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6. 쌍용 체어맨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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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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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4-12 06: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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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서 국산 최고급 승용차들의 대결이 가히 점입가경이다. 서로가 최고급, 최고 가격을 표방하며 국내 최고라고 주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우리의 메이커들도 당당히 플래그 쉽 카를 개발해서 내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 자동차산업의 기술수준이 높아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자동차들의 가격이 비싸지고 있는 추세이고, 웬만한 중형 급 승용차도 2천만 원을 훌쩍 넘기는데다가, SUV는 고급모델은 4천만 원은 줘야 괜찮은 옵션이 들어간 모델을 살 수 있다. 심지어 경승용차도 1천만 원은 지불해야 고급모델을 손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이니 값이 오르긴 오른 것 같다. 게다가 오늘 살펴볼 체어맨 W 같은 모델은 최고가가 1억원이 넘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것은 일견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국산 자동차의 가격성장(?)이 국가의 경제성장 속도를 앞서는 느낌이 드는 것이 요즈음의 솔직한 느낌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 같은 대형 승용차 전성시대에 등장한 국산 최고 가격 플래그 쉽(flagship) 승용차 체어맨 W의 디자인을 살펴보도록 하자.
플랫폼 공용화
새롭게 등장한 체어맨 W는 훌륭한 혈통을 타고났다. 기존의 체어맨 H가 1980년대에 나온 벤츠 E클래스(W124)의 플랫폼을 공용해서 개발한 것이었다. 새로 등장한 체어맨 W의 플랫폼에 대해 외지에서는 벤츠의 후륜 구동승용차 플랫폼에 기술적인 보완을 해서 개발되었다고 적은 예가 있다. 하지만 쌍용자동차측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본다면 벤츠의 플랫폼은 이복(?) 형제들이 더 있다. 1998년에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 이후 추진된 개발 프로젝트의 결과로 등장한 크라이슬러 300C와 다지 매그넘 등의 후륜구동 모델이 그들이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의 빅3의 승용차들은 모두 전륜구동으로 플랫폼이 바뀌었는데, 후륜구동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던 크라이슬러는 다임러와의 합병 후 재빨리 후륜구동 플랫폼을 챙겨왔던 것이다. 물론 300C는 매우 성공적인 모델이었다.
이제 다임러와 크라이슬러는 다시 분리됐지만, 그 덕분에 훌륭한 혈통의 차들은 미국대륙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 어쨌든 체어맨 W는 벤츠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해서 등장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체어맨 W는 훌륭한 혈통을 타고난 것은 틀림없다.
전체적인 내외장의 디자인의 특징
새로운 체어맨 W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이전의 체어맨이 그래왔듯이 벤츠의 디자인과 동일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이미지이다. 가장 정통적(正統的, orthodox) 세단의 구조와 차체 비례를 가진 모습에, 요즈음의 차들이 그러하듯이 차체 측면에서 휠의 크기가 매우 큰 비례를 가진 건장한 비례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후륜구동 특유의 짧은 오버행의 차체 비례도 볼 수 있다. 전체의 비례를 보면 후드의 길이비율이 전체 길이 대비 약 28%로써 중립적인 길이 25%와 비교해서 약간 긴 롱 후드 스타일로써, 우아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뒤 데크의 길이는 13%로써 후드길이의 1/2보다 약간 짧은 스포티 지향의 특성을 보여준다. 사실 최근의 세단들이 대부분 데크 길이가 짧은 스포티한 경향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체어맨 W 역시 이러한 최근의 경향을 잘 따르고 있는 듯하다.
전체적인 스타일 이미지는 파격적인 요소를 극도로 자제한 매우 이성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그동안 쌍용이 로디우스와 카이런, 그리고 액티언 등에서 보여준 매우 파격적인 디자인과는 완전히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체어맨 W가 국내에서 최고급 승용차라는 존재감을 의식해서 그러한 중립적인 스타일 노선을 선택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무나 이성적이다 보니 무미건조한 스타일로 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디자인의 집중력
체어맨 W의 물리적 품질은 뛰어나다. 기구적으로도 벤츠를 통해 오래전에 검증된 엔진이고, 다른 하드웨어들 역시 고가품들이기 때문에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는 ‘기계’로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더더구나 고급 승용차는 당연히 기구적으로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고급 승용차의 전부는 아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자동차 이외의 제품 중에서 ‘명품’을 고르거나 볼 때 무엇을 볼까? 거기에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그 특성 중 하나가 디자인의 완성도이고, 한편으로 디테일의 완성도 일 것이다. 명품에서의 ‘디테일(detail)’이란 요란하고 복잡하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의 디테일은 정교함을 의미한다. 일견 디자인의 완성도와 디테일은 품질과 무관한 듯이 보이지만, 이러한 요인들이 전체적인 품질감(quality look)을 만들어 낸다.
이런 굴곡은 길이를 늘여 만든 리무진 모델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물론 리무진 모델은 아직 실제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사진만으로 보아도 B필러와 뒷문이 만나는 부분에서 삐뚤어진 곡선이 너무나 눈에 띈다. 아래 두 번째의 그림에서는 삐뚤어지지 않은 곡선을 붉은 색 선으로 그려놓았는데, 화살표 부분을 집중해서 본다면 뒷문 도어 섀시의 돌출된 곡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요소들은 체어맨 W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도어 섀시의 곡선이 조금 안 맞았어도 체어맨 W는 벤츠 엔진을 얹고 있으므로 씽씽 잘 달릴 것이다.
국산 최고급 승용차의 존재감
이유야 어찌 됐든 국산 고급 승용차는 우리나라의 지도층 인사들이 타는 차이다. 체어맨 W의 TV 광고에서도 그런 이미지를 강조해서 보여주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최고급 승용차는 그 나라 지도층의 얼굴이다. 그리고 TV뉴스를 보면 지도층 인사들이 차에서 내리는 장면도 정말 많이 나온다.
그런 식이라면 체어맨 W를 타는 지도층 인사들은 구불구불한 형태의 도어 섀시 문을 열고 내리는 장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급 승용차의 디자인은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최고급 승용차가 되려면 사소한 것 하나도 소홀해서는 최고급으로 대접받기 어려운 이유가 그것이다.
물론 필자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은 한 대의 자동차에서 본질적인 부분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삐뚤어졌어도 그냥 봐 주세요” 라고 말하기엔 국산 최고급 승용차로써 체어맨 W의 존재감은 가볍지 않다. 기능적으로는 완벽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벤츠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럼 도어 섀시 선 하나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쌍용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그런데 전반적으로 자동차들의 가격이 비싸지고 있는 추세이고, 웬만한 중형 급 승용차도 2천만 원을 훌쩍 넘기는데다가, SUV는 고급모델은 4천만 원은 줘야 괜찮은 옵션이 들어간 모델을 살 수 있다. 심지어 경승용차도 1천만 원은 지불해야 고급모델을 손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이니 값이 오르긴 오른 것 같다. 게다가 오늘 살펴볼 체어맨 W 같은 모델은 최고가가 1억원이 넘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것은 일견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국산 자동차의 가격성장(?)이 국가의 경제성장 속도를 앞서는 느낌이 드는 것이 요즈음의 솔직한 느낌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 같은 대형 승용차 전성시대에 등장한 국산 최고 가격 플래그 쉽(flagship) 승용차 체어맨 W의 디자인을 살펴보도록 하자.
플랫폼 공용화
![31771_1.jpg](http://www.global-autonews.com/upload/contents/imgfiles/557/1/31771_1.jpg)
그런데 세계적으로 본다면 벤츠의 플랫폼은 이복(?) 형제들이 더 있다. 1998년에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 이후 추진된 개발 프로젝트의 결과로 등장한 크라이슬러 300C와 다지 매그넘 등의 후륜구동 모델이 그들이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의 빅3의 승용차들은 모두 전륜구동으로 플랫폼이 바뀌었는데, 후륜구동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던 크라이슬러는 다임러와의 합병 후 재빨리 후륜구동 플랫폼을 챙겨왔던 것이다. 물론 300C는 매우 성공적인 모델이었다.
이제 다임러와 크라이슬러는 다시 분리됐지만, 그 덕분에 훌륭한 혈통의 차들은 미국대륙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 어쨌든 체어맨 W는 벤츠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해서 등장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체어맨 W는 훌륭한 혈통을 타고난 것은 틀림없다.
전체적인 내외장의 디자인의 특징
새로운 체어맨 W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이전의 체어맨이 그래왔듯이 벤츠의 디자인과 동일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이미지이다. 가장 정통적(正統的, orthodox) 세단의 구조와 차체 비례를 가진 모습에, 요즈음의 차들이 그러하듯이 차체 측면에서 휠의 크기가 매우 큰 비례를 가진 건장한 비례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후륜구동 특유의 짧은 오버행의 차체 비례도 볼 수 있다. 전체의 비례를 보면 후드의 길이비율이 전체 길이 대비 약 28%로써 중립적인 길이 25%와 비교해서 약간 긴 롱 후드 스타일로써, 우아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뒤 데크의 길이는 13%로써 후드길이의 1/2보다 약간 짧은 스포티 지향의 특성을 보여준다. 사실 최근의 세단들이 대부분 데크 길이가 짧은 스포티한 경향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체어맨 W 역시 이러한 최근의 경향을 잘 따르고 있는 듯하다.
전체적인 스타일 이미지는 파격적인 요소를 극도로 자제한 매우 이성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그동안 쌍용이 로디우스와 카이런, 그리고 액티언 등에서 보여준 매우 파격적인 디자인과는 완전히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체어맨 W가 국내에서 최고급 승용차라는 존재감을 의식해서 그러한 중립적인 스타일 노선을 선택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무나 이성적이다 보니 무미건조한 스타일로 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디자인의 집중력
체어맨 W의 물리적 품질은 뛰어나다. 기구적으로도 벤츠를 통해 오래전에 검증된 엔진이고, 다른 하드웨어들 역시 고가품들이기 때문에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는 ‘기계’로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더더구나 고급 승용차는 당연히 기구적으로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고급 승용차의 전부는 아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자동차 이외의 제품 중에서 ‘명품’을 고르거나 볼 때 무엇을 볼까? 거기에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그 특성 중 하나가 디자인의 완성도이고, 한편으로 디테일의 완성도 일 것이다. 명품에서의 ‘디테일(detail)’이란 요란하고 복잡하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의 디테일은 정교함을 의미한다. 일견 디자인의 완성도와 디테일은 품질과 무관한 듯이 보이지만, 이러한 요인들이 전체적인 품질감(quality look)을 만들어 낸다.
이런 굴곡은 길이를 늘여 만든 리무진 모델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물론 리무진 모델은 아직 실제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사진만으로 보아도 B필러와 뒷문이 만나는 부분에서 삐뚤어진 곡선이 너무나 눈에 띈다. 아래 두 번째의 그림에서는 삐뚤어지지 않은 곡선을 붉은 색 선으로 그려놓았는데, 화살표 부분을 집중해서 본다면 뒷문 도어 섀시의 돌출된 곡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요소들은 체어맨 W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도어 섀시의 곡선이 조금 안 맞았어도 체어맨 W는 벤츠 엔진을 얹고 있으므로 씽씽 잘 달릴 것이다.
국산 최고급 승용차의 존재감
이유야 어찌 됐든 국산 고급 승용차는 우리나라의 지도층 인사들이 타는 차이다. 체어맨 W의 TV 광고에서도 그런 이미지를 강조해서 보여주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최고급 승용차는 그 나라 지도층의 얼굴이다. 그리고 TV뉴스를 보면 지도층 인사들이 차에서 내리는 장면도 정말 많이 나온다.
그런 식이라면 체어맨 W를 타는 지도층 인사들은 구불구불한 형태의 도어 섀시 문을 열고 내리는 장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급 승용차의 디자인은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최고급 승용차가 되려면 사소한 것 하나도 소홀해서는 최고급으로 대접받기 어려운 이유가 그것이다.
물론 필자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은 한 대의 자동차에서 본질적인 부분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삐뚤어졌어도 그냥 봐 주세요” 라고 말하기엔 국산 최고급 승용차로써 체어맨 W의 존재감은 가볍지 않다. 기능적으로는 완벽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벤츠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럼 도어 섀시 선 하나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쌍용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