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규어자동차의 전신인 다임러자동차의 역사는 영국의 자동차산업을 개막시킨 기계 기술자였던 프레드릭 심스가 1893년 가솔린 자동차 발명가인 독일의 고트리브 다임러로부터 영국 내 다임러 엔진 판매권을 획득하여 다임러 엔진 판매조합을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다음해인 1894년 다임러의 자동차 제작권까지 받아 올 때 다임러 차 한대를 가지고 들어와 1897년 영국 최초의 자동차 생산 공장인 영국 다임러 자동차회사를 세우고 영국에서는 최초로 가솔린자동차를 생산한다.

영국 최초의 공식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태어난 다임러사는 1898년 공장장인 제임스 크리슬리가 다임러 엔진을 얹은 1호차를 개발하여 영국 내 각종 트라이얼(자동차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1899년 개발한 최초의 영국산 4기통 차는 에드워드 황태자의 자가용으로 사용되면서 다임러차는 영국 상류층의 사랑을 받는 차가 된다. 1900년 에드워드 7세가 황실 자금을 지원하면서 다임러는 이후 영국 황실용 차로 명성을 얻었다.

1909년 세계 최초로 6기통 45마력의 조용하고 강력한 더블 슬리브 밸브 엔진(나이트 엔진)을 개발하였으며, 1910년에는 이 엔진을 얹은 10여대의 군왕용 초호화 리무진을 제작했다. 이 중 한 대가 고종의 어차로 들어오기도 했다. 1차대전 중인 1914~1918년에는 영국군의 엠블런스, 대포, 군용 트럭, 비행기 엔진, 전투기 및 탱크 엔진 등을 다량 생산, 영국 군을 지원함으로써 영국군의 승리에 크게 기여한다.

1930년 세계 최초로 기어 파손 방지용 유성기어식 변속기를 개발하여 57년까지 다임러의 고급차에 적용했으며 다음해에 대중적인 자동차와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란체스터 자동차를 흡수 합병하여 대중적인 4기통 차에서부터8~12기통의 고성능 호화 스포츠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을 갖춘 메이커로서 황금기를 누렸다.

2차대전 중에는 전투기용 엔진과 4WD 군용차를 생산한 다임러는 전쟁이 끝난 뒤 연료 소모가 많고 값이 비싼 다임러 차의 판매가 크게 떨어지면서 재정 위기를 맞아 1960년 재규어에 매각된 뒤 1968년 영국 정부의 통폐합 정책에 따라 영국자동차(BLMC)로 합병된다. 75년 국유화되었다가 로버자동차 그룹을 거쳐 89년 다시 재규어와 함께 미국 포드로 매각되었다. 회사는 매각됐지만 1996년까지 브렌드 네임은 그대로 이어져 다임러6와 다임러 더블6 등을 독립적으로 생산하다가 97년부터 재규어에 완전 흡수되어 브랜드 네임 메이커로서의 생명을 끝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