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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방대한 문헌과 사진자료를 토대로 자동차문화 전반에 관한 조사/연구/분석/저술/방송/강의를 통해 우리나라 자동차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 전영선소장의 자동차 이야기 코너입니다.

곰이 시동 걸어주던 옛날 겨울 자동차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2-22 13:01:40

본문

곰이 시동 걸어주던 옛날 겨울 자동차

6 · 25 한국전쟁 발발 직전인 40년대 말의 실화이다. 강원도 대관령의 횡계 고개 정상에는 40대 초의 과부가 주막을 운영하고 있었다. 영동고속도로가 건설되기 훨씬 전이라 서울과 동해안의 속초, 양양, 강릉 등지를 오가던 자동차들은 이 고개를 지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었다.

특히 횡계 고개를 넘나들던 트럭과 버스운전기사나 승객들은 이 주막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고 점심때가 되면 이 곳에서 밥을 먹었다. 해가 저물어 하룻밤을 주막에서 지내는 기사들은 자기 전에 틀림없이 엔진의 냉각수를 다 뽑아내는 것이 당시의 습관이었다. 이때는 부동액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으면 그 이튼 날 아침 엔진이 얼어붙어 시동을 걸지 못했다.

새벽이 되면 일찍 일어난 주모는 큰 가마솥에다 물을 따끈하게 덥혀 엔진냉각수용으로 준비해 놓는다. 그러면 조수가 라디에이터에다가 더운물을 부어 시동을 걸 준비를 한다. 그 동안 주모는 잡은 산토끼와 꿩으로 채소를 넣고 걸죽하게 해장국을 끓여 막걸리 한 사발과 함께 운전사들에게 공짜로 대접을 했다.

이정도만해도 고마운데, 당시의 자동차들은 거의 자동시동기가 달려있지 않아 쇠막대기 스타팅 핸들을 엔진 앞에 끼워 여러번 돌려야만 시동이 겨우 걸렸다. 여름에는 더운 날씨 때문에 엔진오일이 묽어 돌리기가 쉽지만 추위에 엔진오일이 굳어버리면 쇠막대 돌리기가 여간 힘 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몸 약한 운전기사는 시동만 걸고 나면 맥이 빠져 주져 앉기가 예사였다.

60년대 이전 옛날 버스나 트럭들이 꼭 건장한 젊은 총각 조수들을 모시고 다니던 이유도 바로 힘든 시동걸기와 정비 때문이었다.

운전기사와 조수가 밥상을 물릴 때가 되면 주모는 불이 나게 집 뒤 뜰로 들어가 우리에 가두어 놓은 큰 곰을 끌고나와 엔진에 꽂혀있는 쇠막대 앞에 세워 놓는다. 그러면 그 큰 앞발을 들어 철썩철썩 두어 번 치고는 여니 때처럼 앞발로 쇠막대를 잡자말자 장난감 다루듯 몇 바퀴 돌린다. 그러다가 엔진이 부릉 하고 걸리면 좋다구나 펄쩍펄쩍 뛰면서 제 우리로 어슬렁어슬렁 기어 들어갔다. 이렇게 힘든 시동걸기를 곰이 대신해 주니 이 주막은 인기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

주모는 이 곰이 새끼일 때 어미를 잃은 것을 발견하고 데려다 키우면서 스타팅 쇠막대기 돌리는 법을 가르쳐 운전기사들을 도왔다는 것이다. 그 후 불행히도 6 · 25사변이 일어나 남침한 북의 인민군이 이 영특한 곰을 사살해 버렸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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