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특집5- 집시와 캠핑카

오토캠핑의 주역인 캠핑카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많이 보급되어 휴가 때나 주말여행 때 한 곳에 속박 당하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타고 다니며 즐길 수 있는 편리한 캠핑카 시대를 오래 전부터 맞고 있다. 달리는 자동차와 집을 혼합해 만든 캠핑카는 침대, 싱크대, 가스레인지, 냉장고, 식수탱크 등 간단한 살림도구가 구비되어 있어 집을 떠나 어느 곳이나 숙식을 해결할 수 있어 역시 땅이 넓고 여행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제일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다.
캠핑카의 기원은 집시의 포장마차라고 한다. 인도민족의 네 계급 중 가장 하층계급인 천민들이 유럽으로 흘러 들어가 15세기경 영국에 상륙하면서 이들은 인도어로 ‘집시`라는 뜻의 루마니아족 이라 자칭했고, 얼마 후 체코의 서쪽 보헤미아로 이동하여 이곳을 중심으로 유럽 중앙아시아로 떠돌아다니는 유랑민족이 되었다.
주로 말 장수, 광주리 엮기, 점장이나 악사로 생업을 이었는데 전통을 싫어하고 자유분방하며 방랑벽이 심하고 낙천적인데다가 정열적인 집시들은 16세기 중엽부터 자고 밥해 먹을 수 있는 살림도구를 실은 포장마차를 만들어 캐러밴을 이루며 유랑했는데 이때부터 ‘집시’들에게는 포장마차가 바늘에 실 가듯 딸려 다녔는데 이것이 캠핑카의 기원이라고 전한다.
1800년대 프랑스 작가 메르매가 쓴 집시소설 『카르멘』에도 집시마차가 등장한다. 집시문화의 걸작으로 불리어 영화로도 몇 번 소개되었던 이 작품은 스페인의 기마병 돈 호세가 아름답고 불꽃같은 보헤미아의 집시여인 카르멘에게 반해 탈영까지 하고 집시가 되어 그녀를 사랑하나 결국은 자유분방한 이 여인 때문에 질투에 눈이 멀어 급기야는 카르멘을 살해하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카르멘과 돈 호세는 지붕 위로 치솟은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나며 식기들이 주렁주렁 달린 집시마차를 타고 유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