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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폭스바겐 골프 2.0 T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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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10-14 16: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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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폭스바겐 골프는 최고의 베스트셀러다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2.0 TDI와 6단 DSG로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구형과 동일하지만 여전히 높은 경쟁력으로 깊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고속에서의 안정성과 핸들링 성능도 더욱 높아졌고 약한 오버스티어 성향이 운전의 재미를 부추킨다. 신형 골프에 적용된 자동 주차 시스템은 여성 운전자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장비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골프 같은 모델은 모든 메이커의 꿈일 것이다.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저마다의 베스트셀러를 보유하고 있지만 폭스바겐 골프는 차원을 달리한다. 6세대까지 진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2,600만대 이상 팔려나간 최고의 베스트셀러이다. 벤츠 1호차가 나온 이래 가장 많은 판매고이다. 그것도 판매의 대부분이 유럽 지역에 집중된 것을 감안하면 골프의 판매 대수가 얼마나 대단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골프처럼 몇 세대를 거치면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 모델은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된다. 소비자에게 골프는 가장 안정적인 선택으로 인식되고 있다. 신차가 나오면 기본적인 성공은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가까운 예로는 현대 쏘나타를 들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의 노력을 간과할 수 없다.

후발 주자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다. 한 발 늦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상품성의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1등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을 넘어서기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 선입견 없이 계급장 떼고 해보자는 취지이다. 1등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상품성에 나름 자신이 있는 후발 업체가 취하는 마케팅이다. 어떤 테스트에서는 1위를 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베스트셀러가 갖는 프리미엄이다.

골프가 속한 유럽의 C 세그먼트는 가장 볼륨이 큰 시장이다. 골프를 겨냥해 수많은 모델이 나왔고 쟁쟁한 자동차가 다수 포진해 있다. 포커스나 아스트라 같은 모델도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결코 골프에 근접하지 못한다. 골프는 시종일관 1위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고 신형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에도 마찬가지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골프의 인기의 비결은 기본기이다. 앞바퀴굴림 해치백의 교과서라는 전형을 제시한 것 이외에는 특별한 기술이나 트렌드를 이끌 만한 요소가 별로 없었다. 골프는 화려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차만들기야말로 골프의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모델들은 시대의 트렌드 등에 따라 스타일링이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을 흔히 보지만 골프는 다르다. 점점 차체가 커지고 여러 편의 장비가 실리곤 있지만 초기 모델에서 보여줬던 탄탄한 맛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베스트셀러는 메이커에게 행복한 존재지만 그만큼 고민도 많다.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도 신차 개발에 대한 부담이 더 늘었다. 근래의 트렌드를 보면 풀 모델 체인지와 부분 변경의 갭이 크게 줄었다. 부분 변경의 변화를 크게 가져가면서 신차 효과를 누리는 대신 풀 모델 체인지는 다소 소극적이다. 골프도 이와 비슷해 한편에서는 5.5세대라는 말도 듣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전체 부품의 60%를 새로 개발했다고 밝혀 신차임을 강조하고 있다.

EXTERIOR & INTERIOR

외관의 스타일링은 상당히 달라졌다. 5세대로 진화한 것 이상으로 스타일링의 큰 변화가 있었다. 전통적인 골프의 프로포션을 그대로 지키면서도 과감하고 스포티한 모습으로 어필하고 있다. 신형 골프는 기존의 단단한 이미지에 보다 중후한 면을 강조했다 하겠다.

얼굴은 화난 듯한 인상이다. 날카로운 눈매와 블랙 베젤이 분위기를 주도한다. 그릴과 범퍼의 가로바는 전폭을 더 넓게 보이는 역할을 하고 그릴을 비롯한 안개등에 크롬을 둘러 고급스러움도 강조했다. 그릴과 B 필러에는 실내에 흔히 쓰는 피아노 블랙 트림을 적용했다. 사이드미러에는 길죽한 방향지시등이 적용됐고 운전자도 보기 쉽게 커버 안에는 작은 램프도 적용됐다.

특이한 것은 전장과 전고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구형 보다 커 보이는 것이다. 6세대 골프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199mm×1,779mm×1,479mm, 휠베이스는 2,575mm로 구형(4,205×1,760×1,485mm, 휠베이스 2,575mm)과 비교 시 전폭이 20mm 늘어났을 뿐이다. 하지만 전폭이 늘어나면서 와이드한 스탠스가 강조됐다.

타이어는 205/55R/16 사이즈의 브리지스톤 투란자이다. 신형 골프에 제공되는 타이어 중에서는 그립 보다 승차감과 연비를 고려한 제품이다. 요즘 하도 휠을 크게 쓰는 추세라서 골프의 16인치가 사뭇 검소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더블 5스포크 디자인의 휠도 비교적 수수하다.

실내 역시 골프 특유의 감각이 살아있다. 실용적이면서도 수수한 느낌은 여전한데 일부 소재를 변경해 조금이라도 고급스럽게 꾸미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우선 대시보드의 플라스틱이 좋아졌고 도어 포켓에도 부드러운 안감을 덧댔다. 작은 부분이지만 느낌의 차이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센터 콘솔 주변의 플라스틱은 다른 부위와 질감의 차이가 크다. 대시보드 중단과 도어 트림에는 카본 트릭으로 엑센트를 줬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도 기본적인 구성은 동일하다. 대신 오디오의 액정과 버튼의 크기가 커졌고 구형 보다 포장을 잘했다. 5세대에 비하면 신형의 센터페시아는 한결 화려하다. 공조정치는 듀얼이 지원되고 액정에도 별도로 바람 세기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메탈 트림이 적용된 DSG 레버의 디자인은 이전과 동일하다.

컵홀더는 크기가 다른 물건을 수납하기 편하게 각기 깊이가 다르고 중간의 바를 슬라이딩할 수 있다. 이 바는 병따개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컵홀더는 덥개도 고급스럽다.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한 3스포크 디자인이다. 림에 일체의 버튼이 없는 게 이채롭다. 계기판에는 실시간 연비와 잔여 거리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시트는 쿠션은 약간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 모두 수동이며 여전히 다이얼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등받이를 다이얼로 조절하는 것은 수동에서는 더 자세를 찾기가 쉽다. 포지션이 상당히 낮은 것도 눈에 띈다. 시트를 가장 낮게 하면 보닛이 보일랑말랑 할 정도로 낮아진다. 선루프는 모두 개폐 모두 원터치이며 틸팅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유리는 2열까지 상하향 모두 원터치이다.

2열 시트는 1열 보다 탄탄하고 크기도 약간 작다. 2열의 공간은 크게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중형급처럼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성인이 앉아도 옹색할 정도는 아니다. 60:40으로 폴딩되는 2열 시트에는 스키 스루 기능도 있다. 트렁크 용량은 350리터, 2열 시트를 폴딩하면 1,305리터로 확대된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140마력의 2리터 TDI와 6단 DSG로 구성된다. 구형과 똑같은 셈이다. 신차에 구형과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2리터급이 5세대부터 업데이트가 없다는 것은 성능을 떠나 불만 사항은 될 수 있다. 유로 5 배기가스 규제를 맞추는 등의 개선이 있었지만 눈에 보이는 수치는 동일하다는 뜻이다.

6세대 골프에 올라가는 2리터 TDI는 140마력의 최고 출력이 나오는 회전수가 4,200 rpm으로 소폭 높아진 게 특징이고 압축비도 소폭 낮아졌다. 이 때문에 진동도 개선된 게 사실이다. 거기다 아이들링 소음이 상당히 줄어든 게 두드러진다. 외기 소음은 동일하지만 실내에서는 꽤나 조용한 걸로 봐선 방음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나 싶다. 아이들링에서는 진동도 거의 느낄 수 없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45, 70, 110, 160km/h로 6단 변속기와 조합된 다른 2리터 디젤과 비교해 볼 때 기어비의 간격은 벌어진 셈이다. 그리고 5단에서도 190km/h 가까이 가속돼 5, 6단은 의외로 붙어 있다. 고속에서도 동일 배기량의 타사 디젤 보다 가속력의 우위를 보인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207km/h로 시승 중에도 어렵지 않게 210km/h에 도달한다. 그리고 약간의 내리막만 만나도 쉽게 220km/h을 찍는다. 순발력이나 고속에서 나가는 느낌으로 봐선 140마력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수치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근에 타본 타사의 2리터 디젤과 비교해 볼 때 동력 성능은 물론 주행 감각의 질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고속에서도 더욱 안정적. 구형과 비교해 본다면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더 증가한 느낌이다. 트레드가 넓어지고 섀시가 강해진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가속 또는 고숙 주행 시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음도 이전보다 줄어들었고 부드러워졌다.

골프의 주행 성능에서는 DSG의 역할이 지대하다. 다른 메이커들도 하나둘씩 채용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듀얼 클러치는 폭스바겐의 절대적인 강점 중 하나이다. 사실 140마력이라는 출력은 이제 2리터급에서는 평균 이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주행 성능이 수치 이상인 것은 DSG의 공이 크다. DSG는 자동변속기의 편의성을 그대로 제공하면서도 수동과 같은 효율을 보이니 거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시프트 패들도 별로 아쉽지 않다. 저속 토크가 좋아 D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유난히 공격적인 프로그램의 S 모드를 활용하면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기는데 부족함 없다. D 모드에서 단수가 표시되는 것도 맘에 드는 부분이다.

하체 역시 보다 부드러워진 느낌인데 동적인 성능은 오히려 증가했다. 오히려 하체의 세팅은 구형 GTI에서 느꼈던 감각을 따라가고 있다. 좀처럼 언더스티어가 나지 않고 악착같이 뉴트럴을 유지한다. ESP도 운전자의 감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지능적으로 차체를 컨트롤한다. 엔진 출력을 확 줄이는 세팅이 아니란 뜻이다.

그리고 ESP를 끄면 구형 GTI와 비슷하게 약간의 오버스티어 특성을 보이는데 이 역시 위험할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운전의 재미가 배가 된다. 보통은 뉴트럴을 유지해도 ESP를 해제하면 언더스티어가 나는 게 보통인데 골프는 그런 상투적인 세팅과는 많이 다르다. ESP를 끄면 운전이 더 재밌고 대신 좀 더 긴장해야 하는 책임은 따른다.

브레이크는 최근 타본 일반 승용차 중에서는 단연 최고다. 유럽에서는 그냥 평범한 해치백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브레이크에 신경을 쓴 게 신기할 정도다. 골프의 브레이크는 초기 반응도 빠르지만 급제동 시 약간의 텀을 두고 제동력이 크게 증가해 예상 보다 빨리 차를 멈춰 세운다. 거기다 페이드가 나타나는 시점도 아주 늦고 좌우의 밸런스는 말할 필요 없이 좋다.

새로 추가된 장비 중 눈에 띄는 것은 자동 주차 시스템 ‘파크 어시스트(Park Assist)’이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우선 일렬 주차를 원하는 공간에 차를 세우고 파크 어시스트 버튼을 누른 후 방향지시등을 켜면 공간을 파악한다. 각도가 맞지 않을 경우에는 차를 앞으로 움직이는 정보가 나타난다. 그리고 R 표시가 뜨면 운전자는 브레이크만 조작하면 된다. 처음 사용할 때는 자신의 조작 없이 운전대와 차가 움직이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고 느낄 수 있다. 파크 어시스트의 성능은 대단히 훌륭해 웬만한 운전자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주차한다. 주정차에 어려움을 느끼는 운전자에게는 환영받을 만한 장비이다.

신형 골프의 변화는 일반적인 풀 모델 체인지의 기준에는 다소 미흡한 게 사실이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의 개선이 소폭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행 성능을 포함한 상품성의 완숙함이 돋보인다. 동일 파워트레인이지만 연비가 17.9km/L로 좋아진 것도 장점이다. 6세대 골프는 여전히 가장 확실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제원 폭스바겐 골프 2.0 T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199×1,779×1,479mm
휠베이스 : 2,575mm
트레드 앞/뒤 : 1,525/1,500mm
차량중량 : 1,299kg
최소회전반경 : --m
트렁크 용량 : 350리터/1,350리터

엔진
형식 : 1,984cc 직렬 4기통
최고출력 : 140마력/4,200 rpm
최대토크 : 32.6kg.m/1,750~2,500 rpm
보어×스트로크 : 81.0×95.5mm
압축비 : 16.5: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6단 DSG
기어비 : 3.462/2.150/1/464/1.079/1.094/0.921
최종감속비 : 1~4단 4.059/5~6단 3.136

섀시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4링크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05/555R16

성능
0-100km/h: 9.3초
최고속도 : 207km/h
연료탱크 : 55리터
연비 : 17.9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0g/km

가격
3,3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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