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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메르세데스-벤츠 GLK 220 CDI 블루이피션시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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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9-01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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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K 220 CDI 블루이피션시는 벤츠가 만든 SUV로서의 품격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모델이다. 폭발적인 힘은 아니지만 지체 현상이 거의 없는 2.2리터 디젤 때문에 실용 영역에서 충분한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아이들링 소음까지 상당한 수준으로 억제한 것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운전 감각은 승용차에 가깝고 실내 공간의 넉넉함이나 편의 장비 역시 고급 중형 세단을 연상케 한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ML을 선보인지 13년 만에 SUV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1997년 출시된 ML은 당시로서는 의외의 모델이었다. 정통 오프로더 G 바겐이 있긴 했지만 고급 승용차에 주력하던 벤츠로서는 새로운 시도였고 볼륨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GLK는 벤츠의 SUV 라인업의 막내이다. 연비가 좋은 승용차, 특히 소형차가 대세인 상황에서도 SUV 라인업을 늘리는 것은 여전히 수요가 뒷받침 된다는 얘기이다. 유럽의 경우 SUV 보다는 소형 MPV가 강세를 보이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SUV의 판매 상승폭이 승용차 보다 크고 북미 역시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그래서 양산형 GLK도 작년 4월 열린 베이징 모터쇼를 공식 데뷔 장소로 택했다.

단순히 판매만 본다면 SUV를 무턱대고 내놓을 수 없다. 각 지역의 규제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승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비에 불리한 SUV는 미국 메이커의 고민거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벤츠만 해도 미국 CAFE를 만족치 못해 벌금을 내고 있으며 다가올 유럽 CO2 규정도 생각해야 한다. 메르세데스는 미국에서 재작년 3,300만 달러에 이어 작년에도 2,890만 달러의 벌금을 문 적이 있다.

하지만 몇 년 사이에 이뤄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SUV의 효율도 크게 높아졌다. 모노코크 방식을 사용하는 온로드 성향의 SUV들은 연비가 승용차에 거의 근접해 있다. 이번에 국내에 나온 GLK도 비슷한 배기량의 승용 디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각종 규제를 맞추는데 가장 불리한 브랜드 중 하나이다. 판매 자체가 고급차에 무게 중심이 실려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이 때문에 차기 A, B 클래스 같은 소형차를 빠른 시간 내에 내놓고 가능한 많이 팔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럼에도 친환경 디젤 등의 기술로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블루텍이라는 클린 디젤로 미국 전역에 판매할 수 있는 승용 디젤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 그리고 블루이피션시를 통해서는 전체 연비를 높이고 있다. 이미 현재의 라인업은 이전 세대에 비해 연비가 23%나 좋아졌지만 블루이피션시로 브랜드의 친환경 지수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메르세데스의 블루이피션시 라인업은 36개지만 올해 말에는 58개 차종까지 확대한다. 현 블루이피션시 라인업에서 12개는 CO2 배출량 140g/km 이하, 24개는 160g/km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또 모든 블루이피션시는 CO2 배출량이 180g/km 이하이다. 아직 유럽 평균과는 거리가 있지만 고급차를 위주로 하는 브랜드인 것을 감안할 때 두드러지게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EXTERIOR & INTERIOR

‘하얀색 벤츠’는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고급 승용차가 위주니만큼 검은색 또는 독일차 특유의 저먼 실버에 익숙하다. 그만큼 벤츠를 비롯한 독일차 색상에서 하얀색은 비주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GLK는 하얀색을 메인 컬러 중 하나로 내세웠고 실제로도 썩 잘 어울린다. 티끌하나 없는 순백색은 다소 생소한 GLK의 스타일링을 중화시켜주기도 한다.

GLK의 스타일링은 작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나왔던 GLK 프리사이드 컨셉트와 큰 차이는 없다. 컨셉트카에서는 상당히 생소했지만 1년 정도가 지나니 벌써 눈에 익기 시작했다. 가장 큰 특징은 에지를 강조한 직선이다. 뉴 E-클래스를 비롯해 최근 나온 벤츠는 이와 유사한 직선을 채용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신차 디자인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예상이다.

GLK에 쓰인 직선은 G 시리즈 특유의 강인한 모습과 벤츠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있으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온로드 성향의 모델이지만 전체적으로 단단한 느낌은 G 바겐에서 느꼈던 그것과도 비슷하다. 확실한 것은 GLK는 사진 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530×1,840×1,685mm, 휠베이스는 2,755mm로 국내 기준으로 본다면 중형급 SUV이다. BMW X3(4,569×1,853×1,674mm, 2,795mm), 아우디 Q5(4,629 ×1,880×1,653mm, 2,807mm) 등의 경쟁 모델과 비교 시 전반적인 차체 사이즈는 조금씩 작다. 반면 전고가 가장 높은 것에 반해 185mm의 최저지상고는 SUV라기 보다는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그리고 직선 위주의 디자인과 높은 전고를 고려할 때 0.34의 공기저항계수는 상당히 좋다고 할 수 있다.

GLK는 기본이 17인치(235/60)지만 시승차는 프리미엄 패키지가 적용돼 19인치 휠을 달았다. 타이어는 235/50 사이즈의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 UHP로 SUV용 타이어로서는 고성능을 지향하는 트레드 패턴을 갖고 있다.

실내는 전형적인 벤츠의 감각이다. 시트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요즘의 SUV 또는 크로스오버들이 그렇듯 승용차와 비슷한 분위기이다. 검은색 일색의 가죽과 내장재도 벤츠의 고급 세단을 연상케 한다. 우드와 메탈 트림은 대시보드 중단과 도어 트림에만 제한적으로 쓰였는데, 질감 자체는 벤츠의 그것에 조금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C 클래스와 유사하다. 우선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는 전체적인 높이가 낮은 게 특징이다.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는 나무랄데가 없지만 공조장치의 위치가 너무 낮은 건 흠으로 지적될 만하다. 이는 최근 트렌드와는 조금 다르고 다른 벤츠와도 틀리다. 공조장치 스위치들이 낮게 있어 조작할 때는 그만큼 시야를 뺐기는 시간이 길어지는 게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공조장치를 자주 보는 계절에는 그런 점이 더 두드러지고 작동 상황이 모니터에 출력도 되지 않는다. 반면 공조장치의 조작 자체는 간단해 익숙해지면 큰 불편은 없을듯 보인다.

공조장치가 낮은 대신 모니터의 위치는 최대한 시야와 가까워져 있다. 모니터는 크기가 다소 작지만 화질이 매우 또렷하고 커맨드 시스템은 컨트롤러를 이용하면 조작하기도 매우 쉽다. 벤츠의 커맨드 시스템은 BMW의 아이드라이브에 비해 기능의 수는 적은 편이지만 필요한 기능은 대부분 갖춰져 있다. 시스템 설정 메뉴로 들어가면 음성 인식과 언어, 블루투스 등의 세팅을 할 수 있고 대부분의 기능에 한글이 지원되는 게 장점이다. 또 모니터 하단의 버튼들을 통해서도 주요 기능에 바로 갈 수 있다.

계기판은 바탕에 메탈을 적용해 차가운 느낌을 준다. 디자인은 가운데 속도계가 위치해 있고 좌우에 연료 게이지와 타코미터가 있는 심플한 구성이다. 대신 속도계 안의 액정에는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이 액정에는 실시간 연비는 물론 오디오와 전화, 타이어 압력 등의 정보 등이 표시되고 차량 세팅도 스티어링 휠의 버튼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길이와 거리 조절 모두 전동이다.

시트는 비교적 단단하다. SUV이니만큼 좌우 지지 기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몸을 편하게 감싸주고 착좌감 또한 훌륭하다. 가죽 시트는 헤드레스트의 높낮이를 비롯한 모든 조작이 전동이고 3명분의 위치를 메모리 할 수 있다. 유리는 4개 모두 상하향 원터치이며 특히 2열 유리는 끝까지 내려간다. 뿐만 아니라 파노라마 루프의 덮개까지도 모두 원터치 기능이 적용됐다.

2열은 넉넉한 중형 세단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레그룸과 좌우 공간이 넉넉하기도 하지만 특히 헤드룸이 크다. 이 때문에 파노라마 루프로 인한 개방감이 더 커진다. 2열 시트는 쉽게 40:60으로 폴딩이 가능하고 컵홀더 이외에 특별한 편의 장비는 없다. 2열은 그 공간의 크기에 비해 들어가는 입구는 작은 편이다. 트렁크 용량은 2열 시트를 접으면 1,550리터로 늘어난다.

POWERTRAIN & IMPERSSION

파워트레인은 170마력의 힘을 내는 2.2리터 4기통 디젤과 7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다. 출력만 본다면 이전과 동일한 엔진이지만 사실은 완전히 새로운 유닛이다. GLK에 쓰이는 2.2리터는 OM651, C와 E는 OM646으로 형식 자체가 틀리다. 그리고 배기량과 압축비도 달라졌다. 압축비가 17.5에서 16.2:1로 줄어들고 2개의 밸런스 샤프트를 적용해 진동을 최소화한 것도 개선된 점이다.

OM651은 터보의 세팅을 달리해 204마력(250 CDI), 170마력(220 CDI), 136마력(200 CDI) 3가지 버전으로 나온다. 변속기는 5단에서 7단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그동안 V6 이상의 모델에만 쓰이던 7G-트로닉이 처음으로 4기통에도 적용된 것이다. 7단 자동변속기는 GLK를 시작으로 벤츠의 다른 4기통 모델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GLK 220 CDI의 특징 중 하나는 디젤로서는 방음 정도가 대단히 우수하다는 것이다. 요즘 디젤의 소음 정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적어도 아이들링에서는 가솔린과 확실히 차별화 된다. 하지만 GLK 220 CDI는 아이들링에서도 꽤나 조용하다. 그동안 탔던 디젤차 중 가장 조용한 차는 S 320 CDI였는데 GLK는 아이들링 소음 차단 효과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디젤의 특성상 터보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더욱 조용해진다. 가속 시 들리는 엔진 사운드도 부담이 없어 상당히 음색이 부드럽다. 거기다 엔진의 진동도 거의 완벽하게 잡았다.

7단 변속기와 맞물린 4기통 디젤 엔진은 지체 현상이 매우 적다. 1,500 rpm 정도만 넘어가면 두툼한 토크가 나오고 토크 밴드도 넓어 시내 구간이나 직선에서의 가속력 모두를 만족하는 성능을 발휘한다. 그리고 추월 가속 시 킥다운에서도 즉각적으로 뭉클한 토크가 터진다. 이 정도 사이즈의 SUV에 170마력이 분명 남아도는 힘은 아니지만 실용 영역에서는 충분한 힘이다.

1~5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0, 65, 90, 131, 178km/h로 5단까지는 수월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반면 6단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가속력이 둔화되기 시작한다. 최고 속도는 6단에서 나오는데 속도계의 바늘이 210 조금 못 미쳐 멈춘다. 직선에서 이 이상의 속도는 힘들다. 하지만 2.2리터 디젤을 얹은 SUV로서는 최고 속도가 높은 편이다.

벤츠를 시승할 때면 엔진 수치 이상의 성능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GLK 역시 그렇다. 예를 들어 이번에 시승하는 GLK의 0→100km/h 가속 시간과 최고 속도는 8.8초, 205km/h로 출력이 30마력(토크는 3.7kg.m)이나 높은 싼타페 2.2(10.3초, 시승 시 200km/h) 보다 좋다. 차체 중량도 1,845kg과 1,820kg으로 GLK가 오히려 더 무겁다. 단순히 제원상으로 볼 때 GLK가 우위에 있는 부분은 7단 변속기 뿐이다. 이런 차이는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7단 AT는 많이 숙성된 모습이다. 초기 버전은 간헐적으로 튀는 현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이 거의 사라졌다. 저속에서는 최적의 기어를 찾기 위해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언제나 부드러운 변속을 제공한다. 정차 시에도 충격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다른 벤츠처럼 수동 모드 사용을 위해서는 D에서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치면 시프트 다운되고 다시 D 모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레버를 잠시 밀고 있으면 된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 rpm으로 7단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GLK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SUV로서는 놀랄 만큼 고속 안정성이 좋다는 것이다. 이는 장르와 상관없는 벤츠만의 장점으로 적어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실망한 적이 없다. GLK 역시 고속 안정성이 탁월해 직진으로 빠르게 내달릴 때도 단단하게 지면에 붙어 있고 타이어의 그립에 여유가 있음을 느낀다. 거기다 엔진룸과 하체의 방음이 뛰어나 승차감이 탁월하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상당히 걸러져 있고 100km/h 이상의 속도에서는 풍절음만 약하게 들릴 뿐이다.

핸들링 역시 벤츠 특유의 감각이다. 날카롭다라던가 빠른 반응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듬직하게 하체가 지지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또 스티어링 휠의 감각도 승용차처럼 직접적이고 록-투-록은 3턴이 되지 않는다. 하체는 결코 단단하지 않다. 오히려 물렁하고 스트로크가 긴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동적인 성능이 좋다. 승차감과 동적인 안정성 모두를 만족하는 세팅이다.

브레이크도 하체만큼이나 좋다. 급제동 시 노즈다이브가 심하게 일어나지만 좌우의 밸런스는 결코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예상 보다 훨씬 빨리 속도가 줄어든다. 제동력은 점진적으로 늘어나 쉽게 예측이 가능하고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 않는다. 페달은 초기 응답성이 적당해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세팅이다. ABS 작동 시 진동도 극히 적다.

GLK는 벤츠의 첫 컴팩트 SUV라는 말 자체가 무색하다. 처음이라고 하기에는 GLK의 완성도가 너무나 높다. 중형차를 연상시키는 넉넉한 실내에 벤츠의 품위를 잃지 않을 만큼의 편의 장비가 갖춰져 있어 일상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의 SUV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 파워트레인은 성능과 연비를 모두 잡은 것이 돋보인다. 시승하는 내내 가솔린 모델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을 정도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벤츠 GLK 22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25×1,840×1,690mm
휠베이스 : 2,755mm
트레드 앞/뒤 : 1570/1580mm
공차중량 : 1,845kg
트렁크 용량 : 450/1,550리터
연료탱크 : 59리터

엔진
형식: 직렬4기통 2,143cc
보어×스트로크 : 83.0 x 99.0mm
압축비 : 16.2 : 1
최고출력 : 170마력/3,000-4,200 rpm
최대토크 : 40.8kg.m/1,400-2,800 rpm

섀시
서스펜션 : 맥퍼슨 3-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235/50R19/255/45R19
구동방식: 4륜 구동

트랜스미션
7단 AT
기어비: 4.38/2.86/1.92/1.37/1.00/0.82/0.73/R 3.42/2.23
최종감속비: 3.46

성능
0-100km/h 가속성능: 8.8초
최고속도: 205km/h
연비: 14.2km/ℓ (2등급)
Cd치 : 0.34

차량가격
GLK 22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 5,790만원(부가세 포함)
GLK 22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프리미엄 : 6,690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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