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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폭스바겐 뉴 제타 2.0 T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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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6-07 14:12:58

본문

6세대 제타는 폭스바겐의 글로벌 전략을 나타내는 아이콘과 같다. 폭스바겐을 많이 팔겠다는 의지가 제타에 담겨 있다. 폭스바겐 특유의 장점이 곳곳에 보이긴 하지만 기존에 익숙해져 있던 완성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넓은 2열과 트렁크 공간, 성능을 입증 받은 2리터 디젤과 DSG는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전반적인 구성을 보면 골프보다 싼 차인데 실제 가격은 더 비싸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자동차 업계는 항상 이슈가 있어 흥미롭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래도 관심사가 자동차에 있다 보니 더 흥미를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자동차 업계를 보면 흥미로우면서도 이해가 안 가는 게 있다. 폭스바겐이 공개적으로 밝힌 2018년 세계 1위라는 목표이다. 한 번 밝히니 언론에서 폭스바겐을 다룰 때마다 이 말이 거론된다. 이러다 1등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뭐든 1등하면 좋지만 자동차 판매 1위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폭스바겐은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좋은 차를 만들고 있고 수익성도 좋다. 현 상태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이커 셋을 꼽자면 폭스바겐, 현대, 포드다. 폭스바겐은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북미를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잘 나간다. 여기서 북미가 포인트다. GM, 토요타보다 많이 팔려면 미국 실적이 중요하다. 다른 지역대비 미국 실적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목표인 연 1천만 대 달성을 위해서는 볼륨을 4백만 대 가까이 늘려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미국이 늘어날 여지가 많다. 작년 미국 판매는 20만대를 조금 넘었을 뿐이다. 세계 3위의 메이커치곤 미국 실적이 상당히 낮다. 토요타는 180만대가 되고 닛산과 현대도 70만대를 넘는 걸 생각하면 확실히 미국에서는 입지가 약하다. 폭스바겐도 세계 1위를 위해서는 미국 내 판매 증가를 포인트로 생각하는듯하다.

그래서 나온 게 제타와 파사트다. 미국에서 가장 볼륨이 큰 미드사이즈와 컴팩트를 겨냥해 제타와 파사트를 개발했고 생산도 현지에서 하는 걸로 결정했다. 현지 생산을 한다는 자체가 달라진 자세를 보여준다. 판매 볼륨을 늘리려면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현지 생산을 해야 한다. 이전처럼 인건비가 비싼 독일에서 수입해 판다는 것은 메리트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타는 멕시코에서, 조금 비싼 파사트는 미국 채터누가에서 생산한다.

미국 시장을 위해 제타와 미국형 파사트는 차의 크기도 늘어났다. 특히 제타의 경우 이전과 달리 완전히 독립된 모델로 다시 태어난 게 특징이다. 구형은 골프의 가지치기 모델이었지만 신형 제타는 골프와 파사트 사이를 메우는 모델이다. 가격도 미국 내 기본형의 가격은 1만 6천 달러 이하에서 시작한다. 경쟁력이 있는 가격임은 분명하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엔트리 엔진은 비틀에서 가져온 구형 유닛, 리어 서스펜션은 다른 미국 내 소형차처럼 토션빔을 채용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디젤 모델은 멀티 링크 타입이다.

EXTERIOR

신형 제타 스타일링의 포인트는 골프와 닮지 않은 것과 폭스바겐 아이덴티티의 적용이다. 제타는 골프의 노치백 버전이라는 선입견이 강하기 때문에 독립적인 모델로써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위급 모델로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한 포석이다. 구형을 보면 골프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신형 제타는 파사트가 먼저 생각난다. 보라는 C 필러 이후가 어딘가 어색했지만 제타는 훨씬 미끈하다. 여기에는 커진 차체도 한 몫 한다.

신형 제타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645×1,780×1,485mm로 구형과 비교 시 길이가 90mm나 늘어났다. 2,651mm의 휠베이스도 73mm가 길다. 골프는 4,199×1,779×1,479mm, 2,575mm로 차체 사이즈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뉴 제타는 국내 기준으로는 아반떼(4,530×1,775×1,435mm, 2,700mm), 라세티 프리미어(4,600×1,790×1,475mm, 2,685mm), SM3(4,620×1,810×1,480mm, 2,700mm) 등이 포진한 준중형급에 해당된다.

제타만 본다면 폭스바겐의 디자인은 다시 수수한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다. 최근의 폭스바겐은 이전과 다르게 은근한 존재감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제타는 좀 다르다. 최근의 패밀리룩을 적용한 것과는 조금 다른 얘기다. 제타의 디자인은 어딘지 밋밋하고 확 조여진 맛이 덜하다.

그동안 카롤라를 보면서 앞이 밋밋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제타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폭스바겐은 쿠페스러운 실루엣이라고 말하지만 별로 쿠페 같은 느낌도 없다. 전형적인 평범한 세단의 모습이다. 확실한 건 사진보다 실물이 못하다. 헤드램프도 HID가 아닌 할로겐이다.

시승차에는 17인치 알로이 휠이 달렸다. 최대 18인치도 가능하지만 엔진 출력이나 사이즈를 감안하면 17인치도 적당해 보인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은 전형적인 폭스바겐이다. 유럽형이어서 그런지 타이어는 그립 좋은 포텐자 RE050이 달렸다. 미국형이었다면 굿이어가 달리지 않았을까.

INTERIOR

겉모습이 골프와는 독립된 모델임을 강조한다면 실내는 별반 다르지 않다. 실내 디자인은 골프와 같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센터페시아부터 계기판, 스티어링 휠까지 익히 보았던 디자인이다. 모르고 탔다면 골프라 했을 수도 있다. 다른 게 하나 있다면 시동 버튼이 기어 레버 앞에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요즘은 구형보다 실내 소재의 질이 떨어지는 게 유행인 것 같다. 구형보다 실내 소재가 못해 보이고 골프보다도 미세하게 떨어져 보인다. 골프는 스르륵 닫히는 컵홀더 덮개가 고급스러워 보였는데 제타는 그것도 없다. 내비게이션도 당연히 없고 골프에는 있는 자동주차 시스템도 빠졌다. 제타에 타면 깡통차의 느낌이 난다. 듣자니 미국형 제타는 이보다 실내 소재가 더 떨어진다고 하는데 시승차인 유럽형도 아슬아슬한 수준이다.

가능하면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 하지만 멕시코에서 만든 제타는 독일에서 만든 골프와 마무리에서 차이를 보인다. 패널의 이음새에서 약간은 허술한 모습이 있다. 이것이 생산지의 차이인지 컨셉트의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같은 직물이지만 시트의 질감도 차이를 보이고 몸을 잡아주는 느낌도 덜하다. 시트의 작동은 당연히 모두 수동 조작이다.

확대된 휠베이스 덕분에 2열의 레그룸도 67mm가 길어졌다. 성인이 편하게 탈 수 있고 무릎 공간도 남는다. 좌우, 머리 위 공간도 넉넉한 것은 물론이다. 확실한 장점 중 하나는 트렁크 공간이다. 트렁크 용량이 510리터나 된다. 트렁크는 입구가 넓고 깊으며 네모반듯하게 정리가 잘 돼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제타 2.0 TDI의 파워트레인은 성능과 연비를 모두 만족하는 보증수표와도 같다. 140마력(32.7kg.m) 2.0 TDI의 성능은 골프에서 익히 경험한바 있다. 변속기도 6단 DSG가 기본이다. 국내에는 105마력의 1.6 TDI 모델도 같이 출시된다.

시승차는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링 시 진동이 좀 있는 편이었다. 아이들링 소음도 골프보다 크게 느껴진다. 직진 상태에서 보면 운전대는 왼쪽으로 약간 틀어져 있었다. 초기 가속 시 좌우로 쏠리는 면이 나타난다.

2.0 TDI+6단 DSG의 조합은 명불허전이다. 일상의 발로써 이만큼 좋은 선택이 드물다. 골프에서도 느꼈지만 2.0 TDI의 체감 성능은 140마력 이상이다. 제타는 늘어난 무게 때문에 골프만큼 못하긴 하지만 여전히 넉넉한 힘을 제공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9.5초로 같은 엔진의 골프보다 0.2초 느리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40, 90, 110, 150km/h이다. 빠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부족하지는 않은 가속력이다. 골프와 차이가 나는 것은 고속 영역에서의 가속이다. 4단까지는 대등하지만 5단부터는 미세하게 처진다. 골프는 200km/h를 무난하게 도달하지만 제타는 5단에서의 가속이 조금 느리다. 최고 속도는 계기판 상으로 215km/h까지 나가고 이 이상은 어렵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은 골프보다 못하다. 골프가 워낙 탁월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제타는 시승차의 상태가 안 좋아서인지 여러 번의 폭스바겐 시승에서 느꼈던 안정감은 아니다. 골프보다 못하다곤 하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는 우위에 있는 게 확실하다. 방음이 부족해서 밑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많은 편이다.

연비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차도 그렇긴 하지만 2.0 TDI 엔진은 정속 주행 시 공인 연비(18km/L) 이상의 연비를 보인다. 80~110km/h 사이로 정속 주행하면 순간 연비가 20km/L를 쉽게 넘긴다. 거기다 가솔린보다 고속 주행 시 연비가 좋은 게 장점이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다고 가정할 경우 5단으로 넘어가면 순간 연비는 6km/L를 넘고 6단으로 최고 속도를 달리면 8~8.2km/L 사이의 연비가 나온다.

운동 성능은 폭스바겐답다. 잘 다져진 하체와 감각 좋은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쫄깃한 코너링 실력을 보인다. ESP는 늦게 개입하면서 뉴트럴 상태로 차체를 바로잡는다. 브레이크도 초기 응답성이 뛰어나고 고속에서 완전히 멈출 때까지 강력한 제동 성능을 제공한다. 회전과 제동 실력은 경쟁 모델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어떤 회사의 차를 여러 대 시승해 보면 기대치가 정해진다. 신형 제타는 폭스바겐에 갖고 있었던 기대치에 못 미친다. 장점을 꼽자면 검증된 파워트레인과 2열, 트렁크 공간이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그렇게 끌리는 면이 없다. 신형 제타가 세단이라는 이유만으로 골프보다 많이 팔릴지도 관심사다. 폭스바겐을 시승하면서 내 입에서 별로네 소리가 나올지 나도 몰랐다.

주요제원 폭스바겐 제타 2.0 T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45×1,780×1,485mm
휠베이스 : 2,651mm
트레드 앞/뒤 : 1,535/1,532mm
차량중량 : 1,441kg
연료탱크 용량 : 55리터
트렁크용량 : 510리터

엔진
형식 : 1,968cc 디젤 직분사
최고출력 : 140마력/4,200rpm
최대토크 : 32.6m/1750~2500rpm
보어×스트로크 : 81.0×95.5mm
압축비 : 16.5: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DSG
기어비 : 3.46/2.05/1.30/0.90/0.91/0.76
최종감속비 : 4.12/3.04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4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25/45R17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9.5초
최고속도 : 210km/h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8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49g/km

시판 가격 :
3,490만원
(작성일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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