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된 토요타 FJ 크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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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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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7 10:1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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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얼마전 대형 SUV모델 FJ크루저의 단종을 발표했다. 낮은 판매량이 원인이었다고 하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모델 하나가 또 사라진 셈이다. FJ 크루저의 원조는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미국은 한국 전쟁에 조달하기 위해 토요타에 미국의 윌리스(Willeys) 지프의 생산을 허가한다. 그렇게 해서 FJ라는 이름의 지프 변형 모델이 생산됐었고, 이 차량은 일명 ‘토요타 지프’라고 불리기도 했었다. 그리고 2005년에 옛날의 FJ모델을 다시 해석한 디자인으로 FJ 크루저(FJ CRUISER)라는 콘셉트 카를 내놓았고, 2006년에는 양산형 차량을 내놓았고 국내에서도 소량이 판매됐었다.
양산형 FJ크루저는 길이 4,670㎜, 너비 1,905㎜, 높이 1,830㎜, 휠 베이스는 2,690㎜로, 시각적으로 보이는 느낌은 육중하다. 사실 요즈음의 SUV들이 대부분 도심지형 크로스오버(crossover) 에 유선형 디자인인 것을 감안하면, FJ크루저는 각지고 터프 한 차체 디자인으로 더 커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하드코어 오프 로더(hardcore off roader) 같은 성격이었다. 그래서 얼핏 단종된 뉴 코란도 같은 인상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전면의 둥근 헤드램프와 꼿꼿이 선 앞 유리창 등이 만들어내는 인상 때문일 것이다.
FJ 크루저 디자인의 모티브가 된 모델은 1950년에 나온 토요타의 FJ 지프로, 미국의 윌리스(Willeys) 지프를 도요타가 변형시켜 생산한 것이었다. 이 차량은 그다지 크지 않고, 차체 폭은 좁고 전고는 높은 인상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오프로드용 차량으로써 기능적인 이미지를 강조해서 원과 사각형의 기하학적인 형태들로 이루어져 있고, 간결하고 소박한 인상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차량을 보면서 어쩌면 SUV의 디자인은 이래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거의 모든 종류의 SUV들이 승용차처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곡선적이면서 유연해지는 것이 요즈음의 추세인지는 모르겠지만, FJ크루저처럼 터프하고 각진 성격의 차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한편으로 단종 소식이 그다지 반갑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FJ크루저의 원과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디자인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볼 수 있다. 차체 색으로 만들어진 센터 페이시아 패널은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사각형과 원형으로 만들어진 오디오 패널 이나 히터 조절 노브(knob) 류는 원형 체인지 레버 노브나 원형의 컵 홀더, 스티어링 휠 중앙의 에어백 커버 등등의 디테일과 어우러져 기능적인 이미지의 통일감을 주고 있다.
FJ크루저의 차체 디자인은 토요타의 FJ 모델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FJ 모델이 오리지널 지프의 변형 모델이었다는 점에서 크라이슬러의 지프와 비교하면, 조금 다른 성격의 지프 자매 모델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역사의 길이로 따져보면 지프(Jeep)는 1942년부터 오늘까지 7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FJ 역시 1950년부터 오늘까지 66년여의 역사를 가진 것이니, 시간 상의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FJ가 Jeep의 변형 차종이었다는 점에서 오리지낼러티는 양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차량의 성격으로 본다면 FJ와 Jeep 모두 정통 하드코어 오프로더를 지향하고 있지만, 지프 옆에 서면 FJ는 오히려 도회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한쪽은 개성을 강조하고, 다른 한쪽은 오리지낼러티를 내세우는 인상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정통 지프만이 하드코어적 이미지를 지키게 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