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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11 뉴 레인지로버 4.4 TDV8 보그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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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5-11 01: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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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뉴 레인지로버 4.4 TDV8 보그는 호화 SUV의 진수를 보여준다. 편의 장비는 1열도 좋지만 2열이 더 돋보일 정도다. 온로드 성능은 레인지로버가 이렇게 좋았나 싶을 정도이며 V8 디젤도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인다. 무엇보다도 조용하고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적은 게 눈에 띈다. 하체나 전자장비의 세팅도 온로드 성능을 보강한 게 두드러진다. 이렇게 좋으니까 그만한 가격도 각오해야 한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랜드로버는 럭셔리 SUV 전문이라는 아주 강한 개성을 갖고 있다. 랜드로버만큼 특징적인 브랜드가 드물다. 그래서인지 고객 충성도도 매우 높다. 요즘에 값비싼 SUV만 팔아서는 유지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나가는 회사이다. SUV만 파는 랜드로버의 연간 판매가 같은 소속인 재규어보다 3배나 많은 것도 아이러니다.

랜드로버의 연간 판매는 2007년 22만 6,395대에 달했다. 그러다 2008년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판매가 급감했고 럭셔리 SUV 전문이라는 개성이 큰 약점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제품 개발과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생각보다 빨리 부진에서 벗어났다. 다른 브랜드에 비하면 랜드로버는 양호한 실적이다. 작년 연간 판매도 다시 18만대 수준까지 올라왔다.

기본적으로 랜드로버는 아이덴티티가 강하고 고객 충성도가 높다는 특성이 있다. 그래도 제품의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면 이런 장점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랜드로버의 최근 행보를 보면 위기의식을 갖고 새 모델의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한 예로 모델 체인지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이어 모델의 개선 폭도 커지고 있다. 과거의 랜드로버였다면 생각하기 힘든 모습이다.

재규어와 돌려쓰는 새 엔진과 변속기가 나오면서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졌고 안팎의 디자인도 더욱 개선됐다. 뿐만 아니라 이보크 같은 새 모델이나 스톱-스타트 등의 신기술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채용해 나가고 있다. 확실히 잘나가는 브랜드의 필수조건은 끊임없는 신차 출시 또는 모델 업데이트이다. 최근에는 ERAD(Electric Rear Axle Drive)로 불리는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내놓고 있다.

랜드로버는 2009년 새 파워트레인의 부분 변경을 다수 출시했고 이번에는 큰 폭의 변화가 생긴 2011년형 레인지로버를 내놨다. 시승차인 레인지로버 4.4 TDV8 보그는 파워트레인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V8 디젤은 배기량이 3.6리터에서 4.4리터 증대됐고 변속기도 6단에서 8단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랜드로버의 8단 변속기가 쓰인 것은 레인지로버가 처음이다.

요즘 들어 V8 디젤의 존재는 더욱 두드러진다. V8 디젤 자체가 많지 않을뿐더러 점점 사라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V6 디젤의 성능이 크게 좋아졌다는 말도 된다. 2011년형 레인지로버에 올라가는 V8 디젤은 포드의 4.4리터가 베이스이다. 초기 단계부터 개발에 참여했고 최신 기술을 적용해 랜드로버에 맞는 성능과 정숙성을 확보했다. PSA가 차기 608에 이 디젤을 얹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이 엔진의 생산은 멕시코의 CHEP(Chihuahua Enginge Plant)에서 한다. 배기량이 800cc나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력과 토크는 15.1%, 9.4% 올랐고 연비는 18.5%가 좋아진 게 특징이다.

EXTERIOR & INTERIOR

요즘 랜드로버 디자인은 끝내준다. 최근 가장 두드러지게 디자인이 좋아진 브랜드를 꼽는다면 랜드로버와 기아를 들고 싶다. 기함인 레인지로버 역시 다른 랜드로버에게서 볼 수 있는 디자인 테마가 적용됐다. 직선 위주의 미래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다. 직선은 곡선보다 쉽게 질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중에 지금의 랜드로버 디자인을 보면 어떨까 궁금하다.

외관 디자인의 장점은 척 보기에도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보기에 고급스러운 것은 모든 제품에게 중요하지만 랜드로버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엠블렘 떼도 충분히 멋있을 것이다. 시승차는 색상이 하얀색인데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거기다 차도 크니 타고 다니면 제대로 폼 난다. 비싼 차를 사면 그만한 값을 해야 한다. 2011년형에는 안개등과 범퍼, 측면 벤트 등의 디자인이 소폭 달라졌다.

알로이 휠은 20인치 사이즈의 10스포크 디자인이다. 레인지로버의 급에 맞는 무난한 디자인이다. 타이어는 255/50R 사이즈의 콘티넨탈 크로스컨택트이다. 편평비나 타이어의 선택에서 이전과 차이를 보인다.

디스커버리를 타면 레인지로버만큼 좋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레인지로버를 보면 생각이 또 달라진다. 레인지로버의 실내는 소재나 디자인, 편의 장비 면에서 딱히 흠 잡을 곳이 없다. 센터페시아의 다이얼이나 아날로그 시계는 얼핏 투박한 디자인인데 레인지로버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다른 부분과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헤드라이닝과 도어에는 최고급 유로피안 가죽이 적용됐다.

8인치 모니터는 이른바 듀얼뷰 기능이다. 운전자와 동반자석에서 각기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동시에 운전자는 내비게이션, 앞좌석의 승객은 DVD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이 있는 차는 아직 많지 않다. 그리고 버튼의 수는 줄었지만 기능은 더 많아졌다. 내비게이션은 리모컨이 있지만 터치스크린으로 (잘)작동한다. 사실 과거의 기억이 있어 재규어, 랜드로버는 리모컨만 봐도 가슴이 덜컥한다.

편의 장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서라운드 카메라다. 서라운드 카메라는 차체 곳곳에 부착된 5개의 카메라를 통해 차 주위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 앞에는 2개, 사이드미러에 하나씩, 그리고 리어 범퍼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오프로드에서는 물론 주차 또는 주행할 때도 크게 도움이 되는 장비이다.

모니터에는 기본적으로 5개의 분할 화면이 나타난다. 각각의 화면은 개별적으로 확대가 가능하고 각기 원하는 개수의 화면을 따로 출력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각 화면은 확대도 할 수 있고 이 상태에서 터치 스크린으로 위치를 이동할 수도 있다. 주행 시 리어 카메라를 전체 화면으로 출력하면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녹화까지 되면 하는 욕심도 있다.

계기판은 그 자체가 하나의 12인치 액정이다. 모든 계기가 디지털로 변했다. 타코미터의 바늘이 약간 반응이 늦은 감은 있지만 보기엔 참 좋다. 타코미터와 속도계 사이의 공간에는 차량 정보와 4WD 세팅 등의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가죽 시트는 쿠션이 탄탄한 편이며 포지션도 상당히 높다. 3단계 냉난방 기능도 있다. 4스포크 디자인의 운전대에는 열선과 음성 인식, 크루즈 컨트롤 등의 다양한 버튼이 달려 있다.

2열의 편의 장비도 화려하다. 우선 시트는 등받이의 각도 조절이 추가됐고 요추 조절도 가능하다. 거기다 1열처럼 시트 냉난방도 3단계가 지원된다. 그리고 센터 콘솔 뒤에는 2열 승객을 위한 좌우 개별 공조 장치도 있다. 1열 헤드레스트의 모니터는 레인지로버라면 당연히 있어야 한다. 암레스트를 펼치면 무선 게임 조종기 같은 게 있는데 2열 승객을 위한 리모컨이다. 이 커다란 리모컨으로 DVD와 오디오 등을 즐길 수 있다. 이 리모컨이 위치한 암레스트는 충전의 역할도 한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4.4리터 V8 디젤과 8단 자동변속기로 조합된다. 새로 개발된 4.4리터 V8 디젤은 313마력, 최대 토크는 71.3kg.m에 달한다. 313마력은 폭스바겐의 5리터 V10과 같은 수치다. 8단 변속기도 랜드로버 최초이다.

압축비가 17.3에서 16.1:1로 낮아져서인지 확실한 진동 억제 능력을 보여준다. 거기다 공회전에서는 대단히 조용하다. 방음 대책이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주행 중에도 소음 차단 효과가 대단하다. 고속 주행 시 키가 큰 SUV로서는 바람 소리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사실 랜드로버에서 가속 성능에 대한 기대는 접은지 좀 됐다. 초반엔 배기량이나 출력 때문에 좀 잘나가도 고속 영역에서는 부족했던 기억이 많다. 그런데 4.4 V8 디젤은 얘기가 다르다. 초반도 빠르지만 고속까지 뻗는 힘이 과거와는 딴판이다. 출력이 높긴 해도 차의 무게나 키를 생각하면 곧 기세가 꺽이겠지 하는 생각과 다르게 200km/h까지는 멈칫거림 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이 속도의 회전수는 4천 rpm이 조금 못 미치고 이때부터 가속도 주춤한다. 그래도 6단으로 215km/h까지는 밀어 붙인다. 랜드로버로 경험한 가장 높은 속도다.

0→100km/h 가속 시간도 9.2초에서 7.8초로 대폭 단축됐으니 새 엔진과 변속기의 효과를 확실히 본 셈이다. 8단 변속기는 초반 기어비를 촘촘히 배치해 125km/h면 5단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톱 기어로 100km/h 주행 시 회전수는 1,300 rpm이 채 되지 않는다. 다단화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100km/h로 정속 주행하면 별 느낌이 없다.

랜드로버는 점점 온로드 성능이 강조되고 있는데 레인지로버 역시 마찬가지이다. 가속이나 회전을 하면 레인지로버 많이 좋아졌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본적으로 높은 키와 무거운 중량에서 오는 한계는 할 수 없지만 회전할 때 움직임이나 전자장비가 개입하고 빠질 때의 느낌이 많이 적극적으로 변했다.

지금까지 말한 대로 2011년형 레인지로버 TDV8은 나쁜 구석이 없다. 스타일링부터 실내 디자인, 편의 장비, 달리기 성능까지 죄다 좋다. 역시 돈 들이고 투자하니 더 좋은 상품성이 나온다. 레인지로버를 보니 확실히 싸고 좋은 차는 드물어도 비싸고 좋은 차는 많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주요제원 2011년형 레인지로버 4.4 TDV8 보그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72×2,034×1,877mm
휠베이스: 2,880mm
트레드 앞/뒤 :1,616/1,632mm
차량중량 : 2,715kg
트렁크 용량 : ---

엔진
4,367cc LR-TDV8 디젤
보어×스트로크 : 84×98.5mm
최고출력 313마력/4,000rpm
최대토크 71.3kgm/1,500~3,000rpm
압축비 : 16.1:1

트랜스미션
형식 : 자동 8단
구동방식: 4WD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55/50R 20

성능
0-100km/h : 7.8초
최고속도: 210km/h
최소회전반경 : 6.0m
연료탱크 : 97리터
연비 : 9.6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280g/km

가격 : 1억 5,490만원(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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