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명성을 구축한 328 로드스터

비행기 프로펠러를 상징하는 십자 모양의 로고에서 알 수 있듯이 BMW는 항공기 엔진 제작사로 출발했다. 그러다 1928년 영국의 오스틴 세븐을 라이센스 방식으로 생산하던 딕시를 인수하여 자동차를 생산하게 된다.

딕시를 인수한 BMW는 33년 드디어 BMW고유의 첫 모델을 디자인한다. 오스틴 세븐의 4기통 엔진을 베이스로 개발하여 만든 6기통 1.2ℓ 엔진을 장착한 모델 303은 현재 BMW3시리즈의 시작인 셈이다. 303은 BMW의 상징물인 키드니 그릴이 처음 사용된 영광을 누렸을 뿐 아니라 BMW 모델 중 첫 6기통 엔진을 얹은 역사적인 모델이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36년에는 303, 319, 329의 후속으로 등장한 모델 326이 가족용 세단부문에서 입지를 굽혔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엔지니어 루돌프 슐라이처는 BMW의 디자인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진정한 스포츠카 제작에 나셨다.

36년 6월 아리펠레넨 경주에서 2,0ℓ 스포츠카부문과 1.5ℓ 경주용차 부문에서 326 프로토타입으로 113km의 경주거리를 평균시속 101km라는 놀라운 속도로 주파해 우승했다. 그 승리에 힘입어 328로 데뷔한 이 모델의 주문이 쇄도, 당대 최고의 승용 및 경주용차의 영예를 누렸다.

모델 328은 가볍고 견고한 섀시를 사용, 무게가 810kg에 불과했으며 중량 배분이 적절해 과학적으로도 훌륭한 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유연한 서스펜션과 가볍고 직진 조향성이 우수한 랙 & 피니언 스티어링을 채택했는데 이 방식은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328에 탑재한 2.0ℓ 엔진의 기원은 오스틴 세븐의 4기통 747cc 엔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엔지니어 루돌프 슐라이처는 이를 반구형 헤드로 변형한 직렬 6기통 엔진을 만들어냈고, 이 엔진은 지금까지 BMW의 대표적인 직렬 6기통 엔진으로 개선돼 왔다.

328 성공의 마지막 요인은 스타일링이다. 30년대 당시 가장 우아한 유선형 스타일의 로드스터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 로드스터 버전인 모델 326, 327과 함께 오늘날까지 BMW차 중 가장 아름다운 보디라인을 가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보디, 헤드램프, 펜더가 하나로 어우러져 공기저항이 줄어든 점은 3년간 경주에서 405회나 우승하는 원동력이자 많은 자동차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요소이다.

328은 독일에서 460여대가 생산됐고, 그나마 전쟁으로 반 이상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재규어 XK120같은 모델을 비롯해 후대 수많은 스포츠카의 본보기로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사진 위: 1940 BMW328 튜어링 카
사진 가운데 ; 1940 BMW328 튜어링 카 뒤
사진 아래 ; 1936 BMW328 로드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