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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방대한 문헌과 사진자료를 토대로 자동차문화 전반에 관한 조사/연구/분석/저술/방송/강의를 통해 우리나라 자동차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 전영선소장의 자동차 이야기 코너입니다.

인도 왕의 대관식 선물, 캐딜락 V16 보트테일 스피드스터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9-21 17:56:53

본문

멋진 이탈리아 스타일의 보디를 가진 캐딜락 V16기통 보트테일 스피드스터는 호랑이 사냥용으로 디자인 된 것이었다. 1930년 3월3일 인도 중부의 오츄하(Orchha)에서는 29세의 마하라자 비르 싱(Maharaja Vir Singh) 왕이 권좌를 물려받았다.

대관식에는 주변 국가의 통치자들과 30만 백성들, 300명의 군병력과 600명의 경찰이 참석했다. 15발의 예포가 브트(Betwa)강변에 조화롭게 솟아있는 17세기 사원들을 통해 메아리쳤다. 이 날 등극한 왕은 매년 최고급자동차를 주문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인도왕의 대관식이 있기 불과 몇 달 전, 캐딜락은 신형 V16 엔진을 발표했다. 이 엔진은 고급차 시장에서 패커드(Packard), 피어스 애로우(Pierce-Arrow), 마몬(Marmon)과 같은 선물용 최고급차를 위해 비밀리에 설계된 저소음 엔진으로서 캐딜락은 세계 최초로 V16 엔진을 얹은 전시용 새시를 외국으로 보냈다. 그 중 한 대가 인도 봄베이(Bombay)에 있는 GM대리점에 도착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놀랍게도 당시 비르 싱 왕이 캐딜락 자동차 회사에 차를 주문한 기록은 정확히 남아 있다.

왕은 페이튼 후드(phaeton hood:접히는 방식의 보닛), 강화된 프론트 스프링, 고속형 리어엔드(뒤 끝부분), 고압축비의 실린더헤드 등을 갖춘 Vl6 차량을 주문했다. 당시 가격으로 7,500달러에 수입세 30%가 추가되는 조건이었다. 그가 주문한 사양은 수출용 사양과 별다른 것은 없었지만 특별한 것은 오른쪽 핸들방식과 스티어링의 각도를 조절해 달라는 것으로 이는 디자인의 상당 부분을 변경해야 하는 요구였다.

기록에 의하면 이 차는 1931년 7월17일 디트로이트를 출발하여 이탈리아의 튜린(Turin)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바다에서 실종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캐딜락 전문가들 조차 70년간이나 이 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인도에서 대관식이 있을 즈음, 후일 이탈리아의 가장 유명한 자동차 디자이너가 된 피닌 파리나(Pinin Farina)가 사업을 막 시작하고 있었다. 35세의 피닌 파리나는 형의 회사에서 나와 자신의 이름을 딴 '카로체리아 피닌 파리나'(Canozzeria Pinin Farina)라는 사무실을 열었다. 그리고는 인도 군주를 위해 호랑이 사냥용 자동차를 제작했는데 그것이 그의 초기 걸작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 차는 동종의 다른 어느 차보다도 우아하며 내구성이 뛰어나 갈채를 받았다. 기능성을 갖춘 예술품이라고 표현을 하면 적당할 것 같다. 피닌 파리나는 카울과 보딘을 낮추고, 이것들을 보트테일 형식 (boattailed: 뒷부분이 보트 모양으로 좁아지는 형식)의 멋진 보디에 연결하였다. 전통적인 펜더와 발판 대신 자전거 팬더를 장착했으며, 루버식(louvered) 방진판을 프레임 위에 설치하였다. 보트 모양(boattailed)의 데크에는 운전기사와 하인이 앉는 앞 좌석보다 12인치를 높인 군주의 자리를 설치하고 작은 문 두 개를 냈다. 이렇게 개조된 차는 왕의 신분에 걸맞는 높은 자리에 앉아 자신의 영토를 두루 돌아다닐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사냥에서 몰이꾼들에 의해 내몰린 맹수를 쓸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했다. 피닌 파리나는 완성된 스피드스터를 봄베이를 경유해 오츄하로 보냈다. 이 차는 도로 사정이 좋을 경우 최고 시속 160km를 달릴 수 있었으나 오츄하에 그럴만한 도로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계기판에는 수십 년 동안 연평균 217km밖에 주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시간이 흘러 폐차된 것을 인도의 한 클래식카 애호가가 발견하지 않았었더라면 한낱 고철로 팔려나가는 신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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