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라비타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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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1-04-24 08: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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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고 활동적인 감각을 지닌 차


지금 세계는 말 그대로 크로스오버 비클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붐이 일고 있다. 우리의 귀에 익은 메이커들은 모두가 이 장르의 모델을 소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는 물론이고 정통 스포츠카 메이커인 포르쉐마저도 크로스오버 모델을 개발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의 정통 럭셔리 디비전인 캐딜락이나 링컨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 양상이 모든 지역에서 똑 같은 것은 아니다. 미국시장과는 달리 유럽시장은 아직까지도 덩치 큰 차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나온 장르가 소위 모노볼륨이라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프랑스의 르노가 선구자다. 메간이라는 승용차를 베이스로 한 세닉이 유럽시장의 유저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라비타는 그런 유럽인들의 취향을 반영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차체의 크기는 레조나 카렌스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톨 보이 스타일이고 시트 구성이 승용차와 같은 5인승이다. 그러면서도 리어 시트의 다양한 배열로 RV의 성격을 추구하고 있다. 시트 수로 인한 세금상의 이익을 더 이상 바랄 수 없게 된 국내 상황에서 본다면 차라리 뚜렷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산뜻한 분위기의 스타일링과
신선한 이미지의 인테리어

사실 이 차는 아이디어 회의 때부터 필자가 접했던 모델이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된 세 가지의 시안을 갖고 마지막 선택을 하는 단계에서 소비자와 전문가들을 불러 의견을 구했었다. 어쨌거나 피닌파리나에 의한 스타일링은 균형이 잡혀 있다. 크기는 아반떼 XD에 비해 전장에서 490mm 짧고 전폭은 20mm 넓으며 전고는 240mm가 높다. 휠 베이스도 10mm 짧은 2,600mm.

풀 슬랜트의 프론트 윈드실드는 이 차의 성격을 주장하는 가장 큰 포인트다. 오히려 승용차의 그것보다 더 경사져 있다. 그 때문에 프론트 윈드실드의 면적이 넓어져 시야확보에 공헌을 하고 있다. 다만 프론트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한 헤드램프 디자인 등에서는 현대자동차 디자인팀의 손길이 많이 간 것 같다. 짧은 유럽식 범퍼에 대해 국내시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과거 에스페로에서도 초기 모델에는 이런 범퍼가 적용됐었다.

운전석 도어를 열면 160mm라는 승용차 수준의 최저지상고에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높은 시트 포지션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전고가 1,685mm나 되는 차로서는 낮은 최저지상고와 그와는 달리 높은 시트 포지션. 적정한 롤 센터 설정을 위한 개발자측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풀 버킷 타입의 시트의 착좌감은 아주 좋다. 등을 잡아 주는 느낌이 수준급이다. 스티어링을 휠을 잡고 앞을 보면 어딘지 어색한 분위기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대시보드 중앙에 배치된 때문이다. 그 자리에는 대신 각종 경고등이 배치되어 있다. 센터 클러스터를 이처럼 중앙에 배치한 양산형 모델로 언뜻 떠 오르는 모델이 토요타 오파(OPA). 그랜저급 이상에 적용되는 트립컴퓨터도 적용되어 있다.

센터페시아의 메탈 그레인과 페달류의 알루미늄 처리도 눈에 띤다. 수퍼카들이 즐겨 사용하는 수법인데 라비타에서는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갈지가 궁금하다. 리어 시트는 6대 4 분할식으로 더블 폴딩까지 가능하고 프론트 시트도 세미 풀 플랫이 가능한 구조인데 조작성이 아주 좋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상태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의 발전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리어 시트는 구조상 너무 직각에 가깝게 서 있다는 점이 승용차와는 다르다.

라비타의 실내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각종 수납공간일 것이다. 이미 여러번 이야기한 적이 있듯이 최근 등장하는 차들은 수납공간 만들기 경쟁이라도 하듯이 각종 공간을 만들어 낸다. 라비타는 센터 콘솔의 빈틈에도 골프공 두 개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고 운전석 무릎 공간 앞쪽에는 3단 접이식 우산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시트 언더 트레이나 선글라스 케이스는 물론이고 트렁크의 리어 댐퍼 위 부분에도 소형 박스가 양쪽에 설계되어 있다. 특히 컵 홀더를 조수석 도어쪽으로 옮긴 것과 리어 시트 승차자를 위해 센터 콘솔 뒤쪽에 컵 홀더를 또 만들고 있다. 도어의 맵 포켓도 훨씬 커졌다. 카탈로그상에는 이런 크고 작은 수납 공간이 무려 20군데나 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프론트 시트 등 뒤쪽에 비행기 등에서 볼 수 있는 뒷좌석용 티 테이블의 발상이 재미있다.

여유로운 크루징 성능과
활동적인 중저속 푸트워크


라비타의 엔진은 1.5리터와 1.8리터 DOHC 두 가지. 다만 수출용으로 1.5리터 디젤 사양이 있다. 국내 시판용 모델에 디젤의 탑재가 되지 않는 것은 메이커나 소비자 모두에게 아쉬운 대목인 것 같다.

가솔린 엔진은 이미 숙성된 성능을 과시하고 있는 현대의 자체 엔진인 알파와 베타가 각각 탑재된다. 주목할만한 것으로는 동급 최초로 ECU와 TCU간 사이에 상호정보교환이 가능한 다중통신 컴퓨터 시스템(CAN: Control Area Network)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차량의 각종 운행조건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가 연동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1.8리터 사양에 적용된다.

시승차는 1.5리터 DOHC 엔진의 고급형 버전인 CR. 루프랙과 CDP, 트립 컴퓨터, 주수석 에어백, 가죽시트 등이 적용된 모델이다. 엔진은 아반떼 XD에 탑재된 것 그대로인데 차량중량이 XD의 1,167kg보다 102kg무겁다.(각각 4단 AT기준)

그럼에도 오른발에 느끼는 스트레스는 의외로 적다. 다만 약간 과도하게 페달을 밟으면 스쿼트 현상이 생긴다. 통상영역에서는 무게의 증가분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안정된 크루징 성능을 보여 준다. 타코미터의 바늘이 2,500rpm 부근에서 스피도미터는 100km/h를 가르킨다. 가속을 계속하면 4,500rpm에서 마지막 시프트업이 진행이 되며 160km/h를 넘어선다. 승용차 수준의 가속감은 아니지만 크게 불만은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높은 시야로 인한 여유로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기어비의 폭이 넓게 설정된 탓인지 토크를 유지하고자 하는 회전역이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된다. 시프트 업 다운에 대한 스트레스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고속으로 올라가도 다른 잡소리에 대해 특별히 거슬리는 점이 없다는 점도 맘에 든다. 시동시 엔진의 진동이 스티어링을 통해 전달되는 것과는 달리 제법 높은 강성감을 유지하고 있다. 바람 가르는 소리의 침입도 없다. 다만 보닛 후드 부분의 차음 처리가 좀 더 확실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러트, 리어 듀얼 링크 타입인데 가스식 쇽 업소버를 채용하고 있다. 하체의 반응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세팅이다. 저속에서 잔 충격은 거의 그대로 솔직하게 전달한다. 하지만 속도가 올라가면서 노면의 요철에 대해서는 상당히 대범하게 받아 넘긴다. 그동안의 미국식 분위기의 세팅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전형적인 유럽식 세팅이다. 그 완성도는 별도로 하더라도 이런 식의 세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차체의 전고가 높아 롤 센터가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인지 스티어링의 유격은 좀 여유를 준 듯한 느낌이다. 이는 롤링으로 인한 차체의 쏠림을 핸들링의 유격으로 받아 넘기고자 하는 의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로 인한 속도의 손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고성능 세단과의 상대적인 감각적 비교에 의한 것이다. 라비타를 그처럼 스포츠카 수준으로 드라이빙할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라비타는 스티어링을 놓기가 싫어진다. 짧은 차체로 인한 기동성 때문인지 움직이기가 용이하다. 프라이드를 처음 탔을 때 당시 다른 모델들에서 느끼지 못했던 펀 투 드라이브를 실감했을 때와 비슷하다. 재미있다. 특히나 큰 차를 생리적으로 싫어하는 층에게는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속 영역에서 특별히 부족함이 없고 중저속에서는 기민한 푸트워크는 아니지만 활동적으로 움직이기에 충분한 모델. 그래서 젊은 감각을 충분히 만끽하며 어디든지 달려갈 수 있는 차. 라비타는 그런 모델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다만 디젤 엔진이 탑재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여전히 머릿속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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