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가 공존하는 SUV, 메르세데스-벤츠 G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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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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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3 10: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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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UV 모델 구성을 살펴보면 G, GLS, GLE, GLC, GLA 등이다. 끝의 S, E, C, A 등이 세단의 크기 구분과 동일한 개념이므로 끝자리 알파벳으로 대체적인 차량의 등급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GLC는시 벤츠의 C 클래스 세단과 비슷한 포지셔닝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이름이 바뀌기 전의 이름은 GLK였다. 국산 중형급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라고 할 수 있다.
GLC는 두 가지 모델이 존재한다. 그것은 전통적(?) 형태의 웨건형 SUV 모델과 뒤쪽이 패스트백 형태로 날렵한 쿠페형 차체를 가진 모델 등의 두 종류가 그것이다. GLC 쿠페 모델은 한 등급 위의 GLE 쿠페와 비슷하지만, 약간 작은 듯한 인상이다. 벤츠는 지난 2015년에 GLE를 발표했는데, 이 역시 쿠페형 SUV 이다.
GLC의 웨건형과 쿠페형 모델은 차체 크기가 약간 다른데, 아이러니하게도 웨건형 모델이 더 짧다. 웨건형은 길이와 폭, 높이가 각각 4,665mm, 1,890mm, 1,650mm이고, 쿠페형은 길이 4,760mm, 1,820mm, 1,635mm로 95mm 길고 70mm 좁고 15mm 낮다. 게다가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SL 스포츠 쿠페와도 비슷은 수평형 핀의 그릴을 가지고 있어서 스포티한 인상을 강조한다. 이런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벤츠의 스포티한 콘셉트의 모델을 중심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전설적인 1954년형 걸 윙 도어를 가졌던 SL 모델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그 원조를 두고 있는 것이다. 날렵하면서도 웬지 모를 카리스마 같은 것이 있긴 하다.
GLC 웨건형 모델과 쿠페의 차체 디자인은 B 필러까지는 거의 동일하고, 그 이후부분은 뒤 도어 패널은 공유하지만, 지붕과 측면 유리, 테일 게이트 등은 완전히 다르다. 패스트 백의 쿠페형 차체 프로파일에 약간의 데크가 돌출된 세미 노치백(semi-notch back) 형태이다. 물론 SUV 답게 휠 아치와 로커 패널에 모두 검은색 플라스틱 몰드를 두르고, 차체 크기 대비 큰 바퀴를 장착해서 매우 건장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 세대의 GLC, 사실은 GLK는 각이 선 형태의 면 처리는 물론이고 차체 형태도 사각형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휠아치의 형태도 거의 사다리꼴 형태에 약간의 라운드를 가미한 형태여서 전반적으로 깡 마른 인상이 들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신형 GLC는 볼륨을 강조하고 쿠페형 모델은 물론이고 웨건형 모델 역시 곡선을 강조한 윈도 그래픽을 가지고 있어서 매우 도회적 인상을 준다.
실내로 오면 세 개의 원형 환기구를 가진 센터 페이시아로 구성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눈에 들어온다. 스티어링 휠의 에어백 커버 역시 중앙의 커다란 벤츠 엠블렘을 강조하지만 클러스터의 원형 베젤과 좌측 환기구, 라이트 스위치 등 원형으로 이루어져 전반적으로 통일성을 주는 데에 주력한 디자인이다. 물론 벤츠는 모든 차량들에서 둥근 형태의 환기구를 채택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형태는 조금씩 차이를 보여준다.
센터 페이시아와 알쪽 콘솔 면에 넓은 면적에 훌륭한 통일성을 보여주고 있다.
차체의 면 처리는 곡률이 커서 마치 팽팽하게 당긴 듯한 타이트한 인상임에도 전체적으로 근육질의 인상을 주고 있다. 그리고 뒷모습으로 가면 테일 램프는 마치 S 클래스 쿠페의 테일 램프와 흡사한 모습이면서도, 육중한 뒤 범퍼와 배기구, 범퍼 디퓨저 등의 디테일로 인해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실내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운전석에서 스티어링 휠 중앙의 둥근 벤츠 엠블럼과 원형 환기구, 둥근 베젤을 가진 속도계로 이루어진 클러스터, 도어 트림 패널의 둥근 스피커 그릴 등등의 형상이 스포츠카와 같은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게다가 실내 전체의 가죽과 목재, 금속 등의 다양한 재질을 살린 디자인은, 이 소재들이 대부분 실제의 재료를 사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감성을 전해준다.
두 가지의 차체 모습으로 존재하는 새로운 GLC는 어쩌면 이것이 지금까지의 SUV, 오프로드 지향의 SUV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의 SUV를 지향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