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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닛산 370Z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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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9-27 23:24:18

본문

‘퓨어하다‘ 닛산 370Z를 시승하면서 느낀 단어이다. 370Z는 양산 메이커의 스포츠카 중에서는 가장 퓨어하다고 할 만큼 차와 운전자의 교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익숙한 파워트레인은 370Z를 만났을 때 더욱 빛을 발하고 폭발적인 순발력과 날렵한 핸들링 성능을 모두 갖췄다. 소음이 대단하긴 하지만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370Z는 현대적인 스포츠카 본연의 맛을 잘 살려냈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메이커를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단종 되지 않고 명맥을 이어간다는 것은 판매량뿐만 아니라 그 모델이 갖고 있는 가치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카 성향이 강한 모델의 경우 롱런하기가 더욱 힘들다. 판매 볼륨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지면 존속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토요타처럼 라인업이 풍부한 회사도 이렇다 할 스포츠 모델이 없고, 혼다는 S2000을 단종한데 이어 차기 NSX 개발도 취소했다.

반면 닛산은 3개의 스포츠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차종들이다. 바로 GT-R과 370Z, 스카이라인 쿠페인데, 페어레이디부터 시작된 역사만 해도 40년을 넘었다. 닛산의 Z카 역시 잠시 명맥이 끊어졌던 적은 있지만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370Z의 경우 Z카로 유명해 해외 진출이 늦은 GT-R 보다는 세계적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370Z는 시대에 따라 차명과 성격이 변해온 것이 특징이다. 최초의 Z가 등장한 1969년의 240Z이다. 240Z만 해도 경량 스포츠카에 가까웠지만 280ZX나 300ZX로 진화하면서는 고성능 GT로 성격이 바뀌었다. 특히 2세대 300ZX는 고성능 트윈 터보 엔진으로 무장하면서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가속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반면 350Z에 와서는 보다 순수함을 지향한 스포츠카로 변모했으며 이번에 나온 370Z는 그런 퓨어함이 더해졌다. 다른 스포츠카와 달리 최신 모델이 더욱 순수한 스포츠성을 추구한 것이 닛산의 Z카이다. 출력은 역대 최고이며 Z와 조합된 차명의 숫자는 엔진에 따라 계속 높아지고 있다. 포르쉐 카이맨의 반값이라는 것도 닛산의 마케팅 포인트이다.

370Z는 350Z의 흐름을 잇고 있다. 300ZX에서 350Z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 보다는 소극적인 변화이다. 플랫폼은 다수의 인피니티에 쓰고 있는 2세대 FM을 공유하고 있으며 엔진과 변속기도 G37과 같이 쓰고 있다. 프런트 서스펜션이 구형의 멀티 링크에서 더블 위시본으로 바뀐 것도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리어는 여전히 4링크를 고수하고 있지만 구조물의 강성은 22%나 증가했다.

현행 모델인 6세대는 스포츠카로서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Z카로서의 전통을 이어나가면서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운동 성능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졌다는 닛산의 설명이다. 한때 일제 스포츠카가 성시를 이룬 적은 있지만 지금은 크게 퇴색된 상태이다. 경기 침체에 따라 현 모델의 유지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닛산의 370Z는 일본의 혈통 있는 스포츠카로서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EXTERIOR & INTERIOR

370의 스타일링은 구형의 흐름을 이어받고 있으며 기본적인 실루엣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차체가 줄어들면서 동물적인 감각이 더욱 가미됐다. 전면이나 측면에서 보아도 잔뜩 웅크리면서 튀어나갈듯한 실루엣이 연출되고 있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줄어들면서 좀 더 암팡진 모습으로 변모한 게 사실이다. 370Z는 구형에 비해 휠베이스가 100mm나 줄었고 이 때문에 차체 강성도 향상됐다. 반면 트레드를 넓히고 엔진을 15mm 낮게 배치하면서 무게 중심을 낮춘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디테일을 보면 장식적인 요소가 은근히 많다. 보닛 끝에서 모아진 캐릭터 라인은 위쪽으로 퍼져가면서 루프 라인으로 이어져 멋을 내고 있다. 또 완만한 루프 라인은 370Z 스타일링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펑퍼짐한 엉덩이는 리어뷰의 백미이다.

다른 요소들에 비해 고정식 스포일러의 디자인은 다소 밋밋하지만 낮게 떨어지는 리어 글래스와 테일램프가 그런 점을 상쇄하고 있다. 뒤 유리는 외부에서 보기에 면적이 상당히 넓지만 실내에서 보는 후방 시야는 그만큼은 아니다. 뒤 범퍼에는 가운데 반사판이 달린 게 이채롭고 양쪽으로 뽑아져 나온 2개의 머플러가 스포티함을 더한다.

전통의 ‘Z`답게 로고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헤드램프도 상당히 멋을 낸 디자인인데, 펜더를 파고든 꺽임조차 Z 형상이다. 그리고 프런트 펜더의 방향지시등에도 커다랗게 Z 로고가 박혀 있다. 타이어는 요코하마의 어드반 스포트이다. 사이즈는 앞-225/50R/18, 뒤-245/45R/18 사이즈로 엔진의 성능이나 차의 성격을 봤을 때 편평비가 더 낮아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요즘 차들이 다들 휠을 크게 써서 18인치가 평범해 보인다. 어쨌든 370Z는 인치업의 여유는 많은 편이다.

실내는 스포츠카에 맞는 스파르탄한 분위기다. 시트와 도어 트림에는 황토색 스웨이드를 적용해 컬러풀한 느낌도 받는다. 가죽과 스웨이드가 섞인 시트는 옆구리는 물론 허벅지까지 타이트하게 받쳐주고 쿠션 자체도 상당히 딱딱한 편이다. 시트는 높낮이는 수동, 슬라이딩과 등받이 조절은 전동이다. 높낮이가 수동인 게 약간은 의외지만 방석의 앞뒤를 따로 조절할 수 있어 원하는 자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시트를 최대한 낮추면 몸이 푹 잠기는 기분이다. 보닛과 와이퍼가 거의 눈과 일직선상에 있다. 시트의 포지션도 구형 보다 10mm 낮아졌다.

센터페시아는 심플한 구성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센터페시아 가운데 위치한 커다란 덮개이다. 이 덮개를 열면 멋진 모니터가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지만 실제로는 그냥 수납 공간이다. 시승차에는 모니터가 장착되지 않은 것. 이 수납 공간은 깊지도 않아 많은 물건을 넣기에도 부족해 보인다. 덮개 바로 밑에는 오디오와 공조장치가 배열 돼 있고 한 눈에 사용법을 파악할 수 있게 인터페이스도 간단하다.

기어 레버의 디자인은 370Z의 성격에 비할 때 다소 평범하다. 370Z의 기어 레버는 자동변속기라는 티가 너무 난다고 할까. 수동 뺨치게 생긴 인피니티 G37의 기어 레버가 370Z에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370Z는 시동 버튼이 적용되었고 키홀은 포르쉐처럼 스티어링 컬럼 왼편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키를 소지하고만 있어도 도어 오픈과 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꽂을 이유는 없다.

스티어링 휠은 거의 수직으로 곧추서 있어 스포츠카의 분위기를 내고 있다. 스포크에는 크루즈 컨트롤과 오디오 버튼이 마련돼 있고 뿔처럼 튀어나온 시프트 패들은 인피니티에서 익히 보았던 디자인이다. 신형 역시 스티어링 휠은 계기판과 통째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따라서 극단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내리지 않는 이상 림에 계기판이 가릴 일이 없다. 계기판은 타코미터가 가운데 크게 박혀 있고 좌우에 속도계와 연료/수온 게이지가 배치돼 있다. 타코미터는 9천 rpm까지, 속도계는 280km/h 스케일이다. 독특한 것은 좌측에 있는 연료와 수온 게이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한 것이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유온과 전압, 시계 게이지가 배치돼 있는데, 기능성 보다는 장식적인 성격이 강하다.

시트 뒤로는 약간의 수납 공간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공간은 일반적인 2인승 쿠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신 시트와 트렁크 사이가 탁 트여 있고 적재 공간 자체도 나름 쓸만하다. 유리는 운전석만 상하향 원터치인데 양쪽 모두 적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POWERTRAIN &IMPRESSION

370Z의 파워트레인은 인피니티 G37과 동일하다. 하지만 차체 중량이 170kg 가볍기 때문에 더 나은 운동 성능이 기대된다. 같은 엔진이고 낮은 회전수에서 으르렁 대는 느낌은 여전하지만 전반적인 소음이나 음색은 차이가 난다. 이는 튜닝이 다르다고 하기 보다는 엔진 룸의 방음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약간만 회전수가 상승해도 대단히 많은 엔진 음이 실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음색도 G37 보다는 다소 건조하게 들린다. 이 때문에 배기음이 묻혀버리는 아쉬움이 있다.

0→100km/h 가속이 4초대 후반으로 이정도면 어디가서 꿇리지는 않는 순발력이다. 특히 3단까지는 기어비가 붙어 있어 정신없이 가속되고 4단으로 넘어가야 조금 숨을 돌릴만 할 정도이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50, 80, 135, 200km/h로 3단까지는 타이트하게 기어비가 설정된다. 4단부터는 약간 벌어지지만 여전히 강력한 가속력은 죽지 않고 200이라는 숫자를 쉽게 넘긴다. 최고 속도는 5단에서 나오는데 7천 rpm에서 260km/h에 도달한다. 8천 rpm 넘어 자동 변속되는 것을 감안할 때 속도가 더 올라갈 여지는 있지만 이 이상은 다소 힘들어 보인다. 200km/h를 넘어서는 G37처럼 약간 주춤한 면이 있지만 최고 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은 훨씬 빠르고 높다.

7단 AT는 토크 컨버터 방식으로는 대단히 직결감이 우수하고 반응도 빠르다. G37에서 수차례 느낀 것처럼 370Z에서도 그 성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특히 다운시프트 시 회전수를 보상하는 기능이 뛰어나 엔진의 성능을 더욱 살려주는 것은 물론 운전의 재미도 배가 된다.

370Z는 앞서 말한 것처럼 방음이 부족한데 이는 하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시승한 차 중 가장 하체 방음이 부족한 차는 기아 소울 정도였는데 370Z도 만만치 않다. 타이어가 소음이 심한 제품이기도 하지만 방음이 부족한 건 확실하다. 100km/h 정도만 되도 동승자와의 대화 볼륨을 높여야 하고 특히 리어 펜더 부근에 돌이라도 튀일라치면 그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린다. 물론 스포츠성이 두드러진 모델이니만큼 370Z를 선택하는 오너라면 충분히 참을 수 있으리라 본다.

370Z는 파워트레인은 물론 섀시와 하체까지 긴장감이 흐른다. 단단하게 조여진 하체는 강성 높은 섀시와 좋은 조화를 이루고 속도에 상관없이 기민한 반응을 제공한다. 전반적인 특성은 고속으로 달리는 것 보다는 중저속에서의 날렵한 핸들링에 더 어울린다. 고속 주행 시에는 민감한 섀시와 스티어링 때문에 직진에서도 약간은 불안감을 느낀다. 그리고 저속에서의 가속 시에도 노면이 좋지 않으면 VDC가 곧바로 작동한다.

VDC는 370Z의 주행 성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주요 역할은 언더스티어를 없애는 것이다. 승용차 보다는 늦지만 차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개입은 다소 빠른 편이다. 하지만 운전의 재미를 살리는 세팅이어서 시종일관 뉴트럴이 유지된다. 언더스티어의 발생을 느낄 새도 없이 차의 머리는 중립으로 향해 있다. 하체나 타이어의 능력을 생각하면 개입을 조금 늦춰도 좋지 않을까 싶다. 거기다 스티어링의 기어비가 짧고 중심 부분이 민감해 날렵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브레이크는 그야말로 강력하다. 최고 속도에서 급제동 해도 꽂히듯 서고 초기 반응 보다는 갈수록 제동력이 강해진다. 완전히 멈추기까지 제동력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멈출 때의 자세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370Z는 충분히 검증 받은 파워트레인 때문에 성능에 대한 부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거기다 차체 사이즈를 줄이면서까지 운동 성능에 신경 썼고 그 결과는 눈부신 핸들링 실력이다. 소음에 관한 부분은 분명한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스포츠카라는 성격을 감안한다면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다. 370Z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스포츠카로서의 퓨어함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주요제원 닛산 370Z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50×1,845×1,315mm
휠베이스 : 2,550mm
트레드 앞/뒤 : 1,550/1,595mm
차량중량 : 1,545kg
최소회전반경 : --m
최저 지상고 : 125mm
트렁크 용량 : 235리터

엔진
형식 : 3,696cc V6 DOHC
최고출력 : 333마력/7,000 rpm
최대토크 : 37.0kg.m/5,200 rpm
보어×스트로크 : 95.5×86.0mm
압축비 : 11.0:1
구동방식: 뒷바퀴 굴림

트랜스미션
7단 자동
기어비 : 4.923/3.193/2.042/1.411/1.000/0.862/0.771
최종감속비 : 3.357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 앞뒤 : 앞-225/50R18, 뒤-245/45R/18

성능
0-100km/h: --초
최고속도 : ----
연료탱크 : 71.9리터
연비 : 9.6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243g/km

가격
5,680만원(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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