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스포티지와 기아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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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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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7-05 10:23: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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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스포티지(NQ5)가 등장했다. 준중형 크로스오버 콘셉트의 SUV 스포티지는 현대자동차 투싼과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1993년에 나온 1세대 스포티지(NB-7) 이후 28년의 역사를 가진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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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세대 스포티지의 플랫폼은 지금의 아반떼 플랫폼과는 전혀 다른 바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구조 이면서 후륜 구동 기반의 하드코어 성격의 정통 4륜구동 차량 플랫폼(일반적으로는 레토나의 것을 손 본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필자가 아는 바 거의 새롭게 개발된 플랫폼이다)이었다. 그 뒤로 현대자동차와 합병 이후 플랫폼 통합 작업으로 준중형 전륜 구동 승용차의 모노코크 플랫폼으로 바뀌어 오늘까지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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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만나보는 5세대 스포티지는 지난 2015년에 나왔던 4세대 모델(QL)의 뒤를 잇는 완전 변경 모델이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4세대 투싼(NX4)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이어서 기구적으로 두 차종, 스포티지와 투싼이 다르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기아 스포티지는 차체 내/외장 디자인에서 현대 투싼과 차별화를 하기 위한 모습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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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앞모습에서 스포티지는 기아 브랜드 특유의 호랑이 코 그릴의 형태를 후드와 슬림한 그릴을 통해 보여주면서 그 아래쪽에 또 다른 커다란 그릴과 차체 색의 범퍼로 한 번 더 호랑이 코 그릴 형태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양쪽으로 마치 부메랑 같은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위치하면서 그 바깥쪽으로 자리잡은 LED 헤드램프로 인해 전체적으로 폭을 강조하는 수평적 인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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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역시 양쪽의 테일 램프를 연결하는 가느다란 가니시-일견 너무 가늘어 보이고 그 위쪽의 차체색 부분도 너무 가늘기는 하지만-와, 테일 게이트 아래쪽 범퍼부터 시작되는 번호판 위치부터 검은색으로 처리해서 강렬한 폭 방향의 그래픽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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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건장한 크기의 휠과 타이어를 더욱 강조하는 둥근 휠 아치 몰드와 휠 아치 플랜지, 그리고 그들을 지나는 수평적 캐릭터 라인이 보인다. 이런 조형 요소들은 투싼의 격자 성향을 강조한 그릴이나 테일 램프, 오각형에 가까운 휠 아치 형태와 사선형 측면 캐릭터 라인 등과 차별화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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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포티지는 실내 디자인에서 기아 브랜드의 기능적이면서 기하학적 콘셉트의 조형을 여러 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조수석 환기구 형태와 도어 트림 패널의 도어 핸들의 형상은 기아 브랜드의 호랑이 코 형태를 연상시키면서도 조형적으로 참신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실내의 색상 매치도 아래쪽을 밝게 설정했다. 물론 실제로 사용성이나 관리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떨 지는 기다려 봐야 할 부분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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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센터 페시아의 공조 조절과 오디오 조절 패널은 터치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면서 두 개의 모드를 바꿀 수 있게 해 놓아서 버튼의 수가 많지 않으면서도 모두 조작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 적용돼 개발됐다. 전반적인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이미지는 기아의 SUV 상위 모델 쏘렌토와도 닮은 이미지가 있어서 기아 브랜드 SUV의 아이덴티티가 실내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잡은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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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포티지의 내/외장 품질은 이 등급의 차량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 정도의 수준에 올라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기아/현대 브랜드의 물리적 품질, 즉 하드웨어적 기술의 수준은 근래 몇 년 사이에 커다란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와 동시에 가격도 수입차와의 차별성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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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제 남아있는 문제는 소비자를 설득하는 소프트웨어적 요소, 즉 디자인의 감성적 특성이나 브랜드 전체의 조립 품질과 판매 이후 서비스 마인드 등이 얼마나 달라지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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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디자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 투싼은 차별화가 어느 정도 돼 있는 듯이 보인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두 차량은 차체 디자인의 디테일에서 닮은 구석은 어디에도 없다. 스포티지는 기하학적 조형에 수평적 이미지이고, 투싼은 약간의 근육질에 사선과 수직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좀 더 크게 본다면 두 차의 감성은 별로 다르지 않게 다가온다. 앞서서 투싼 디자인에서 SF 영화 주인공 베놈(Venom)이 연상되기도 하는 인상을 받았었는데, 새로운 스포티지는 또 다른 SF 영화의 주인공 프레데터(Predator)가 떠오른다. 어떤 부분이 그런 이미지를 풍기는지는 아마 프레데터의 이미지를 검색해 보시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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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0년 전에 나왔던 스포티지(SL)와 투싼(LM) 역시 같은 플랫폼이었지만, 두 차의 디자인 감성은 완전히 달랐다. 투싼이 우아하고 세련미를 추구하는 방향이었다면 스포티지는 활기차고 씩씩했다. 그런데 지금의 스포티지와 투싼은 모든 디테일이 완전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두 차의 테이스트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미국 영화를 보면 모두가 주인공도 다르고 줄거리도 완전히 다르지만 총 쏴대고 차량 수십 대 깨부수는 장면은 모든 미국 영화가 거의 똑같다. 물론 그게 미국 영화의 아이덴티티 일지 모르겠지만… 투싼과 스포티지는 같은 메이커 지만 서로 다른 브랜드이다. 그렇다면 두 차의 디자인 감성은 서로 완전히 달라야 하지 않을까? 둘 다 충격적인 모습의 외계인을 보여줄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