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디젤엔진 승용차 메르세데스-벤츠 260D

오늘날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가 발명된 4년 후인 1890년 독일의 공학도 루돌프 디젤(1858～1913)은 전기불꽃이 없더라도 시동을 걸 수 있는 안전한 엔진을 만들겠다고 결심, 초등학교 시절 과학실에서 보았던 공기 압축식 불씨 통을 기억하며 새로운 엔진을 연구한다.

4년간의 끈질긴 연구 끝에 1894년 드디어 엔진의 기통 안에서 공기를 강하게 압축시켜 얻은 높은 열로 기름을 점화·연소하여 폭발시키는 ‘열 엔진’을 발명, 특허를 받는다. 그의 성을 따 디젤 엔진이라 명명한 이 엔진은 효율성이 높은 경제형 엔진으로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제3의 동력혁명을 일으켜 몇 년 만에 유럽과 미국의 광산, 공장, 선박용 엔진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디젤을 백만장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경영에는 무능하여 회사 간부들의 부정과 부패, 그리고 증기엔진과 휘발유 엔진 제조업자들의 모함으로 심한 신경쇠약이 걸려 날로 건강이 악화되어 갔다.

1913년 9월 어느 날 밤 영국에 세워진 디젤엔진 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친구들과 기선을 타고 도버해협을 건너던 그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배 안을 뒤진 끝에 뱃머리에서 그가 즐겨 입던 외투, 모자, 안경, 구두가 발견됐다. 그리고 2주일 후 핀란드의 작은 어선이 북해에 떠 있는 디젤의 시체를 발견했다. 심한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자살인지, 그를 괴롭히던 경쟁업자들의 살인인지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디젤 엔진은 1922년 벤츠가 처음으로 트럭에 장착했으나 엔진 소음과 진동이 심해 승용차에는 사용하지 못했다. 이 후 이련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꾸준한 연구로 어느정도 성공을 얻어 벤츠는 1936년에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용 디젤 승용차인 메르세데스-벤츠 260D를 내놓아 처음에는 택시용 승용차로 이용됐다. 그 후 1970년대 초까지 진동과 소음 때문에 승용차에는 널리 이용되지 못하다가 70년대의 세계적인 석유파동으로 빛을 보기 시작하였고 디젤엔진 기술 발달로 오늘날에는 전 세계의 자동차에 널리 장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