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전기 차량 EV6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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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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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14 16:3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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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브랜드에서 발표한 EV6는 지난 2월에 공개된 현대의 아이오닉 5와 같은 플랫폼 E-GMP를 쓰는 충전식 전기동력 차량이다. 첫 눈에 보이는 EV6는 아이오닉5의 비례와는 다르게 늘씬한 인상이다. 그래서 차체 제원을 먼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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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는 전장 4,640㎜ 인데 EV6는 4,680mm로 40mm 길다. GT모델은 15mm 더 길다. 전폭은 1,880㎜로 아이오닉5보다 10mm 좁고(물론 GT는 1,890mm로 아이오닉과 같다), 전고는 1,550mm로 아이오닉5의 1,605㎜ 보다 55mm 낮아서 사실상 늘씬한 비례를 가지고 있다. GT모델은 조금 더 낮은 것 같다. 휠 베이스(wheelbase)는 2,900mm로 아이오닉 5의 3,000㎜ 보다는 100mm 짧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2,900mm의 휠베이스는 사실 매우 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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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는 차체 크기로는 준중형 SUV에 가깝지만, EV6는 더 늘씬한 비례로 인해 좀 더 승용차에 근접한 이미지다. 그리고 차체 조형도 아이오닉5가 직선적인 감성이 주류이지만 EV6는 앞 펜더 어깨 부분의 볼륨이 강조돼서 근육질의 인상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EV6도 직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선 슬림한 인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그렇고 블랙 아웃된 A-필러로 인해 앞 유리와 옆 유리창이 연결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벨트 라인이 직선으로 C-필러까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슬림한 테일 램프 역시 그런 인상을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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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6의 디자인 이미지는 기아가 2019년에 발표했던 콘셉트 카 퓨트론(Futron)과 더 닮아 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매진 콘셉트를 바탕으로 했다는 발표는 있었지만… 퓨트론은 그야말로 콘셉트 카 이므로 매우 미래지향적이고 심플한 조형을 가지고 있고, EV6는 양산형 차량이어서 그 이미지와는 꽤 차이가 난다. 이 대목에서 늘 듣게 되는 많은 사람들의 의문점, 왜 콘셉트 카처럼 못 만드냐는 건 영원한 숙제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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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로 콘셉트 카를 디자인할 때 디자이너들은 제약을 덜 받는 다고 말할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창문이 좁아도, 바퀴가 30인치가 돼도, 실내 공간이 비좁아도,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도 실질적으로 문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산형 차량에서는 저렇게 한다면 그 차는 일상 생활에서 타고 다니기에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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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양산형 차량이 콘셉트 카만큼 멋있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콘셉트 카에서 제시한 미래의 신기술이나 디자인을 최대한 반영해서 만들어야 하는 것이 또한 양산차의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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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6의 차체에는 새로운 시도가 보이는데, 이미 아이오닉 5에서 처음 공개된 국산 승용차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클램쉘 후드가 EV6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있다. 그래서 측면의 펜더와 후드 면이 하나로 연결되어 휠 아치 부분까지 모두 열리는 방식의 구조이다. 그리고 후드와 맞물린 둥그런 휠 아치 몰드가 있는데, 여기에 피아노 블랙 색상이 적용돼 있고(GT, GT라인은 차체색), 표면에 잔물결 형상-마치 모터의 회전자를 연상시키는-이 적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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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기본적으로 20인치에 45시리즈의 엄청난 크기의 휠과 편평 타이어로 인해 측면의 이미지는 건장한 인상 그 자체이다. 앞서 등장한 아이오닉5도 같은 크기의 휠을 쓰지만, 전체 이미지가 캐빈을 강조한 차체 비례로 인해 건장하기 보다는 귀여운 인상이 일견 드는 것에 비하면 EV6는 상대적으로 낮은 전고로 인해 차체 길이가 강조되면서 큰 휠과 그것을 둘러싼 휠 아치로 인해 정말로 건장한 비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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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는 수평 비례를 강조한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수평형 스포크를 가진 스티어링 휠로 인해 마치 자율주행기능의 모빌리티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에 새겨진 새로운 KIA 로고는 이런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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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앞서의 글에서 기아의 로고 변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타원의 기존 형태를 벗어난 이미지가 새로운 변화를 보여준다고 했는데, 정말로 이 로고로 인해 그것이 더 강조되는 느낌이다. 사실 모든 디자인은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디자인은 사실 존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더구나 디자인이라는 것이 수학 공식처럼 단 한개의 답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디자인 과정 자체가 감성이 매개된 것이기에 사람마다 그 선택은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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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새로운 EV6는 지금까지의 직선을 강조했던 기아의 디자인과는 다른 곡선과 곡면을 보여준다. 오히려 현대의 아이오닉5가 직선을 강조한 인상이다. 브랜드 심벌만으로 본다면 현대는 곡선적이고 새로운 기아 심벌은 직선적인데, 두 브랜드에서 새로이 내놓은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는 오히려 각 브랜드의 심벌이 보여주는 특성과는 뒤바뀐 성향의 디자인으로 보이기도 한다. 100년 넘게 발전해 온 자동차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인 것이 분명한 오늘날에 기아의 새로운 EV6의 디자인은 그러한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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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