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41. 기아 K3 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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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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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22 19:2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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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의 쿠페 모델이 나왔다. K3 쿠페는 K3 세단의 쿠페 버전이지만, 이전에 존재하던 포르테 쿠페의 후속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포르테 쿠페도 포르테 세단의 변형 모델로 등장했었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울 정도로 판매가 대중적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그렇게 판매가 적었던 이유는 포르테 쿠페의 문제이기 이전에, 특이할 정도로 세단 중심으로 돼 있는 국내 소비자들의 차량 구입 경향 때문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그것은 차량의 크기에 관계없이 승용차는 모두 문이 넷 달린 차만 사려고 하는 것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서구에서는 조금 다르다. 문이 넷 달린 세단형 승용차는 정말로 가족용 승용차를 구입하거나, 아니면 뒷좌석 중심의 고급 승용차들인 경우이지만, 소형 승용차들이나 중형 승용차에서는 쿠페형 승용차의 수요가 상당하다. 물론 국내에서도 가구당 차량 보급 대수가 늘어가면서(물론 아직은 보편적이라고 할 수는 없더라도) 점차로 세단에 대한 수요가 변화될 것을 기대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도 국내에서도 쿠페형 승용차는 그 동안 나왔었다. 1990년에 나왔던 스쿠프(Scoupe)가 그렇고, 1996년에 나왔던 티뷰론과 2001년에 나온 투스카니, 2010년엔가 나왔던 제네시스 쿠페, 그리고 좀 전에 이야기했던 포르테 쿠페 등 의외로 적지 않은 모델들이 나왔다. 여기에 소량으로 생산되거나 수입돼 판매됐던 엘란 이나 G2-X 같은 모델들까지 더하면 더 많아진다. 물론 엘란과 G2-X는 컨버터블 루프를 가져서, 엄밀히 말하면 쿠페는 아니다. 어디 그뿐인가? 티뷰론이나 투스카니도 사실은 3도어 해치백이었기 때문에, 구조로 본다면 정통 쿠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디자인 이미지는 쿠페에 가까웠다. 아무튼 쿠페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에서 고군분투했던 포르테 쿠페에 이어 K3쿠페가 나왔다. 물론 같은 급으로 아반떼 쿠페가 이미 나와 있지만, 이들 두 차종은 서로 지향하는 바가 약간은 다른 듯 하다. 아반떼 쿠페는 그야말로 문이 둘 달린 세단과 같은 역할이다. 즉 국내에서보다는 주로 미국 시장을 겨냥한 듯한 이미지이다. 소형 승용차를 주로 타는 젊은 층을 위해 개발된 2도어 세단 같은 의미이다. 그래서 도어 섀시(door sash)도 세단과 동일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런 반면에 전반적인 차체 형태는 부드러운 이미지이다. 그렇지만 포르테 쿠페는 후드와 캐빈, 트렁크가 명확히 구분되어 정통적인 3박스 형태의 차체 실루엣을 가지면서도 도어 프레임이 없는 하드탑(hard top)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오히려 더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고 있었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K3 쿠페는 A-필러와 C-필러가 더 눕혀지면서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윤곽이 다듬어졌다. 그 증거로 A-필러 아래쪽에 삼각형의 세일 가니시(sail garnish)가 만들어졌다. 그만큼 A-필러의 시작점이 앞쪽으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전의 포르테에서와는 다른 부분이다. 두 차종의 측면 이미지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역동적이고 날렵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기아의 호랑이 코 그릴의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더 슬림 해 지고 가운데에서 마치 V 형태로 만들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해서 차체 여러 부분의 디테일들이 스포티한 성격을 지향하고 있다. 아반떼 쿠페처럼 도어 섀시가 만들어져 있거나 혹은 K3 쿠페처럼 하드탑처럼 만들어져 있거나 간에 쿠페는 세단보다는 멋을 강조하는 차량이다. 그래서 C-필러도 더 누워있고 그래서 뒷좌석의 머리공간도 좁을 수밖에 없다. 멋을 위해서는 실용성을 어느 정도 양보해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 뒷좌석이 넉넉한 차를 원한다면 쿠페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쿠페의 개성이나 사적인 공간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쿠페의 가치가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K3쿠페의 디자인은 사람마다 취향이 갈릴 수도 있겠지만, 국산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2세대의 진화를 가진 쿠페인 셈이다. 이후로 국내에서 더욱 스타일리시 한 디자인의 쿠페도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